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일시 - 2009년 4월 26일 오후 2시
면담인사 - 이미경(꿈나무 어린이도서관 지킴이)
한탁영(꿈나무 어린이도서관 지킴이)
면담장소 - 서울 은평구 대조동 214-48
한 아이를 안고 엄마가 책을 읽어줍니다
걷는 아이 손을 잡고 온 아빠가 책을 읽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길에 아이가
친구와 함께 책 속에서 놉니다
온가족이 각자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읽습니다
도서관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만나는 곳입니다
마을도서관은 좋은 책을 가가운 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꿈나무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마을도서관입니다.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은 그야말로 은평구 대조동이라는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꿈을 키우는 공간이다. 동시에 그것은 이 마을에 사는 그 아이들의 어머니들의 꿈이 맺은 결실이기도 하다. 이들의 자발적인 제안과 참여로 이루어진 성과이며 지금도 이들의 온전한 자원봉사로 꾸려지는 도서관이기도 하다. 이 꿈같은 도서관을 찾아가 본다.
딸아이 잘키우려고 사설도서관을 만들려고 나서다
은평구 대조동 마을도서관 꿈나무는 이미경 주부의 개인적인 자녀교육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도서관이 잉태되던 2000년 당시 이미경씨는 개인적으로 자신의 딸아이를 직접 가르쳤다. 그러나 생각했던 것보다는 독서 지도와 일기 지도가 힘들었다. 생각대로 아이 가르치는 것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좋은 책 혼자서 사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인근에 도서관이 하나 있었으면 했다. 그래서 실제로 주변 건물에 임대를 내서 도서관을 만들려고 임대 나와 있는 건물들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역시 임대료가 너무 비쌌다. 도서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자기 집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여 개인적으로 도서관 설립하는 것을 접었다. 마침 신문에 보니 동사무소가 주민의 복지센터로 바뀐다는 것을 알았다.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위원을 하고 있어 다른 어머니에게 이야기하여 그 곳에 도서관을 내 달라고 청원을 하게 되었다. 당시 제출하였던 청원서의 일부이다.
미국 전역에는 3.2Km마다 공공도서관이 인체의 실핏줄처럼 퍼져 있어서 단순히 문화시설이 아니라 미국교육의 터전인 동시에 주민들의 실생활 편의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파리 역시 면적은 서울의 5분의 1도 안되지만 20개 구 전체에 62개의 작은 도서관이 자료를 특화시켜 작은 도서관과 큰 규모의 도서관이 조화롭게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인구 12만명당 한 개의 도서관이 있는 실정입니다. 큰 규모의 공공도서관이 아니라 작은 도서관이 더 많이 설치되어 지식과 정보를 균등하게 공유해야 할 것입니다.
동시에 대조동의 동장님을 직접 찾아가 뵈었다. 동네에 이런 소문이 나면서 동네 아이들도 함께 서명을 해 주었다. 동장님도 좋은 생각이라고 받아들이면서 대조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안건으로 채택되었다. 이들은 만장일치로 도서관 설립에 합의했다.
문제는 도서관을 짓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운영하는 것이냐의 문제였다. 구청에서 운영방안에 대해 묻는 질문에 답을 잘못하면 무산될까 봐 “우리 엄마들이 자원봉사로 해 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2000년 12월에 공식으로 결정되고 새로 대조동 주민자치센터를 지으면서 그 안에 공간을 얻어 2002년 1월에 개관을 하게 되었다.
끝없는 진정으로 마을도서관을 만들어내다
그 때부터 이 꿈나무도서관은 지금까지 어머니들이 완전한 자원봉사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어린이도서관은 주민자치센터 3층에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끔 엘리베이터 사고가 나고 유모차가 올라가기도 힘들었다. 여러 가지 모색이 시도되었다.
2003년도에 기적의 도서관팀이 찾아왔다. 현재의 이 자리가 파출소였는데 통폐합되면서 비어 있었다. 도서관이 이곳으로 이전하면 좋겠다고 했다. 기적의 도서관 자료를 수집해서 구청에 찾아가 직원들을 설득했다. 대조초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사정하기도 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의 소망이 담긴 최장의 엽서(기네스 북이라도 오를 정도로 길었다고 한다)와 모든 학생들이 종이학을 접어서 유치신청서를 만들었다. 그런데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있는데 은평구청에서는 사정이 안된다고 하여 결국 이 시도는 무위로 끝났다.
