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에 있는 저희 선조집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상량문을 발견하였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된 유연당이라는 건물입니다. 아버님과 제가 고심을 하며 번역을 하였습니다.
자료로 쓰기 위해 올려 둡니다.
上樑文
伏以世道之升降有數幾度舊亭之移遷 後孫之瞻慕攸同 重見新構之突兀 冀不墜於先烈 詎敢侈于前規
恭惟我先祖悠然堂先生 氷蘖淸操 林泉雅韻 學問由於心得 尙友千載高風 施措止于郡治 會値一家之休運
삼가 생각건대 세도의 오르고 내림은 운수가 있어 몇 번이나 옛정자를 옮겼으나 후손들이 우러러
사모함은 같은 바입니다. 다시 새로 지은 집이 우뚝함은 바라건대 선열에 떨어지지 아니함을 바램이지
어찌 감히 전일의 규모보다 사치함이리오. 공경히 생각하니 우리 유연당선생은 얼음같이 맑은 지조와
임천의 높은 운치, 자득한 학문으로 천년 ...고풍을 벗하셨습니다. 벼슬은 고을을 다스림에 그쳤으나
가문이 아름다운 운수를 만난 것입니다.
宅邊陶公五柳 庭下荀氏八龍 擅得剛州一境之名區 特揭悠然二字之華扁 馹騎穿巷漢相之講契深敦
瓊軸題楣華帥之托意惟遠 鵝亭落日痛矣年壽之遽催 龜峀晴嵐凄然景物之留助
制夾室而起處忘翁之孝思純深 集諸記而識言鶴祖之文辭簡重
집가에는 도연명의 풍류를 사랑하여 버드나무를 심고, 뜰에는 순씨팔룡 같은 여덟자제를
두시고 영주의 한 곳 좋은 땅을 점유하여 특별히 유연이란 두 글자 아름다운 편액을 걸었습니다.
돈독한 한음 재상의 강계가 역마를 타고 골목을 달려오고, 탁의가 심원한 명나라 장수의 화려한
시축이 처마에 걸렸습니다. 환아정 지는 해는 슬프게도 연수를 재촉하고 구산의 이내는 처연하게
경치를 돕습니다. 협실을 지어 기거한 망와공의 효성이 순수하고 깊음이며, 여러 기문을 모아 말을 기
록한 학사조의 글은 간결하고 진중합니다.
粤遭沙水之變易 遂致基址之淪沉 諸孫散居北于梧而南于美 異境難占 始於城而終於沙 闔門輸誠 相地經理
韋家花樹幸有時會之筵 甄氏園林便成世守之業 乃於國家翻覆之會 忍作州吏詞訟之場 移卜數兮墟儒賢之芬
躅尙在 穹蕯卄架屋亭觀之體制未成 況復風雨之侵尋 久患楹桷之頹圮 每於齊會之席 常切周爰之咨
지난 번 사천 홍수의 변고를 만나서 마침내 집터가 물에 잠기고 가라앉았습니다. 여러 후손들이 흩어져
삶에 북쪽에는 오록이요 남쪽에는 미동입니다. 다른 지역에 와서 점하기 어려워 구성에서 시작하여
사천으로 옮겼습니다. 온 문중이 정성을 들여 터를 보아서 경리하였습니다. 위씨의 화수회처럼 다행히
모이는 자리가 있어서 견씨의 원림같이 문득 대대로 수호할 사업 이루었습니다. 이에 국가가 번복함을
만났으나 차마 고을 관리들과 송사하는 자리를 만들겠습니까. 점하여 옮겼던 두어터에는 유현의 향기로운
자취가 남아 있는데 궁륭형의 몇십개 세운 집은 정자로 보기에는 체제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물며 다시
풍우의 침심으로 기둥과 서까래가 썩고 무너져 오랫동안 근심하였습니다. 매양 모이는 자리마다 항상
두루 물어서 절박하였습니다.
遂卜日而拓基 乃召匠而計事 當室少變舊制更添一架而成窩 營葺多用新材殆過半萬之工費
群巒環擁雖欠南山之直前 曠野平臨依然二水之橫帶
드디어 날을 받아 터를 닦아 이에 목수를 불러 일을 도모했습니다. 당실은 옛날보다 조금 변경하여
다시 한 칸을 더하여 집을 이루었고 집을 짓는 데 새 재목을 많이 써서 반만 냥 넘게 공사비가 들었습니다.
여러 산봉우리가 둘러있어 남산이 바로 앞에 있는 것만 못하지만 넓은 들이 평평하게 다다라 있고
두 갈래 물이 의연히 비껴서 둘렀습니다.
