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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여왕] 15
1. 버스 안 (밤-14회엔딩 전회 연결)
보라와 태웅이 버스에 앉아서 가고 있다. 보라는 태웅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상태이다.
태웅, 문득 그런 보라를 보면서 미소 짓다가 창 밖을 본다.
태웅 : 어..? 보라야... 다 왔다. 일어나.
보라 : (여전히 잠들어있다)
태웅 : 얘 완전히 잠들었네... (웃고 살짝 흔들며) ..보라야.. 다 왔어.... 내려야돼...
보라 : (여전히 미동도 않는)
태웅 : 보라야! (불길한) ....보라야....?
그때.. 보라의 머리가 태웅의 무릎으로 스륵 쓰러진다.
태웅, 깜짝 놀란다. (14부 엔딩)
보라의 몸을 막 흔드는 태웅.
태웅 : 보라야! 정신차려! 보라야!!!
어쩔 줄 몰라하는 태웅.. 그제야 보라가 슬며시 눈을 가늘게 뜬다.
태웅 : (안도하고) 보라야..?!! 괜찮아..?
보라 : (초점없이 멍한)
태웅 : (불안한) ...보라야..?
보라 : (그제야 정신 차리고) ...오빠..?
태웅 : (걱정되는) 너 왜 그래..? 어디 아프니..?
보라 : 어? 아니... 괜찮아.. 너무 피곤해서.. (짐짓 웃으며) 나 엄청 깊이 잤나봐.
태웅 : (걱정스럽게 살피는데)
보라 : (둘러보고) 어? 오빠, 지나쳤잖아!
2. 거리 (밤)
버스가 멈추고 태웅과 보라가 버스에서 내린다.
보라 : 에이.. 어떡해.. 두 정거장이나 지나쳤네.
태웅 : (걱정스럽게 보며) 보라야.. 너 정말 괜찮은 거야?
보라 : (명랑) 아, 그렇다니까! 좀 피곤해서 잠든 거 뿐이야.
태웅 : ....정말이지...?
보라 : 왜 이렇게 의심이 많으세요? (웃고 휘 둘러보며) 어느 쪽으로 가야 되냐..? (보는데)
태웅 : 택시 타자. (택시 잡으려하는데)
보라 : 택시? 두 정거장인데 돈 아깝게 택시는 무슨 택시야! 걸어가면 충분하지!
(도도하게) 업어줘. 오랜만에 한기사한테 업혀봐야겠어.
태웅 : 뭐?!
보라 : (히 웃더니) 한기사, 업어주라. 응?
태웅 : (웃고 만다)
3. 거리 (밤)
태웅이 보라를 업고 거리를 걷고 있다.
태웅 : (고개 돌려 보라보듯) 보라 너... 요새 약은 잘 먹고 있는 거야?
보라 : 어? (찔리는) 어어... 그럼. 잘 먹지.
태웅 : 그래? 이상하네... 요즘 너 약먹는 걸 통 못본 거 같은데...
보라 : (멈칫했다가) 그,그거야 오빠가 맨날 나랑 같이 안있으니까 그런거지.
태웅 : ...그런가...
보라 : 그럼! (하더니 흐뭇한 미소) 오빠가 이렇게 업어주니까... 참 좋다. 앞으론 오빠 볼 때마다 피곤한척 잠만 자야겠네.. (웃는)
태웅 : (웃더니) 그래... 얼마든지 업어줄 테니까... 아프지만 마.
보라 : (표정)
태웅 : 아프지마, 보라야. (돌아보듯) 알았지?
보라 : (왠지 글썽해지는) ....나.. 안아퍼.. 안아프니까 고만해.....
태웅 : 알았다! (웃는데)
보라 : (등에 기댄 채) 오빠... 노래나 하나 불러봐...
태웅 : 오빠는.... 너 업는것만 해도 힘들다..!! 노래는 니가 불러라.
보라 : (목 꽉 조르며) 한득구, 진짜 안할거야?
태웅 : (켁켁) 알았어! 알았어! 뭐 불러?
보라 : 아무거나..
태웅, 보라를 업은 채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간다. 노래를 듣는 보라의 눈가가 글썽하고..
두 사람의 모습, 왠지 슬픈 느낌으로 멀어져간다.
건우(소리) : 흉선종이라구요?!
4. 병원 진료실 (밤-14부 58씬 전회연결)
의사 : 네. 흉선종인건 거의 확실하고... 문제는 악성이냐 아니냐인데.. (건우 보며) 이 환자 biopsy는 했나요?
건우 : (멍한) 네..
의사 : 그럼 결과 나오면 알겠네. 나한테도 꼭 알려줘요. (몸 돌려 다른 일 하는데)
건우 : (그대로 서서 멍하다)
5. 병원 데스크 (낮)
건우, 데스크로 다가가서는 간호사에게 묻는다.
건우 : 김보라 환자... biopsy 결과 나왔나요?
간호사 : 잠시만요... (뭔가 컴퓨터로 찾아보더니) 아직 안나왔는데요?
건우 : 언제 쯤이면 나오나요? 제가 특별히 빨리 해달라고 부탁하긴 했는데..
간호사 : 글쎄요... 병리과에서 아직 아무 얘기도 못들어서... 내일쯤 나오지 않을까요?
건우 : (조급하게) 그럼 결과 나오는 대로 나한테 바로 알려줘요. (하는데)
민호 : (뒤에서) 야. 무슨 환잔데 그렇게 서두르고 난리야?
건우 : (멍한) 민호야.. 흉선종이나 림프종 같은 종양 환자들.. 자각 증상 있으면 거의 말기라고 봐야하는거지.
민호 : 그렇지. 원래 암이 그렇잖어. (씁쓸한) 소리소문 없이, 스리슬쩍 꿀꺽.
건우 : (표정)
민호 : (한숨 쉬며) 그러고 보면 사람 몸 참 희한해? 바늘 찔리면 그렇게 아픈데.. 몸에 그렇게 큰 암덩어리가 있는데
왜 아픈 줄도 모르고 병을 키울까..
건우 : .....
민호 : 근데 누구, 너 아는 사람이 아프냐?
건우 : (대답안하고 멍한)
6. 체육관 (낮)
금은동, 충식, 관장의 진두지휘 아래.. 체육관 대청소를 하고 있다.
관장 : 박박 좀 닦아! 박박!
동필 : (청소하다 말고 신경질) 우리 체육관은 청소하나 마나, 거기서 거긴데 뭐하러 합니까...
관장 : 니 얼굴은 세수하나 마나 거기서 거긴데 뭐하러 씻냐?
동필 : (부르르) 관..장..님..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관장 : (동필 얼굴 빤히 보고) ...오늘은 그나마 세수도 안했네? 얌마, 눈꼽이나 좀 떼람마.
(돌아서며) 묵은 때 안고 새해 맞기 싫음 부지런히들 해?!! 끝나면 짜장면 사줄게! (관장 간다)
금은동, 충식, 궁시렁 거리는데 보라와 승리가 나타난다.
승리 : 별 일이네? 왠일로 오빠들이 청소를 다하냐?
동필 : 시키면 하는거지 머. (보라 보고 반색하며) 아가씨, 식사는 하셨습니까?
보라 : 네. 오빠는요?
동필 : 득구태웅?! (질투에 불타서) 걔 아직도 자요.
보라 : 아직까지요?!
동필 : 아침까지 공부했다는데.. 진짜로 했는지 안했는지 알게 뭐람?
보라 : (태웅의 방 올려다보는 표정)
7. 태웅의 방 (낮)
보라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간다. 침대에서 자고 있는 태웅을 깨운다.
보라 : 오빠! 일어나!!! (침대로 다가가 흔들며) 오빠!!!!
태웅 : 으응... (간신히 몸을 돌린다)
보라 : 오빠! 빨리이! 다들 청소한단 말이야. 어서 일어나아!
태웅 : ......
보라 : (이불 확 걷으며) 야! 한득구! 당장 일어나지 못해?!!!
