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주미대사 부임의 환영과 기대
지난 9월 23일부로 캐슬린 스티븐스(한국명 심은경: 55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부임하였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지금까지 미국대사 21명 중 첫 여성대사로서 한국어가 능숙하며 우리나라와 인연이 많다. 신임 대사의 부임을 환영하며 한미관계에도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기대한다.
스티븐스 대사는 지난 1월 23일 부시대통령으로부터 주한 미국특명전권대사로 지명을 받고, 그동안 미국의회 청문회를 거쳐 8월1일 상원의원 인준을 받아 9월 23일 부임하였으며, 10월 7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제정 받고 공식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애리조나 출신으로, 프레스콧 대학에서 동아시아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75년부터 2년간 한국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한국인과 결혼하여 슬하에 대학생 아들 1명을 두었다.
1978년 직업외교관으로 포르투칼 미대사관 부 대사를 거쳐 1984 -87년 주한 미국대사관 정무팀장, 87 -89년에 부산 미 대사관 선임영사, 2005 -2007년까지 미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로 재직하면서 한국 일본을 담당했으며, 최근까지 동아태 담당 선임고문을 지낸 한국에 정통한 지한파 외교관이다.
부임 전 9월초에 미국에서 가진 취임선서에서 “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영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모든 한국인이 좀 더 나은 삶과 인권을 향유하는 것이 두 나라의 좀 더 높은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9월23일 인천공항 도착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한국이름이 “심 은경”이라고 소개하면서 한국어로 “한국정부와 한국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부임소감을 밝힌 후 “ 33년 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처음 왔는데 주한 미 대사로 다시 오니까 가슴이 정말 벅차다. 앞으로 한미 두 나라는 자유무역협정, 한반도 비핵화, 비자면제프로그램 등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야 하며, 주미대사로 한국에 있는 동안 달라진 한국의 실상을 잘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스 대사는 10.7일 신임장 제정 후 첫 공식행사로 부산해안에서 거행된 국제관함식에 참석하였고, 다음날 10.8일에는 33년 전 22세의 나이로 영어를 가르쳤던 예산중학교를 방문하였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학생 교직원 500여명의 환영을 받으며 “1975년 가을에 예산 기차역에 내렸을 때 보았던 높고 푸른 하늘과 황금들녘이 생각난다.”고 회고하면서 자신의 색 바랜 앨범을 보고 옛 동료 교사들과 기념촬영을 하면서 감격에 젖기도 하였다. 그는 예산 교육장으로부터 “명예 충남교사” 위촉장도 받았으며, 당시 기거했던 하숙집을 찾아 집주인 아들과 만나 추억을 되살리고, 저녁에는 제자들과 만찬을 함께하고 정담을 나누면서 흐뭇한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수덕사를 찾았다.
스티븐스대사는 11월 미국 대선과 한미 FTA 비준, 촛불시위 등 반미운동 해소, 한미동맹의 복권 및 도약,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문제 등 여러 현안이 쌓인 중요한 시기에 부임하였다. 다행이도 대사는 한국의 문화와 한국의 현대사도 잘 알고 있다. 한국의 유신체제에서 봉사활동을 하였고, 민주화의 열망이 분출했을 때 대사관 정무팀장이었다. 미국 동부출신들인 전임대사와는 달리 도전정신이 강한 서부출신으로 독특한 경력과 경쟁력이 있다. 한국과의 돈독한 인연과 애정으로 한국국민과 동고동락하면서 한국의 경제와 민주주의발전, 평화적 통일에 힘써주시고, 한미 간에 든든한 교량역할로 미국대사로서 성공적인 외교력 발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