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鏡峰禪師 (1892~1982.法名은 圓光. 法號는 鏡峰. 俗姓名은 金靖錫. 密陽 出生)
(1) 法語
面上無嗔供養具 ~ 얼굴에 火를 안내면 供養 꺼리요
口裡無嗔吐妙香 ~ 입으로 火를 내지 않으면 妙한 香을 吐함이다.
心內無嗔是珍寶 ~ 마음 가운데 성냄이 없으면 이 참 寶배요
無垢無染卽眞常 ~ 물듦과 때가 없으면 곧 恒常 참됨이로다.
(2) 悟道頌
我是訪吾物物頭 ~ 내가 나를 온갖 것에서
찾았는데
目前卽見主人樓 ~ 눈앞에 바로 主人公이
나타났네.
呵呵逢着無疑惑 ~ "허허" 이제 만나 疑惑이
없으니
優鉢花光法界流 ~ 優曇跋羅華 꽃빛이 온 누리에 흐르는 구나.
(3) 茶詩
碧水寒松 ~ 푸른물 찬 솔
月高風淸 ~ 달은 높고 바람은 맑아
香聲深處 ~ 香氣 소리 깊은 곳에
相分山茶 ~ 茶 한 盞 들게나.
遇茶喫茶 ~ 茶 마시고
遇飯喫茶 ~ 밥 먹는게
人生日常 ~ 人生의 日常.
三昧之消息 ~ 三昧 消息이니
會得磨 ~ 이 消息을 알겠는가
茶 ~ 茶!
(4) 夢中親見
昨夜夢中親鏡峰 ~ 어젯밤 꿈 속에 鏡峰禪師를 뵈니
脩身携杖登雪峰 ~ 큰 키에 지팡이 잡고 雪峰에 오르네.
無言行路示生路 ~ 말없는 길 가운데 人生길 보이나니
不顧前後默然行 ~ 앞도 뒤도 돌아보지 말고 말없이 行하기만 하라하네.
(5) 禪詩
草木三冬皆入定 ~ 草木들도 추운 겨울에는 모두 禪定에 들어
凍寒氷雪練精時 ~ 찬 눈보라 속에서 精氣를 團練하네.
多經風雨險過時 ~ 모질고 險한 時間을 그렇게 견디는 것은
只侍開花香發時 ~ 봄날 꽃 피워 香氣 뿜어내기 爲해서라네.
(6) 禪詩
物物逢時各得香 ~ 서로서로 만날 때 香氣를 얻고
和風到處盡春陽 ~ 溫和한 바람 속에 봄볕도 따사롭네.
人生苦樂從心起 ~ 人生의 괴로움과 즐거움은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니
活眼照來萬事康 ~ 活眼으로 世上을 보면 萬事가 모두 便安하리라.
★ 活眼 ~: 事理를 밝게 觀察한다.
(7) 紅桃花
山水春光貫古今 ~ 山水의 봄 빛은 古今이 한결같고
紅桃枝上鳥情深 ~ 紅桃花 가지 위 새들의 情은 깊어만 간다.
蜂郞蝶客呑香醉 ~ 손님으로 찾아온 蜂蝶은 꽃 香氣에 醉해
看罷花容午睡侵 ~ 꽃 망울 속에서 고이 낮잠에 잠긴다.
🍎 鏡巖應允 (1743 ~ 1804. 俗姓 閔氏. 本貫은 驪興. 처음 法名은 慣拭, 뒤에 고친 法名은 應允. 法號는 鏡巖. 鏡湖 出身. 15歲 出家)
(1) 夢聽風鐸記 (꿈에 風鐸 소리를 듣고 記綠함)
夢中有物錚錚 ~ 꿈속에 錚錚거리며 소리나는것이 있어 보니
然在虛空中以爲天樂 ~ 虛空에 매달려서 天樂을 즐기는것이 아닌가?
聞之良久欣然而覺 ~ 잠자면서도 기쁜 마음에 오랫동안 듣고 있다가 깨며
乃風鐸饒舌 ~ 가만히 눈을 떠보니 바로
風鐸이었다.
(2) 送餽友人 (벗이 보낸 物品)
雲門胡餠趙州茶 ~ 雲門의 胡떡은 趙州 스님의 茶
看取王師翫月華 ~ 王師를 알아보려면 달빛을 보아라.
盡是當年供養物 ~ 이것들은 모두 當時의 供養物로
今人多不作生涯 ~ 只今은 生涯를 꾸리는 사람 드무네.
★ 趙州 스님 (778 ~ 897. 唐나라 趙州 사람. 道風이 높아 四方에서 參禮하는 스님들이 아주 많았다)
(3) 雙溪室中
宿雨雙溪寺 ~ 밤비 내리는 雙溪寺
燈殘夜欲深 ~ 燈盞은 가물거리고 밤은 깊어만 간다.
無端林外鳥 ~ 無端히 숲 넘어 새
啼起遠鄕心 ~ 울음소리에 먼 故鄕을 그린다.
(4) 隱身庵詠雪 (隱身庵에서 눈을 읊는다)
禁足銀山下 ~ 발길을 끊으려 銀山에 드니
觀心玉府開 ~ 마음은 白玉 宮殿 열리는 듯.
虛窓飛絮舞 ~ 빈 窓가엔 함빡눈이 춤추듯 날리고
斷壑積鹽頹 ~ 끊어진 골짝 눈은 소금처럼 쌓여 무너진다.
戴白松應老 ~ 흰 눈을 머리에 인 소나무는 高品이 있고
埋靑竹未胎 ~ 푸른 대나무는 눈에 묻혀 胎氣를 꿈꾸리라.
乾坤多造化 ~ 하늘과 땅에는 造化도 많으니
枯木放花來 ~ 枯木에도 꽃을 피워주네 그려.
🍎 鏡虛惺牛 (1849. 8. 24 ~ 1912. 4. 25. 全羅北道 全州 子動里에서 宋斗玉씨와 密陽 朴氏 夫人 사이에서 次男으로 出生. 初名은 東旭, 法號는 鏡虛, 法名은 惺牛)
(1) 悟道頌
忽聞人語無鼻孔 ~ 문득 콧구멍이 없다는 말을 들으매
頓覺三千是我家 ~ 온 宇宙가 나 自身임을 깨달았네.
六月鷰巖山下路 ~ 六月 鷰巖山 아랫 길
野人無事太平歌 ~ 할 일 없는 들사람이 太平歌를 부르네.
★ 鷰巖山 ~: 忠南 瑞山. 天藏庵이 있다. (鏡虛集)
★ 滿空과 田岡의 問答.
☆ 田岡 ~: "鏡虛스님 悟道頌의 끝 句節이 냄새가 납니다"
☆ 鏡虛 ~: "어디 자네가 한 番 바로잡아 보게"
☆ 田岡 ~: "할 일 없는 들사람이 太平歌를 부르네"를 이렇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田岡은 덩실덩실 춤을 추어보였다)
☆ 鏡虛 ~: "멋지네. 참으로 멋지네"
(2) 涅槃頌
心月孤圓 ~ 마음의 달이 외로이 둥그니
光呑萬像 ~ 빛이 萬像을 삼켰어라.
光境俱忘 ~ 빛과 境界를 함께 잊나니
復是何物 ~ 다시금 이것이 무슨 物件인고.
(3) 伽倻山
已過榮苦等是辛 ~ 지나간 榮苦들 모두가 괴롭기에
伽倻山裸討幽眞 ~ 伽倻山 속에 들어앉아 깊은 理致 찾아볼까.
鳥歌花笑心無限 ~ 꽃피는 곳 새 소리에 하염없는 이 마음
月白風淸道未貧 ~ 밝은 달 맑은 바람은 道의 벗 不足함 없네.
況有維城莊寶界嚴 ~ 더구나 迦毘羅城 寶界(阿彌陀佛이 살고 있는 淨土)는 莊嚴하게 둘러싸고
應將皇極道迷淪 ~ 法皇의 至極한 方便으로 어리석은 衆生 濟道하니
從今一衲種種補 ~ 只今부터 이 衲僧 이곳을 補修하여
不下雲岑老此身 ~ 이 山 지키다가 이 몸 늙어지고파라.
(4) 伽倻山紅流洞
孰云是水孰云巒 ~ 누가 물이라 山이라 가름하는가
巒入雲中水石間 ~ 구름에 감긴 山이 물에 비치네.
大光明體無邊外 ~ 안과 밖 끝없구나 큰 빛의 덩어리여
披腹點看水與山 ~ 가슴을 열어 젖히고 물과 山을 보노라.
(5) 白雲
白雲因底事 ~ 흰 구름아 무엇하려
日日向山飛 ~ 날마다 날마다 하늘로 날아가나.
似嫌塵世惡 ~ 世上事 그리도 惡하거든
隨我箇中歸 ~ 나를 따라 이 길로 돌아오렴아.
(6) 梵魚寺解夏日上元曉庵
祖師入滅傳皆妄 ~ 祖師께서 入滅하셨단 傳言은 모두 妄言
今日分明坐此臺 ~ 오늘 分明하게 이 臺에 앉아계시다.
杖頭有眼明如漆 ~ 柱杖子 끝에 눈이 있어 밝기가 옻漆 같은데
照破山河大地來 ~ 山河大地 (衆生들) 光明으로 비추어 깨우치네.
(★ 照破 ~: 佛陀가 智慧(知慧)의 光明으로써
凡夫의 無明을 비치어 깨치는 일)
(7) 霜葉風飛
風飄霜葉落 ~ 회오리 바람은 서리맞은 落葉을 떨어뜨리고
落地便成飛 ~ 땅에 떨어진 落葉은 다시 바람에 불려 날아 간다.
因此心難定 ~ 어쩌나! 내 마음 머무를 데 없고 心亂하니
遊人久未歸 ~ 집에 돌아 갈 생각은 않고 그 落葉속에서 노닐다.
(8) 禪詩. 1
山自靑水自綠 ~ 山은 스스로 푸르고 물은 절로 차가운데
淸風拂白雲歸 ~ 맑은 바람 불고 흰 구름은 가네.
盡日遊盤石上 ~ 온終日 너럭바위 위를 서성이나니
我捨世更何希 ~ 내가 世上을 버렸노라 다시 무얼 바라리.
(9) 禪詩. 2
世與靑山何者是 ~ 俗世나 靑山이 어찌 다름이 있으리요
春城無處不開花 ~ 봄빛이 있는 곳에 꽃 안 피는 곳이 있겠는가.
傍人若問惺牛事 ~ 누가 나에게 惺牛(鏡虛)의 일을 묻는다면
石女心中劫外歌 ~ 石女의 마음속 永遠의 노래라 하리라.
(10) 禪詩. 3
孰云是水孰云巒 ~ 어떤이는 물이라하고 어떤이는 山이라하네
巒入雲中水石間 ~ 山은 구름속에 묻혔고 물은 돌사이로 흘러내린다.
大光明體無邊外 ~ 大光明體여 걸림도 끝도 없어
披腹點看水與山 ~ 앞가슴 풀어 헤치고 아득히 바라보니 물과 더불어 山이로구나.
(11) 詠蓮隱種樹栽花
(절 <蓮>에서 나무 심고 꽃 栽培하는 것을 읊다)
淸流門植碧山枝 ~ 맑은 물 흐르는 門에 푸른 山 나무 가지 심으니
綠影紅香日夕垂 ~ 綠色 그림자 붉은 香氣 夕陽에 드리우네.
知君不是粧垣屋 ~ 丹粧한 집 울타리 아닌것을 그대는 아시는가
恐或腥塵一點吹 ~ 或 비린 내 먼지라 "훅' 불까 걱정스럽네.
(12) 午睡
無事猶成事 ~ 일 없음을 일삼아
掩關白日眠 ~ 빗장을 걸어 잠그고 대낮에 낮잠을 자고 있는데
幽禽知我獨 ~ 깊은 山속 새들이 나 홀로인 줄 알고서
影影過窓前 ~ 窓門 앞을 어른어른 날면서 그림자를 비추네.
(13) 偶吟. 1
龍汀江上野叟之 ~ 龍汀江 위에서 낚시하는 시골 늙은이에
回首喟問路分岐 ~ 고개 돌려 길을 묻네.
野叟無語山又晩 ~ 老人은 말이 없고 山그늘 기우는데
何處滄浪韻凄遲 ~ 어디서 滄浪한 물소리만 들린다.
(14) 偶吟. 2
當處殞虛空 ~ 當然히 居處하면 虛空 사라지고
空花方結實 ~ 虛空의 꽃 바야흐로 열매 맺는다.
知此亦春光 ~ 여기 또한 봄빛 있음을 아니
幽香吹我室 ~ 그윽한 香은 내 房으로 불어 온다.
(15) 偶吟. 3
薪火相交也難息 ~ 몸과 마음의 作用 서로 섞여 쉬기 어려운데
鶻鼻衫裡歲華深 ~ 松鶻매 코처럼 구멍 뚫린 赤衫 속 歲月 오래되었고
花髮葉蒂擬千柱 ~ 꽃술 꽃받침 헤아려보니 千 줄기 라
山精木怪證佛心 ~ 山精氣 받은 木 佛心을 證得했네.
十虛冥諦雲展張 ~ 全部 비었던 (하늘) 구름 盛하게 펼쳐지며 어두워져 오니
一殼堪忍雨沈霔 ~ 한 껍질이 장맛비에 젖었으나 堪耐한다네.
微塵未破經未現 ~ 微塵을 打破하지 못하고는 (佛)經의 實際 알지 못하니
量等三千實難尋 ~ 三千 (番) 헤아려도 實際 찾기는 어려우리.
(16) 偶吟. 4
世間萬法誰炎凉 ~ 世間事 萬法 무엇으로 事理를 分別하리오.
任時圓兮任時方 ~ 둥글게 하는 때와 모나게 하는 때를
普天匝地諸情類 ~ 온世上 빙둘러 있는 모든 情物들은
箇箇靈空愼勿通 ~ 낱낱이 神靈하고 空한 것이니 삼가하여 通하지 말라.
(17) 偶吟. 5
天地如是廣 ~ 이 넓은 天地에서
此生可笑乎 ~ 이승은 可笑롭구나.
半生已過了 ~ 半 平生 이미 지나갔으니
餘年復幾餘 ~ 남은 해는 다시 얼마나 남았나.
憂愁長侵汨 ~ 근심이 늘 侵犯하여 어지럽히니
幾時得安居 ~ 便安히 있는 期限은 얼마나 얻으리
如醉不覺悟 ~ 醉한것 같아 決心하지 못하니
空然得躊躇 ~ 空然히 躊躇하며 滿足하고 있다네.
