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 박물관 (許浚博物館)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병을 고쳤을까?
소재지 | 서울시 강서구 허준로 87 |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추석 연휴 |
사이트 | www.heojun.seoul.kr |
이용 시간 | 10:00~18:00(주말, 공휴일, 동절기는 한 시간 단축 운영) |
목차
1. 허준의 고향에 세워진 박물관
2. 박물관 곳곳에 숨은 건강을 기원하는 상징들
3.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
4. 약재도 갈고 한약도 짜며 꼬마 한의사가 되어보는 시간!
5.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춘 해설, '어린이 도슨트'
6. 서울의 유일한 향교 '양천향교'와 진경산수화를 만날 수 있는 '겸재정선기념관'
7. 생각 발산하기
┗ 의녀는 지금의 간호사였나요?
병원놀이 중인 아이가 청진기 대신 손목을 잡아끌어 진맥한다면, 이것은 분명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허준 선생의 영향일 터이다. 그렇다면 아이 눈높이에서 한의학의 세계를 설명하고 명의의 꿈을 키워줄 허준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허준의 고향에 세워진 박물관
허준박물관은 『동의보감(東醫寶鑑)』을 편찬한 구암(龜巖) 허준의 업적을 기린 한국 최초의 한의학 전문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한의학을 배우고 허준이 집필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동의보감』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옥상 정원에 마련된 약초원에서 100여 종의 약초를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자연생태학습과 한의학을 접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박물관이다.
강서구 허준로에 위치한 허준박물관은 허준 선생의 출생지와 관련이 깊다. 강서구의 옛 지명인 양천은 허준의 고향이며, 허준이 14년에 걸쳐 완성한 『동의보감』의 70%를 박물관 뒤 허가바위 아래에서 집필했다고 알려졌다.
박물관 곳곳에 숨은 건강을 기원하는 상징들
무인발권기로 입장권을 발권하고 2층 로비로 들어서면, 귀여운 의관과 의녀 모습의 방문스탬프와 함께 조선시대 양천 고을 미니어처가 눈에 띈다. 잠시 고개를 들어 천장에 매달린 수십 개의 원통을 바라보자. 일명 '흡음통'이라 불리는 이 원통은 박물관 내 소리를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대롱대롱 매달린 원통은 과거 한의원에 매달아 놓은 약재를 떠올리게 한다. 박물관 곳곳에 숨은 뜻을 발견하는 재미다. 그 아래 벽을 보면 한자 목숨 '수'(壽)와 복 '복'(福)을 새긴 타일 100개가 있다. 장수와 행운을 기원하는 '백수백복도'(白壽百福圖)인데 그 모양이 모두 다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동의보감』
본전실은 3층에 있다. 영역에 따라 여섯 개 전시실로 세분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허준의 초상화다. 초상화 속 허준은 집념이 강하고 강직한 인상을 풍긴다. 30여 년 전 최광수 한의사가 그린 원본을 확대해 도자기 타일로 만든 것인데 국가에서 지정한 다섯 점의 허준 초상화 가운데, 두 점이 허준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허준기념실에는 허준 관련 유물과 『동의보감』 목활자본 제작 과정 및 집필 모형, 허준의 저서와 한의학 관련 고서적, 의관과 의녀들의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다.
이어진 전시실에는 『동의보감』의 구성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해놓았다. 동의보감은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탕액편, 침구편 등 다섯 개의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질병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잡병편이 열한 권으로 가장 많다. 『동의보감』 목판과 함께 전시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인증서도 함께 확인해보자.
국내에 남아 있는 『동의보감』 초간본인 목활자본은 전본이 드물어 그 가치가 높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태백산 사고 소장본이 보물 제1085호로 지정되어 있다.
'약초·약재 전시실'에는 감국, 강황, 인동, 생강나무 등 『동의보감』에 수록된 약초와 약재, 처방별 약재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아이들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주요 약재의 분류와 효능, 약초에 담긴 전설 등을 재미있게 확인해볼 수 있다.
'동양의학의 보배로운 거울'이란 뜻인 『동의보감』은 선조임금의 병과 건강을 돌보는 어의였던 허준이 집대성한 의학 서적이다. 선조의 명을 받아 중국과 우리나라 의학서적 180종을 하나로 모아, 광해군 5년(1613)에 초판을 간행했다. 총 25권 25책이 목판본으로 발행되었다.
