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의 절반을 넘는 산지율 아니랄까봐 가는 곳마다 내 시선 끄트머리엔
녹색 산이 펼쳐지고 그 녹색 산 앞엔 어김없이 논과 밭이 있었다.
그것도 산보다 더 연하거나 짙은 때깔 고운 녹색 물결의 전답이.
예나 지금이나 함구무언으로 한국의 곡창지대임을 호남의 들판은 말해주고 있었다.
와~~ 곱다~
시야를 꽉 채운 녹색 향연을 바라보며 경탄해 마지않는 나.
그 녹색의 거대한 정원 속에 알록달록 빨갛고 파란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귀엽게 모여있는 민가들.
민가들 사이사이로 난 길을 달리는데 느닷없이 물씬 풍기는 갯내음.
'바다도 안 보이는데 갯냄새가 나네~'
웅얼거리자마자 눈 앞에 쳘쳐지는 드넓고 파아란 바다.
푸르디 푸른 망망대해가 눈에 들어오자, 바다의 넓고 넓은 마음에 비례해,
웅크리고 있던 자그마한 욕심 보따리가 슬슬 풀리더니,
도심 속 도로변에서 너울거리는 홍보용 커다란 비닐 인형처럼 부풀어진다.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섬과 섬을 잇는 대교를 건너가보고 싶은 욕구 보따리.
그리하야, 죽도에서 고금도로 조약도로, 고금대교를 넘고 약산대교를 넘고
구비구비 돌아, 가사 해수욕장까지.
거기에 그쳤으면 욕심보따리 크지 않지~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도 좋고,
하고 죽은 귀신은 한도 없대서 '일주도로' 안내 표지판을 따라 돌고 돌았던 것.
안 돌았음 후회할 뻔 했으~
오롯이 앉아있는 섬 하나를 둥싯하게 감싸고 있는 또 하나의 섬과
그 앞에 찍혀있는 점 같은 새끼섬.
우리 가족 마냥, 삼각형 구도의 섬 뒤로 아스라히 바라다보이는
섬과 섬의 봉우리께에 걸쳐져있는 하얀 아침 안개 실루엣.
와!!
꼬마차에서 내려 넋을 잃고 바라보는 나와 카메라 셔터를 열심히 눌러대는 산적.
바다에 인접한 바닷가가 아닌 언덕배기를 통과하는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기막힌 광경.
옛부터 구미 열강들이 침 흘릴만한 고국의 아름다운 산천.
어느 나라를 간들 이런 경관을 볼 수 있으랴~
어떤 화가인들 이런 풍광을 담아낼 수 있으랴~
말 그대로 섬이 많아 다도해인 남해안의 빼어난 풍모를 외국인에게 알릴수만 있다면~
등하불명이라고 탁상공론식 지역개발 푸후~
그건 그렇고~
씻을 곳을 찾아야겠는데 워쩐디야~
걱정하던 우려 대신 로또 복권 당첨~
큭~
(다음에...)
첫댓글 출발이 좋습니다... 더위에 건강도 챙기시구요 ... 파이팅!!
집 보다 좋기야 하겠습니까만은,,,멋진 여행 되십시오^^
글솜씨가 참 좋네요.^^*넘 부럽습니다. 기름값이 싸면 옆지기를 졸라볼만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