(18) 偶吟. 6
石人乘興玩三春 ~ 돌 사람이 興이 올라 봄 석 달을 놀다가
不成虎畵更看新 ~ 범 그리다 못 이루어 다시 새 그림 그리려 하는데
林壑在天星月下 ~ 하늘의 별빛과 달빛 내려앉은 閑寂한 山골짜기
死鷄捕鼠祭亡人 ~ 죽은 닭이 쥐를 잡아 亡人을 祭祀하네.
★ 深層解譯
쓸모없던 사람 佛法을 거듭 奮發하여 익혀서 成功하였고
勇猛스럽게 計劃하고 새롭게 헤아리고 고쳐서 크게 이루었다네.
閑寂한 土窟에서 依支한 歲月에
낮과 밤 목숨 걸고 어떤 새 찾아서 亡人 合一하였다네.
(19) 偶吟. 7
稱佛稱祖早謾語 ~ 부처요 祖師라 稱하는데 때 이르지 않았으니 거짓말이고
蓍龜未兆鬼猶眠 ~ 鬼神 이미 쉼을 얻고 (죽은 체하고) 鬼神은 오히려 잠들었다.
松雲湛寂蘿月晚 ~ 솔 구름 깊고 고요한 담쟁이 덩굴에 달빛은 이미 기울어
泰華山下古今傳 ~ 泰華山 아래에서 古今을 傳하노라.
(20) 偶吟. 8
蕭條一榻滿山秋 ~ 滿山은 가을인데 蕭條하여 앉아 禪定에 드니
大涅槃光不盡流 ~ 大 涅槃의 光明 다함이 없이 흐르는구나.
賴有性師終未會 ~ 힘입은 性師있어 끝내 만나지 못했지만
熊津元不異公州 ~ 㷱津은 元來 公州와 다르지 아니하네.
(21) 偶吟. 9
避雨隱身藪石幽 ~ 비 避해 후미진 곳 돌 구석에 몸 숨기니
蕭蕭寒氣夏亦秋 ~ 쓸쓸하고 서늘한 氣運은 여름임에도 가을 같구나.
野老憐僧窮縮縮 ~ 축축하게 젖어있는 窮한 시골 老人 같은 可憐한 중
書童笑我漫悠悠 ~ 書童들은 나를 웃으며 함부로 "유유"하며 놀리네.
伽倻山色雲中濕 ~ 伽倻山 色은 구름 속에 젖어 있고
羅朴川聲陌上浮 ~ 羅朴川 물소리는 길 위에 떠다닌다.
此行已暮衣巾浼 ~ 이미 날은 저물고 衣冠도 더럽혀졌으니
歸宿禪庵翌日遊 ~ 禪庵으로 돌아가 자고 다음날 놀리라.
(22) 偶吟. 10
眼裡江聲急 ~ 눈오는 江물소리 急하고
耳畔電光閃 ~ 귓가에 번갯불 번쩍인다.
古今無限事 ~ 예와 只今의 이 모든 일을
石人心自點 ~ 돌사람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23) 偶吟. 11
風飄霜葉落 ~ 바람이 서리 묻은 잎을 떨어뜨리고
落地便成飛 ~ 떨어지는 잎 다시 바람에 날아가네.
因此心難定 ~ 어쩔까나 이 마음 맡길 데 없어
遊人久未歸 ~ 遊人은 길을 잃고 헤매이나니.
(24) 偶吟. 12
那山幽寂處 ~ 그 어느 山의 그윽한 곳에
寄我枕雲眠 ~ 구름을 베개삼아 내가 잠들까.
如得其中趣 ~ 이 가운데 뜻을 얻으면
防狂十路前 ~ 네거리에서 미친 듯이 살아가리라.
(25) 偶吟. 13
人心如猛虎 ~ 사람의 마음은 猛虎와 같고
毒惡徹天飛 ~ 毒惡은 하늘을 뚫고 날아가는구나.
伴鶴隨雲外 ~ 짝을 이룬 鶴은 구름 밖으로 따르는데
此身孰與歸 ~ 이 몸은 누구와 더불어 돌아가리오.
★ 深層解譯
猛虎와 비슷한 사람의 마음
날아(오르는) 타고난 天性 어찌 다스려 부셔버리나.
그 사람 몸에서 漆桶打破하여 곧바로 自性을 밝혀서
이에 自身을 熟鍊시켜 (工夫) 끝내고 기뻐한다네.
(26) 偶吟. 14
熟非無二法 ~ 두 番 째 기러기를 本받아 어긋남이 없이 익숙하게
秋日雁南飛 ~ 가을 날 기러기 떼 南으로 날아가는데
這箇眞消息 ~ 이때 이와 같은 참 消息
春應向北歸 ~ 봄이 오면 北을 向해 돌아가겠지.
★ 深層解譯
두가지 마음(쓰는) 法 없음 아니함이 숙련되어
自性을 (밝혔을) 때 사람(안에서) 드러난
빛나는 새(自性) 날아가니
只今 이 참 消息
漆桶打破하여 봄消息(깨달음)을 얻었다네.
(27) 偶吟. 15
斜陽空寺裡 ~ 해질녘 빈 절에서
抱膝打閑眠 ~ 무릎을 안고 閑暇로히 자다가
蕭蕭驚覺了 ~ 쓸쓸한 바람 소리에 놀라 잠 깨니
霜葉滿階前 ~ 서리 맞은 丹楓 잎 層階 앞에 가득하구나.
★ 深層解譯
沒落해가는 빈 절에서
漆桶打破 하여 自省 (밝히고) 閑暇로히 쉰다네
(진흙소) 울다 (飜身하여) 忽然 깨달음 마치니
속이 찬 깨끗한 節槪의 後孫 (부처님前) 앞에 서있네.
(28) 偶吟. 16
當處殞空虛 ~ 當處엔 虛空도 떨어져 (없는데)
空花方結實 ~ 虛空 꽃이 두루 結實하였구나.
知此亦春光 ~ 알겠도다 이 또한 봄빛이니
幽香吟我室 ~ 그윽한 香氣 내 房에서 飮味하도다.
★ 深層解譯
當處엔 둥그런 物件 다하여 ( 漆桶打破 되어)
아무것도 없이 텅비었으니
꽃처럼 아름다운 物建(漆桶) 비워서
마침내 (工夫를) 마쳤다네.
드러나니 이에 모두 自性의 빛이니
내 몸에서 只今 黑色의 아름다운 物件(漆桶)
구멍(을 뚫어 打破) 하였다네.
(29) 偶吟. 17
火裏蝍蟉卽不問 ~ 불 속의 지네는 가리지 않고 꿈틀거리고
秋江烟澄鷗鷺眠 ~ 가을 江 맑은 안개(속) 갈매기와 해오라기는 쉬고있네.
遮般展振無人會 ~ 이 般若 眞實로 열어 내놓은 깨달은 사람 없으니
槐國風光夢裡傳 ~ 槐나라 風光은 꿈속에서 傳하리라.
(30) 偶吟. 18
驥兒見此頌 ~ 千里馬 같은 아이야 이 偈頌을 보아라
我指碧山層 ~ 내가 가리키는 層層히 푸른 山을
諦信卽無疑 ~ 眞實을 믿어 곧 疑心 없으면
何處非燃燈 ~ 어딘인들 燃燈불 아니 계시리.
★ 深層解譯
큰 (일을) 하고자 하는 아이야 이 容貌 보아라
산소(모습 折斷되어져) 玉돌(自省)이
明白하게 (드러난) 격지인 自己 마음
確實하게 살피어 곧 疑問 없으면
어딘인들 燃燈불 아니 계시리.
(31) 偶吟. 19
遊翫未歸路 ~ 놀고 戱弄하던 길손 아직 路程으로 돌아가지 않고
悠然憩石林 ~ 悠然하게 돌 숲에서 쉬고 있노라.
落花流逝水 ~ 떨어진 꽃잎은 지나는 물에 흐르는데
明月上孤岑 ~ 밝은 달은 외로히 봉우리 위에 떠있네.
★ 深層解譯
배우며 익혔으나 아직 드러내 끝내지 못하고
明白하게 아득한 쓸모없는 짚단에서 쉬고있다네.
흐르는 물(처럼 쉬지않고) 달려 自燈明한다면
마음 달은 (내안에서) 홀로 높이 솟아 오르리.
(32) 偶吟. 20
古路非動容 ~ 古路 本 일 心襟을 울릴만한 일아니며
悄然事已違 ~ 悄然(을 言及한) 일 이미 (일에서) 어긋났다네.
少林門下事 ~ 少林門下 일로서
不意生是非 ~ 뜻밖에 是非가 생겼다네.
(33) 偶吟. 21
何處青山好 ~ 어느 곳이나 靑山은 좋구나
携笻與汗帉 ~ 지팡이 들고 더블어 땀手巾 차고서
十年忘世界 ~ 十 年을 世上 잊으니
今日訪仙君 ~ 오늘 仙君께서 訪問하시는구나.
(34) 遊隱仙洞 (仙洞에 숨어 지내며)
山與人無語 ~ 山과 사람은 말이 없고
雲隨鳥共飛 ~ 구름은 새를 따라 함께 날으네.
水流花發處 ~ 물 흐르고 꽃피는 곳
淡淡欲忘歸 ~ 아아, 모든 것 돌아가 잊고 져 하네.
(35) 定慧寺
德崇山頭定慧幽 ~ 德崇山 머리의 그윽한 定慧寺
婆娑歲月萬年拜 ~ 婆娑歲月 萬 年을 崇拜받으리.
禪林情慣前身到 ~ 禪林의 익숙한 情趣가 먼저 몸에 이르니
栢樹心空曠刼悠 ~ 空한 잣나무(眞理) 마음 光刼동안 悠久하리라.
富貴門前流水去 ~ 富貴하던 門 앞에는 물 흘러가고
帝王都上白雲浮 ~ 帝王살던 都邑 위에는 흰 구름만 떠있나니.
諸君莊蝶眞如事 ~ 여러분! 莊子의 나비의 꿈 眞如의 일
我亦從今曳尾遊 ~ 나도 이제 뒤 이끌려 따라가 놀리라.
(36) 題麻谷封 (麻谷寺에서 적어서 封함)
塞却眼兮塞却耳 ~ 눈 막고 귀 막아도
大千沙界沒滲漏 ~ 三千大千世界 (모든 것은) 새어나와서 다하나니.
莫言密室人無覷 ~ 사람 없을 때를 엿보아 密室에서 말하지 말라
不通風處卽十路 ~ 바람 通하지 않는 곳이 곧 十字路 이니.
又 ~ 또
啞却爾耳聾我口 ~ 너 내가 말하면 귀머거리인 척 웃으며
一句普應大千機 ~ 한 귀의 심기에 大千世界가 넓게 應하라.
莫言金剛棒不起 ~ 金剛棒 세우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며
蚯蚓吟雨下清池 ~ 비올 때 아래 맑은 蓮못에서 지렁이가 읊는 소리니.
(37) 題智異山靈源寺
不是物兮早駢拇 ~ 일찍 군더더기인 이 物件 아니오
許多名相復何為 ~ 許多한 名相을 어찌 다시 하는가?
慣看疊嶂煙蘿裏 ~ 慣看으로 보니 疊疊 山봉우리 안개낀 담쟁이넝쿨 속
無首猢猻倒上枝 ~ 머리 없는 원숭이 가지 오르다 顚倒되어 있구나.
(38) 題通度寺白蓮庵謹次喚惺先師韻
宕情收未了 ~ 豪宕하신 情 거두어 들이시길 아직 마치시지 못하시어
長袖拂千岑 ~ 긴 소매자락으로 千 봉우리를 떨어내셨군요.
深院聽鵑語 ~ 깊은 寺院에 들려오는 杜鵑이 소리
江山萬古心 ~ 江山은 萬古의 마음이구나.
(39) 祖師一去
祖師一去無消息 ~ 祖師께서 한 番 (다녀) 가시고 消息이 없으니
空爲荒基枕石頭 ~ 머릿돌 말뚝(만 있는) 荒廢한 터 되어 비워졌구나.
盡日徘徊還忘去 ~ 돌아오는 것도 잊고 온終日 徘徊하며 가는데
萬林蟬語動高狀 ~ 많은 숲에선 매미소리가 높이 다투는 狀況이구나.
(40) 坐熙川頭疊寺
唱出無生一曲歌 ~ 無生의 한 曲調 노래 샘솟아 부르니
大千沙界湧金波 ~ 三千大千世界에 金빛 물결 일렁이네.
雖云大道不人遠 ~ 비록 큰 道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다고 일컫지만
其奈浮生如夢何 ~꿈과 같은 뜬 人生을 어찌하리오?
永日山光淸入座 ~ 하루 終日 맑은 山빛 자리에 들어오고
遙村林影亂連坡 ~ 먼 마을 숲 그림자 어지러히 언덕에 이어졌네.
拈來物物皆眞面 ~ 집어 오는 各各의 物件 모두 眞面目 이거늘
何必雌黃辨佛魔 ~ 어찌하여 꼭 부처 魔鬼 分別하는 是非를 하는가?
(42) 次採藥商趙氏韻
不願功名但願山 ~ 功名을 願하지 않고 但只 山에 있기를 願하여
山中採藥幾年間 ~ 山中에서 藥草 캐기 몇 年間 인가?
深深松籟烟霞裏 ~ 깊고 깊은 아득히 안개낀 곳에 부는 솔바람 소리
一曲芝歌萬境閑 ~ 한 曲調 芝草歌에 萬 境界가 閑暇하구나.
(43) 通度寺白蓮庵謹次喚惺老師韻
擲金遺什揭虛楹 (金 던지고 세간집 버리고 (와서) 빈 마음 기둥에 걸으니)
道價千秋海岳輕 ~ 道의 價値도 千 秋의 바다와 山岳 처럼 가볍구나.
悠悠曠感無人識 ~ 깨달아 밝힌 悠悠한 아는 사람 없으니
寒磬空留刼外聲 ~ 虛空에 머물고 있는 차가운 磬쇠의 刼 밖의 소리.
🍎 孤閑熙彦禪師(1561 ~ 1647. 咸南 明川 出生. 俗姓 李氏. 號 孤閑. 또는 孤閑道人. 和順 七寶山 雲住寺 工夫하다 浮休禪師의 弟子)
★ 涅槃頌
空來世上特 ~ 헛되이 世上에 와서
作地獄滓矣 ~ 地獄의 찌꺼기만 남기고 가네.
命布體林麓 ~ 이 몸은 저 숲속 山기슭에 버려
然以飼育獸 ~ 짐승의 먹이가 되게하라.
