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암산 자연휴양림 더늠길 겨울산행
이 광 로
삶의 흔적 따라 영혼 깨우는 제암산 자연휴양림 더늠길의 속삭임
더늠길은 판소리에 나오는 명창들이 자신의 장기로 부르는 대목으로
제암산 중턱까지 데크산악길 5050미터, 대산호수 수변데크길 690미터
자연과 소통하는 제암산 중턱까지 행복한 발걸음과 휴식 같은 산책
너와 나는 함께여서 아름다워라
더러는 앞서거니 더러는 뒤따르거니
그러다 서로 마주보며 걷는 산행 길
나직나직 주고받는 마음과 마음 한 빛깔이어라
영하의 고단한 기침소리에 발가벗은 나목의 고요한 묵상
나이테를 그을수록 차갑게 식어 가는 소망의 언저리
천사의 걸음걸음 소롯이 내려 송이송이 피어나는
겨울꽃은 진정 내일을 꿈꾸는 축복이어라
은빛 여울 팔랑이는 차가운 대산저수지 둘레길의 멋진풍광
참으로 맑은 물살 참으로 고운 물살
데크길 굽이를 돌아설 적마다 생명의 시원처럼 고요하고 아늑하다
새롭게 변신하는 호수의 풍광이 정감넘치는 사랑의 융단일세
더늠길을 걸으며 보성의 역사인물 선비 안방준을 만나며
삼나무 숲과 고로쇠나무의 군락지인 청춘의 광장을 지나고
산자수려한 제암산의 경치를 즐기고 깨끗한 공기, 맑은 물소리
산새소리를 들으며 인연의 광장에서 피톤치드 향 좋은 기운을 느끼며
아! 이 겨울을 누가 서러움의 계절이라고 했는가
이제 겨울산 고즈넉한 겨울운치 속에 잔기침하고 있다
야윈 제암산의 어깨 위에 산새 몇 마리 저희끼리 놀다 가고
흐르는 것이 생명이라고 정령 흐르는 것이 인생이라고
솔바람에 구름 쫓기듯 알몸 드러낸 제암산 자연휴양림 편백숲길
행복고도 500미터 지점에 보이지 않는 엔도르핀이 번개를 치고
피톤치드의 향이 온몸을 휘감는 고요함이 머무는 생명의 숲길
차가움과 해맑은 미소를 지닌 그 알싸한 편백나무 숲길을 걷는다
제암산 정상 임금바위가 가장 잘 보이는 전망의 광장에서
그 주변에 있는 형제바위, 병풍바위, 요강바위 기암괴석들이
은빛물결로 출렁이는 억새밭에 파묻혀서 몽환의 발레춤이 되어
서러운 한숨소리 억새의 울음소리 온 산천을 이명으로 떠다니고
하늬바람이 세차게 불면 그리움이 우수수 떨어진다
지저귀는 새소리에 놀라 쏟아지는 낙엽비에 갈색추억 새기고
눈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 추억으로
나의 빈 가슴엔 그리움이 벌레 울음소리를 낸다
삶의 기쁨은 누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스스르 가꾸어 가는 기쁨인 것을
너는 나로 인하여 새로운 나무가 되었고
나는 너로 인하여 더 푸른 나무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