태웅 : (눈도 다 못뜬 채.. 겨우겨우 상체만 일으킨다. 보라 향해 일으켜달라는 듯 양 손을 내민다)
보라 : 으이구.... (못이기는 척 두 손을 잡아 일으키는데)
태웅 : (보라의 팔을 확 당겨 안아버린다)
보라 : !!! 뭐, 뭐하는 짓이야?!!
태웅 : (눈 감은 채 꽉 껴안고) ....좋다....!
보라 : !!! ...
태웅 : (그대로 있는데)
보라 : (나즈막한) 한득구... 좀 놔주지..?
태웅 : 싫다면...? (눈 반쯤 뜨는데)
보라 : (장난처럼 퍼억 주먹으로 배를 한 대 때리고 일어선다)
태웅 : !!!
보라 : (도도한) 까불구 있어.
보라, 손 탁탁 털고 도도하게 나가고.. 배 움켜쥐고 괴로워하며 웃는 태웅.
8. 몽타주 (낮)
- 새해맞이 대청소하는 날. 다같이 청소하며 즐거운 한 때.
- 보라와 태웅, 내기하듯 대걸레 들고 슝슝 달리고
- 반대방향에서 신나게 달려오는 충식, 승리.
- 금은동, 건들거리며 놀다가 보라가 손으로 까딱까딱 부르자 잽싸게 열일 분위기로..
- 청소하는 모습들..
9. 체육관 / 거리 (낮)
보라가 바닥에 권투글러브를 정돈하고 있다.
빨간색 파란색이 교차되게 규칙적으로 나란히 권투글러브를 링바닥에 정돈하는 보라.
수십개쯤 되는 권투글러브들을 정사각형으로 링바닥에 정돈했다.
보라 : 흠.. 이제 좀 깔끔하군.
그때 태웅이 베란다 쪽에서 들어오다가 보고 다가온다.
태웅 : 야.. 지금 뭐하는거야?!
보라 : 보면 몰라? 정돈하잖아. 이렇게 배열해 놓으니까 뭔가 그럴듯해 보이지 않아? 역시 이래서 배열이 중요하다니까!
태웅 : 야, 이거 다시 다 카트에다 실어야해. (옮기려하는데)
보라 : 앗 내 작품을 망치지마!!!
태웅 : 알았다 알았어. 야.. 근데 다들 도대체 어디간거냐? 왜 아무도 안보여?
보라 : 몰라?
태웅 : (핸드폰이 울린다) ....형? 다들 어디 간거야?
동필 : (금은동, 충식승리와 함께) 어디가긴.. 너희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준거지.
(다들 전화통에 대고) 득구태웅, 우리의 우정을 잊지마!
뚝 끊기고.. 어이없다는 듯 전화기 보는 태웅...
보라, 무슨 영문인지 잘 모른다.
(시간경과)
보라가 글러브낀 채 태웅에게 권투를 배우고 있다.
보라 : (주먹 날리다 말고) 솟수? 오빠가 푸는 미해결 난제가 솟수에 관한거야?
태웅 : 어.
보라 : 솟수... 그거 나도 옛날에 알았는데.. 그게 뭐였더라?
태웅 : 1과 자기 자신으로밖에 나누어지지 않는 수... 그게 바로 솟수야. 자존심강하고.. 외로운 수라고 볼 수 있지.
보라 : (멈칫 보면)
태웅 : 왜?
보라 : 숫자한테 외롭다고 하는 사람... 첨봐.
태웅 : (머쓱해서) 이상한건가..?
보라 : 아니.... 오빠다워. (웃고) 근데 오빠... 내가 볼 때 솟수는 하나도 안외로워.
태웅 : (돌아보며) 응?
보라 : 일(1)이 있잖아. 세상에 자신을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명만 있어도 괜찮아. 그럼 하나도 안 외로워.
태웅 : (표정)
보라 : (도도하게) 고로! 날 이해해주는 단 하나의 약수, 그게 오빠가 되길 바래.
태웅 : 우와... 우와... 대단하다 보라야.
보라 : (으쓱해서) 그렇지? 대단하지? 아.. 난 어쩜 이렇게 말도 잘하지?
태웅 : (피식 웃으며) 그게 아니라.. 보라야. 너 어떻게 약수라는 말도 아냐? 대단하다 정말.
보라 : 뭐, 뭐야?! 이 사람이?! 내가 무슨 바보천친줄 아나?! 나도 중학교는 나왔어!!! (하며 주먹을 휙 휘두르는데)
태웅 : (아주 쉽게 슥 피한다) 그렇지!
보라 : (열받아 다시 휘두르는데) 이씨..! 피했어?!
태웅 : (슥 피하고) 원투!
보라 : (열받는다) 한득구...!!! 가만있지 못할까?
태웅 : (놀리듯) 제대로 좀 해봐! 이렇게! (폼 보여주며) 원투! (하는데)
보라 : (태웅을 탁 때린다) 쓰리!
태웅 : (눈 동그래져서 보면)
보라 : 쯧쯧.. 어떻게 하나둘만 알고 셋을 몰라! (어깨 으쓱하고 유유히 간다) 오빠! 밥먹자아!
10. 태웅의 방 (낮)
보라, 태웅의 방에 들어와 책상 앞에 앉는다. 괜히 이것저것 뒤져보고 있다.
그러다 모르고 팔꿈치로 옆에 쌓아놓은 책을 툭 치고 만다.
그결에 그 위에 세워두었던 은방울꽃 상자가 바닥에 툭 뒤집힌 채로 떨어진다.
왠지 덜컹! 하는 느낌으로 돌아보는 보라!
그때 태웅이 방문을 연다.
태웅 : 보라야! 나가자!
하는데 멍하게 서서 뭔가를 보고 있는 보라.
태웅, 기웃거려보면.. 은방울꽃이 다 바스라져 바닥에 떨어져있다!
쭈그려앉은 보라의 어색한 표정에 가슴이 철렁해지는 태웅.
태웅 : 왜 그래...?
보라 : (꽃 보여주며 울상인) 어떡하지... 부서져버렸어...
태웅 : !!!! ..... (그러다 보라보며) 괜찮아.. 그럴수도 있지뭐..
보라 : 그래도.... 기분이 좀 그렇다...
태웅 : (다독여주며) 괜찮아 보라야... 괜찮아..
보라 : (여전히 신경쓰이는)
태웅 : (그런 보라가 더 신경쓰이는)
11-1. 승리방 (낮)
보라가 자고 있다. 식은땀 흘리면서.
승리가 씻고 들어오다가 문득 보라를 본다. 흔들어깨우는 승리.
승리 : 보라야! 보라야! 일어나! 너 출근 안해?
보라 : (그대로 깨지 않는)
승리 : 보라야!!!!!
보라 : (그제야 눈을 퍼뜩 뜬다 멍한)
승리 : 너 왜그래.. 어디 아프냐?
보라 : 아, 아냐.. 괜찮아.. (힘겹게 몸을 일으킨다) ....몇시니?
승리 : 8시 반!
보라 : 뭐?! (벌떡 일어나며) 아이씨 지각이잖아!!!
11. 거리 (낮)
출근하는 보라. 늦은 듯 걸음을 빨리 하는데 보라 옆으로 버스가 지나간다.
보라 버스보고 막 달리기 시작하는데 그러다 갑자기 확 멈춰선다. 가슴에 통증이 온다.
멈춰서서 고통스럽게 숨을 가다듬는 보라.. 결국 주저앉아 버리는데...
지나가던 사람들 힐끗거리며 보고..
아줌마 : (지나가다가 보고) 아가씨..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보라 : 괘, 괜찮아요..
아줌마 가고.. 억지로 일어서는 보라. 그러다 다시 주저앉는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12. 병원 (낮)
건우.. 복도를 가는데 데스크 당직 간호사가 부른다. “서선생님! ”
서류봉투를 갖고 나와 건네준다.
간호사 : 선생님! 어제 부탁하신 김보라환자.. 조직검사 결과 나왔어요.
건우 자금하게 서류를 팍팍 넘겨본다. 건우의 얼굴 점점 굳어지는데....