🍎 括虛取如(1720 ~ 1789. 號 括虛. 法名 取如. 名 余道先)
(1) 夢愁吟
夢裏莫說夢裏事 ~ 꿈속에서 꿈속의 일 말하지 말라
夢去夢來夢不休 ~ 꿈이 가면 꿈이 오고 꿈은 쉬지 않는다.
愁中莫說愁中語 ~ 근심속에서 근심속의 말을 하지말라
愁去愁來愁復愁 ~ 근심이 가면 근심이 오고 근심이 다시 근심이 된다.
(2) 涅槃頌
幻來從幻來 ~ 幻에서 와서 幻을 좇아가니
來去幻中人 ~ 오고 감이 幻中의 사람이로다.
幻中非幻者 ~ 幻가운데 幻아닌 것이
是我本來身 ~ 나의 本來의 몸이네.
(3) 寒泉汲水 (찬 샘에 물을 길으며)
山僧偏愛水月中 ~ 山에 사는 스님이 물속의 달을 지나치게 사랑해
和月寒泉納小甁 ~ 찬 물과 함께 작은 甁에 달을 담았네.
歸到石籠方瀉出 ~ 절에 이르러 甁속에 물을 쏟았지만
盡情攪水月無形 ~ 아무리 흔들어도 달은 보이지 않네.
(4) 忌多路 (갈림길을 꺼림)
路多邪曲又多岐 ~ 기울고 굽은 길에 갈림길도 많은데
曲處多荊岐處疑 ~ 굽은 곳엔 가시 많고 갈림길엔 疑心 많네.
行路莫行岐與曲 ~ 길 갈 때 갈림길과 굽은 길 가지 마오
正當中路路方夷 ~ 가운데 길로 가야 바야흐로 平坦하리.
(5) 答性心老宿 (性心 老宿에게 答하다)
性如鏡體心如光 ~ 性이 거울 本體라면 마음은 빛과 같아
性若澄淸心自彰 ~ 性品이 萬若 해맑으면 마음 절로 드러나리.
風掃宿雲千里盡 ~ 묵은 구름 바람이 쓸자 千 里 하늘 말끔한데
碧天孤月曉蒼蒼 ~ 푸른 하늘에 외로운 달은 새벽까지 푸르구나.
(6) 捨衆 (大衆과 떠나며)
五十年光石火中 ~ 부싯돌 치는 사이 五十 年 歲月 지나
人間榮辱揔虛空 ~ 人間의 榮辱이 온통 모두 헛것일세.
今朝大笑飄然去 ~ 오늘 아침 껄껄 웃고 회오리바람처럼 떠나가니
一衲行裝萬里風 ~ 長衫 입은 중의 行裝 萬 里의 바람 뿐일레라.
(7) 失路 (길을 잃다)
人人門外路平坦 ~ 사람마다 門 밖에는 길이 平坦하지만
平坦坦中更有歧 ~ 平坦한 그 가운데 갈림길이 다시 있지.
正路忽迷歧路入 ~ 바른 길 문득 잃고 갈림길로 들어서면
漫天荊棘獨蹰躇 ~ 하늘 덮은 가시밭길 홀로 헤매게 되리라.
(8) 安心比丘求偈
(安心 比丘가 偈頌을 求하기에)
心是身中主 ~ 마음은 몸 가운데 主人이지만
身非心外賓 ~ 몸은 마음 밖의 손님 아닐세.
心安身亦靜 ~ 마음이 便安하면 몸도 고요해
賓主力相親 ~ 主人과 손님 힘써 서로 가까웁다네.
(9) 一圓相 (때때로)
能廣能㴱如大海 ~ 能히 넓고 깊기가 한바다 다름없고
無增無減若虛空 ~ 더하거나 줄지 않음 虛空과 한 가지라.
時時密密回光照 ~ 이따금 秘密스레 돌아드는 빛 비추니
心自空時境自空 ~ 마음 절로 빌 적에 境界도 절로 비네.
(10) 風月
巖泉迎白月 ~ 바위 샘이 흰 달을 마중하더니
庭柏引淸風 ~ 뜨락의 잣나무는 靑風 부른다.
身是坐聲色 ~ 몸은 소리 빛깔 속에 앉아 있지만
心非聲色中 ~ 마음은 소리 빛깔 속이 아닐세.
(11) 雪淳大師求偈 (雪淳大師가 偈頌을 求하므로)
法非心外法 ~ 法은 마음 밖의 法이 아니요
心是法中心 ~ 마음은 法 가운데 마음이라네.
心法本非有 ~ 마음의 法 本來부터 있지 않다면
有何傳法心 ~ 무엇으로 法의 마음 傳하겠는가?
🍎 九山禪師 (1910 ~ 1983. 全北 南原 出生. 俗名 蘇昌鎬. 本貫 珍陽. 法名 垂憐. 法號 九山)
(1) 涅槃頌
滿山霜葉紅於二月花 ~ 山가득한 서리에 붉게물든 落葉은 二月의 꽃보다 좋고
物物頭頭大機全彰 ~ 하나하나 萬物의 큰 기틀이 모두 뚜렷하다.
生也空兮死也空~삶도 空이요 죽음도 空이라
能仁海印三昧中微笑而逝~부처님의 海仁三昧(釋迦가 華嚴經을 說할때 들어간 禪定) 속에 微笑짓고 가노라.
(2) 悟道頌
深入普賢毛孔裡 ~ 普賢의 털 속에 깊이
들어가
促敗文殊大地閑 ~ 文殊를 잡으니 大地가
閑暇롭구나,
冬至陽生松自綠 ~ 冬至날에 소나무가 절로
푸르니
石人駕鶴過靑山 ~ 돌사람 鶴을 타고 靑山을
지나가네.
(3) 禪詩
大地色相本自空 ~ 이 世上 온갖 것들 本來 實體가 없는것
以手指空豈有情 ~ 손으로 虛空을 가르켜도 어찌 그곳에 마음이 있으랴.
枯木立岩無寒暑 ~ 마른나무 큰 바위에는 춥고 더움이 없는데
春來花發秋成實 ~ 봄이 오면 꽃이 피고 가을이면 열매를 맺네.
🍎 金烏禪師 (1896 ~ 1968 全南 康津出生. 16歲 出家)
★ 悟道頌
透出十方昇~十方世界(온世界)를 徹底히 꿰뚫어도
無無無亦無~없음과 없음의 없음이 또한 없구나.
個個盡此兩~낱낱이 모두 그러하기에
覓本亦無無~아무리 뿌리를 찾아봐도 없고 없을 뿐이로다.
🍎 奇巖法堅 (1552~1634.號는 奇巖. 西山大師의 代表的인 弟子 中 한 名. 1592年(宣祖 25) 壬辰倭亂이 일어나자 스승의 뜻을 받들어 僧兵을 募集하여 義僧將으로 活躍)
(1) 伋師求語作句贈之
(伋 스님이 말을 求하므로 詩를 지어 주다)
今年貧甚去年貧 ~ 올해는 지난해보다 가난이 더 甚해서
無物臨行可贈君 ~ 길 떠나는 그대에게 줄 物件이 하나 없네.
惟付西來庭下栢 ~ 西쪽에서 온 뜰아래 잣나무를 주노니
時時着意又書紳 ~ 때때로 마음 쏟아 銘心하여 잊지 말게.
(2) 無牛 ( 소가 없다)
綠楊芳草間離離 ~ 綠楊芳草 사이사이 우거져 있는 곳에
牧爾縱橫任所歸 ~ 가고픈 대로 맡겨 맘껏 소를 놓아 먹였지.
忽放索頭無縱迹~ 문득 고삐 풀어주자 縱迹조차 없어서
閑將鐵笛故山吹 ~ 쇠 피리 느긋하게 옛 山에서 부누나.
(3) 賽仁魚山求語 (賽. 굿할 새)
(魚山의 仁스님이 말을 求하므로 주다)
頌佛聲高淸且和 ~ 念佛 소리 드높아 맑고도 和暢하니
却敎神象舞婆娑 ~ 神象마저 덩실덩실 춤을 추게 하누나.
多君玉齒潮音壯 ~ 어여뻐라 그대의 소리 가락 雄壯하여
不識胷藏幾頃波 ~ 가슴 속에 몇 이랑 물결 간직했나 모르겠네.
(4) 宿共各飛 (모여 자고 흩어 날아)
宿鳥辭群別恨多 ~ 무리 속에 자던 새 떠나려니
헤어지는 슬픔 넘치는지
啾啾如泣又如歌 ~ 우는 듯 또 한 便 노래하는 듯 흐느끼네.
可憐異趣飛南北 ~ 흩어졌다 모였다 南으로 北으로 날음이 可憐한데
萬水千山自在過 ~ 萬物 따라 千 山 따라
만껏 노니렴.
(5) 示衆 (大衆에게 보이다)
林僧禪寂共安居 ~ 숲 속 중이 禪寂 中에 安居를 함께 하니
不但無非是亦無 ~ 그를 것도 없지만은 옳을 것도 없다네.
縱有藥欄生惡草 ~ 設令 藥草밭에 惡草가 난다해도
爲憐春意不鋤除 ~ 봄의 뜻이 어여뻐서 김을 매지 않는다오.
(6) 咏楓 (丹楓을 노래하다)
孤根不勁怯秋風 ~ 외론 뿌리 굳세잖아 가을바람 겁나서
綠葉霜前變作紅 ~ 푸른 잎 서리 前에 붉게 變해 버렸구나.
縱使山光明似綿 ~ 設令 山빛 緋緞처럼 밝다고 한다해도
爭如獨翠歲寒松 ~ 어이 홀로 푸르른 歲寒松만 할까나.
(7) 偶吟
七十老僧坐白雲 ~ 일흔 살 늙은 중이 흰 구름에 앉아서
白雲爲室又爲門 ~ 흰 구름 집을 삼고 또 門을 삼는다네.
有人若問心中事 ~ 萬若 누가 마음 속 일 물어볼 것 같으면
不似乾坤朝又昏 ~ 乾坤에 아침 가고 저녁 옴과는 다르다고.
(8) 吳翁 (다시 吳翁에게)
靑山爲壁水爲籬 ~ 푸른 山 壁을 삼고 물은 울타리 삼았으니
上覆雲霞下碧池 ~ 위에는 구름과 안개요 아래는 푸른 못이네.
更有伊家奇勝事 ~ 이 집에 다시 더 멋진 風光 있으니
梨花滿地月明時 ~ 달 밝은 밤 배꽃이 꿈꾸듯이 피었네.
(9) 自代心贈身形
(혼자 마음을 代身해서 몸에게 주다)
我生落地即憑渠 ~ 이 땅에 나고부터 너를 依支 하였더니
渠我相將五十餘 ~ 너와 나 서로서로 五十如年 함께했네.
秪恐與渠分手日 ~ 다만 念慮스러움은 그대와 作別하는 그날에
百年交道一朝踈 ~ 百 年 友情 하루아침 疎遠해짐일래라.
(10) 初秋有感 (初가을에 느낌이 있어)
一片秋聲落井桐 ~ 한 조각 가을 소리에 梧桐잎이 떨어지니
老僧驚起問西風 ~ 늙은 중이 놀라 일어나 가을바람 묻는구나.
朝來獨步臨溪上 ~ 아침나절 홀로 걸어 냇가에 서 있자니
七十年光在鏡中 ~ 七十 年 歲月이 거울 속에 담겼구나.
(11) 臨終偈
打破虛空埋日月 ~ 虛空을 쳐부수어 해와 달을 파묻으니
山河大地一坑藏 ~ 山河와 大地 모두 구덩이에 들었구나.
病中不病者何去 ~ 病中에 病 안든 者 어디로 가는 게요
溪水金剛今古聲 ~ 金剛山 냇물 소리 古今에 한가질세.
🍎 懶翁禪師 (1320 ~ 1376. 高麗 恭愍王 王師. 俗姓 牙氏. 本名 元慧. 號 懶翁. 諱 慧勤. 元에 留學. 朝鮮太祖王師 無學大師의 스승. 慶北 盈德郡 蒼水面 葛川里 불미골 出生)
(1) 禪詩
靑山兮要我以無語 ~ 靑山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兮要我以無垢 ~ 蒼空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聊無愛而無憎兮 ~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如水如風而終我 ~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靑山見我無語居 ~ 靑山은 나를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蒼空視吾無埃生 ~ 蒼空은 나를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貪慾離脫怒抛棄 ~ 貪慾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水如風居歸天命 ~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2) 警世 (世人의 警戒를 爲하여)
昨是新春今是秋 ~ 어제는 새봄 이더니 오늘은 가을
年年日月似溪流 ~ 歲月은 시냇물 처럼 흘러만 간다.
貪名愛利區區者 ~ 名譽를 貪하고 利益을 좋아하여 허둥대는 사람아
未滿心懷空白頭 ~ 慾心은 채우지 못하고 부질없이 머리만 희어진다네.
終朝役役走紅塵 ~ 終日토록 허겁지겁 紅塵 世上 달리느라
白頭焉知老此身 ~ 그 머리 다 세도록 몸 늙는줄 어찌 알리.
名利禍門爲猛火 ~ 名利는 災殃의 門이요 사나운 불길이라
古今燒殺幾千人 ~ 古今에 몇 千 名이나 태워죽였던고.
(3) 孤舟
永絶群機獨出來 ~ 온갖 일 아주 끊고 나홀로 나와
順風駕起月明歸 ~ 順風에 돛 달고 밝은 달 돌아오네.
蘆花深處和煙泊 ~ 갈대 꽃 깊은 곳 안개속에 배를 대니
佛祖堂堂覓不知 ~ 佛祖의 志氣, 氣魄을 찾을 줄 몰라하네.
(4) 大圓
包塞虛空絶影形 ~ 虛空을 꽉 싸 안은 그 모습 뛰어나
能含萬像體常淸 ~ 온갖 形像 머금었어도 몸은 恒常 맑구나.
目前眞景誰能量 ~ 눈 앞의 참 景致를 누가 能히 헤아릴까
雲卷靑天秋月明 ~ 구름 걷힌 푸른 하늘에 가을 달만 밝아라.
(5) 無聞
眼耳元來自沒從 ~ 눈과 귀는 元來 자취가 없거늘
箇中誰得悟圓通 ~ 누가 그 가운데서 圓滿히 깨칠 것인가.
空非相處飜身轉 ~ 텅 비어 形像 없는 곳에서 몸을 굴리면
犬吠驢鳴盡豁通 ~ 개 짖음과 나귀 울음이 모두 道를 깨침이네.
(6) 蚊子
不知氣力元來少 ~ 제 힘이 元來 弱한 줄을 모르고
喫血多多不自飛 ~ 피를 너무 많이 먹고 날지를 못하네.
