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2일 알마티 카자흐스탄 국립 고려극장에서는 경남 함양문화예수회관 상주단체인 전문예술법인 극단 현장의 창작극 '강목발이'(이미경 작.고능석 연출)가 초청 공연되었다. 이 작품은 제 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금상과 희곡상(임미경), 최우수연기상(최동석) 등 수상한 작품이다.
이 공연을 위해 최동석 주연 배우 등 출연배우들과 고능석 극단 '현장'대표, 정대경 한국연극협회이사장이 알마티를 방문하였다.
'강목발이'는 경상남도 진주 남강 주변에 전해져 오는 전설적인 영웅 '강목발이'의 설화를 소재로 하여 백정집안의 세대간 갈등과 삶의 애환을 악령과 저승사자들을 등장시키고 원혼을 달래는 살풀이 의식과 소를 도축하는 전통의식을 결합하여 흥미 있게 구성한 작품이다.
대대로 '백정'집안이 받았던 차별의 굴레를 벗어나려던 아버지는 고학력임에도 불구하고 그 굴레를 벗지 못하고 결혼도 못한 채 가업을 이어 나가며 살고 있다. 허락받지 못한 인연으로 아들만 남기고 첫사랑의 여인과는 함께 살지 못하는데, 그 아들은 '원혼'이 씌워진 탓인지 노름과 술로 막삶을 살고 있다. 이런 생활 중에 도시 개발과 함께 조상 대대로 살던 집을 수용 당하고 떠나야 하는 위기 상황이 펼쳐진다. 이 과정에서 아들과 아버지 그리고 토지 수용 브로커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 되면서 원혼으로 구천을 헤매던 '강목발이'의 혼령이 본 모습을 드러내고 '강목발이'를 기다리던 저승사자들은 '강목발이'의 원혼을 구천으로 인도하고 그 과정이 전통적인 도축의식과 결합한 원혼 씻김굿의 양식으로 축제처럼 마무리된다.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구수한 사투리 그리고 전통적 도축의식을 통해 조상들의 생명 존중사상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었다. 또한 저승사자들과 집터와 식구들의 안위를 지켜 준다는 두꺼비를 등장시켜 한국 전통의 무속적인 풍습도 친근하게 표현해 냈다.
22일 관람객 대부분은 고려사람들이라 사투리가 섞인 대사를 전부 이해 하지는 못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의상 그리고 동작들을 통해서 내용에 접근하고 전통 풍습에 대한 기억을 새기는 자리가 되었을 것이다.
이날 공연은 홍보가 부족하여 전승민 주알마티총영사 부부와 일부 한인들만이 고려인들과 함께 관람하였다. 알마티에서 한국극단의 공연을 감상할 기회를 놓친 한인들은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한편 카자흐국립고려극장의 작품 '여배우'(연출 김옐레나)가 제 1회 대한민국연극제 서울페스티벌에 초청되어 9월7일~8일 동숭아트센터 동승홀에서 공연 되었었다.
출처 : 카자흐스탄 한인신문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