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토 면적의 5분의 1, 전체 인구 천만명이 되지 않는 이스라엘이 전 세계 부의 30%를 거머쥐고 경제, 정치, 문화 등 전 영역에 걸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유에 대해 오래전부터 세간의 관심이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스라엘 민족을 유대인이라고 부른다. 하나님께 선택받은 민족이라고 해서 '히브리' 민족이라고도 한다. 유대인을 지칭하는 '히브리'라는 말은 '혼자서 다른 쪽에 선다'라는 어원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 말 뜻에서 유대인의 남다른 교육법을 찾을 수 있다.
사실 솔직한 마음으로 유대인들이 부럽다. 흔히들 부러워하면 지는 거라고 말하는데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이스라엘의 모든 정책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의 소프트파워격인 '교육법'이 부러운 것이고 잠재되어 있고 드러나 있는 그들의 영향력이 소름끼칠 만큼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주변 강국들로 포위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로 보건대 '교육'의 중요성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은 AI 즉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강타할 미래 사회에 과연 우리 교육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때가 있다. 우리나라만큼 녹록한 형편에 놓여 있지 않은 이스라엘은 '교육'을 통해 지나온 과거의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 천년간의 교육의 힘으로 유대인들은 전 세계에 내놓으라고 하는 걸출한 인물들을 배출했고 IT 영역을 장악하여 보이지 않는 영역마저도 움직이려는 거대한 야심을 품고 있다. 그들의 교육법을 배우려는 자세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배울 것은 배우되 그것을 발판으로 '티쿤올람' 즉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본다.
저자는 브라질에 거주하는 유대인 사회의 집요한 교육 열정을 보면서 평소에도 부러워했던 그들의 교육법을 수만리 떨어진 타향에서 직접 목격한 바에 도전을 받아 다양한 자료를 토대로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을 조심스럽게 내 놓았다. 사실 유대인 교육법과 관련된 내용의 책들이 없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다양한 관점으로 연구의 결과들이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독자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교육'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대인의 교육법을 정리한 저자의 글에 의하면, 유대인들에게 자신들만의 특이한 공부 자세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여러 책을 봐서 알겠지만 말하는 공부법 '하브루타'는 그들의 경전인 '토라', '탈무드'를 익히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책의 민족이라고 부르는 유대인들은 언제 어디서든 책을 가까이 한다. 단지 읽는 것만이 아니라 함께 토론을 즐긴다. 수평적인 문화에서 발전할 수 있는 토론은 가정에서도 활발히 이루어 진다. 정답을 얻는 데 집중하기 보다 남과 다른 자신만의 해답을 찾는다.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아이는 잘 배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의구심을 가지고 질문하도록 교육시킨다. 밥 처럼 먹는 독서 습관에서도 토론은 치열하다. 생각을 증발시키고 유튜브로 대표되는 미디어는 생각을 구조화시키는데 큰 장애물이 된다. 유대인들은 텍스트로 훈련되지 않은 사고는 생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생각을 글쓰기로 표현하도록 훈련한다. 글은 생각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창의성은 독서에서 시작해 글쓰기로 완결된다.
AI 시대, 우리 자녀들이 갖춰야 할 소양으로 창의성과 상상력을 이야기한다. 유대인과 우리와의 다른 점은 이 모든 것을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시작한다는 점이다. 아이들을 외부로 끌어내어 주입하려는 우리의 교육법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부모와 함께 여행을 즐긴다. 여행은 경험을 사도록 하는 공부다. 여행은 교육이 일부다. 체험이 중요한 이유는 몸으로 하는 공부이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글자와 숫자를 가르치지 않는다. 놀이가 곧 공부다. 놀이의 어원은 갈증이라는 뜻으로 물을 안 마시면 목이 마른 것처럼 찾게 되는 행동이다.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그들의 외국어 조기 교육열이다. 외국어를 단순히 익히게 하는 점을 넘어 언어를 통해 낯선 문화를 습득하게 하는 데 진짜 이유가 있다고 한다. 언어 번역기가 발달되어 외국어 습득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는 시대의 흐름과 반대로 유대인들은 한 곳에 정주하기 보다 세계를 안방처럼 여기며 살아야 한다는 세계관에 근거하여 자녀들에게 일찍 외국어를 익히도록 한다. 경제 교육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가정에서부터 부모가 직접 시킨다는 점을 익히 들어 알고 있을 것이다.
한참 산업이 발달하는 시기였던 20세기에는 주입식 교육으로도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산업 일꾼을 기계 찍어내듯 배출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짧은 기간 동안 불모의 황무지에서 세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은 말그대로 '기적'이었다. 21세기를 재도약의 시기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날개가 꺽여 한 없이 추락할 것인지 '교육'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가정에서는 부모가,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해야 할 몫이다.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는 저자의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 교육법』은 소위 교육법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하고 지루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명쾌한 논리로 내용을 정리해 놓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미와 함께 강한 동기부여로 유대인 자녀 교육법을 소개하고 있다. 부모도 배워야 한다. 교사도 부모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