勤汝莫貪他重物 ~ 부디 남의 所重한 物件은 貪하지 말라
他年必有却還時 ~ 뒷날 반드시 돌려줄 때가 있으리라.
(7) 發弘誓六大願
一者 一切衆生 未成佛 我亦不登正覺 ~
첫째, 一切 衆生이 모두 成佛하지 않으면 나도 成佛하지 않겠다.
二者 一切衆生 所有諸煩惱 我皆代受 ~
둘째, 一切 衆生의 모든 苦痛을 내가 代身 받을 것이다.
三者 一切衆生 所有諸昏愚 令得明智 ~
셋째, 一切 衆生의 모든 無明을 智慧로 바꾸어 줄 것이다.
四者 一切衆生 所有諸災難 令得安隱 ~
넷째, 一切 衆生의 모든 災難을 모두 消滅해 줄 것이다.
五者 一切衆生 諸貪瞋癡 令作戒定慧 ~
다섯째, 一切 衆生의 貪瞋癡를 戒定慧 三學으로 轉換시킬 것이다.
六者 一切衆生 悉皆與我 同登等正覺 ~
여섯째, 一切 衆生이 나와 함께 成佛하게 하소서.
(8) 百衲歌
(衲은 衲衣로서 여러번 기워서 만든 袈裟를 말한다) (衲. 기울 납)
出家한 老僧이 스스로 老衲이라 稱한다.
知此衲 幾春秋 ~ 이 누더기 몇 해나 됐는지 아는가
一半風飛一半留 ~ 半은 비바람에 바랬고 半만 남았네.
獨坐茅菴霜月夜 ~ 서리치는 달밤 띳집 菴子에 홀로 앉았으니
莫分內外混蒙頭 ~ 內外를 가릴수 없는 흐릿한 생각뿐이네.
一鶉衣 一瘦筇 ~ 헤진 옷 한 벌에 대지팡이 하나
天下橫行無不通 ~ 天下를 누벼도 通하지 않을 일 없네.
歷徧江湖何所得 ~ 江湖를 두루 다니며 무엇을 얻었는가
元來只是學貧窮 ~ 元來 배운 것이라곤 다만 貧窮 뿐이거늘.
不求利 不求名 ~ 利益도 求하지 않고 名聲도 求하지 않으며
百衲懷空豈有情 ~ 누더기 衲僧 空을 得했거늘 무슨 情이 있으랴.
一鉢生涯隨處足 ~ 鉢盂 하나의 人生은 어디로 가나 足하나니
只將一味過殘生 ~ 오로지 한결같은 재미로 남은 生涯 보내리라.
或爲席 或爲衣 ~ 때로는 자리로 쓰다가 옷으로 삼으니
隨節隨時用不違 ~ 철 따라 때에 맞게 어김없이 쓰이네.
從此上行知已足 ~ 이로부터 頭陀行에 滿足할 줄 아노니
飮光遺跡在今時 ~ 迦葉尊者 끼친 자취 只今도 살아있네. (葉 → 잎 섭)
一椀多 七斤衫 ~ 한 盞의 茶와 일곱 斤의 長衫
趙老徒勞擧再三 ~ 趙州스님 여러 番 들먹이며 헛受苦 했네.
縱有千般玄妙說 ~ 이에 따른 千萬가지 玄妙한 說法 해 본들
爭似吾家百衲衫 ~ 어찌 우리집의 누더기 長衫 흉내 내겠는가.
★ 趙老는 趙州 從諗(778 ~ 897)禪師
卽身貧 道不窮 ~ 이 몸은 가난하나 道는 끊임없어
妙用千般也不窮 ~ 千萬가지 妙한 作用 다함이 없구나.
莫笑襤衫癡呆漢 ~ 누더기 옷 바보라 비웃지 마라
曾參知識續眞風 ~ 善知識 찾아다니며 眞理 家風 이어왔네.
(9) 山居. 其一
我自居山不厭山 ~ 내 스스로 山에 살아도 山이 싫지 않으니
柴門茅屋異人間 ~ 사립門과 띳집이 人間 世上과 다르네.
淸風和月簷前拂 ~ 부드럽고 맑은 바람이 달과 함께 처마 앞을 스치고
磵水穿胸洗膽寒 ~ 溪谷물은 가슴을 뚫어내듯 쓸개를 씻어내듯 차갑네.
(10) 山居. 其二
山深竟日無人到 ~ 山이 깊으니 하루가 다하도록 찾아오는 사람 없고
獨坐茅庵萬事休 ~ 홀로 띳집에 앉아 있으니 온갖 일이 便安하네.
三尺柴扉推半掩 ~ 석 자밖에 안 되는 사립門 밀어 半쯤 닫고
困眠飢食任逍遙 ~ 疲困하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이리저리 거닐며 지내니라.
(11) 山居. 其三
松窓盡日無盡鬧 ~ 소나무 窓밖에는 온終日 끝없이 自然의 소리로 시끌하고
石槽常平野水淸 ~ 돌구유는 恒常 一定하고 들판의 물은 맑네.
析脚鐺中滋味足 ~ 다리가 갈라진 노구솥에는 맛있는 飮食이 넉넉하니
豈求名利豈求榮 ~ 어찌 名譽와 利益을 求하고 어찌 榮華를 求할까?
(12) 山居. 其四
白雲堆裡屋三間 ~ 흰 구름 쌓인 곳에 세 칸짜리 집 있으니
坐臥經行得自閑 ~ 앉았다 누웠다 佛道를 닦아도 저절로 閑暇하네.
澗水冷冷談般若 ~ 溪谷물은 차갑게 흘러내리며 깨달음의 智慧를 얘기하고
淸風和月遍身寒 ~ 부드럽고 맑은 바람은 달과 함께 온몸을 차게 하네.
(13) 山居. 其五
無端逐步到溪邊 ~ 아무런 까닭 없이 발길 가는 대로 시냇가에 이르니
流水冷冷自說禪 ~ 차갑게 흘러내리는 물이 저절로 禪을 얘기하네.
遇物遇緣眞體現 ~ 물을 만나 因緣을 얻으니 참된 實體가 나타나는데
何論空劫未生前 ~ 어찌 前生의 虛望한 永劫을 論할까?
(14) 雪嶽
玉屑䬠䬠一夜間 ~ 玉같은 가루 눈 밤새 펄펄내려
奇巖高慫白銀團 ~ 奇巖 높은 곳에 銀 띠를 둘렀네.
梅花明月何能比 ~ 梅花에 明月이 어찌 能히 比較하리
疊疊重重寒更寒 ~ 疊疊 山속은 차고 또 차구나.
(15) 深谷
極遠誰能到那邊 ~ 아득히 머니 뉘라서 能히 그곳까지 갈까
片雲橫掛洞門前 ~ 조각구름 洞門 밖 門 앞에 걸려있구나.
其中勝境無人識 ~ 그 中의 뛰어난 景致 아는 사람 없고
明月淸風弄碧川 ~ 밝은 달, 맑은 바람이 푸른 냇물 戱弄한다.
(16) 翫珠歌
這靈珠極玲瓏 ~ 이 神靈한 구슬이여 너무나 玲瓏하여
體徧何沙內外空 ~ 本體는 恒河沙를 감싸고도 안팎이 비었네.
人人帒裏堂堂有 ~ 사람마다 肉身(포대) 속에 堂堂히 있어
弄去弄來弄莫窮 ~ 오고가며 戱弄하여도 다함이 없다네.
或摩尼或靈珠 ~ 或은 摩尼라 하고 或은 靈珠라 하며
名相雖多體不殊 ~ 이름과 形狀은 많아도 本體는 다르지 않네.
札札塵塵明了了 ~ 刹那마다 細細히 끝없이 밝으니
還如朗月滿江秋 ~ 가을 江에 가득한 밝은 달 같구나.
飢也他渴也他 ~ 배고픔도 그것이요 목마름도 그것이니
知渴知饑不較多 ~ 목마름과 배고픔 아는 것이 差異가 없다네.
晨朝喫粥齋時飯 ~ 아침에는 죽을 먹고 齋時 때는 밥 먹으며
困則打眠也不差 ~ 疲困하면 잠을 자니 어긋남이 없다네.
差也他正也它 ~ 어긋남도 그것이요 바름도 그것이라
不勞開口念彌陀 ~ 힘들여 입으로 彌陀念佛 할것 없다네.
若能着着無能着 ~ 執着에 執着함을 執着하지 않으면
在世縱橫卽蕯埵 ~ 俗世에서 縱橫해도 그가 바로 菩薩일세.
此心珠難把捉 ~ 이 마음의 구슬은 간직하기 어려워
婉轉玲瓏難可得 ~ 分明하고 玲瓏하여 얻기가 어렵다네.
無相無形現相形 ~ 모습도 形體도 없으나 現相을 드러내니
往返無蹤非可測 ~ 오고 감에 자취없어 헤아릴수 없다네.
追不及忽自來 ~ 쫒아가도 못 미치고 문득 저절로 오고
暫到西天瞬目廻 ~ 暫間사이 西天에서 瞬息間에 돌아오네.
放則虛空爲袍內 ~ 풀어 놓으면 虛空을 감쌀 수도 있고
收則微塵難析開 ~ 거둔 즉 微塵보다 쪼개기 어렵다네.
不思議體堅剛 ~ 헤아릴 수 없는 堅固한 그 本體여
牟尼喚作自心王 ~ 釋迦牟尼는 그것을 心王이라 한다네.
運用無窮又無盡 ~ 그 作用이 無窮無盡 하여도
時人妄作本自心 ~ 世人들이 妄想으로 本性을 모른다네.
正令行孰當頭 ~ 바르게 行動함에 그 누가 當할손가
斬盡佛魔不小留 ~ 佛魔를 모두 없애어 조금도 남김없네.
從玆徧界無餘物 ~ 이에 法界에 두루 퍼져 남은것이 없으니
血滿江河急急流 ~ 江河에 가득한 피가 急하게도 흐른다.
眼不見耳不聞 ~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으나
不見不聞眞見聞 ~ 보고 듣지 않음이 眞짜 보고 들음이네.
箇中一箇明珠在 ~ 그 가운데 한 個의 밝은 구슬 있어서
吐去呑來新又新 ~ 吐하거나 삼키거나 새롭고도 새롭다네.
或名心或名性 ~ 或 마음이라 하고 性品이라고도 하는데
心性元來是綠影 ~ 心性엔 元來 因緣 그림자가 바르게 비치니라.
若人於此卽無疑 ~ 누구든지 여기서 아무런 疑心이 없으면
自己靈光常冏冏 ~ 神靈스런 自己 榮光이 恒常 빛나리라.
或爲道或爲善 ~ 或은 道라 하고 或은 善이라 하는데
禪道由來是强宣 ~ 禪道는 元來 억지로 퍼져나가는 것이라.
實知師姑女人做 ~ 眞實로 師姑女人이 지은 줄 안다면
不勞擡步到那邊 ~ 몇 걸음 苦生 않고 그 곳에 이르리라.
也無佛也無魔 ~ 부처도 없고 魔鬼도 元來 없는 것
魔佛無根眼裏花 ~ 魔佛은 뿌리없는 눈 속의 꽃과 같다.
常常日用了無事 ~ 恒常 나날이 써서 無事한데
喚作靈珠也被訶 ~ 靈珠라 불러서는 是非를 일으킨다.
也無死也無生 ~ 죽음도 없으며 태어남도 없이
常蹋毗盧頂上行 ~ 언제나 毘盧遮那佛
정수리를 밟고 다니네.
收來放去隨時節 ~ 거두면 오고 놓으면 가기는 때에 잘 맞고
倒用橫拈骨格淸 ~ 거꾸로 쓰나 가로 잡으나 骨格은 淸淨하네.
也無頭也無尾 ~ 머리도 없고 꼬리도 없지만은
起坐明明常不離 ~ 서거나 앉으나 밝고 밝아서 늘 떠나지 않네.
盡力赶他不去 ~ 힘을 다하여 쫒아도 늘 쫒기지 않고
要尋知處不能知 ~ 알 만한 곳 다 찾아봐도 알수 없다네.
阿阿阿是何物 ~ "아하하" 우습도다! 이것이 무슨 物件인가
一二三四五六七 ~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數去飜來無有窮 ~ 몇 番을 오고 가도 다함이 없네.
摩訶般若波羅蜜 ~ 摩訶般若波羅蜜.
(17) 一椀茶
一椀溫茶對接人 ~ 한 盞 따뜻한 茶를 對接하고
一椀冷茶再示人 ~ 또 한 盞 冷茶를 네어주네.
會也者來如不會 ~ 만나러 와도 아니 만남 같으니
示之無限庚新新 ~ 끝없이 내어 주어도 茶맛은 새롭고 새롭다.
(18) 摘茶
茶樹無人撼得過 ~ 茶나무 흔들며 지나는 사람 없이
枉來同衆摘山茶 ~ 모두 몸 굽혀 찻 잎을 따는구나.
雖然不動纖毫草 ~ 비록 터럭만큼의 움직임도 없었으나
體用堂堂更不差 ~ 貌樣과 맛은 堂堂하여 조금도 어긋남이 없구나.
(19) 歎世
乏眼光陰賑過去 ~ 눈 깜박이는 사이에 歲月은 날아가 버리나니
白頭換却少年時 ~ 젊은 時節은 白髮이 되었구나.
積金候死愚何甚 ~ 金을 쌓아두고 죽음을 기다리는 것 어찌 그리 未練 한가
刻骨營生事可悲 ~ 뼈를 깍 으며 生을 꾸려가는 일, 眞正 슬퍼라.
捧土培山徒自迫 ~ 흙을 떠다 山을 북돋움은 부질없이 奔走하고
持楞酌海諒非思 ~ 瓢주박으로 바닷물 떠내는 것 참으로 그릇된 생각이다.
古今多少貪客 ~ 古今에 그 많은 貪慾스런 사람들
到此應無一點知 ~ 只今에 와서 아무도 아는 사람 없구나.
(20) 土窟歌
靑山林 깊은 골에 一間 土窟 지어 놓고
松門을 半開하고 石徑에 徘徊하니
綠楊春三月下에 春風이 건듯 불어
庭前에 百種花는 處處에 피었는데
風景도 좋거니와 物色이 더욱 좋다.
그 中에 무슨일이 世上에 最貴한고
一片無爲眞妙香을 玉爐中에 꽃아두고
寂寂한 明窓下에 黙黙히 홀로 앉아
十年을 期限定코 一大事를 窮究하니
曾前에 모르든 일 今日에야 알았구나.
一段孤明心地月은 萬古에 밝았는데
無明長夜業波浪에 길 못찾아 다녔도다.