그러나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과정에서 빈 파출소 자리에 입주해 있던 자유총연맹도 동의를 해서 이 공간을 어린이도서관 이전부지로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또다른 과제로 신축기금을 마련하는 난제가 대두되었다. 어머니들이 공동모금회에 신청을 냈다. 그래서 5천만원의 지원이 결졍되었고 이것을 유력한 근거로 동사무소와 구의회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동네도서관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서울시에서 어린이도서관 짓는 비용과 구청의 예산을 합쳐서 4억 정도 예산으로 건물을 짓게 되었다. 산 너머 산이었다. 이번에는 그 중간에 땅이 재경부 것이라고 해서 그 승인을 받는다고 또 1년 정도 기다려야 했다. 파출소자리에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의 새 건물을 주민들이 가지게 된 것은 2005년에 이르러서였다. 긴 고난의 행군 끝에 일군 마을 어머니들의 승리였다.
어머니들을 상대로 한 도서관학교
법적 위상으로 보면 이 도서관은 주민자치센터 별관으로 운영되는 도서관이다. 도서대출, 반납, 회원관리는 기본업무였다. 보통 전문사서와 풀타임 직원들이 하는 일을 20여명의 30-40대 어머니들이 자원봉사로 모두 수행해 냈다. 이 도서관의 자랑은 무엇보다도 이 어머니들이 열정적으로 만들어가는 신나고 뜻깊은 프로그램에 있다. 가장 잘된 프로그램으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학교도서관활성화사업이었다. 이 활동의 저간의 사정을 이미경 주부로부터 들어보자.
은평구 안에서 좋은 도서관이 많이 만들어지면 좋은데 그게 생각대로 안되었다. 우리가 은평구에서는 유일한 어린이도서관이다. 동사무소 비는 곳마다 공공도서관으로 만들자고 여러 차례 서명도 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가자 그렇다면 이미 있는 도서관이라도 잘 활용해 보자는 운동으로 전환했다. 초중등학교에서는 한 반마다 한명씩의 어머니를 뽑아서 도서관 자원활동을 하게 한다. 매년 한 학교에서 30여명 도서관도우미(명예사서)를 뽑는 것이다. 그런 엄마들이 책을 대출하는 단순업무만 하고 만다. 이 엄마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책과 아이를 연결하는 준사서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그 엄마들을 50명을 모아 18강의 강좌를 했다. 바로 도서관학교가 그것이다. 올해는 찾아가는 도서관학교라고 해서 16개 학교에 이러한 강좌를 하려고 한다.
이렇게 교육과정을 마친 어머니들은 이미 전문적이면서도 열정적인 도서관운동가로 변하곤 했다. 바로 그 엄마들과 함께 학교 운동장이나 교실에서 책잔치 한마당을 진행하기로 했다. <학교에는 책이 있다. 놀이가 있다>라는 타이틀을 붙인 책잔치 한마당이었던 것이다. 바로 어머니 활동가들이 대량으로 배출되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사업을 하니까 어머니들의 보람이 커지고 자신감도 붙기 시작했다. 원래 이 어머니들이 생각한 것은 물론 도서관의 설치와 운영까지였다. 그런데 8년이 지나고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경험과 열정이 쌓이고 그 에너지가 이 도서관을 넘어 지역에 넘쳐 흐르게 되었다. 이미경 주부의 말대로 “조용히 있던 학교도서관을 마구 흔들어놓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적극적으로 도서관문화를 바꾸어놓는 역할을 하게 된 이들은 주민자치박람회에서 우수 프로그램으로 상도 받았고 작년에는 은평대상도 받았다.
끝없는 프로그램 - <아시아를품은마을대조동> 프로젝트
다문화사업은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이 진행한 또다른 우수 프로그램이었다. 한 엄마가 주민자치센터 한글교육보조교사로 일하면서 이 일은 시작되었다. 은평구에는 이주민 여성이 5천여명 된다고 한다. 그들 가운데 수강하는 이주민 여성들이 한글학교가 재미없다고 해서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어볼 궁리를 했다. 결론은 문화적으로 접근해보자고 것이었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는 제목을 붙였. 그냥 일방적인 한글교육이 아니라 중간에 요리도 하고 이야기도 많이 들어주고 노래도 하는 콘텐츠로 구성되었다. 처음에는 10여명 출석하다가 나중에는 20여명이 되었다. 올해도 계속 진행해달라고 해서 올해는 마을의제사업으로 하게 되었다. 대조동 주민 모두가 받아주어야 이 분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하게 된다고 설득해서 <아시아를품은마을대조동>이라는 제목으로 하게 되었다.