이때 전화벨 소리. 핸드폰 보면.. 보라다!
13. 병원일각 (낮)
건우, 달려와 보면... 기다리고 있는 보라.
건우 : 보라씨... !
보라 : (두려운) 건우씨... 나.. 이상해요.. 자꾸 가슴이 아프고.. 이상해..
건우씨는 뭔가 알고 있죠.. 그래서 검사 받으라고 한거죠..
건우 : (표정!)
보라 : 솔직하게 말해줘요. 나.. 무슨 문제 있는건가요?
건우 : (입술을 깨무는)
14. 도서관 (낮)
태웅이 도서관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책장 막 넘기다가.. 문득 생각이 떠오르는 표정.
# 부서진 은방울꽃. 그리고 그것을 보며 울상이 된 보라.
# (14부 57-2씬) 달려와 태웅을 껴안으며 불안하다고 하는 보라...
태웅, 왠지 마음에 걸린다.
15. 꽃집 (낮)
태웅, 꽃집을 기웃거리며 들어간다. 꽃집 주인이 돌아보고 반긴다.
주인 : 어서오세요.. 뭐드릴까요?
태웅 : 저.. 혹시 은방울꽃.. 있나요?
주인 : 은방울꽃이요?! 그런 건 없는데... 그거 원래 봄에 피는거 아닌가요?
태웅 : 그렇긴 한데....
주인 : (웃으며) 우리 가게엔 없어요. 그리고.. 은방울꽃 같은건 원래 꽃집에 잘 안갖다놔요.
태웅 : (실망스런) 아.. 네...
주인 : 미안해서 어쩌나.
태웅 : 아닙니다. 어쩔 수 없죠뭐.
태웅, 씁쓸하게 웃고 나간다.
16. 꽃집 앞 (낮)
꽃집을 나오는 태웅.. 착잡하게 잠시 멈춰선다.
태웅 : (생각하다가 짐짓 웃는)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겠네?
그러다 다시 걸어간다.
17. omit
18. omit
19. omit
20. 공원 (낮)
벤치에 앉아 있는 보라...
21. 병원 (낮 - 플래시백)
보라와 마주앉은 건우.
건우 : 근무력증 때문에 아픈게 아니에요...
보라 : (그럼...? 보는)
건우 : (망설이다가.. 보며) ...악성....흉선종이에요.
보라 : (표정)
건우 : 보라씨 어렸을 때 흉선 절제수술 받았잖아요. 그때 일부 남은 흉선에 문제가 생긴 거에요.
보라 : ....그, 그래서요?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거에요?
건우 : (표정)
보라 : 나 가슴이 좀 아프긴 한데.. 엄청 많이 아프진 않거든요? 어렸을 때 아프던거에 비하면 이건 아픈것도 아니야..
건우 : (가슴 아픈) ...보라씨...
보라 : (애써 웃으며) 건우씨 이거 별거 아닌거죠? ....병원 좀 다니고 치료받으면 금방 괜찮아지는거죠?
설마 이런 거 때문에..... (떨리고 두려운) ....죽는건 아니죠..?
건우 : (눈에 눈물이 고인다)
보라 : (멍하게 깨닫는.. !!!)
건우 : (심호흡해서 눈물 참고) 일단 입원부터 해요. 치료도 받고, 수술 받아야되면 수술도 받고,
할 수 있는건 뭐든 다 해보자구요.
보라 : (멍한 표정)
22. 공원 / 거리 (낮)
벤치에 앉아 멍한 보라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두렵고 무서운 표정.
핸드폰이 울린다.. 보면.. 태웅이다.
태웅(소리) : 보라야 난데.. 어디니?
보라 : (눈물 난다) .....오빠....?
태웅 : 가게 들렀더니 너 없더라? 왜 출근 안했어?
보라 : 어.. 일이 좀 있어서..
태웅 : 무슨 일..?
보라 : 그냥.. 별 거 아니야. 잠깐 알아볼게 있어서.
태웅 : 그래? 그럼.. 만나서 같이 밥먹을까?
보라 : (눈물 참으며) 아니.. 지금은 안돼... 안될거 같아.
태웅 : (실망스럽지만) 안되면 어쩔 수 없지뭐. 저녁에 일찍 올거지?
보라 : 응... 그럴게..
태웅 : (끊으려는데)
보라(소리) : 오빠!! 오빠!!
태웅 : 왜...?
보라 : ...오빠.. 나... (눈물 나는) 나....
태웅 : (불안한) ...왜.. 왜 보라야..
보라 : (말 못하며 눈물 나는)
태웅 : 보라야...? (불안한) 보라야...?
보라 : (애써 참고) ....나 오빠 많이 좋아한다구.
태웅 : (피식 웃으며) 나도. 나도 그래.
보라, 전화를 끊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어쩌지..
22-1. 거리 (낮)
전화 끊은 채 그대로 선 태웅.. 왠지 불안한 느낌이다.
23. 체육관 앞 (밤)
태웅, 불안한 느낌으로 서성이고 있다. 왔다갔다 하며 왠지 불안하다..
계속 골목 어귀를 내다보며 보라가 오나 안오나 살펴보는 태웅... 그러다가 괜히 다시 핸드폰 꺼내 보라 번호를 누르는데..
저만치 보라가 걸어오는게 보인다. 얼굴이 환해지는 태웅.
태웅 : 보라야!!!
보라 : (문득 고개 들어보는데)
태웅 : (막 달려가서 갑자기 보라를 확 껴안는다)
보라 : (의아한) 오빠...?
보라, 어리둥절한데 꽉 껴안은 채 놔주지 않는 태웅.
24. 체육관 (밤)
체육관에 들어오는 보라와 태웅.
보라 : 오빠. 나 걱정 했었어?
태웅 : (끄덕) 응.
보라 : (웃으며) 내 걱정을 왜 해.. 내가 어린애야?
태웅 : 몰라.. 그냥.. 그냥.. 이상하게 불안했어.
보라 : (표정)
태웅 : 이상하게 불안하더라.. 니가 어디론가 사라질 것처럼.. (어색하게 웃으며) 왜 그런 거 있잖아.. 이상한 기시감 같은...
보라 : (덜컹해서 괜히) ..오빠!!! 그,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왜 해?
태웅 : (머쓱하게 웃으며) 그러게. 좀 웃기지.. 그런 생각을 왜 했을까..? 은방울꽃 때문인가?
아냐.. 아냐.. (문득 보라 보며) 아무래도.. 너 때문인거 같아.
보라 : (멈칫 보면)
태웅 : 니가 얼마전에 나한테 괜히 불안하다고했잖아. 나도 너한테 전염되서 그래. 틀림없다.
보라 : (글썽해지는) 오빠...
태웅 : 어..? 미안하라고 한 말은 아닌데...?
보라 : (그래도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만다)
태웅 : (난처한 듯 보다가 보라 머리카락 매만져주며) 보라야.. 나는 너무 행복해서 한 말이야..
보라 : (보면)
태웅 : 어렸을 때.. 내가 좋아하던 딱지들이 있었는데.. 그걸 몽땅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너무 서운해서 죽을 것 같았는데.. 어느날 장롱구석에서 그걸 전부 찾았어. 그날 밤엔 잠이 다 안오더라?
왜냐면.. 너무 좋은데.. 다시 잃어버릴까봐 불안해서... 그래서 잠을 못 잤어.
보라 : !!
태웅 : 내가 요새.. 너무 행복해서... 불안했나봐. 이 행복이 너무 좋은데.. 혹시나 잃어버릴까봐서.
(보라 보며) 그래서 그런 것 뿐이야.
보라 : (눈물 고여 멍하게 보는데)
태웅 : (보라 손 꽉 잡으며 해맑게 웃는) 보라야.. 우리... 더 많이 행복해지자.
24-1. 태웅의 방 (밤)
태웅이 공부하고 있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보라.
태웅, 공부하다 말고 돌아본다.
태웅 : 보라야... 집에 데려다 줄테니까.. 가..
보라 : 아니야. 난 이러구 있는게 좋아.
