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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GA 사무실을 봉쇄한 용역직원들과 대치한 프로골퍼들 |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골퍼들과 용역회사 직원 수십 명이 8시간 동안 대치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KPGA 사무실 입구에서 벌어졌다.
김학서 회장직무대행 등 현 집행부는 3일 서울 송파구 KPGA 회관에서 정기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안건은 지난 5월 25일 법원으로부터 절차상의 문제로 직무집행정지 처분을 받은 전윤철 회장의 재추대를 위한 총회 소집과 상벌위원회 그리고 KPGA회관 구입이다.
사전 정보를 입수한 KPGA 소속 회원인 100여명의 프로골퍼들은 이사회가 열리기 전인 오전 9시 30분 KPGA회관 건물에 모여 항의 및 이사회 저지를 위해 사무실로 올라갔다. 이중엔 한일골프국가대항전 밀리언야드컵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한국팀의 2년 연속 우승의 주역인 박상현과 강경남도 있었다.
이사회를 저지하려던 프로골퍼들을 맞이한 건 60여명의 건장한 용역회사 직원들이었다. 몸싸움과 폭력사태가 벌어질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었지만 법과 원칙에 의해 문제와 갈등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프로골퍼들로 인해 사태는 진정됐다.
사무실을 봉쇄한 집행부는 이사회를 강행했고, 45년 협회 숙원 사업이라는 KPGA회관 매입 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사회 자체가 불법이었다. 협회 정관에 명시된 이사회 정원 15명 중 김학서 직무대행, 김일수 부회장, 김창헌 전무이사, 조호상 이응기 임상혁 봉태하 김광담 권태영 안치홍 이용희 이사 등 11명이 참석했다. 이인우 선수회 대표는 이사지만 등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용역회사 직원들에 의해 사무실 진입이 봉쇄됐다.
김광담 이사는 "이사회에 출석해 출석부에 서명만 했을 뿐 이사회가 자체도 열리지 않았고 분위기가 이상해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또한, 김일수 부회장 임상혁 봉태하 이사 역시 사무실 밖으로 빠져 나왔다.
11명의 참석 이사 중 4명이 빠져 나와 승인에 필요한 정족수 8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KPGA 집행부는 "전윤철 회장은 직무정지 이인우 선수회 대표는 미등재, 김창민 이사는 사퇴해 이사 정원이 12명이므로 7명만으로 승인이 가능하다."며 KPGA회관 구입 안을 통과 시켰다.
법조경력 20년의 변호사는 "사표를 냈지만 수리가 되지 않은 김창민과 등재가 안된 이인우 선수회 대표도 이사 자격이 있기 때문에 이번 이사회는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무효"라고 말했다.
고병석 회계사는 "민법 제60조 2항에 따라 직무대행자는 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고 건물을 매입할 수 없다."며 "직무대행자인 김학서 등 현 집행부 이사들의 결정은 원천무효"라고 했다.
현 집행부가 매입을 결정한 회관 건물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961번지 소재 마크시티레드는 펀드자금으로 건축된 건물 5동 중 1동으로 상당부분이 미분양 된 것으로 시가 150억이라고 발표했지만 부동산 관계자는 80억 정도가 적정 시세라고 평가했다.
이인우 선수회 대표는 "스폰서들이 대회를 포기하는 마당에 대회 유치는 뒷전인 현 집행부는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강경남 역시 "회관 구입을 하려면 정관에 따라 공청회를 열고 의견을 수렴한 다음 이사회를 거쳐 정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현 집행부는 사무실 진입을 봉쇄하고 날치기로 통과 시켰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하소연 했다.
법조 관계자는 "김학서 직무대행자가 이사회 승인 없이 협회 돈을 인출해 신탁회사에 넣었다면 배임죄가 성립되어 구속될 수 있다. 또한, 사단법인일 경우 신탁회사는 이사회 결의서와 대의원 총회 승인서를 첨부해야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