任事殫其誠力董之威之 洞里助其勞勤壯者少者 及玆民事之少暇 不計貲用之多艱 欀題出雲
怳如勝地之高聳 牕櫳耀日庶幾先靈之來臨
유사는 성력을 다해 감독하고 독려했습니다. 동리에서는 노소가 그 노력을 부지런히 도왔습니다.
농사일의 조그만 여가를 맞아서 비용의 많고 고생스러움을 생각지 않았습니다. 서까래가 구름에
솟아니니 황홀하기가 승지에 높이 솟은 것 같고 ,창문에 해가 빛나니 선조의 영령이 강림하신 것 같습니다.
成而毁毁而成若有造化之陰相 昔猶今今猶昔詎非種積之餘休 振綿力而
圖成實由冑嗣之克幹 閱數朔而告就亦賴諸昆之同心 幾年費了經營 一朝見此輪煥
豈徒亭舍廢興之有繫 實由家祚 替隆之是關 聊陳偉詞 庸助欐擧
이루었다가 허물어지고 ,허물어졌다가 이루니 조물주의 도움이 있는 것 같고, 옛날이 지금 같고
지금이 옛날 같으니 누가 덕을 심어 쌓은 아름다움이라 아니하겠습니까. 힘을 다하여 이루었으니
실로 종손의 일 처리가 능한 때문이고, 몇 달을 지내 낙성을 고하니 또한 여러 후손들의 동심을
힘입었습니다. 몇 해를 애써 경영한 것이 하루아침에 이 밝음을 보았습니다. 어찌 한갓 정자의
폐하고 흥함에 달려 있겠습니까. 실은 가운의 쇠퇴하고 융성함이 여기에 말미암기 때문입니다.
이에 아량사를 지어서 대들보 듦을 돕고자 합니다.
兒郞偉
抛樑東 一派洙川道脈通 八棣當年培養地 至今南國頌儒風
兒郞偉
抛樑南 鶴峀凌空翠染藍 緬想悠然當日趣 高風千古與之參
兒郞偉
抛樑西 鷗社荒墟夕照低 盛代豆籩虔奉地 衿紳行過尙悄悽
兒郞偉
抛樑北 鐵嶽崔嵬連斗極 瑞運何時鍾得來 挺生吉士楨王國
어영차
들보를 동쪽으로 던지니,
한 갈래 사수물이 도맥과 통하였네.
팔형제분 당년에 자라던 땅이라,
지금 남국에서는 유풍을 찬양하는도다.
어영차
들보를 남쪽으로 던지니
학가산 높이 솟아 쪽물을 들인 듯,
유연선조 당일 지취를 생각하니,
천고의 고풍이 느껴지도다.
어영차
들보를 서쪽으로 던지니,
구호서원 황폐한 터에 석양이 지네.
옛날 제사지내며 공경히 모시던 터라,
선비들 지나가며 아직도 슬퍼하네.
어영차
들보를 북쪽으로 던지니
철탄산 높이 솟아 북두성에 닿았고,
좋은 운수가 언제부터 왔는지,
빼어난 선비들이 나라를 도우도다.
兒郞偉
抛樑上 眼底畇畇稻野廣 處處田歌相後前 卽看斯世太平象
兒郞偉
抛樑下 繞礎寒泉流晝夜 體得如斯不息工 敦詩講禮春而夏
어영차
들보를 위로 던지니,
눈 아래 잘 닦은 볏논이 넓도다.
곳곳에 농가가 앞뒤에서 화답하니
이제보니 지금이야 태평시대로다.
어영차
들보를 아래로 던지니
주초가에 한천이 밤낮으로 흐르도다.
이와같이 체득하여 쉬지말고 공부하여,
봄에서 여름으로 시서예절을 익히세.
伏願上樑之後 地道助順 家運泰回 如金如錫如璧如珪彬彬多需世之良俊
維忠維孝維悌維信斤斤守古雅之遺風 豈亶美於莊修 實有望於承襲 自今伊始 於古有光
업드려 원하건데 상랑을 한 뒤에 땅의 도가 순조롭고, 가운이 편안하여져서,금같고 주석같고 벽옥같고
서옥같이 잘 갖추어진 세상에 이바지할 준재가 많이나서, 오직 충성하고 효도하고 우애하고 믿음을
밝게 살펴서 옛날의 바른 유풍을 지키게하소서. 어찌 집단장을 아름답게 하는데만 전심하겠습니까.
실상은 선업을 이어받기를 바라고자 함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하여 옛날의 일이 빛나게 하옵소서.
崇禎紀元後五丙寅(1926)三月二十二日卯時上樑
十一代孫世洛 謹撰
十二代孫灝秉 書
都監 嗣孫昌燮
有司 仁洛 秉濟 櫶 履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