靈鷲山 諸佛會上 處處에 모였거든
小林窟祖師家風 어찌 멀리 찾을소냐.
靑山은 黙黙하고 綠水는 潺潺한데
靑風이 瑟瑟하니 어떤 消息인가
一理齊平 나눈中에 活計조차 具足하다.
千峰萬壑 푸른 松葉 一鉢中에 담아두고
百孔千瘡 깁은 누비 두어깨에 걸쳤으니
衣食에 無心커든 世慾이 있을소냐.
欲情이 淡泊하니 人我四相 쓸데없고
四相山이 없는 곳에 法性山이 높고 높아
一物도 없는 中에 法界一相 다투었다.
皎皎한 夜月下에 圓覺山頂 선듯올라
無孔笛을 빗겨불고 沒絃琴을 높이 타니
無爲自性眞實樂이 이中에 갖췄더라.
石虎는 舞詠하고 松風은 和答할제
無着嶺 올라서서 佛地村을 굽어보니
覺樹에 曇華는 활짝 피었느니라.
南無靈山會上佛菩薩
(21) 旱雨
旱逢甘雨孰無欣 ~ 가뭄에 만나는 단비 누가 기쁘지 않으리
天下蒼生洗垢塵 ~ 世上의 온갖 生命들 더러운 때와 먼지를 씻어내네.
百草開眉和滴舞 ~ 온갖 풀들은 눈을 열어 빗방울과 춤을 추고
千花仰口共珠新 ~ 온갖 꽃들은 입을 벌려 구술 같은 물방울과 親舊 되네.
農夫戴笠忙忙手 ~ 農夫는 삿갓 쓰고 바쁘게 손을 놀리고
菜女披簑急急身 ~ 나물 캐는 아낙들 도롱이 벗고 몸動作이 빨라지네.
見此萬般常式事 ~ 이러한 온갖 일들 恒常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니
頭頭物物盡爲眞 ~ 일마다 物件마다 모두가 天眞이네.
(22) 偈頌. 1
放下諸緣心便空 ~ 모든 因緣 놓으면 마음이 곧 비게되니
掀飜徹底見其功 ~ 徹底히(煩惱) 흩으면 그 功을 보게 되리라.
隨身杖子重拈起 ~ 몸에 지닌 柱杖子 거듭 쳐들고
到處逢人現古風 ~ 어디서나 사람 만나면 古風을 드날리라.
參禪須透祖師關 ~ 參禪은 기어코 祖師關門을 뚫어야 하나니
未得透時莫等閑 ~ 그 關門 뚫기까지 等閑히 하지마라.
不覺命根都喪盡 ~ 모르는 사이에 목숨까지 다하고 없어지면
通天徹地骨毛寒 ~ 天地에 사무치게 毛骨이 서늘하리라.
立志如山逼拶來 ~ 山처럼 뜻을 세워 바짝 逼拶한다면 (拶. 逼迫할 찰)
從玆大道自然開 ~ 그로부터 大道는 저절로 열리리라.
飜身一擲威音外 ~ 몸을 뒤쳐 威音王 밖으로 한 番 던지면
萬象森羅一笑廻 ~ 森羅萬象에서 한 番 웃고 돌아오리라.
割愛辭親特出來 ~ 愛情을 끊고 父母와 헤어져 큰 뜻으로 出家하니
工夫逼拶直無疑 ~ 工夫에 달라붙어 바로 疑心 없애거라.
命根頓斷虛空落 ~ 虛空에서 떨어질듯이 목숨을 떼어 걸면
六月炎天白雪飛 ~ 六月炎天에 흰 눈이 날리리라.
提起趙州一箇無 ~ 趙州의 無字話頭 하나를 들고서
拶來拶去莫令休 ~ 오고 감에 들고 들어 쉼없이 窮理하라.
驀然拶得通身汗 ~ 갑자기 온 몸의 땀을 쑥 빼고나면
大地山河一處收 ~ 山河大地가 한 곳으로 몰려들어 오리라.
大起疑情切莫間 ~ 크게 疑心을 일으켜 暫時도 中斷하지 않으면
身心總作箇疑團 ~ 몸과 마음이 모두 다 疑心덩어리 된다네.
懸崖撒手飜身轉 ~ 絶壁에서 손을 놓고 몸을 뒤쳐 구르면
劫外靈光照膽寒 ~ 劫 밖의 神靈한 빛이 肝膽을 서늘히 비추리라.
本自天然非造作 ~ 自性은 本來 天然이라 지어진것 아니니
何勞向外別求玄 ~ 어찌 受苦로이 밖을 向해 玄妙함을 求하리오.
但能一念心無事 ~ 다만 一念으로 마음 속 煩惱를 없애야지
渴則煎茶困則眠 ~ 목마르면 茶 달이고 疲困하면 잠을 자리.
(23) 偈頌. 2 (無失)
離形離相體元空 ~ 形像을 떠난 本體는 元來 空 하거늘
妙觸頭頭用莫窮 ~ 부딪치는 事物마다 妙用이 그지 없네.
了了分明蹤跡絶 ~ 뚜렷이 分明 하고도 그 자취 없지만
時時歷歷自相通 ~ 때때로 分明하고 절로 서로 通한다네.
(24) 偈頌. 3. (念佛)
唱佛一聲 ~ 念佛 한 소리에
天魔喪膽 ~ 世上 마구니들은 肝膽이 서늘해지고
名除鬼簿 ~ 그 이름이 저승 冥簿에서 지워지며
蓮出金池 ~ 蓮꽃이 金못에서 나온다.
(25) 悟道頌
選佛場中坐 ~ 選佛場 가운데 앉아서
惺惺着眠着 ~ 또렷이 눈여겨 살펴보니
見聞非他物 ~ 보고 듣는 것 다른 것이 아니라
元是舊主人 ~ 다만 本是의 옛 主人일세.
(26) 涅槃頌
七十八年歸故鄕 ~ 五十六 年 만에 故鄕으로 돌아가니
天地山河盡十方 ~ 하늘과 땅, 山과 물, 온 世界가 다 하였도다.
刹刹塵塵皆我造 ~ 森羅萬象이 나를 爲해 被造된 것 같으며
頭頭物物本眞鄕 ~ 이 모든것은 本是 내 故鄕이네.
(27) 浮雲
★ 懶翁禪師의 누나가 懶翁禪師로 부터 깨우침을 받아 지은 詩라고도 하고, 西山大師의 詩라고도 하고있다.
空手來空手去是人生 ~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이 人生인 것을
生從何處來死向何處去 ~ 태어남은 어디서 오며 죽음은 어디로 가는가?
生也一片浮雲起 ~ 태어남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死也一片浮雲滅 ~ 죽음은 한 조각 구름이 사라지는 것인데
浮雲自體本無實 ~ 뜬구름 自體는 本來 實體가 없나니
生也去來亦如然 ~ 태어남과 죽음도 모두 이와 같을진데
獨有一物常獨露 ~ 한 物件이 홀로 있어 恒常 홀로 이슬처럼 드러나
澹然不隨於生死 ~ 澹然히 生死를 따르지 않는구나.
🍎 樂玹스님 (1804 ∼1880. 朝鮮 末期 僧侶. 號 螭峰. 羅州 出身)
(1) 題大芚寺 (大芚寺에 題하다)
鷄林阿度刱神功 ~ 新羅의 阿度가 절을 創建하여
法界初占五百弓 ~ 부처님 世界가 처음 五百 步에 달했네.
天近星辰行下界 ~ 하늘의 별들이 下界에 내려와
洞深樓閣湧中空 ~ 골짜기는 깊고 樓閣은 空中에 솟았네.
鏡臺積歲觀心靜 ~ 거울 같은 절집은 오랜 歲月 고요했고
蓮炬通宵照佛紅 ~ 蓮꽃 촛불은 밤새도록 부처님을 비추네.
十二大師傳道統 ~ 열 두 大師가 道統을 傳하였고
南宗穆穆振淸風 ~ 南宗 佛敎가 威嚴 있게 맑은 바람을 떨쳤네.
(2) 題七佛禪院 四首. 2
七王子入此山前 ~ 일곱 王子가 이 山에 들어와
修道多年悟果圓 ~ 여러 해 修道하여 깨우침을 얻었네.
當世佛名人不辨 ~ 當時에는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고
漫然誤指作神仙 ~ 엉뚱하게 神仙이 났다고 했네.
(2) 題七佛禪院 四首. 4
曇空手藝遠聞唐 ~ 曇空의 솜씨가 멀리 唐나라에 들리고
來自金官築亞房 ~ 金官伽倻에서 와서 亞字房을 지었네.
巧制奇功窺不得 ~ 巧妙하고 奇異한 功力 살피기 어려워
令人千萬費商量 ~ 사람으로 하여금 千 番 萬 番 생각게 하네.
🍎 大覺國師義天 (1055. 9. 28 ~ 1101. 10. 5. 高麗 王族, 僧侶, 作家. 字는 義天, 俗姓은 王, 名은 釋煦 또는 煦, 號는 祐世, 諡號 大覺國師, 高麗 文宗의 四男, 母는 仁睿太后. 天台宗을 開敞)
(1) 感懷示徒 2首의 1
(感懷를 學徒에게 보임. 二首)
慧日千齡罷炤臨 ~ 智慧의 빛 千 年 동안 어둠 깨고 비쳐와
獲逢遺敎慶彌深 ~ 끼치신 가르침 만나 慶事가 더욱 깊네.
堪嗟此世橫經輩 ~ 슬프다 이 世上에 經典 배우는 이들
學法都無敬法心 ~ 佛法을 배우지만 都大體 佛法 恭敬하는 마음 없구나.
(2) 感懷示徒. 2
師不能師資不資 ~ 스승은 스승답지 못하고 弟子는 弟子답지 못해
欲令光道固難期 ~ 佛道를 빛내려 해도 참으로 期約하기 어렵네.
悠悠誰識傳燈志 ~ 오래도록 法燈 傳하는 뜻 그 누가 알랴
生値斯時足可悲 ~ 태어나 이 時節 만나니 슬프기만 하구나.
(3) 講南山律鈔次, 偶成一絶
(南山律鈔를 講義하던 次에 偶然히 한 句節 이룸)
識非明敏學非硏 ~ 知識이 明敏하지 못하고 學問을 硏磨하지 못하면서
予是何人輙講宣 ~ 내가 누구이길래 문득문득 講演하는가.
只爲聖言無振發 ~ 但只 聖人의 말씀 드날리지 못하여
且圖先唱作良緣 ~ 먼저 부르짖어 좋은 因緣 맺기를 圖謀하네.
★ 南山律鈔 ~: 南山宗의 四分律鈔. 南山律宗을 開創한 道宣의 四分律 關聯 著作 中 가장 重要한 四分律刪繁補闕行事鈔. 12卷. 律宗의 根本 書籍으로서 가장 깊고 넓게 影響을 미친 四分律을 잘라내고 補完하며 30篇으로 나누어 그 重要한 뜻을 敍述하고, 여러 律士의 說을 參酌하여 戒律을 行하는 實際 規定을 詳細히 敍述하였다. 以後 僧風과 威儀를 確立하는데 큰 影響을 미쳤다.
★ 三角山 ~: 仁壽寺에서 文殊菩薩 成相에 禮拜함.
(서울特別市 道峰區·江北區·鐘路區·恩平區와 京畿道 高陽市에 걸쳐 있는 山. 높이 837m. 最高峰인 白雲臺를 中心으로 北쪽에仁壽峯, 南쪽에 萬景臺의 세 높은 봉우리가 있어 三角山이라고 하며, 近來에는 北漢山이라고 한다. 新羅 때에는 負兒嶽이라 稱하기도 하였다.
★ 德宗 ~: 高麗 弟 9代 王. 在位 1031~1034年. 이름은 欽. 字는 元良.
(4) 孤大山景福寺飛來方丈, 禮普德聖師影
(孤大山 景福寺의 飛來方丈에서 普德聖師의 影幀에 禮拜함)
涅槃方等敎 ~ 涅槃과 方等의 가르침
傳授自吾師 ~ 우리 스승이 傳해 주셨네.
兩聖橫經日 ~ 두 聖人이 冊을 옆에 끼던 날
(元曉義想, 甞參講下, 親禀涅槃維摩等經 ~
元曉와 義想이 일찍이 聖師에게서 涅槃經과 方等經을 배웠다)
高僧獨步時 ~ 高僧께서는 그때 獨步的이셨네.
從緣任南北 ~ 因緣 따라 몸을 南北에 맡겼으나
在道絶迎隨 ~ 道에서는 맞이하고 따름이 따로 없네.
可惜飛房後 ~ 哀惜하여라 方丈을 날린 後에
東明故國危 ~ 東明王의 옛나라가 危殆해졌네.
(師元是句高麗盤龍寺沙門, 臧王惑於道敎, 廢棄佛法, 師乃飛房, 南至於百濟孤大山. 後有神人, 見於高麗馬嶺, 告人曰, “汝國敗亡無日”. 具如海
〈聖師는 元來 高句麗 盤龍寺 스님이었는데 寶臧王이 道敎에 眩惑되어 佛法을 廢棄하자 聖師는 方丈을 날려 百濟의 孤大山에 이르렀다. 後에 한 神人이 高句麗의 馬嶺에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너희 나라는 敗亡이 며칠 안 남았다”고 하였다.
★ 孤大山 ~: 義天보다 後代에 이곳을 찾은 李奎報는 高達山이라 하였다.
★ 景福寺 ~: 全羅北道 完州郡 九耳面 坪村里 高達山에 있던 절. 高句麗의 高僧 普德이 659年(寶臧王 9) 盤龍山 延福寺에서 寺刹 全體를 옮겨와 創建하였으며, 그 때 空中으로 날아서 절이 옮겨왔다고 하여 飛來方丈이라고 하였다.
★ 普德 ~: 高句麗 寶臧王 때의 僧侶.
★ 寶臧王 ~: 高句麗 第28代 마지막 王. 在位 642~668. 이름은 臧, 藏 또는 寶臧, 寶藏. 高句麗의 王名은 大部分 諡號이나 이 王은 나라를 잃었기 때문에 諡號가 없다.
(5) 寄玄居士 (李資玄居士에게 부침)
海印森羅處 ~ 海印의 森羅萬象 벌린 곳
塵塵大道場 ~ 世上事 大道場이라.
我方傳敎急 ~ 나는 가르침 傳하는 일 急하고
君且坐禪忙 ~ 그대는 坐禪하기 바쁘네.
得意應雙美 ~ 뜻을 얻으면 둘 다 아름답고
隨情卽兩傷 ~ 情을 따르면 둘 다 傷하리.