태웅 : 그럼.. 같이 얘기할까..?
보라 : 아니.. 아니.. 오빠는 공부해. 난.. 오빠 뒷모습 보고 있는게 더 좋아.
태웅 : 뭐? (짐짓 귀엽게 얼굴 가리키며) 그럼 얼굴은? 얼굴은 보기 싫단 말이야?
보라 : 잘 아네! 빨리 공부하지 못해?!
태웅 : (피식 웃고 돌아앉으며) 알았다... 집에 가고 싶을 때 말해.. 데려다 줄게.
태웅, 다시 공부에 몰두하는데... 눈물 고여 태웅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보라.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운다. 눈물이 줄줄 흐른다. 소리 죽여 우는 보라....
(시간경과)
태웅, 문득 공부하다가 뒤를 돌아보는데 보라가 없다. 어..? 언제 간거지? 의아한데...
25. 거리 (밤)
휘청 휘청 울면서 걸어가는 보라...
태웅(소리) : 내가 요새.. 너무 행복해서... 불안했나봐. 이 행복이 너무 좋은데.. 혹시나 잃어버릴까봐서. 그래서 그런 것 뿐이야.
태웅(소리) : 너 때문에.. 나는 다시 꿈을 꾸게 됐어. 사랑하고.. 사랑받고.. 그렇게 평범하게.. 아주 평범하게 사는 꿈.
보라, 눈물 흘리며 걷다가 갑자기 미친 듯이 달려간다.
26. 병원 일각 (밤)
건우가 피곤한 표정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모퉁이에서 보라가 뛰어들어온다.
눈물 철철 흘리며 건우를 향해 달려오는 보라.
건우 : 보라씨...?
보라 : (울면서) 건우씨... 나.. 죽는거 아니죠?
건우 : (표정)
보라 : 나.. 정말 죽는거 아니죠?
건우 : (가슴이 찢어질 거 같아 뭐라 말을 못하는데)
보라 : (달려와 와락 잡으며) 건우씨! 나 이렇게 죽고 싶지 않아요.. 나 이렇게 죽어버리면.. 오빠 못살아요..
이제 겨우 행복해졌는데 또 불행하게 만들면 안돼요.. 건우씨 제발 나 좀 살려주세요.. 건우씨.. 의사잖아..
제발.. 나 좀 살려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제발.. (털썩 주저앉으며) 제발.. 나좀.. 살려줘요....
보라 주저 앉아 엉엉 울어버리고.. 건우 참담함으로 그렇게 서 있다.
27. 보라집 서재 (낮)
김회장이 보라가 사준 장갑을 보며 앉아있다. 착잡한 표정인데...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린다.
김회장 : (보지도 않고) 들어와요.
문열리는 소리가 나고 김회장, 돌아보는데.. 보라가 서있다.
김회장 : 보라야...?! (반가움이 떠올랐다가 확 다시 굳어지는) ...니가 여긴 왠일이냐.
보라 : 아빠.... (눈물이 고인다)
김회장 : (애써 딱딱한) 집에 들어오겠다는 얘기 아니면 너랑 할 말 없다.
보라 : 집에.. 들어올게요.
김회장 : (퍼뜩 놀라 보면)
보라 : (눈물 고여) 집으로.. 돌아올게요. 받아주세요.
김회장 : (표정! 그러다) 한군은...? 한군은 어떡하고...?
보라 : ... 헤어지겠어요.
김회장 : (표정)
보라 : .....며칠만 시간 주시면.. 다시 집으로 돌아올게요.
김회장 : 갑자기.. 왜...?
보라 : 그건.. 그건... (그러다 눈물이 후두둑 쏟아진다) 아빠.. 아빠... (말 못하고 엉엉 운다)
김회장 : (불안해서 엉거주춤 일어나 다가오는) 보라야... 너 왜... 너 무슨 일 있는거지? 그렇지?
보라 : 아빠..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아빠는 아빠니까.. 나는 아빠 딸이니까.. 그러니까 아빠가 봐줘요..
아빠한테 너무 미안한데.. 그래도 그냥 아빠가 봐줘요.. 아빠가 봐주세요....
엉엉 우는 보라를 보며.. 이상한 김회장.
28. omit
29. omit
30. 병원 (낮)
건우, 착잡한 표정으로 통화하고 있다.
건우 : ....보라씨, 빨리 입원해야하는거 알죠?
31. 공원/병원 (낮)
공원에 앉아서 통화하는 보라.
보라 : 알아요... 근데 저한테 며칠만 시간을 주세요. 아빠한테는.. 집에 들어가겠다는 말만 우선 했어요. 나머지 얘기는...
(사이) 건우씨가 나중에 해주세요. 내 입으로는 말 못하겠어.
건우 : 그래요. 그런데.. 정말로 득구씨한테는 말 안할거에요?
보라 : (표정) ....네. ....정규오빠 때문에 8년을 방황했어요. 이제 겨우 공부도 시작하고 자기 길 가기 시작했는데..
나 때문에 또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건우 : (한숨) 그래요.. 보라씨 마음 편한대로 해요. 그런데.. 이거 하나는 잊지마.
보라 : (표정)
건우 : 노력하면 돼. 치료 열심히 받고 노력하면.. 살아요. 난 그렇게 믿어.
보라 : 나도.. (글썽한) 믿을게요. 꼭 살아남을거야. 그래서.. 그래서... 그래서..
보라, 전화를 걸다가 문득 시선을 들어 하늘을 보는데..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 햇살 좋은 겨울 오후. 공원에 산책 나온 사람들의 한가로운 풍경.
그리고... 유모차를 끌고 가는 젊은 부부.
보라, 눈시울 붉어져 보는 표정 위로..
태웅(소리) : 보라야.. 나중에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너랑.. 나랑.. 예쁜 아기랑.. 저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보라,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태웅(소리) : 보라야.. 우리... 더 많이 행복해지자..
32. 도서관 (밤)
태웅, 책상 위에 책을 쌓아놓고 이 책 저 책 뒤적이며 공부하고 있다. 잘 안풀리는 눈치.
태웅, 노트에 뭔가를 막 적다가 난감한 듯 멈춘다. 잘 안되는지 낮게 중얼거리며 다시 책을 찾는다.
태웅, 답답한지 머리를 만진다. 이때 문자가 온다.
태웅, 보면 보라가 보낸 문자다. “할 말이 있어. 체육관에 있을께”
태웅, 보라 문자 보더니 싱긋 웃는다. 책 덮고 일어나는 태웅.
33. 체육관 (밤)
승리가 보라에게 밥 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승리 : 다 씻었으면 물 부어. (손등에 선 그으며) 물은 요만큼만 잡으면 돼.
보라 : 요만큼?
승리 : 아니, 좀더. 됐다. 근데 너.. 갑자기 밥은 왜 해?
보라 : 왜, 내가 밥 하니까 이상해?
승리 : 그걸 말이라고 하냐? 꼭 죽을 날짜 받아놓은 사람처럼 왜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보라 : (표정.. 그러다) 태웅이오빠 잘 좀 챙겨주라며. 오빠 챙겨주려고 그런다 왜?
(명랑한) 자, 그럼 밥은 됐고.. 된장국은 어떻게 끓이나?
34. 거리 (밤)
한아름 책을 안고 어깨를 잔뜩 웅크린 채 거리를 걸어가는 태웅. 춥고.. 쓸쓸한 느낌.
그렇게 걷다가 문득 쇼윈도우 앞에 발걸음이 멈춘다. 조명이 환하게 밝혀진 웨딩샵. 웨딩드레스를 본다.
얼굴에 화사하게 미소가 올라오는 태웅.
태웅 : .....보라가 입으면 예쁘겠다.
태웅, 잠시 웨딩드레스를 보다가 다시 간다.
35. 체육관 (밤)
불꺼진 체육관, 태웅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피곤하고 지친 표정인데...
자기 방에 불이 켜진 걸 보고 얼굴이 환해진다.
태웅 : 보라야! 나 왔어!
태웅, 계단을 빠르게 올라간다. 방쪽을 보는데...
