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0대 때부터도 늘 몸이 무겁고 감기 잘 걸리고 차 타면 멀미 쩔고(요즘 애들 때문에 중독된 말)해서 처음 한의원을 갔는데 구로동 일대에서 사상방을 쓰는 한의원으로 아주 유명한 곳이였다. 새날한의원이라고.
거기서 나는 소음인이란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는데 처음엔 몸이 날아갈 것 같더니 며칠이 지나자 다시 두통이 시작되고 컨디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의사님에게 말하니 외형과 증상으로 봐서는 소음인이 틀림없는데 하며 다시 내 배를 만져보고는 뱃가죽은 찬데 깊은 곳에서 열이 올라온다며 소양인이라고 했다.
어쨋든 약을 먹고 좀 나아졌다. 아니 많이 나아져서 며칠 밤을 새워도 날아갈 듯 몸이 가벼웠다. 뭐 내 마음이 그랬던 건지 약에 뭐 집어넣은건 지 알 수는 없지만 식욕이 올라가 몸무게가 3 kg이나 늘었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결혼 후 몸이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새날한의원을 찾으니 원장이 강남으로 이전했단다. 그래서 근처 구로 한의원, 청년한의사회 소속 젊은 한의사인데 8체질 분류 방법으로 치료하는 곳이였다. 여기에서 실험용 생쥐처럼 나는 온갖 체질에 대한 치료법을 두루 다 거쳐 본 후 결국 체질을 알 수 없어 소양인과 비슷한 토양인으로 결론을 내고 치료를 마쳤다.
그 후 여러 사정으로 여러 군데의 한의원을 다녀봤는데 모든 한의사가 의심의 여지 없이 소음인이라 판명하고 소음인의 약을 지어 주었으며 나는 주로 소음인의 음식을 먹으려고 애쓰며 살았다.
그런데 최근 몸이 계속 안좋아져서 다시 한 한의원을 알게 되었는데 충정로에 있는 삼화 한의원이라는 곳이다.
이 원장님은 특이한 것이 웬하면 한약을 지어주지 않고 식품(약성이 있는)을 처방해 준다. 명패에는 한의학 박사라고 써있으며 일대에서는 명의라고 꽤 알려진 분 같은데 한의원도 오후 5시면 닫아버리고 통 돈에는 욕심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겨우 토요일에야 갈 수 있었는데 나의 괴로운 사연은 오랜 시간 주의 깊게 들어주기는 했지만 이것저것 묻는 것도 없고 그저 나의 골격만 한 번 확인하고는 바로 소양인의 음식을 처방해 주었다.
이런 낭패감이라니!
수많은 한의사들이 모두 나에게 소음인이라고 했다고요.
그리고 난 맥주 먹으면 탈 나고요, 조개나 메밀을 먹어도 탈 난다고요!
그랬더니 그럼 그건 나에게 안 맞는 것이니 먹지 말란다.
그리고 더 말 할 것 없이 소양인이란다.
어이가 없었는데 왜 자꾸 그 말이 믿고 싶은건지. 내 귀가 얇은 건 분명 아닌데.
그 꾸밈 없고 소탈한 한의사가 마음에 들은 것 같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져 체질 감별 체크 리스트를 여러개 해 보았다. 여러 체질이 비슷비슷하게 나왔는데 소양인이 조금 더 나왔다. 아니 사실은 이건지저건지 나자신도 모르는 것이 많았는데 내가 소양인일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니 소양인의 기질이 나의 기질이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오링 테스트도 해보았는데 그것도 명확하게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한의사가 사서 먹으라 한 영지와 구기자와 프로폴리스를 먹어보기로 했고 그 외의 음식은 땡기는대로 아무거나 먹기로 했다. 하하하
※ 황마담에게
지난 번 의료생협 한의사가 했다는 말 기억나? 소화기 계통으로 박사 논문 써서 1등했다는.
위 치료 기간이 너무 긴 것이 이상하다고. 간혹 위장병 환자 중에 소음인일거라고 믿고 치료를 하다 보면 의외로 소양인 환자들이 있다고. 내가 봐도 넌 소음인 같긴 한데..... 재밌는 한의사 아저씨 한 번 찾아가 보렴.
첫댓글 너무 체질을 따지는것도 혼란스러운것 같아요..평소 먹었을 때 속이 좋지 않으면 그 음식은 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를 먹으면 로 안받아 자제하는 정도인데..또 내 체질에 맞는다고 그것들만 먹는것도 안좋은것 같구요.
전 돼지고기와
암튼 언니 건강하세요
저도 예전에 몸이 안좋아서 양,한방 의료쇼핑을 몇 년 해봤는데요 일단 몸이 안좋으면 천하장사 이만기 같은 사람도 귀가 얇아져요 그리고 현대병은 육신에 의한 병보다 마음으로 인한 육신의 병이 더 심각한거 같고요 모괜이다괜 이란 말 참 좋은 거 같아요 항상 건강챙기세요
저도 젊어선 건강하더니 나이들면서 여기저기 다 아프더라구요. 전 체질이 뭔지도 아직 모르지만 그냥 세끼 적당히 먹고 운동 꾸준히 하는게 제일 인것 같아요. 모쪼록 의사분 하고 잘 맞아서 건강 되찾길 바랍니다 ^^*
여기 한의사아저씨도 괜찮아보이네. 그나마 집에서도 가깝고..맨날졸려가 몸이 좋아져야 야외스케치나 갤러리탐방에도 잘 나올텐데...얼릉 좋아져라~~~
거긴 머니까 자주 다닐 수는 없을 것 같고 한 번 가서 얘기나 해보지 뭐. 이건 뭐 거의 무당 찾아다니는 것과 같아. 어디 용한 무당 없수?
여기 갔다 왔다. 음~ 아주 어렵다 하더라. 함부로 접근해서는 돈만 버린다네. 뭐 운동하고 먹는 것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고. 그럴 줄 알았다. 먹는 것도 몸 상태에 따라 2가지를 왔다 갔다 하며 먹어야 한대. 약도 소화흡수 안되니까 많이 먹어 봤자 돈 아깝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