여성이주민들 외에도 <함께가는아시아여행>이라고 하여 어린이프로그램도 마련하였다. 일종의 엄마 나라 알아보기 프로그램이었다. 이 과정을 통하여 우리나라 아이들과 이주민아이들이 함께 아시아의 문화와 특성을 알아보게 된다. <우리는지구촌시민>이라는 지역축제를 10월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 행사의 가장 큰 의미는 주민자치위원을 대상으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교육을 하게 된 점이다. 주민자치위원들이 다문화사회에 대한 자신들의 역할을 느끼게 해 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주민들을 믿어라
- 1년마다 바뀌는 동사무소 직원
물론 애로도 많았다. 무엇이 자원봉사를 하는 이 열정적인 주부들에게 최고의 어려운 점이었는지 물어보았다. 기다렸다는 듯이 이들의 대답이 줄줄 나왔다.
지난 8년동안 일하는데 동사무소 직원이 1년마다 바뀌더라. 설명해서 이해시키는데 3개월, 이들과 계획 세우는데 3개월, 담당 공무원이 이제 우리 사업이 이런 것이구나 이해하면 바뀌더라. 이래 가지고는 꿈나무가 가진 프로그램이 제대로 운영이 되기 힘들다. 적어도 2년 내지 3년은 이런 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책잔치를 잘했다고 하면 딴데로 가 버리더라. 좋은 성과로 드러나면 좋다고 하는 감사과, 총무과로 승진해 가더라. 남아있는 사람, 새롭게 온 사람으로 또다시 시작해야 하니 힘이 빠진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는데 지원은 커녕 늘 딴지만 거는 공직자들의 관료적 발상이 이들에게는 참으로 의아스럽게 보였다.
공무원들의 주민들의 활동에 대한 이해가 많이 떨어진다. 늘 이것을 지원해도 될까 하면서 몸을 사리더라. 첫번째 사례로 하는 것에 대해 책임지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한다. 두 번째 사례가 되면 지원하겠다는 태도이다. 저희처럼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가지고 하는 사람들을 힘들어한다. 1년 지나고 나면 그것이 의미 있는데 지원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나중에 전화를 해 온다. 주민들의 활동이 이 지역사회를 바꾸는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동시에 공무원교육에 지역의 좋은 사업과 리더들의 활동에 적극적인 협조를 하도록 반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의 <함께가는아시아> 프로그램에서는 아시아 여성들이 강사로 나서는데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확인을 요청해 일이 지연되었다. 한국인여성이 바로 결합해 두 명이 강사로 나서는데 주민자치프로그램에 두명이 강사가 되는 사례는 없었다고 하면서 그 규정을 확인하는데 6개월은 걸렸다. 조심스러운 절차상의 확인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 기저에는 사례가 없는데 해도 될까 하는 두려움이 역연하게 보였다. 다른 동에서 추진했던 사례를 확인하고서야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타 사례가 있지 않는 한 먼저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8년이나 된 은평 유일의 어린이 도서관을 모르다니!
-중학교 진학 학생들로 구성된 기자단 이야기
이미경 주부는 또다른 황당한 사례를 경험해야 했다. 은평구 가정복지과에서 전화가 왔다고 한다. “청소년프로그램을 하고 싶은데 아이디어가 있느냐”고 물어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꿈나무어린이도서관을 처음 들어보았다고 했다. 같은 구에서 8년이나 된 도서관, 아니 유일한 어린이도서관을 그 지역 공무원이 모르다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디에 그가 있었단 말인가.
그러나 결과는 좋았다. 왜냐 하면 이 전화 하나로 100만원의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원래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교 6학년이 중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이 10여명 있었다. 졸업하는 이 아이들을 해체시킬 수가 없어 이 어머니들이 기자단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물론 아이들로서는 기자단이라는 이름을 듣고 두려움을 가졌다. 그러나 이 도서관에서 서로 만나 보니 서로 행복했다고 한다.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100가지>를 서로 써 보았다. 김치붙침개를 부쳐먹고 싶었다는 이야기부터 작은 이야기들이 많이 들어 있었다. 이런 청소년 동아리를 지원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원하는 단체티도 만들고 소풍도 가고 프로그램을 신청해 100만원을 지원받게 되었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고 그것을 중간에서 성사시킨 어머니들도 행복했다.
먹거리나눔사업으로 공동체기업 설립을 꿈꾼다
8년여 도서관활동에 집중하면서 어머니들끼리 아주 친해진 것은 물론이다. 이제 이 어머니들의 아이들도 컸다. 특히 이미경 주부의 아이들도 이미 고등학생이 되었다. 그래서 이 마을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 보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즉 공동체 창업을 준비중이다. 엄마들끼리 워크즈콜렉티브(일본의 주부들이 만드는 종업원지주회사)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청소년들을 위한 먹거리 기업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역생협과 함께 유기농으로 된 도시락을 만들려고 한다. 학원에서 아이들이 먹는 것이 삼각김밥인데 형편이 없다는 것이다. 엄마 중의 한분은 영양빵 특허를 얻은 분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려는 엄마 10명이 공동으로 투자를 해서 매장도 내고 일자리도 만들려는 것이다. 이미경 주부는 엄마들의 열정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 봉사하는 엄마들이 26명이다. 은평에서 어머니로서 살면서 할 수 있는 사업이 너무 너무 많다. 도시락가게, 반찬가게만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맥도날드 먹지 말라고 하면서 어른들인 우리가 다시 맥도날드에서 커피 마시게 된다. 그러니 우리가 대안적 카페도 만들어야겠더라. 이렇게 보면 할 일이 너무 많다.