방에서 밥상을 차리고 있던 보라를 발견한다. 깜짝 놀라는 태웅!
보라 : (싱긋 웃는) 오빠.. 왔어?
36. 태웅의 방 (밤)
보라가 차린 밥상 앞에 앉은 태웅.. 말은 안하지만 감격스럽다.
태웅 앞에 밥이며 국 등을 놓아주는 보라.
보라 : 승리한테 물어봐서 한거야. 근데 물어보기만 하고.. 만든건 다 내가 했다?
태웅 : (감동해서 보는) 보라야...!
보라 : (도도한) 나 우리 아빠한테도 밥 해드린 적 없거든? 엄청 영광이라는 사실만 알아. (숟가락 들며) 어서 먹어.
태웅 : (좋아서 계속 보라만 보는데)
보라 : 왜 안먹어...?
태웅 : .....너무 좋아서.
보라 : (표정)
태웅 : 우리엄마가 그러셨다..? 살면서 요즘같이 행복한 때가 없었다고.. 근데.. 나도 그런 거 같아.
보라 : !!!
태웅 : 나 오늘 일기장에 적어놀거다? 보라가 처음으로 밥을 차려준 날이라고. 그리고.. 나중에 할아버지 될 때까지 기억해야지?
보라 : 그, 그런 걸 뭐하러 기억해.. 밥해 준게 뭐 대단하다고..
태웅 : ....니가 해준 거잖아.
보라 : (표정)
태웅 : 난 니가 해준 건 뭐든지 다 기억할거야. 보험들 듯,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추억을 저축해뒀다가..
나중에 나이먹어서... 더 이상 새로운 추억을 만들 시간이 없을 때.. 그때 꺼내볼거야..
보라 : (가슴 아픈)
태웅 : 아.. 그때 우리 보라가 이런 말을 했구나.. 우리 보라가.. 나한테 이런 걸 해줬구나... 하나씩 돌이켜보면서..
그렇게 늙어갈래. ...너랑 같이.
보라 : (왈칵 눈물이 날 것 같다)
태웅 : (보라 표정 살피며) 어..?! 보라야.. 너.. 우니..?
보라 : (고개 돌리며) 아, 아냐.. 울긴 누가 울어..!
태웅 : 에에이... 우는거 맞는데..? 오빠 말이 그렇게 감동적이었어?
보라 : 나, 난 물 가져올테니까 오빤 빨리 밥이나 먹어!!!
보라, 벌떡 일어나.. 나가버리고..
태웅은 뭉클한 느낌으로 보라의 뒷모습을 보다가 국을 한 번 먹어본다. 맛있다.
37. 태웅의 방 앞 (밤)
태웅의 방문 앞에 선 보라. 하아.. 입을 틀어막고 소리 죽여 운다. 도저히 말을 못하겠다.
결국은 주저 앉아 웅크린 채 끅끅 소리 죽여 울어버리는 보라.
38. 승리집 앞 거리 (밤)
보라를 데려다주는 태웅, 기분이 좋다. 보라 기분은 모르고.. 보라가 걸어가는 앞을 계속 가로 막으며 장난을 친다.
보라를 골탕 먹여놓고 혼자 좋아서 깔깔깔 신나서 웃는 태웅.
보라.. 어이없는 듯 보다가 픽 웃어버리는데...
보라, 천진한 아이처럼 즐거워하는 태웅을 바라보는 눈빛이 슬퍼진다.
태웅 : (문득 보라 보며) 참, 보라야.. 너 할 말이 뭐야?
보라 : 어?!
태웅 : 너 아까 문자로 나한테 할 말 있다고 하지 않았니?
보라 : (표정!) 어? 어... 그거..?
태웅 : (궁금해서 빤히 보는데)
보라 : 그게 뭐냐면.... 뭐냐면...
보라 차마 말을 못하는데 두 사람 마주보는 사이로 눈송이가 떨어져내린다.
태웅 : 어...? 눈온다?
보라 : (멍하게 올려다본다) 그러네..?
그렇게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을 맞고 있는 두 사람...
39. 태웅의 방 (밤)
태웅, 책상에 앉아서 문제를 푸는데 잘 안된다. 책도 뒤적이고 눈문도 뒤적이는데 잘 안되는...
태웅 : (혼잣말) ... 왜 여기서 이렇게 항상 막히지? 모르겠네 정말....
태웅, 답답한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을 나간다.
40. 체육관 (밤)
태웅, 체육관을 어슬렁거리는데... 바닥에 권투 글러브가 굴러다닌다.
피식 웃으며 글러브 주워 카트에 담으려다가 퍼뜩 떠오르는 플래시백.
# (15부 9씬)
보라 : 이렇게 배열해 놓으니까 뭔가 그럴듯해 보이지 않아? 역시 이래서 배열이 중요하다니까!
태웅 : (멍하게 선 채로) 배열... 배열.... (확 깨닫는 느낌)
태웅, 그러다가 카트를 바닥에 엎어 글러브를 다 쏟아놓는다. 글러브들을 빠르게 배열해본다.
머리 속으로 팽글팽글 뭔가 돌아가는 표정들..
태웅, 그러다 깨닫는 느낌으로 벌떡 일어난다.
41. 몽타주
- (태웅의 목소리들이 계속 겹쳐진다)
- 클로즈업으로 보이는 솟수들. (1, 2, 3, 5, 7, 11, 13, 17, 19, 23, 29, 31, 27, 41, 43, 47, 53, 59, 61, 67, 71, 73, 79, 83, 89, 97,
101, 103, 107, 109, 113- 중에서 임의로 골라)
- 태웅의 손이 권투글러브를 빠르게 배열하고 있다.
- 빠르게 넘어가는 책장들.
태웅(소리) : 열과 행을 바꿔도 매트릭스는 변하지 않아.
태웅(소리) : 골드스톤일드림의 정리. 에르고딕 함수. 의사난수집합에서 소수의 비율....
- 링바닥에 빠르게 씌여지는 수식들.
- 반짝반짝 빛나는 태웅의 눈.
- 솟수 클로즈업들과, 태웅의 표정, 링바닥에 수식을 쓰는 태웅의 손.
- 빠르게 재배치되는 글러브들..
- 태웅의 얼굴에 땀이 배인다. 태웅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뭔가에 몰두해있다.
42. omit
43. 승리방 (새벽)
승리 자고 있다.
보라는 뭔가 불안한 듯 계속 몸을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안되겠다 벌떡 일어나 앉는다.
이때 핸드폰이 울린다. 보라, 의아한 표정으로 전화를 보면 태웅이다.
보라 : ....오빠.. 무슨 일이야..?
44. 체육관 / 승리방 (새벽)
링 바닥에 쭈그려 앉은 태웅의 얼굴 C. U. 보라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태웅 : 보라야.... 보라야...
보라 : 응? ...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태웅 : 나.... 나 있지....
보라 : .....??
태웅 : (눈물 글썽해서) ... 아무래도 답을 찾은 거 같아.
이상한 감동에 사로잡힌 태웅의 얼굴에서 카메라가 서서히 빠지면..
태웅이 네임팬으로 링 바닥에 빽빽하게 수학 문제를 풀어놓았다.
태웅이 앉은자리와 글러브가 놓인 자리를 제외하고 빽빽하게 채워진 공식들.
눈물고인 태웅의 표정 위로.. 땡.. .. 라운드벨 소리.
45. omit
46. 학교 일각 (낮)
천교수, 태웅의 논문을 훑어보고 있다. 긴장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태웅.
천교수 묵묵히 논문만 넘기다가 고개를 들어 태웅을 본다.
천교수 : 내 전공 분야가 아니라서 섣불리 말은 못하겠네. 하지만.... (씩 웃는) 최소한 가닥은 확실하게 잡은거 같아.
태웅 : (환해지는!!)
천교수 : 이렇게 짧은 시간에 해결의 실마리를 잡다니 자네 정말 대단하구만.
태웅 : 아니에요 교수님.. 이제부터 해야할게 더 많은걸요.
