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는 총알보다 더 강하다”는 링컨의 말을 실감나게 한 치열했던 전투가 끝나고,
대부분의 군중들이 살아남은 자들의 자랑스런 얼굴들과 전사자(戰死者)들의 부고(訃告)가
실린 매스컴에 온통 시선을 빼앗기고 있던 4월 10일 밤,
그래도 독토 열성 회원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전장(戰場)의 포연을 헤치고 동보서적
4층 세미나실로 모였습니다.
여느 때 처럼 회장님께서 제일 먼저 오셔서 회원들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전쟁통에 길이 막혀선지 회원들이 많이 참석하진 못했네요.
전채(前菜)요리로는, 예상했던 대로 선거 이야기가 화제에 올랐고 선거 결과에 대한 언론
들의 천편일률적인 분석이나 해설과는 달리 이번 선거를 통해“서울의 지방화”라는 새로
운 풍조가 현실화되었다는 매우 신선한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어 출판 문화와 베스트셀러 만들기에 얽힌 여러 가지 음모(?)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고, “매실의 초례청”의 작가이신 화양연화님께선 “대형 서점의 Main 진열대에 책을
눕히는 것이 처녀를 눕히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일동 박장대소!)
이제 main 요리로 들어갈까요?
이번 달의 책은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개의 찬란한 태양 (A Thousand splendid suns)“입
니다.
먼저 호세이니의 첫 번째 소설을 영화로 만든 최근 개봉작 “연을 쫓는 아이들”에 대한
호평이 있었습니다.(저도 올해 본 25편의 영화 중 최고였답니다.)
주인공인 아프간 여성들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한 아픔은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였으나
독토모임에서는 여러가지 시각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화양연화님께서는 이 소설을 처음엔 아프간 여성의 문제에 대한 글로 생각하였으나 책을
다 읽고 보니, 단순히 여성의 문제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약한 자와 강한 자의 문제로
이해되었다고 소감을 밝히셨습니다.
도서선정위원장이신 고돌님께서는 이데올로기가 너무 강한 소설이었다. 아프간 사람들이
그들의 문화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하여 일말의 힌트조차 주지 않고 작가가 이
렇게 미국적 시각을 강요할 수 있는가?라며 좋은소설로 보기 어렵다고 평을 해 주셨습니다.
이현석 원장님은 여성의 인권을 비롯해 문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왔는데, 이런
점에서 서구의 문화와 이슬람권 문화의 차이라는 것은 단지 그 변화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인데, 이를 우열의 문제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서구적 시각에서 평가를 하는 오류가 있다고
지적해주셨습니다.
이 밖에도 조원장님께서는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진 아프간 여성들의 참상과 그 배경이
된 그 문화에 대하여 산부인과적(?)인 접근방법으로 원인 분석을 하셨고,
또 다른 회원은 스토리의 빠른 전개와 긴장감으로 대중소설로서는 성공한 작품이지만,
제대로 된 문학작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하교수님께서 외국 소설이라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이 복잡하고 가족관계가 헷갈리어 메모를
하지 않고 읽다보니 연결이 어려워 애를 먹었다고 하시자, 총무님께서 몸소 작성해오신
가계도(?)를 펼쳐보이셔서 일부 정통 독서광(?)들께선 "세상에! 등장인물 가계도를 그려가
며 책을 읽다니...”라며 경악(?)을 금치 못하셨습니다.
저처럼 둔한 사람들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책장을 넘기기가 어려운데...
메인요리를 끝내고 디저트로는 분위기 좋은 전통찻집‘북소리’로 자리를 옮겨 십전대보탕
으로 기력을 돋우며 화기 애애하게 이야기 꽃을 피웠답니다.
다음달 모임은 "잃어버린 회원들을 찾아서..."라는 슬로건으로 특별 이벤트가 준비될 것 같
네요.
기대하시라...
참석자: 이을규, 조수완, 윤봉한, 하종명, 임승권, 이현석, 전철우, 류창희, 이재선, 박영주,
조영남(이름이 맞는지... 죄송)
첫댓글 어제 '여성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하더니. 요즘 어쩐지 제 목소리가 앞서서 저어되지만, 어쩌겠어요. 제일 먼저 본걸. 여러선생님들의 고견 정말 좋았어요. 독토에 결석하시는 분들만 안타까울 뿐입니다. 북소리에서 임승권님이 마련해주신 2부 수업도 좋았구요. 좋은 봄밤 되세요.
아래에 독토사진 올렸습니다.
박변의 내공 가득한 정리 글 좋습니다. 정말.
참석은 못했지만 스케치가 됩니다. 사람이 있어서 행복하고 책이 잇어서 아름답습니다.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박변호사님 상보 감사합니다. 피아노 음악도 ..전장의 포연은 멎고 책공부에 북소리의 전통차 한잔. 임국장 대권(?)장악 소식도 빅뉴스였습니다. 봄밤이 좀 따스했으면 하는 욕심을 가져봅니다. 5월 3주차 조일리에서 예정된 "토요일 밤의 열기"를 미리 기대해봅니다.
부득이하게 모임에 못갔지만 박변호사님 글과 밑에 사진을 모니 그날의 동보서적 세미나실 공기의 따뜻한 향기가 느껴집니다. 담달 모임이 기대됩니다...
'정인화' 그 이름을 보니 반가운 이름인데, 얼굴이 잘 떠 오르지를 않는군요^^*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기 전에 아프간의 역사와 문화 종교 전쟁사 알고 읽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뒤늦게 잡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번 하는 독토를 후회없이 알차게 하자는 생각을 해봅니다.
옆에서 오로라님 책을 잠깐넘겨 뵈니 잔글씨의 참고 메모가 많았는데, 제 목소리가 큰 바람에 ... 심도있는 밀착 독서를 하시는 것 같았어요. 많이 일깨워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