圓融何取捨 ~ 圓融한데 무얼 버리고 取할까
法界是吾鄕 ~ 法界가 바로 내 故鄕인데.
★ 李資玄 ~: 1061~1125. 高麗 中期의 學者. 高麗 最高의 文閥인 仁州李氏 出身. 字는 眞靖, 號는 息庵·淸平居士·希夷子. 門閥을 形成한 李子淵의 孫子이다.
(6) 到盤龍山延福寺, 禮普德聖師飛房舊址
(盤龍山 延福寺에 이르러 普德聖師의 飛來方丈 옛 터에 禮敬함)
飛房靈迹瞻南地 ~ 方丈 날린 神靈한 자취 南쪽에서 보게 되어
舊隱遺蹤禮此間 ~ 예前 隱居하신 자취에 이제 절하옵니다.
浮石芬皇曾問道 ~ 義湘大師 元曉大師 일찍이 道를 물었으니 (義湘/義相/義想으로 記錄이 있음)
慨然長想未知還 ~ 슬픈 마음 길이 생각하며 돌아갈 줄 모르네.
★ 延福寺 ~: 普德이 百濟 孤大山 景福寺에 亡命하기 前에 駐錫하던 절. 位置는 알 수 없다.
(7) 讀海東敎迹 (海東 敎迹을 읽고)
著論宗經闡大猷 ~ 論을 짓고 經典의 宗旨 세워 큰 智慧 펼치니
馬龍功業是其儔 ~ 馬鳴과 龍樹의 業積 이에 짝하누나
如今惰學都無識 ~ 只今처럼 工夫에 게을러 도무지 無息해지면
還似東家有孔丘 ~ 도리어 우리나라에 孔子 있다 함과 같네.
(8) 某承中使至, 奉傳王旨, 以天竺國天吉祥三藏眞容, 福唐飛山 戒珠長老眞容各一軸, 許令歸敬者, 無任感幸之至, 謹課成拙 詩三首, 仰獻宸堦, 伏惟賜覽.
(義天은 使臣이 王命을 받들어 와서, 天竺國의 天吉祥三藏의 眞容과 福唐 飛山戒珠 長老의 眞容 1軸씩을 가져와 歸의 敬禮하게 해 주신 데 對해 感謝하기 그지 없어, 삼가 詩 三首를 지어 主上께 받들어 올리고 보아 주시기를 엎드려 빕니다)
(8) 其 一首
形貌由來豈異人 ~ 겉 貌樣과 本來 모습 어찌 다른 사람일까
丹靑元是重精神 ~ 丹靑은 元來 精神을 重히 여김이라.
王家寄到山門意 ~ 임금께서 山門에 보내 주신 뜻은
護法因緣在此辰 ~ 護法의 因緣이 이때에 있음이네.
(9) 其 二首
委命流通代有人 ~ 목숨 바쳐 佛法을 流通할 사람은 代代로 있어
路經葱雪十三春〈三藏自言,“ 在路十三年〉”~
오는 길에 蔥嶺 눈 속에 13年을 보냈네〈天吉祥三藏이 스스로 “길에서 13年 있었다”고 말했다〉
當年幸得親承訓 ~ 그해에 多幸히 親히 가르침 받아
今對風儀念宿因 ~ 只今 모습 對하며 宿世의 因緣임을 생각하네.
(10) 其 三首
金口遺文滿大千 ~ 부처님의 남기신 法文 大千世界에 가득한데
道消彌遠罕扶顚 ~ 道는 사라져 더욱 멀고 넘어진 佛法 잡는 이 드무네.
飛山默子何爲者 ~ 飛山의 默子님은 어떤 분인가
弘護功高四海傳 ~ 크게 護法하신 功 높아 四海에 전해졌네.
★ 中使 ~: 宮中에서 보낸 使臣.
★ 福唐 ~: 福州 福唐縣. 宋 戒珠가 지은 淨土
往生傳의 敍文에 ‘宋福唐飛山沙門戒珠敘’라 하였다.
★ 飛山戒珠 ~: 戒珠 (985~1077)는 어려서 法性子光을 師事하였고 出家 後 善行을 즐겨 하였다. 文章에 뛰어나 사람들이 默書라고
불렀으나 著述 十數萬言을 모두 태워버리고 但只 『 淨土往生傳』만 남았다고 한다.
★ 葱嶺 ~: 파미르 高原. 印度에서 中國에 들어오는 關門으로, 中央亞細亞를 거쳐 佛敎가 中國에 傳해지는 길목이다.
(11) 門人慧宣大師, 以住持告別, 因以贈之
(門人 慧宣大師가 住持가 되어 作別을 告하므로 지어 줌)
錢唐高會資承久 ~ 錢唐 높은 會上에서 法 받은 지 오래더니
智異精藍主領時 ~ 智異山 精舍伽藍의 住持 되었네.
傳敎得人誠不易 ~ 가르침 傳할 사람 얻기는 참으로 쉽지 않은데
吾門多幸賴扶持 ~ 우리 門中이 多幸히도 붙잡아 依支했도다.
★ 錢塘 ~: 中國 浙江省 杭州地方. 錢塘 또는 錢唐이라고도 쓴다. 義天이 杭州 惠因院에서 淨源에게서 華嚴을 배울 때 修行한 慧禪이 같이 傳受하였다는것을 말함.
(12) 送道生僧統, 歸俗離寺
(俗離寺로 돌아가는 道生僧統을 보내며)
停驂竟日情無倦 ~ 온終日 馬車 멈추어도 마음은 싫증나지 않은데
摻袂臨岐恨莫任 ~ 소매 잡고 갈림길 다다르니 아쉬움 어쩔 수 없네.
何事舊遊偏掛意 ~ 무슨 일로 예前 놀던 한쪽 뜻 걸어 두었나
水精山下白雲深 ~ 水精山 아래에는 흰구름만 깊구나.
★ 俗離寺 ~: 俗離山의 法住寺 (忠北 報恩郡 內俗離面 寺內里)에 있는 절.
★ 道生僧統 ~: 導生. 高麗 中期 法相宗의 學僧. 文宗의 다섯째 王子로 이름은 竀, 넷째 王子인 義天의 아우이다.
(13) 送門人樂眞大師, 歸奉先寺
(奉先寺로 돌아가는 門人 樂眞大師를 보내며)
吳越江山懶重尋 ~ 五月 江山을 나른하게 다시 찾아
舊拪歸隱白雲深 ~ 예前 살던 곳 돌아 들어 가니 흰구름만 깊구나.
光揚吾道知君在 ~ 우리 佛道를 드날림이 그대에게 있음을 아니
莫忘扶顚護法心 ~ 쓰러짐 붙잡아야 할 護法의 마음 잊지 말게.
★ 奉先寺 ~: 開城市 滿月洞 由巖山에 있던 절.
★ 樂眞(1045~1114) ~: 高麗時代 華嚴宗의 僧侶. 號는 悟空通慧, 어렸을 때 出家하여 靈通寺 景德國師의 弟子가 되어 學問을 닦았고, 1056年에 具足戒를 받았다. 19歲에 僧科에 及第하고, 後에 義天을 따라서 宋나라에 건너가 杭州 惠因院에서 淨源法師를 만나 法을 깨쳤다.
(14) 示新授大選大德
(새로 大選에서 大德을 받은 이에게 보임)
務學多年幾苦辛 ~ 여러 해 學問에 힘써 얼마나 힘들었는가
業成今日盡超倫 ~ 課業 이루어진 오늘 무리를 모두 넘어섰네.
諸生莫忘傳燈志 ~ 그대들은 佛法 傳할 뜻 잊지 말게
弘道由來寄在人 ~ 佛法을 널리 폄은 本來 사람에게 있다네.
★ 大選 ~: 高麗時代에 僧侶들은 敎宗과 禪宗으로 나뉘어 宗選을 치르고, 그 合格者는 本科인 大選을 치렀다. 여기서 合格하면 大德의 法階를 주었다. 以後 僧階는 大德→大師→重大師→三重大師로 오르고, 그 以上은 敎와 禪이 나뉘어 敎宗은 首座→僧統, 禪宗은 禪師→大禪師의 僧階로 上昇하였다.
★ 大德 ~: 德이 높은 僧侶에게 붙이던 尊稱.
(15) 厭髑舍人廟
千里歸來問舍人 ~ 千 里를 돌아와 舍人을 찾으니
靑山獨立幾經春 ~ 山에 홀로 서서 몇 봄을 보내었나.
若逢末世難行法 ~ 萬若 末世에 佛法 行하기 어려운 때 만나면
我亦如君不惜身 ~ 나도 또한 그대같이 몸을 아끼지 않으리.
★ 舍人 ~: 新羅의 벼슬 이름.
(16) 留題智異山華嚴寺
(智異山 華嚴寺에 머물며 지음)
寂滅堂前多勝景 ~ 寂滅堂 앞에는 뛰어난 景致도 많은데
吉祥峯上絶纖埃 ~ 吉祥峯 위에서 작은 煩惱도 끊어지네.
彷徨盡日思前事 ~ 終日토록 彷徨하며 지난 일 생각하니
薄暮悲風起孝臺 ~ 해질녁 슬픈 바람 孝臺에서 일어나네.
★ 華嚴寺 ~: 全南 求禮郡 馬山面 黃田里 智異山에 있는 절.
(16) 留題玄化寺 (玄化寺에서 머물며 지음)
寶構森嚴景槩淸 ~ 보배롭게 만든 壯嚴한 景致도 맑은데
爛陁空檀古今名 ~ 날란다 빈 절은 古今에 이름 높네.
碧無分別山千點 ~ 푸르름 區別 어려운 千山은 點點이 서고
巧報幽閑鳥數聲 ~ 그윽한 閑暇로움 알려주는 몇몇 새소리.
閣逈高僧臨月定 ~ 殿閣은 빛나고 高僧들은 달빛에 禪定에 들고
路迷遊客躡雲行 ~ 길 헤매며 노니는 나그네는 구름 밟고 가네.
東君何事將佳致 ~ 東君은 무슨 일로 아름다운 景致 가져오나
春盡春光向此傾 ~ 봄 다해가니 봄빛 이쪽으로 기우네.
★ 날란다 ~: 印度의 날란다(那爛陀, Nālandā) 寺院. 印度 마가다國(산스크리트語: ??? magádha, 摩揭陀, Magadha kingdom, Magadha state) 또는 摩竭陀 首都 王舍城 北쪽에 있던 大寺院. 只今의 라즈기르(Rajgir) 北쪽 11km 거리에 있다. 5世紀 초 굽타王朝의 샤카디트야( Śakāditya, 帝日)王이 建立하여 漸次 增大되어 印度 最大이자 最高 學部가 되었다.
★ 東君 ~: ① 太陽神의 이름으로 太陽을 가리킴. ② 봄을 맡은 神. 여기서는 ②를 말한다.
(17) 依海東疏, 講金剛經, 慶而有作
(海東疏에 依해 '金剛經'을 講說하고 祝賀하여 지음)
義語非文契佛心 ~ 뜻과 말은 文字가 아니라 부처의 마음에 들어맞고
芬皇科敎獨堪尋 ~ 金剛三昧經의 깨침과 가르침은 홀로 뛰어났구나.
多生孤露冥如夜 ~ 오랜 生에 외로운 이슬 밤과 같이 어두운데
此日遭逢芥遇針 ~ 오늘 만남은 겨자씨가 바늘을 만난 듯.
★海東疏 ~: 글字그대로는 海東의 僧侶가 지은 疏이다. 一般的으로는 元曉가 지은 '起信論疏'가 워낙 뛰어난 評價를 받아 中國에서 海東疏로 불렸다고 하여 이를 가리킨다.
★ 겨자씨가 바늘을 만난다는 것은 매우 드문 境遇, 곧 佛法을 만나기가 어려움을 比喩하는 말. 땅 위에 바늘 하나를 세워 두고 하늘에서 겨자씨 하나를 떨어뜨려 바늘 끝에 的中하기가 매우 어렵듯이 부처님 法을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
(17) 以圓覺大懺, 寄三角山玄道人
(圓覺大懺悔를 三角山 玄道人에게 부침)
終南禪觀盡幽微 ~ 終南山 禪觀은 모두 그윽하고 微妙하여
三百年來識者稀 ~ 三百 年 이래 아는 이 드무네.
局匪留心圓頓旨 ~ 道場이 圓頓 敎旨에 마음 두지 못하면
有誰硏味息煩機 ~ 그 누가 煩惱의 틀 쉬어 硏磨하고 飮味하리.
(18) 因母后喪, 到西都, 登永明寺浮碧寮
(母后의 國喪으로 西京에 이르러 永明寺 浮碧寮에 올라)
聞說永明多好景 ~ 듣건대 永明寺엔 좋은 景致도 많아
幾年凝思此游尋 ~ 몇 해를 그리다가 이제야 찾아왔네.
今朝哀變江山色 ~ 오늘 아침 江山의 色깔도 슬프게 바뀌니
始信風光自我心 ~ 風光이 내 마음에서 나오는 줄 비로소 믿겠네.
★ 永明寺 ~: 平壤市 錦繡山에 있는 절. 浮碧樓의 西쪽에 位置하고 있다.
(19) 自誡 (스스로 警誡함)
悠悠無定志 ~ 閑暇하게 定한 뜻 없어
不肯惜陰光 ~ 歲月 아낌이 좋은 줄 모르네.
雖曰攻經論 ~ 비록 經論 工夫한다지만
寧知目面墻 ~ 無識 免치 못함을 어찌 알리오.
(20) 竊見尹相公灌, 擬常上人結杜, 叙意之什, 不勝感幸, 因而和酬
(尹瓘 相公이 常 上人의 結社에 비기어 뜻을 담은 詩를 보고 多幸하고 感謝함을 이기지 못해 和答하여 지음)
當年訪道歷蘇杭 ~ 그해 佛道 찾아 蘇州 杭州 지날 때
昭慶親尋結杜名 ~ 昭慶寺 親히 찾으니 結社 이름이었네.
種藕幾思香䈄萏 ~ 蓮뿌리 심어놓고 몇 番이나 蓮꽃 香氣 생각했나
買山空憶碧崢嶸 ~ 山 사들이고 空然히 푸르고 險峻함 생각하네.
塵緣誰覺勞身事 ~ 世上 因緣에 누가 힘든 일 알리오
淨行唯期樂我生 ~ 淸淨한 行動으로 내 生의 즐거움만 期約하리.
珍重雅章先見志 ~ 珍重하고 優雅한 글은 먼저 뜻을 보듯
功成應急報時明 ~ 功 이루면 時節 밝아짐을 急히 알리리.