천교수 : 그렇지.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이지. 검증받고 어쩌구 하면 오래걸릴거야. 그래도.. 어쨌든 잘했어.
태웅 : ..고맙습니다.
천교수 : 내가 일단 학회에 가서 사람들한테 논문을 보여줄게. 근데 사람들이 이걸 보고 심사를 할 수나 있을지 모르겠구만.
태웅 : 네?
천교수 : (웃으며) 정수론학자들은 ergodic theory를 모르고, ergodic theory학자들은 정수론을 모르는데..
이 논문을 누가 심사하냐구.
태웅 : (쑥스럽게 웃는 표정)
46-1. 학교 일각 (낮)
천교수와 태웅이 학교를 걸어간다.
천교수 : 오늘 같은 날, 기분 좋게 축하주라도 한잔 마셔야하는데.. 약속있다니 아쉽구만.
태웅 : 죄송합니다.
천교수 : 학회에서 결과 나오면 그때 한 잔 진하게 하자구. 근데.. 누구 만나러 가?
태웅 : (쑥스럽게) 여자친구요.
천교수 : 아니! 여자친구가 있었음 소개를 시켜줬어야지!!! 어떤 친구야?! 이뻐?
태웅 : (웃으며) 교수님도 아는 사람인데....
천교수 : 내가 아는 사람..? 누구? (그러다) 혹시... 재벌2세?!!!
태웅 : 네.. (웃으면)
천교수 : 진짜야?! 어쩐지... 재벌2세 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드라..
태웅 : (머쓱한데)
천교수 : (웃으면서) 좋-은 때야...
천교수, 웃으면서 뒷짐지고 어슬렁 가고.. 그모습 웃으며 바라보는 태웅..
그때 핸드폰이 울린다.
태웅 : 어 보라야.. 왔어? 응.. 그래 금방 갈게.
전화 끊고 가려다가 생각난 듯 얼른 주머니 여기저기 뒤져보는 태웅.. “내가 가져왔나..?”
막 여기저기 뒤져보다가.. 가방에서 반지 케이스 찾아내고..
“휴.. 깜빡한 줄 알았네..” 보며 안도하는 태웅. 반지케이스 보며 한 번 싱긋 웃는다. 주머니에 넣고 달려간다.
신나게 달려가는 태웅의 모습.
47. omit
48. omit
49. omit
50. omit
51. 농구장 (낮)
보라, 슬픈 눈빛으로 앉아있는데 누군가 보라의 눈을 가린다.
보라 : (손 들어서 가만히 눈을 가린 태웅의 손을 만진다) ... 오빠..
태웅 : (보라 옆에 앉으며) 많이 기다렸니?
보라 : 아니... 참 문제 푼 거 축하해.
태웅 : (웃는다) ....고마워. 근데.. 이제부터가 시작이야. 완벽하게 다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고..
보라 : 그렇구나...
태웅 : (보라 보며) 그래도 너.. 소원은 들어줄거지?
보라 : (? 보면)
태웅 : 문제 풀면 내 소원 들어준다고 했잖아. 기억안나?
보라 : (떨리는) 기억..나...
태웅 : ...무슨 소원을 빌까...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보라 : (보는데)
태웅 : (반지를 꺼내서 내민다) .....받아줘.
보라 : (놀라보는!!)
태웅 : 지금 당장 결혼하잔 말은 아니야. 하지만... 내가 좀 더 자리를 잡고.. 그리고.. 아버님 허락도 받게 되면..
우리 그땐.. 결혼하자.
보라 : (표정)
태웅 : ...이런 말 하는게 성급하다는거.. 알아. 하지만.. (쑥스럽게 웃으며) 너한테 말하고 싶은 소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하나 밖에 없더라.
보라 : (반지 보는! 그러다 다시 태웅 본다!)
태웅 : (웃으며 보는) ....받아줄거지?
보라 : (눈시울 붉어진다)
보라, 한참 태웅을 보다가 갑자기 몸을 돌려 달아난다.
태웅, 의아하게 보다가 쫓아간다.
52. 거리 (낮)
보라, 막 달아나는데 태웅이 보라야!! 부르며 보라를 쫓아온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달려가는 보라.. 태웅이 달려와 보라를 잡는다.
태웅 : 보라야, 너 갑자기 왜 그래?
보라 : (눈물 고인 눈으로 태웅을 바라본다)
태웅 : (당황한) ... 내가.. 뭐 잘못 했어?
보라 : 그걸 몰라서 물어? 오빠 지금 제정신이야? 우리가 무슨 결혼을 해?! 결혼이 말이나 되는 소리야?
태웅 : .....그러니까 나중에 하자고 했잖아. (하는데)
보라 : (바로) 싫어!
태웅 : (놀라 본다!)
보라 : 난 누구와도 결혼같은건 안해. ...그리고 오빠랑은 절대로 안해.
보라, 태웅의 팔을 휙 뿌리치더니 도망치듯 멀어져간다.
태웅, 멍한 표정으로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다.
53. omit
54. 승리방 (낮)
승리, 세수를 막 했는지 거울 앞에 앉아서 얼굴을 수건으로 닦고 있다.
그러다가 문득 보라가 선물해준 화장품을 집어든다.
승리 : ....보라.. 그 기집애 은근히 착하단 말이야... 에유.. 그기집애 덕분에 얼굴이 뽀득뽀득해졌다.
승리, 열심히 바르고 있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보라가 뛰어 들어온다.
승리 : 어? 보라야, 왔어?
보라 : (등돌린채 짐을 싸기 시작한다)
승리 : (돌아서며) 보라야... 너 지금 뭐하냐?
보라 : (울먹이며 짐을 싼다)
승리 : (이상한 느낌에 벌떡 일어나 다가가며) 너, 우냐?
(놀라서 보라 잡고) 야... 너 왜그래? 무슨 일 있었어? 오빠랑 싸우기라도 했냐?
보라 : (고개 저으며 운다)
승리 : ... 보라야....?! 야... 말을 해봐!
보라 : (눈물 뚝뚝 흘리는) ... 나 좀 놔줘, 승리야..
승리, 얼결에 보라 팔 놔준다. 보라, 울면서 다시 짐싸기 시작한다.
승리, 이상하다.
55. omit
56. 승리집 앞 (낮)
보라가 가방을 들고 뛰쳐나온다. 그뒤를 쫓아나오는 승리.
승리 : (보라 잡으며) 보라야, 이렇게 그냥 가면 어떡해?
보라 : 승리야, 나 좀 제발 놔줘.
승리 : 안돼! 오빠 금방 온다고 했으니까 보고 가. (하는데 태웅보더니) 오빠?!
보라 : (태웅보고 멈칫 멈춰선다)
태웅 : (보라 앞에 다가서며) ...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보라 : (멈칫했다가) ... 집에 들어갈거야.
태웅 : 뭐?
보라 : 못들었어? 집에 들어갈거라구!
태웅 : (보기만 하는)
승리 : (눈치 보다가) 나, 난.. 들어갈게.. 둘이 얘기해.. (돌아보며 사라지고)
태웅 : (물끄러미 보다가) ....갑자기 왜?
보라 : ...
태웅 : 내가.. 결혼하자고 해서...? 그래서 이러는 거니?
보라 : (멈칫 보면)
태웅 : 내가 결혼하자고 한 말이 부담스러웠다면... 미안해. 못들은 걸로 해. 그럼 되지?
보라 : 그게 이유의 전부는 아니야.
태웅 : 그럼 뭔데?
보라 : 그건.. 그건.. (그러다 차마 말 못하는데)
태웅 : 내가 납득할만한 이유 못대면.. 너 아무대도 못가. 너.. 절대로 안보내.
보라 : (본다!)
태웅 : 거봐.. 못대잖아.. (글썽해져서) 니가 나를 떠날 이유가 없잖아..
보라 : (가슴이 아픈)
태웅 : (다정한) 보라야.. 이제 그만하자. 응? 이제.. 그만해.. (보는데)
보라 : (흔들린다)
태웅 : (슬프게 보는데)
보라 : (망설이다 뿌리치며) 내, 내가 너무 힘들어서 그래.