『동의보감』은 특히 1212종의 약재에 대한 자료와 4497종의 처방을 수록했으며, 일반 백성이 우리 약재를 쉽게 알 수 있도록 637개의 약재 이름을 한글로 표기했다. 『동의보감』은 중국 일본, 대만 등에서 수십 차례 간행되어 우리 의학의 세계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
약재도 갈고 한약도 짜며 꼬마 한의사가 되어보는 시간!
의약기기실'에는 약초를 캐는 채약 도구, 약재를 가루로 빻는 기구인 약연기, 약을 만드는 제약기 등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주요 의약 기구를 실물로 확인할 수 있다. TV 사극 〈허준〉이나 역사드라마에 등장하는 장면들을 떠올리며, 기구의 쓰임새를 유추해보는 것도 좋겠다. 바로 옆으로 전통 제약기를 이용한 '약갈기 체험실'이 있다. 아이들과 함께 직접 한약 냄새를 맡으며 전통 약재를 갈아보는 체험도 꼭 해보자. 이 밖에도 체험공간실에서는 혈압도 측정해보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약재를 포장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다. 오장육부 등 인체의 내부를 보여주는 그림을 〈신형장부도〉라고 하는데 터치스크린으로 궁금한 부위를 눌러보면 상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볼거리는 조선시대 왕실 의료기관인 내의원과 일반 백성들의 의료기관인 한의원 전경을 복원한 '내의원·한의원실'이다. 재현된 모형을 통해 과거 의료기관들의 모습을 짐작해볼 수 있다.
박물관 옥상에는 옥상 정원과 약초원이 마련되어 있다. 서울시에서 '우수조망점'으로 선정된 명소로 한강 너머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약초원에는 부채꽃, 수호초 등 100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약용 식물 위주로 조성되어 봄과 여름, 가을 자연학습장으로 더할 나위 없다.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춘 해설, '어린이 도슨트'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와 함께 박물관을 찾았다면 '어린이·학생 도슨트'와의 만남을 기대해봄 직하다. 박물관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으로 구성된 40여 명의 학생이 일정한 교육을 받고, 주말과 방학을 이용해 도슨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주말(오전 10~12시, 오후 2~4시)과 방학 때면 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시물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반응이 뜨겁다. 부모가 함께 경청해도 좋을 정도로 수준 높은 설명이다. 눈높이를 맞춘 어린이 도슨트와 함께 색다른 박물관 투어를 경험해볼 수 있다.
서울의 유일한 향교 '양천향교'와 진경산수화를 만날 수 있는 '겸재 정선 기념관'
허준박물관을 관람한 후에는 근교에 있는 '양천향교'와 '겸재 정선 기념관'도 함께 둘러보자.
서울시 문화재기념물 제8호 양천향교는 조선 태종 11년에 지어졌다. 향교는 공자와 여러 성현께 제사를 지내고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위해 나라에서 세운 교육기관이다. 과거 주소는 경기도 김포 가양리였으나, 1963년 가양리가 서울로 편입되면서 서울의 유일한 향교가 되었다.
겸재(謙齋) 정선의 예술적 업적을 기리고자 2009년 강서구에 궁산 자락에 설립한 겸재 정선 기념관도 있다. 정선이 58세에서 60세까지 3년간 지금의 포항시에 속하는 청하에서 현감을 지내면서 그곳 성읍의 경관을 그린 〈청하성읍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겸재 토요 미술관 극장, 토요 체험 등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린다.
생각 발산하기
의녀는 지금의 간호사였나요?
의녀는 의관을 도와 환자를 치료하는 간호사 역할뿐만 아니라, 의관이 진료할 수 없는 여성 환자들을 진료하거나 아기를 받아주는 산부인과 의사와 약을 제조하는 약사 역할도 겸했단다.
의녀 제도는 조선 태종 6년(1406년) 허준의 7대조 할아버지인 허도가 건의해 시행되었어. 부녀자가 병이 나도 남자 의원에게 진료받는 것을 부끄러워해 제때 치료받지 못해 병이 커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생겨난 제도야. 의녀 교육은 서민의 치료를 담당했던 제생원에서 맡았고, 의학·약학의 기본적인 과목과 침술·산부인과 등의 과목을 가르쳤다고 해.
의녀는 수가 많지 않았지만, 부녀자에 대한 의료 시술 또는 여성의 사회 참여라는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단다.
허준 박물관 (許浚博物館) 위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