★ 尹瓘 ~: (? ~ 1111. 高麗 中期의 文臣. 文宗 때 科擧에 及第하여 여러 官職을 지내고, 1103年 吏部尙書同知樞密院事를 거쳐 1104年에 樞密院使로 東北面行營都統이 되어 女眞 征伐의 任務를 맡아 征伐을 成功的으로 完修하여 9城을 築造하였다. 나중에 門下侍中을 내렸으나 辭讓하였다.
★ 昭慶寺 ~: 浙江省 杭州의 西湖 湖畔에 있던 절.
(21) 贈法王寺華嚴講主利上人 二首
(法王寺 華嚴講主 利 上人에게 줌)
(21) 其 一首.
高騁潮音快衆聞 ~ 높은 法文 波濤소리처럼 大衆들에 痛快하게 들리고
天花時落講軒芬 ~ 하늘 꽃 때때로 떨어지니 講院이 香氣롭네.
古今罕入餘人手 ~ 예나 只今이나 사람 손에 들어가기 힘드니
攬得玄微獨有君 ~ 그윽하고 微妙한 法 얻은 이 그대 혼자뿐일세.
(22) 其 二首.
未看鶴態空留 ~ 鶴 모습 보지 못해 부질없이 머무니
一日長於數秌 ~ 하루가 몇 해보다 길구나.
且問故山水石 ~ 故鄕의 山川 消息 물어보려니
夜來潜入夢不 ~ 밤 되면 꿈 속에 몰래 들어오려나.
★ 法王寺 ~: 開城 延慶宮에 있던 절. 919年에 太祖가 開城 10寺의 하나로서 創建하였다.
(23) 聽樂眞大師講 (樂眞大師의 講義를 듣고)
佛祖垂文緣底事 ~ 부처님 祖師 글 지어 무슨 일에 戀戀했나
只應傳授化群萌 ~ 오로지 法을 傳해 衆生 矯化하셨네.
近來講主皆荒怠 ~ 요즈음 講主들 모두 거칠고 게으른데
君獨循循異衆情 ~ 그대 홀로 좇아서 무리들과 다르네.
(24) 柒長寺, 禮慧炤國師影
(柒長寺에서 慧炤國師의 影幀에 禮拜함
(柒. 일곱 칠)
空門功業許誰同 ~ 佛門의 功積 누구와 같다고 許諾하리
千乘摳衣味道風 ~ 임금이 받들어서 道風을 맛보았네.
事與人非何足嘆 ~ 일은 사람과 함께 잘못되니 무엇을 恨嘆하랴
宰臣金公現撰碑 ~ 宰臣이 碑文을 지으니 無窮하게 빛나리
★ 宰臣崔公惟善述影贊
〈宰臣 金現이 碑文을 짓고 宰臣 崔惟善이 影贊을 지었다〉
★ 柒長寺 ~: 七長寺 (京畿道 安城市 竹山面 七長里 七賢山에 있는 절. 新羅時代에 慈藏律師가 創建하였다고 하나 實際로는 高麗 初期에 慧炤國師가 只今의 모습으로 重創한 것으로 생각된다. 國師가 修道 할 때 찾아왔던 7名의 惡人을 矯化하여, 7人 모두가 道를 깨달아 七賢이 되었으므로 山 이름을 七賢山이라고 했다고 한다.
★ 慧炤國師 ~: 鼎賢(972~1054. 高麗 前期 瑜伽宗의 國師)
(25) 學徒中 有寫吾眞者, 佳其筆妙, 因而示之.
(學徒 中에 나의 眞影을 그린 이가 있는데 그 筆妙를 아름답게 여겨 그로 因해 보임)
精藝發懷抱 ~ 精巧한 技藝는 마음에서 일어나는데
五明學何早 ~ 다섯 技藝 배움이 어찌 그리 이른가.
旣能寫我形 ~ 이미 내 形像을 그렸으니
亦願傳吾道 ~ 또한 내 佛道 傳하기를 바라노라.
(26) 學院書事 (學院에서 일삼아 쓰다)
卜居幽靜寺 ~ 깊고 고요한 절에 살 곳 定하여
掩戶避諠譁 ~ 門닫고 世上 시끄러움 避했네.
有意憐頹景 ~ 뜻은 있으나 늙어감 가여워라
何心惜落花 ~ 무슨 마음으로 지는 꽃 아낄까.
塵緣那足顧 ~ 世上 因緣 무엇하러 돌아보리
吾道可興嗟 ~ 우리 佛道 일어남 感嘆하네.
寂寂無人識 ~ 고요하여 아는 이 없는데
松窓日又斜 ~ 솔 窓門 앞에 해는 또 기우누나.
(27) 海印寺退居有作. 四首
(海印寺에 물러나 지음)
(27) 其 一首.
海印却勝廬岳寺 ~ 海印寺가 廬山 절 보다 뛰어나구나
伽耶還似虎溪流〈伽耶者溪名也〉~
伽倻 시내는 도리어 虎溪가 흐르는 듯.〈가야는 시내 이름〉
遠公高迹雖難繼 ~ 慧遠公의 높은 자취 이어받기 어려우나
且喜終焉志已酬 ~ 또한 죽을 때 뜻 이미 이룬 걸 기뻐하노라.
(28) 其 二首.
屈辱多年寄帝京 ~ 몇 해 동안 恥辱 받으며 서울에 살아
敎門功業耻無成 ~ 佛門의 功을 부끄러워 이루지 못하네.
此時行道徒勞爾 ~ 이때 道를 行해도 헛 受苦 일 뿐인데도
爭似林泉樂性情 ~ 숲과 샘과 겨루며 마음을 즐기네.
(29) 其 三首.
事去幾廻興嘆息 ~ 일 지나 몇 차례나 嘆息했던가
年來無計報君親 ~ 해마다 나라와 父母님께 報答할 길 없어라.
可憐少壯心如昨 ~ 可憐하다 젊은 時節이여 마음은 어제 같건만
不覺銷磨四十春 ~ 어느새 벌써 四十 年이 흘렀네.
(30) 其 四首.
榮華富貴皆春夢 ~ 富貴와 榮華는 모두 봄 꿈과 같아
聚散存亡盡水漚 ~ 모였다 흩어지고 있다가 없어지니 물거품 같네
除却栖神安養外 ~ 精神을 쉬고 마음을 便安히 하는 外에는
筭來何事可追求 ~ 헤아려본들 무슨 일을 追求하리.
★ 廬山 절이란 廬山 白蓮社를 말한다. 東晉 때 慧遠이 念佛 結社를 열어 淨土 修行의 根本道場이 되어 淨土敎의 聖地로 알려져 있다.
★ 虎溪 ~: 廬山의 白蓮寺 앞을 흐르는 개울이다. 虎溪는 虎溪三笑라는 故事로 有名하다. 儒學者인 陶淵明과 道士인 陸修靜이 白蓮寺의 高僧 慧遠을 찾아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세 사람이 談笑하며 걷다가 손님들을 배웅하던 慧遠이 그만 談笑에 빠져 自身이 스스로 넘지 않겠다고 定한 虎溪를 넘어서고 말았다는 이야기이다. 흔히 儒·佛·道 三敎가 어울리는 想徵으로 얘기되어 數많은 그림의 所材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實際로는 年代로 보
아 이 세 사람이 同時에 만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되어, 三敎和合의 想徵을 後代에 만든 이야기로 判斷하고 있다.
(31) 華嚴寺, 禮緣起祖師影
(華嚴寺에서 緣起祖師 影幀에 禮拜함)
偉論雄經罔不通 ~ 偉大한 論書 雄壯한 經典, 通하지 않음이 없고
(師平昔講演起信花嚴)
〈祖師는 平素에 起信論과 華嚴經을 講演 하였다〉
一生弘護有深功 ~ 一生동안 佛法 保護해 깊은 功이 있었네.
三千義學分燈後 ~ 三千 名의 學僧들 傳燈의 燈불 나눈 後
圓敎宗風滿海東 ~ 圓敎 宗風이 海東에 가득찼네
〈本傳云,“ 傳敎義學數三千”〉
〈本傳에 “가르침을 傳한 學徒들이 三千을 헤아린다.”고 하였음〉
(32) 孝臺 (智異山 華嚴寺에)
寂滅堂前多勝景 ~ 寂滅堂 앞에는 빼어난 景致도 많은데
吉祥峯上絶纖埃 ~ 吉祥峯 위에는 한 點 티끌도 없네.
彷徨盡日思前事 ~ 온終日 서성이며 지난 일들을 생각하니
薄暮悲風起孝臺 ~ 날은 저무는데 孝臺엔 슬픈 바람 이누나.
🍎 大鑑國師 (1070 ~ 1159. 俗姓 孫. 號 默庵. 諡號 坦然. 書藝家로高麗最高名筆. 密陽사람)
(1) 偈頌
一室何寥廓 ~ 온 집안이 어찌나 고요한지
萬緣俱寂寞 ~ 온갖 因緣이 寂寞하네.
路穿石罅通 ~ 길은 바위틈을 뚫어 通했고
泉透雲根落 ~ 샘물은 머물러 있는 구름 뚫고 떨어지네.
皓月掛簷楹 ~ 밝은 달은 처마 기둥에 걸려있고
凉風動林壑 ~ 맑은 바람은 골짜기 숲을 흔드는구나.
誰從彼上人 ~ 누가 저 聖人을 따라서
淸坐學眞樂 ~ 맑게 앉아 참된 즐거움을 배우랴.
(2) 文殊寺
一室何寥廓 ~ 房이 어찌나 크고도 조용한지
萬緣俱寂寞 ~ 온갖 근심 다 사라지네.
路穿石罐通 ~ 길은 바위를 뚫어 열렀고
泉透雲根落 ~ 샘물은 구름 깊은 곳에서 떨어지는 맑은 물.
晧月掛簷楹 ~ 처마에 걸린 맑고 흰달 그 빛 환하고
凉風動林壑 ~ 시원한 바람 골짜기 숲을 흔드네.
誰從彼上人 ~ 누가 저 高僧을 따라
淸坐學眞樂 ~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 眞理 참 즐거움 배우나니.
🍎 東溪敬一 (1636∼1695. 法名은 敬一, 號는 東溪. 堂號는 太虛堂. 道號 太虛, 俗姓 全州李氏. 世祖의 後裔)
(1) 萬法歸一
(온갖 法은 한곳으로 돌아간다)
萬法歸一一何歸 ~ 萬法歸一이라 하니 어디로 돌아갈까
八物咸歸不見歸 ~ 온갖 事物 돌아가도 돌아가지 못하네.
若得頂門開活眼 ~ 頂門의 活眼이 활짝 열릴 것 같으면
山河大地露全機 ~ 山河大地 穩全한 기틀을 드러내리.
(2) 示磧川寺湖長老
佛卽是心心卽佛 ~ 부처가 곧 이 마음요 이 마음이 부처이니
如波還水水還波 ~ 물결이 물이 되고 물이 물결 됨과 같네.
瞥然一念歸無念 ~ 갑자기 한 마음이 無念으로 돌아가면
直到威音那畔家 ~ 곧장 바로 威音那畔 그 時節에 다다르리.
(3) 詠雲假山
(구름이 만든 가짜 山을 노래하다)
坐見扶桑曉 ~ 새벽에 東海바다 앉아서 보니
橫雲作假山 ~ 가로 걸린 구름이 山 貌樣 짓네.
山含紅翠色 ~ 붉고 푸른 빛깔을 山이 머금다
朝日吐其間 ~ 아침 해를 그 사이서 吐해내누나.
(4) 詠月
碧海龍兒掌頷珠 ~ 푸른 바다 龍이 손아귀에 구슬 쥐고
夜昇閶閤獻天都 ~ 밤에 天門 올라가 天都에 바치누나.
姮娥照取霓裳美 ~ 姮娥 아씨 어여쁜 무지개 옷 비춰보다
笑倚丹叢影有無 ~ 그림자 있나 없나 丹叢影 기대 웃는다네.
(5) 偶吟. 1
終朝喫飯何曾飯 ~ 아침 내내 밥 먹어도 무슨 밥을 먹으며
竟夜沉眠未是眠 ~ 밤새도록 잠 잤어도 잠 잔 것이 아니로다.
低首只看潭底影 ~ 고개 숙여 못 아래 그림자만 보느라
不知明月在靑天 ~ 밝은 달이 하늘 위에 있는 줄을 모른다네.
(6) 偶吟. 2
可笑騎牛更覔牛 ~ 우습다 소의 등에 타고 다시 소를 찾다니
不須頭上更安頭 ~ 모름지기 머리 위에 머릴 올려놓친 않는 法.
曺溪鏡裡元無物 ~ 曺溪의 거울 속엔 아무 物件 없건만
天下禪流面壁求 ~ 天下의 禪僧들은 面壁하고 찾는다네.
(7) 次客嘲太虛堂韻
(太虛堂을 嘲弄한 客의 詩에 次韻하다)
吾堂號太虛 ~ 내 집 이름 太虛堂이라 부르니
不獨愛淸虛 ~ 淸虛를 사랑해서만은 아니다.
六氣無窮化 ~ 六氣는 無窮히 變化 하느니
雖虛不是虛 ~ 비록 비었어도 빈 것 아닐세.
(8) 涅槃頌
常開頂門眼 ~ 智慧의 눈은 언제나 열려 있으니
不關生死路 ~ 나고 죽음의 길은 아무 相關이 없네.
靑風吹太虛 ~ 虛空엔 맑은 바람 불고 있으니
萬古活一道 ~ 萬古에 살아 있을 하나의 道여!
🍎 滿空禪師 (1871 ~ 1946. 朝鮮 日帝 强占期 僧侶. 獨立運動家. 韓國 現代 佛敎 大禪師. 俗姓 宋氏. 宋滿空으로도 稱함. 本貫 礪山. 本名 道巖. 法名 月面. 法號 滿空. 全北 井邑 出生)
(1) 悟道頌
空山理氣古今外 ~ 빈 山 서릿氣運 古今 밖이요
白雲淸風自去來 ~ 흰 구름 맑은 바람 스스로 왔다 스스로 가네.
何事達摩越西天 ~ 무슨 일로 達摩는 西天을 넘어왔는고
鷄鳴丑時寅日出 ~ 닭 울자 먼 山에 뻗치는 햇 살 몇 가닥.
("丑時에 닭 울고 寅時에 해 뜨도다"로도 飜譯되고 있음)
🍎 卍雨禪師 (1357∼? 高麗末 朝鮮 初期 僧侶, 混修禪師의 弟子)
★ 山中
寒窓射朝旭 ~ 閑寂한 窓으로 아침 햇살 비쳐들고
危坐爽煩襟 ~ 端正히 앉으니 번거롭던 생각 맑아지네.