태웅 : (본다!)
보라 : ...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사는 거... 더는 힘들어서 못해먹겠다구. (휙 태웅보며) 나한테 꼭 이런 말까지 하게 해야해?
태웅 : (충격받은!)
보라 : (괴롭지만 어쩔 수 없다) 미안해... 이런 말로 오빠 상처주기 정말 싫었는데... 나, 이젠 옷가게에서 일하는 것도 싫증났고,
좁은 방에서 지내는 것도 답답해. 오빠 얼굴 보겠다고 체육관 왔다갔다하며 사는 것도 이젠 지쳤어.
나랑은 안맞아. 난... 이렇게는 못살아.
태웅 : (상처받은)
보라 : 내가 오빠한테 할 말 있다고 했던 거 기억나지? 나 사실 며칠 전부터 오빠한테 이 말하고 싶었어.
근데... 차마 입이 안떨어져서 말을 못한 것 뿐이야.
태웅 : !!!
보라 : 그래.. 난 이거 밖에 안되는 사람이야. 실망해도 어쩔 수 없어, 나 원래 이런 애야.
보라, 가방을 끌고 멀어져간다.
태웅,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있다.
57. 거리 일각 (낮)
보라, 가방을 끌고 도망치듯 빠르게 걷는데.. 태웅이 달려와 앞을 가로막는다.
보라 : 비켜줘.
태웅 : (눈물 고인) 너.. 못가.
보라 : 비켜달란 말이야.
태웅 : 난 너.. 절대로 못보내.
보라 : 오빠!!
태웅 : (정신없이 쏟아내는) 니가 힘들다고 해도.. 난 보내기가 싫어. 내가 이기적이라고 해도 좋아. 나쁜놈이라고 욕해도 돼!
나는 누가뭐래도 그냥 너 붙잡고 싶어. 내가 널 행복하게 못해준다고 해도.. 나 때문에 니가 너무너무 힘들어진다고 해도..
이제는 너 보내고 싶지 않아.
보라 : (멍하게 보는)
태웅 : (글썽한) 이렇게 널... 보내고 싶지 않아.
보라 : (눈물이 나지만 독하게 마음먹고) 그래도.. (심호흡하고) 그래도.. 난 갈거야. (스쳐가는데)
태웅 : (손목을 꽉 잡는다)
보라 : (눈물 뚝뚝 떨어지며 선)
태웅 : 정말.. 갈거니..?
보라 : !!!
태웅 : ...너.. 정말.. 갈거니...?
보라 : !!!!
보라의 손목을 꽉 잡은 태웅의 손.
보라, 독하게 뿌리치고 간다. 그대로 선 태웅..
57-1. 거리 (낮)
보라, 수트 케이스를 끌고 미친 듯이 달려간다.
울면서 입을 막고 뛰어가는 보라의 위로.. 태웅의 목소리.
태웅(소리) : 결혼하자.. 결혼하자, 보라야...
보라, 울면서 막 달려간다.
58. 병원 (낮)
건우, 뛰어나와 이리저리 두리번 거린다. 보면...
구석에 보라가 가방을 갖고 서있다. 보라의 눈은 울어서 눈물이 가득 고여 있다.
건우 : 보라씨...!! ...이제 온거에요?
보라 : (눈물 참고 끄덕끄덕)
건우 : 득구씨한테는.... 말하고 온거에요?
보라 : (후두둑)
건우 : (안타깝게 보다가) 아버님한테는 제가 말씀드릴게요.
보라 : (들릴락 말락) 고마워요.
건우 : (마음 아픈) 각오는.. 하고 온거죠?
보라 : (끄덕끄덕)
건우 : (보다가 단호하게) 갑시다.
가방 끌고 보라 데리고 병원으로 들어가는 건우.
59. 클럽하우스 앞에서 건물 안까지 (낮)
직원들(4,5명 정도)이 클럽 하우스 앞에서 김회장을 기다리고 있다.
잠시후 김회장의 차가 클럽하우스 앞에 도착한다. 정대리가 내려서 문을 열어주면 김회장이 내린다.
이부장 : (인사하며) 어서 오십시요, 회장님.
김회장 : (인사하더니 걸어 들어가며) 작업 진행은 어떻게 되가고 있습니까?
이부장 : (따라가며) 지금 현재 80프로의 준공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회장 : 그래요... 어디 한번 봅시다.
이부장 : 네, 회장님.
김회장, 이부장을 따라간다. 수행원들 김회장의 뒤를 따라간다.
60. 몽타쥬 (낮)
- 김회장 일행이 골프장을 답사하고 있다.
- 클럽하우스를 둘러보는 김회장
- 카트를 타고 골프장을 둘러보는 김회장
- 김회장, 이부장의 설명을 들으며 골프장을 둘러보고 있다.
61. 회의실 (낮)
직원이 커다란 도면 앞에서 골프장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김회장과 골프장 직원들이 앉아서 직원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직원 : 현재 클럽하우스 인테리어 상황은 올 2월에 공사완료를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또한 북코스 야간조명 공사는 18홀 토목공사 완료 후 내년에나 준공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남코스 18홀 공사는 현재 거의 준공완료된 상황으로.... (계속 얘기하고 있다)
김회장, 무언가 다른 생각을 하는 심각한 표정이다.
이때 보라의 인서트가 들어온다.
# (15부 27씬) 엉엉 울고 있는 보라.
김회장, 왠지 자꾸 보라의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이때 문이 열리면서 정대리가 들어온다. 정대리, 김회장에게 가서 작게 말한다. 귓속말로.. (보라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다)
김회장, 얼굴 굳어지더니 벌떡 일어나 뛰쳐나가버린다.
어리둥절한 직원들.
62. 김회장 차 안 (낮)
김회장, 어쩔 줄 모르고 앉아 있다. 초조한 모습.
63. 병실 (밤)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보라. 보라는 침대에 걸터앉은 상태로 건우의 얘기를 듣고 있다.
보라는 지나치리만큼 침착하게 건우의 얘기를 듣고 있다.
건우 : 오늘부터 항암제 주사를 일주일 동안 맞을 거에요. 주사 맞기 전에 혈액검사부터 할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으면 되구...
(마음 아픈) 항암제 부작용이 어떤 건진 보라씨도... 알죠?
보라 : (가만히 듣기만 한다)
건우 : 많이 힘들면 말해요. 상황 봐가면서 진행하면 되니깐....
이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김회장이 뛰어 들어온다.
보라 : (일어나며) 아빠....!
건우 : 아버님... (하는데)
김회장 : (다가가서 보라 손을 꽉 잡는다)
보라 : (눈물 왈칵 번진다)
김회장 : (눈물 고여서 아무렇지 않은척) 보, 보라야.. 걱정하지마. 아빠가 살려줄게. 아빠가 살려줄테니까... 걱정하지마.
넌 하나도 걱정할 거 없어.
보라 : 아빠...
김회장 : 괜찮아... 괜찮아. 잘 될거다. 다 잘될거야... 걱정하지마...
건우, 김회장과 보라 보면서 눈시울 붉어져서 고개 숙인다.
64. 병실 앞 (낮)
김회장과 건우가 얘기하고 있다. 김회장은 건우의 말을 눈감은채 듣고 있다.
건우 : 앞으로 호홉근 마비나 심장 마비를 조심해야 합니다. 이미 암세포가 피막까지 전이된 상태이기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발작을 일으킬 수 있으니까요.
김회장 : (멍하게 듣지 않고 있는)
건우 : 아버님..
김회장 : (멍하게 고개 돌려보는)
건우 : (말을 못하는데)
김회장 : 무조건 살려주게. 무조건.. 무조건.. 살려주게.. 우리 보라.. 우리 보라..
김회장, 말을 잇지 못한다.
건우, 그런 김회장을 보며 너무너무 괴롭다.
65. omit
66. 병실 (밤)
핸드폰 보면서 멍하게 앉아있는 보라.. 망설이다가 전원을 켜본다. 그러다가 아니다. 다시 밧데리 뽑아버리는데...