위대한 주부 마을활동가의 탄생
이 어머니들의 열정은 무엇보다도 자원활동가들의 봉사정신에서 비롯된다. 자원봉사센터에서 나오는, 네시간 근무에 급양비 명목으로 주는 5천원 가지고, 그것을 모아서 월 40-50만원 만든다. 그래서 그것으로 이 도서관 운영에 따르는 회의비, 프로그램진행비 등으로 사용한다. 한푼 한푼을 절약하여 다시 이 도서관의 운영비로 쏟아붓는 것이다. 너무 대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쉽지는 않았다. 자원봉사가 처음부터 몸에 베어 있지는 않았다. 남편이 반대한다, 시간이 없다고들 하였다. 가끔 예고도 없이 약속한 시간에 나오지 않는 어머니들이 많아 몇몇 열성적인 어머니들은 늘 비상대기조로 있어야 했다. 이렇게 어머니들이 모두 다 열심히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열심히 할 수 있는 어머니들로 다섯명의 운영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중에 네명의 운영위원이 그만두게 되었다. 하늘이 노랬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엄마들이 그만두겠다니 진심으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너무 절망이어서 며칠간 자리에 누워있었다. 사람들 때문에 내가 무너지고 말았다.”
그러나 물러서지 안았다. 이미경 주부는 다시 일어섰다. 이렇게 힘들어진 이유를 분석해 보았다. 그것은 조직이 분리되고 이원화되어 있었던 탓이었다. 운영위원들이 정보를 독점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래서 참여하는 모든 주부들이 다함께 다시 시작했다. 총무가 모두 불러서 밥을 먹고 함께 담소도 나누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저절로 운영위원회가 저절로 조직되었다. 엄마들과 계속 다양한 만남을 하고 만족도가 높아가니까 저절로 되더라는 것이다. 몇 사람이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삶과 하나가 되니까 모두가 행복해지고 도서관도 잘 되어가더라는 것이다. 이미경주부가 처했던 당시의 개인상황을 보면 우리는 그녀가 보통의 지역활동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시 나는 세 번째 아이를 임신했다. 주변에서는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세 아이를 두고는 계속하지 못할 것이라고들 했다. 그러나 아이를 지우면서까지 내가 활동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출산후에는 도서관에 그 아이를 갖다 두고 근무했다. 우리 아빠가 아이를 먼지 속에 두었으니 아토피가 생겼다고 힐난도 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모두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한 때는 그녀도 도서관 그만두겠다고 일산으로 이사를 갔다. 하루 종일 몰두를 하니까 보이는 틈이 많았다. 다른 자원봉사자에 대한 요구도 많아지고 스스로 힘들어졌다. 그 당시는 잘 할려고만 했다. 그러나 보니 자신과 다른 사람이 함께 피곤해진 것이다.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고 남편직장도 있어 거리를 두어야 하겠다고 생각해서 일산으로 그녀는 이사를 갔다. 그러나 결국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났다. 이미경 주부는 다시 대조동에 돌아왔고 다시 이 어린이도서관의 대표가 되었다.
지금은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내가 그만큼 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정신의 성장이 이 도서관이 준 최고의 선물이다.
그녀가 성장하면서 마을도 성장했다. 그녀를 바라보며 대한민국 한 구석에서 희망의 샘이 콸콸 솟아나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화창하고 즐거운 봄날이다.
첫댓글 준비했던 말들이 있었는데 하지 못했어요.. 인터뷰도 아쉽고 사진은 더 아쉽네 좀 다 이쁘게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달랑 들고 앉은 기분이네요^^ 도서관 초창기 멤버님들 그동안 애 많이 쓰셨습니다. 이 일을 하면서 쏟아낸 눈물은 꿈나무가 있음으로해서 세상이 조금은 더 살만해졌다는 것으로 보상받으실 수 있을까요?
저야 말로 할말이 없는데요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드네요 열심히 하지도 못하고 도움도 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말이죠 ....이런 고생들을 하신 분들이 계신 덕에 이 동네 아이들은 행복 할겁니다....전 늘 그게 부러웠답니다 그보다 더 큰 보람은없지 않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