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절반이 지나고 3게임을 더한 시점에서 승패마진 +13, 3위와 2게임차, 5위와 7게임차.
솔직히 이정도면 가을야구 진출의 8부능선은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선수단은 물론이거니와, 많은 한화팬이 '아직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저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특히 선수단은 그렇게 들뜨지 않고 방심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야구란 것이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기 때문인 것이 첫번째고,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선발과 타격의 하위권 지표 등 미지수인 전력이 두번째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는 너무 긴 암흑기를 거쳐오며 올해도 큰 기대를 안했던 심리때문에
일단 성적을 보수적으로 잡아놓고 있는 것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일종의 설레발을 자제하는 것인데요.
우리보다 먼저 긴 어려움을 겪어봤던 LG, 롯데가
예전 시즌초반 잘나가다가 떨어지는 것을 봐왔기에 더욱 그런것 같습니다.
(두팀은 일단 암흑기를 탈출하고, 가을야구를 맛보았지만, 여전히 우승까지는 가지못하고 있죠.
LG는 1994년 이후 24년동안 못하고 있고, 롯데는 1992년 이후 26년동안 못하고 있고,
우리가 1999년 우승이니까 19년째인데, 두팀보다는 먼저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은 있습니다.)
아무튼, 올시즌 우리팀은 불안요소가 있긴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관리야구가 빛을 보며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부족한 전력에도 뭔가 톱니바퀴가 잘 굴러가고 있으며,
어느정도 운도 따라주고 있는 것 같아 올시즌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이 사실입니다.
이왕 가는김에 내심 2위도 하면 좋겠지만, 일단 가을야구부터.
다만, 부정적인 전망들이 줄어들고, 긍정적인 요소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거의 마지막 트라우마(?)가 있는데, 바로 10년전 경험입니다.
직전 3개년 3위, 2위, 3위하며 기세를 올리고,
2008년 전반기도 2위인가, 3위로 마치면서 호성적을 거둬서,
당연히 올해도 가겠지, 올해는 우승한번 해보는 건가 했는데,
올스타브레이크+베이징올림픽 휴식기 거치며 귀신같이 떨어졌었죠.
리그가 재개되자마자
홈 6연전 1승 5패,
두번째주 1승 5패,
세번째주 2승 4패,
그후 잔여경기 4승2패.
도합 8승16패(-8)
휴식기전에 56승 46패. 승패마진 +10이었던 것이
최종 64승 62패, +2로 마무리.
5할승률은 넘었지만, 4위와 한게임차로 가을야구 탈락.
후반기 들어서자, 베테랑 투수들의 힘이 떨어지고, 젊은 투수들은 기복이 심했으며,
당시 김인식 감독이 어디에서 터질지 나도 모른다고 할 정도로 파괴력이 있었던
중심타선 쿼텟(덕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의 외국인멤버이자,
5툴플레이어로 팀공헌도가 높았던 덕클락의 부상과 부진이 후반기내내 이어졌습니다.
(전반기 22홈런, 후반기 1홈런)
그후 변화하는 패러다임(육성 중시)에 따라가지 못하고,
작년까지 10년째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08년과 2018년. 어떤면에서는 비슷하고, 어떤면에서는 다릅니다.
공교롭게 10년전 베이징올림픽처럼 올해도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습니다.
물론 시대도 바뀌고, 한화 구단 자체도 산전수전 겪으며 쌓인 연륜이 있을 것입니다.
10년전의 경험이 아픈 기억이겠지만,
그래도 가장 기대할 것은 코칭스태프와 베테랑의 경험이 아닐까 합니다.
당시 그 상황을 선수로서 직접 겪었던 송진우, 김태균, 송광민.
당시 은퇴후에도 이글스의 코치 등을 하며 멀리있지 않았던 한용덕, 장종훈.
지금 한화를 이끌고 있는 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당시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아 올해는 부디 끝까지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3년뒤 강팀이 되겠다는 것은 매우 좋은 목표이고, 장기적인 플랜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이지만,
그전에 기회있을때, 가을야구하는 것, 무엇보다 10년 아픔을 치유하는 것.
선수와 팬들의 진정한 행복야구가 다시 시작되는 원년.
꼭 그것이 올해 가을야구 진출로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아주 좋은글이네요^^
욕심부리지 말고 한감독 말처럼 주별 5할 목표로 꾸준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 앞으로 고비가 올텐데... 잘 넘겼으면 합니다.
물흐르는데로 가는 한감독의 힘이 더 나올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꿀같은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베이징 올림픽이 암흑기의 시작이었네요
옛 추억을 떠올리게 끔 하는 글이네요
저도 10년전이 기억이 나네요.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거짓말처럼 몰락..T,T 올해는 다를겁니다!!
대비해서 나쁠건 없죠... 대부분 팬들이 막 붕떠 있진 않을겁니다 야구는 끝까지 해봐야 하는걸 다들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