어디선가 삐리리삐리리 삐삐 소리가 들린다.
보라, 가방을 뒤져서 삐삐를 꺼내본다. 병실 전화기로 삐삐를 확인한다.
태웅(소리) : 보라야...
보라 : (눈물이 맺힌다)
태웅(소리) : (숨죽여 울고 있는)
보라 :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태웅(소리) : 보라야.... 보라야.. 보라야...
67. 거리 (밤)
눈물 고인 채 밤거리를 걸어다니는 태웅의 모습.
태웅(소리) : 가지마... 제발 가지마..
68. 병실 (밤)
울고 있는 보라.
태웅(소리) : 가지마.. 보라야..
69. 복도 (밤)
건우, 보라 병실쪽으로 오는데 보라가 뛰쳐나온다.
건우 : 보라씨 어디가요?
보라 : (눈물 범벅이 되어 제정신이 아닌) 저 가봐야겠어요. 오빠 혼자 두고 오는게 아닌데..
말도 안해주고 이렇게 그냥 와버리는게 아닌데.. 내가 이럼 안되는건데..
건우 : (꽉 잡고) 보라씨 진정해요!!!
보라 : 비켜줘요 건우씨 나 가봐야돼요. 내가 여기 이러구 있음 안돼.. 나 가야돼. 나 가야되요..
보라, 건우를 밀쳐내고 내달린다.
보라, 정신없이 달려가는데.. 갑자기 쿵! 충격이 온다. 하얗게 질려가는 보라의 표정!
보라, 점점 슬로우로 느려지며.. 두근두근.. 심장소리가..
보라(N) : 오빠...!
하얗게 프레임아웃되며 사라지는 보라.
70. 거리 (밤)
동시에, 불길한 느낌으로 확 돌아서는 태웅. 보라의 쓰러지는 모습과 교차..
태웅(N) : 보라야.....!
71. 몽타주
- 모든 소리들이 메아리처럼 울려서 들린다. 빠르게 움직이는 의료진들의 구둣발. 미친 듯이 내달리는 스트레쳐 바퀴.
- 스트레쳐에 실려서 가는 보라의 얼굴. 흔들리는 보라 얼굴의 클로즈업.
보라, 희미하게 눈을 떴다가 감는다.
- 인서트. 환하게 웃고 있는 태웅의 얼굴.
- 보라, 다시 눈을 떴다가 감는다.
- 인서트. 환하게 웃고 있는 태웅의 얼굴.
- 보라, 다시 눈을 떴다가 감는다.
- 라플란드를 걸어가고 있는 태웅의 모습..
- 보라, 완전히 눈을 감는 표정 위로...
보라(N) : 오빠 꿈을.. 꿨어.
- 눈부신 햇살. 하레이션... 그 위로..
보라(N) : 오빠가... 라플란드에 가는 꿈..
- 라플란드를 걸어가고 있는 태웅의 모습.
보라(N) : 왜.. 오빠는 거기서 울고 있었을까...
71-1. 병원 (밤)
쾅! 문을 열고 달려들어오는 태웅. 붉게 충혈된 눈으로 미친 듯이 내달린다.
사람들과 부딪쳐도 막 밀쳐내고 정신나간 사람처럼 달려간다.
그렇게 달려가다가 문득.. 중환자실 앞 복도 의자에 앉아 울고 있는 득남과 순자를 본다.
태웅 : (반색하고 달려와) 득남아..!!!
득남 : (태웅 보고 일어서는) ...오빠.....!!
태웅 : 득남아.. 보라 어딨어...?
득남 : (말 못하고 울고)
태웅 : 보라 어딨냐니까?!
순자 : ..한기사.. 보라... 중환자실에 있어... (하다가 울어버린다)
태웅, 숨 턱 막히는 표정으로 보다가 확 돌아선다.. 중환자실 찾아가려하는데.. 중환자실에서 나오는 건우를 본다...
태웅 : (건우향해 달려가 붙잡고) 선생님! 거짓말이죠? 보라 아프다는거 다 거짓말이죠? 그쵸?
건우 : (가슴 아픈) 득구씨...
태웅 : 난 안믿어. 걔가 왜 아파요? 걔 안아파요.. 하나도 안아파요.. 선생님이 뭔가 착각한거야..
아줌마랑 득남이랑 다 잘못알고 있는거야.. 그쵸! ....그쵸..?
건우 : (아무말 할 수 없다)
태웅 : (멍하게 보다가 아득해지는) 난 못 믿어! 아니.. 안믿어. (확 돌아서 무작정 중환자실로 간다)
건우 : (확쫓아가 잡으며) 득구씨 거기 못들어가요.
태웅 : (뿌리치며) 놔요. 나 들어갈거야. 가서 보라 봐야겠어.
건우 : (꽉 잡으며) 득구씨 지금 못들어간다니까!
태웅 : (몸부림치며) 이거 놔요! 나 지금 보라 만나야한단 말이에요!!!
태웅, 건우 뿌리치며 중환자실로 무작정 들어가려고 하는데 병원남자스탭들이 달려와 태웅을 함께 잡는다.
“이거놔! 이거놔!!” 몸부림치는 태웅. “보라야! 보라야! 보라야!!!!” 울부짖으며 절규하는 태웅의 모습...
슬로우로 느려지는 표정 위로...
보라(N) : 그리고.. 또 꿈을 꿨어...
71-2. 몽타주
- 다시.. 눈부신 햇살. 하레이션.. 까르륵 웃는 아기의 웃음소리..
보라(N) : 오빠와 내가.. 행복해지는 꿈..
- (환영) 하얗게 빛바랜 느낌.
태웅, 걸음마하는 아기와 함께 놀고 있다. 아기를 들어올려 안아주며 환하게 웃는 태웅의 모습들 위로..
보라(N) : 이 꿈을... 나는 지킬 수 있을까...
- 태웅, 아기와 놀아주다가 문득 돌아본다. 보라를 본 듯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드는..
- 세사람 즐거운 모습.
보라(N) : 우리가.. 그렇게 행복해질 수 있을까...
- 활짝 웃으며 보라를 바라보는 태웅.
- 눈물 고인 채 활짝 웃으며 태웅을 보는 보라
- 중환자실 앞에서 울부짖으며 절규하는 태웅
- 산소마스크 쓰고 누워있는 보라.
보라(N) : 그리고...오빨... 다시 볼 수 있을까...
- 울부짖는 태웅
- 산소마스크에 하얀 입김 내뱉는 보라..
보라(N) : 내가 오빨... 다시 볼 수 있을까..
72. 병실 (낮)
클로즈업들. 삐삐.... 심전도 기계 모니터 화면과 소리... 똑똑 떨어지는 링거액.
꿈틀거리는 보라의 손가락. 꿈틀거리는 보라의 눈꺼풀.
마침내.. 보라가 천천히 눈을 뜬다. 병실에.. 보라 혼자 누워있다..
똑딱똑딱.. 시계 초침소리가 크게 들릴 만큼 조용한 병실.
보라, 긴숨을 토해낸다. 하....... 살아있구나.
그때 뚜벅뚜벅 다가오는 누군가의 인기척.
보라, 힘들게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는데... 눈물 고인 채 보고 있는 태웅...!
보라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태웅, 보라의 침대 옆에 무릎을 꿇는다.
보라 : (눈물 고인) 오빠....
태웅 : (눈물 고인) 너.. 왜 도망가.. 왜 나한테서 도망가...
보라 : 미안해.... 오빠...
태웅 : (눈물 고여 보는)
보라 : (눈물 고여 보는)
태웅 : 보라야.. 너 내 소원 안들어줄거니?
보라 : .... 들어줄게.
태웅 : 그럼.. 나... 소원 다시 말해도 돼?
보라 : (보면)
태웅 : 내 소원은 뭐냐면... 내소원은... (눈물 고여 보다가 보라의 손을 꽉 잡는다)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마.
보라 : (표정)
태웅 :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마.
손 꽉잡은 두 사람의 모습에서 15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