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다닌다고 하면서도 가 본 산은 많지 않다.
나의 산걸음은 대간이니 명산이니 또는 계절에 따라 주제산행을 하는 것도 아니다.
가능하면 차를 타지 않고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산을 걷고 싶다.
한글날을 포함하여 사흘의 연휴 동안 외국연수 중 방을 같이 썼던 강선생님의 안내로 운장산을 가기로 한다.
운장산행 후 전북 여행을 하려고 차를 가지고 나가는데 바보는 불참한다.
고속도로를 따라 전주의 차량등록사업소 앞에서 기다리고 계신 강 선생님을
10시가 넘어서야 만난다.
넓게 뚫린 도로를 가다 고산으로 빠진다.
꾸불꾸불 대아저수지를 지나 동상휴게소에 주차한다.
바람이 쌀랑하다.
강선생님의 걸음이 느리니 숨가뿐 나도 허걱대지 않고 따라가기 좋다.
바로 수길로 들어서더니 계속 오르막이다.
중간에 가래떡을 먹으며 한 번 쉬고 고개를 지나
칠성대에 이르니 12시가 다 되어 간다.
열린 전망을 본다.
대둔산의 하얀 바위 위에 '산'이 잠자는 곳이 있을텐데,
내일 저녁엔 그의 옆에 텐트를 칠까???
간식도 먹은지라 정상쪽을 향해 다시 걷는다.
운장대 정상을 지나서 더 가 본다.
더 높은 동봉이라고 읽었는데 표시도 없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내려오다 바위 끝 풀밭에서 점심을 먹는다.
난 작은 사과밖에 없는데, 그 분은 김밥에 추석날의 전에 막걸리도 두병을 짊어지고 오셨다.
괜히 죄송하다.
다시 운장대 칠성대 아래르르 지나 천천히 내려온다.
천미터가 넘는다지만 한참 오른 동상에서 출발해 하루를 산에서 지낸다.
여유가 있다. 차량등록소로 돌아와 그분의 차를 따라 백령도횟집에 가 저녁을 먹는다.
전주이시 후손인 남자 주인 이준은 나랑 갑장잉다.
같이 어울려 술을 마시고 밤길을 헤맨다.
첫댓글 대단합니다. 즐거운시간 되었겠네요. 두분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