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크무슈 / 유현식
퇴근 후, 오랜만에 아침 식사 대용으로 프랑스식 토스트인 크로크무슈를 만들었다.
아내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춰서 집 근처 4개의 업체 중에서 P 업체의 식빵을 선택하였다.
1. 단계
식빵 한 봉지를 사면 다섯 개를 만들 수 있다.
두 쪽의 빵 사이에 슬라이드 햄과 치즈를 넣고
※ 식빵 4조 기준 마요네즈:250g, 설탕:200g, 생크림:150g, 우유:100g, 럼:25g, 계란:4개 |
을 잘 섞어 만든 계란물을 식빵에 입히고 저온에서 숙성 발효를 시킨다.
하루 현장 일로 지친 피로를 풀고 나서
2. 단계
※ 식빵 4조 기준 양파:200g, 피망:40g, 마요네즈:50g, 피자치즈, 케첩 |
잘게 썬 양파와 피망을 마요네즈에 버무려 숙성시킨 식빵 위에 피자치즈와 함께 올리고
마요네즈와 케첩으로 마무리를 한다.
3. 단계
설탕:300g, 물엿:100∼300g, 홍차스틱:1개 |
오픈에서 구워낸 식빵을 홍차 시럽으로 마무리한다.
두 개는 내 것, 세 개는 마눌님 카페에 내어준다.
퇴근 후, 어제 만든 크로크뮤슈의 인지도를 알아볼 겸 아내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는데, 1월의 차가운 겨울 공기를 떠안고 손님이 들어왔다.
힐끔 문 쪽을 바라보니 목줄 한 개를 끌고 카페 안으로 여성 손님이 들어왔다.
개와 함께 들어서는 그 손님에 대한 불쾌감을 느끼기도 전에 아내는 거부감도 없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녀를 맞이하고 있었다.
“뭘 드릴까요?”라고 묻자.
“빵 있어요?” 한다.
아내는 잠시 주춤하더니, 어제 저녁에 내가 만든 크로크무슈 하나를 집어 들고
그녀에게 내밀었다.
“얼마에요?”라고 하니.
아내는 잠시 주춤하더니,
“얼마 있어요?”라고 묻는다.
그녀는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900원 있어요.” 한다.
아내는 망설임 없이
“900원 주세요.”라고 한다.
그녀는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주니, 아내는 어제 저녁에 정성껏 구워낸 크로크무슈를 건넨다.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개의 목줄을 끌어당기며 거묵거묵한 거리를 걸어가며 내가 만든 크로크무슈를
‘앙’하고 한 입 베어 물며 멀어져가는 모습을 멍하고 바라보고 있자니,
아내는 어느새 내 앞자리로 돌아와 앉으며
“그냥 줄 수도 있었는데, 교육적인 차원에서 900원 받았어!”
멀어져 가는 그녀와 평소에 6000원에 판매하던 아내를 번갈아 바라만 보았다.
PS. 그녀는 우리 동네 이웃분의 딸입니다. 짧은 머리에 항상 개와 함께 다니는 것을 본 적 있습니다.
나이는 30대 중반이 아닌가 싶습니다.
2025.1.10
첫댓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일상의 아름다움이 묻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제가 조심스러워서 많이 고민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