振筆摹山水 ~ 붓 들어 山水를 그려보고
開書閱古今 ~ 冊을 펴 古今의 일도 살펴본다.
無心千萬乘 ~ 임금님 찾아 벼슬할 생각은 全혀 없고
有箒享千金 ~ 千 金 값하는 빗자루 가진 어리석은 마음.
自適林泉興 ~ 스스로 自然의 멋에 滿足하니
因題方外吟 ~ 脫俗한 詩를 지어 읊어보리라.
🍎 明詧 (1640 ~ 1708. 字 醉月, 號 楓溪.
俗姓 朴氏. 서울 出生)
(1) 重遊淸平寺
少小聞閑趣 ~ 젊어서 餘裕로운 雅趣 있다 듣고
逃名隱者基 ~ 名譽를 避함은 隱者의 基本이라.
峰巒依舊色 ~ 山과 들은 옛 모습 그대로이나
杉栝長新枝 ~ 杉나무 노송나무 새 가지 자란다.
(栝. 노송나무 괄)
聽澗喧如訝 ~ 山골 물소리를 들으니 맞아주는 듯
看雲默似悲 ~ 구름의 말없음을 보니 슬픈 듯.
客懷愈惻怛 ~ 나그네는 故鄕 생각에 더욱 슬퍼지니
誰與展幽思 ~ 누구와 함께 깊어진 故鄕 생각 펼쳐나 볼까?
(2) 淸平寺仙洞
霽後諸天秀色封 ~ 비갠 後 하늘은 더더욱 아름답고
道人閑味此時濃 ~ 閑暇한 맛 이 때 무르익는다 말하네.
凌昏閉戶風停樹 ~ 저물녘 門 걸면 바람은 나무에 머물고
待曉開囱月隱峯 ~새벽되어 窓 열면 달은 봉우리에 숨는다.
應有淸音迎客好 ~ 應當 좋은 消息 있어 손님 맞으면 좋겠지만
不堪幽興倚寒松 ~ 그윽한 興趣로 찬 소나무에 기대느니만 못하네.
寂寥更引安禪志 ~ 고요히 다시 禪志를 즐기니
雲自無心過碧空 ~ 구름은 無心히 하늘을 지나네.
(3) 詧幻寂堂 小祥文 在淸平寺
(幻寂堂 小祥 祭文. 淸平寺에 있다)
天資粹美 ~ 타고난 資質이 純粹하고 아름다워
玉露其瀼 ~ 맑고 깨끗한 이슬이 일렁이듯 하네.
淸眞溫厚 ~ 純潔하고 溫厚하며
樂且和康 ~ 和樂하고 康寧하였네.
綺年出塵 ~ 少年時節 俗世를 벗어나
志切雲房 ~ 坐禪에만 뜻을 두었어라.
心瑩戒珠 ~ 마음 밝고 戒律 잘 實踐하여
受具禪坊 ~ 禪坊 資格을 갖추었도다.
尋師入山 ~ 스승을 찾아 山으로 들어가
曰維金剛 ~ 오직 金剛經만을 말하였다.
于庵憩錫 ~ 庵子에서 지팡이 집고 休息하며
扁曰正陽 ~ 扁額을 正陽이라 하였다.
早慕禪乘 ~ 일찍이 禪定의 法을 思慕하여
受敎鞭羊 ~ 鞭羊에게 가르침을 받았다네.
壁立千仞 ~ 千 길 壁에 세우고
淨掃壇場 ~ 壇場을 깨끗이 쓸었다네.
徒悲無益 ~ 슬픔은 無益할 뿐만 아니라
聊備誠香 ~ 애오라지 참된 아름다움 갖추었어라.
神光了了 ~ 부처님의 光明 分明히 알았으니
伏惟尙嚮 ~ 삼가 祭物을 드리오니 받으옵소서.
★ 鞭羊 ~: 宣祖 14年(1581)에 竹州縣 出生. 俗姓 張氏. 壬辰倭亂해에 12歲로 金剛山 楡岾寺의 玄賓禪師에게 出家함.
(4) 臨終偈
幻海浮沉度幾春 ~ 幻海에 浮沈하며 몇 番 봄을 보내고서
棚頭又作弄傀人 ~ 시렁 위서 또 다시 꼭두각시 놀음 했지.
如今脫殼超塵累 ~ 이제서야 껍질 벗고 티끌世上 벗어나면
淨界蓮花發艶新 ~ 淨界에선 蓮꽃이 곱게 새로 피어나리.
★ 幻海 ~: 虛幻의 바다. 헛된 世上의 比喩.
★ 棚頭 ~: 꼭두각시 極의 舞臺.
★ 弄傀人 ~: 꼭두각시 놀음을 하는 사람.
★ 脫殼 ~: 허물을 벗다. 죽음의 意味.
★ 塵累 ~: 티끌 世上에 얽매임.
★ 發艶新 ~: 곱게 새로 피어나다.
🍎 無竟孤松 (1664∼1737. 字가 孤松, 法號는 無竟. 俗名 洪子秀. 本貫 南陽 洪氏. 全州 出生)
(1) 山寺初昏
古寺張燈欲掩門 ~ 옛절에 燈불 켜고 門 닫을 때
東峰月上破黃昏 ~ 東峰에 달이 뜨면 黃昏은 사라진다.
忽聞溪路歸人語 ~ 그 때 문득 開泉 길에 말소리 있어
山後方知別有村 ~ 알고 보니 山뒤에 마을 하나 또 있구나.
(2) 隨流
祖痕佛跡掃無餘 ~ 佛祖의 痕跡 깨끗이 없애버리고
掩劍縱橫能殺活 ~ 縱橫無盡 劍을 휘둘러 가리지 않고 죽이고 살리네.
隨流得妙自由行 ~ 흐름 따라 妙를 얻으며 自由롭게 가나니
白鷺下田千點雪 ~ 白鷺는 千 點의 눈송이로 밭에 내리네.
(3) 月溪
壑低深深水 ~ 골짝 아래 깊은 개울속에
分明落月團 ~ 둥근 달 떨어진게 分明하구나.
夜半猿啼處 ~ 밤 깊으면 잔나비 울음소리 들리는곳
淸光歷劫寒 ~ 맑은 빛은 億劫의 차가움으로 흐르는구나.
(4) 往復無題
一二三四去 ~ 一二三四 로 가고
四三二一來 ~ 四三二一 로 오너라.
隱顯八無際 ~ 숨었다 나타 났다 여덟은 끝이 없는데
看看眼半開 ~ 그대여 눈 半만 열고 보고 보고 잘좀 보아라.
(5) 涅槃頌
一星揮破三生夢 ~ 한소리 외치매 三生의 꿈 깨어지고
隻杖撞開大寂關 ~ 외지팡이 휘둘러 大寂關을 여네.
萬古堂堂眞面目 ~ 萬古에 堂堂한 眞面目이여
何時何處不相看 ~ 어느 때 어느 곳에서도 서로 볼 수없네.
🍎 默菴最訥 (1717~1790. 朝鮮 後期 僧侶. 號 默菴, 字 耳食. 俗姓 朴氏, 本貫 密陽. 興陽 出生)
(1) 玩春
露泣花千朶 ~ 이슬 맺히니 꽃송이 마다 눈물이요
豊鳴竹一叢 ~ 바람일어 대숲에서 한바탕 울부짓고
綠楊芳草岸 ~ 버들잎 흔들리는 풀밭 언덕에
終日坐禪翁 ~ 온종일 홀로 앉아 마음 닦는 저 늙은이
(2) 禪詩
光輝無表裏 ~ 반짝이는 빛 안과 밖이 없나니
風月滿全身 ~ 맑은 바람 밝은 달 온몸에 가득하다.
應物分長短 ~ 貌樣따라 나뉘어 길거나 짧나니
隋時任屈伸 ~ 어느 때는 오므리다가 어느 때는 피는구나.
放行彌六合 ~ 놓이어 行해지면 天地에 퍼지고
斂跡納纖塵 ~ 자취 거두고 보면 티끌과 먼지뿐이라.
道本無彼此 ~ 참 모습 本來 너와 나 따로 없나니
何容面目親 ~ 어디 敢히 私私로움 容納하리요.
🍎 白谷 處能 (1619~1680. 俗姓 全氏, 字 愼守, 法名 處能, 法號 白谷)
(1) 感興 감흥
浮雲終日行 ~ 뜬구름이 終日토록 다니니
行行向北歸 ~ 다니고 다니다가 北쪽으로 돌아가네.
萬古英俊人 ~ 萬古에 뛰어났던 사람
得失多是非 ~ 얻고 잃음에 是非가 많구나.
是非竟何有 ~ 是非를 한들 結局 무엇이 남을지
盡逐浮雲飛 ~ 모든 것이 뜬구름을 좇아 날아다니는 것.
浮雲本無跡 ~ 뜬구름이란 本來 자취가 없으니
我與雲相依 ~ 나는 구름과 더불어 서로 依支하네.
手中桃竹枝 ~ 손 안에 대나무 지팡이가 있고
身上薜蘿衣 ~ 몸 위에는 넝쿨로 지은 옷이 있을 뿐.
夙心多自負 ~ 平素에 가진 뜻에 自負하지만
空嗟與時違 ~ 時代와 맞지 않는 것이 恨歎스럽도다.
(2) 敬次李晋州草堂韻
(李晉州 草堂의 韻을 따라)
松作溪堂竹作扉 ~ 소나무는 溪堂 되고 대나무는 사립 되고
朝衣還着綠蓑衣 ~ 綠色 도롱이로 아침 옷 갈아 입는다.
閑隨白鳥沙邊坐 ~ 閑暇하면 물새 따라 모래밭가에 앉고
醉跨靑驢月下歸 ~ 醉하면 나귀 타고 달 아래 돌아온다.
(3) 九言賦閑興 (九言으로 閑暇한 興을 읊음)
人情曲曲重重似羊膓 ~ 사람의 情理란 굽이굽이요 겹겹이라 마치 羊의 창자 꼬인듯 하고
世事紛紛擾擾如風狂 ~ 世上事는 어지럽고 시끄러워 미친바람과 다를 게 없노라.
榮譽是非只掉三寸舌 ~ 榮華나 名譽, 옳고 그름을 分別하는 것은 但只 세치 혓바닥 놀림이요
悲歡榮辱聊付一夢場 ~ 슬픔과 기쁨, 榮譽와 辱됨은 애오라지 한바탕 꿈에 붙어 있다.
山齋日斜閑伴逸人話 ~ 山中 處所에 해 저물어 閑暇히 隱者와 벗 삼아 이야기하고
洞府春深看取幽興長 ~ 仙景에 봄이 깊어 幽玄하고 긴 興趣를 본다.
任他悠悠無限世間事 ~ 悠悠히 흘러 끝없는 世上事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樂彼得得有餘方外鄕 ~ 얻고 얻어도 남음이 있는 그것 方外의 世界를 즐기노라.
(4) 短歌行 (짧막한 노래)
短歌一曲誰能知 ~ 짧은 노래 한 曲 누가 알리오?
不管人間歡與悲 ~ 人間의 기쁨과 슬픔 相關 않는다네.
鼓盆送死莊子休 ~ 莊子는 缸아리를 두드리며 葬事를 지냈고
擊筑忘生高漸離 ~ 高漸離는 거문고를 두드리며 生死를 잊었었지.
縛束形骸天地中 ~ 天地間에 이 몸뚱아리 하나 묶어두었지만
終須凜凜生長風 ~ 끝내는 큰 바람 시원하게 한 番 불어보리라.
由來哀樂竟非眞 ~ 슬픔과 즐거움이란 참된 것이 아니니
大抵浮雲流水同 ~ 뜬구름이나 흐르는 물이나 마찬가지
短歌之興何無窮 ~ 짧은 노래의 興이 정말 끝이 없도다.
★ 莊子 ~: 中國 戰國時代의 道家 思想家로, 아내가 죽었을 때 缸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 高漸離 ~: 中國 秦始皇을 暗殺하려 했던 樂士로, 거문고를 잘 탔다
(5) 宿田家 (農家에서 하룻밤 지내며)
落日下山鳥飛急 ~ 새들이 急히 나는 해 질 무렵 山을 내려갔다가
望鄕客子歸不及 ~ 미처 돌아오지 못한 나그네가 되었네.
前林漸黑草蟲喧 ~ 저 앞의 숲은 漸次 어두워지고 벌레 소리 드높아지는데
問路無人時獨立 ~ 길 물어볼 사람조차 없어 멍청히 서 있기도 하였네.
隨岸忽到兩家村 ~ 언덕을 따라 가다 문득 두 집 있는 마을에 다다르니
豆花深處初掩門 ~ 콩 꽃이 茂盛한 곳에 大門은 굳게 잠기었네.
主翁堅臥呼不應 ~ 主人 늙은이는 누운 채 불러도 對答 없고
怒聲呦呦還見憎 ~ 성난 목소리로 도리어 神經質을 내네.
老嫗出叱犬噬衣 ~ 늙은 할미는 나와 꾸짖고 개는 옷을 무는데
雖欲奮去終何歸 ~ 떨치고 가고 싶지만 갈 곳이 어디 있으랴.
低顔僅得弊簷下 ~ 고개 숙이고 겨우 낡은 처마 아래에 許諾을 받으니
風勁霜嚴徹寒夜 ~ 바람은 드세고 서리는 매서워 추위에 떨며 밤을 지새웠네.
夜深嬰兒啼不絶 ~ 밤이 깊자 갓난 아이는 울기를 그치지 않고
猛虎聞之覘蘺穴 ~ 사나운 호랑이는 그 소리에 울타리 구멍을 엿보네.
平生見困莫甚此 ~ 平生에 겪은 困難이 이보다 甚한 적이 없었으니
直待天明 ~ 날 밝기만을 기다려
扶錫促行不告別 ~ 떠난다는 말도 없이 재빨리 걸음을 재촉하였네.
(6) 白馬江懷古
白馬派聲萬古愁 ~ 白馬江 물결 소리 萬古의 愁心일세
男兒到此涕堪流 ~ 사나이 눈물이 흘러내림을 견딜 수가 없구나.
始誇魏國山河寶 ~ 처음에는 魏國山河 寶배로 여기더니
終作烏江子弟羞 ~ 끝내는 烏江子弟 羞恥를 當했구나.
廢堞有鴉啼落日 ~ 허물어진 城가퀴 지는 해 울어 대는 갈가마귀 보이고
荒臺無妓舞殘秋 ~ 荒凉한 樓臺에는 늦은 가을 춤추는 妓女 하나 없도다.
三分割據英雄盡 ~ 三國을 割據하던 英雄들은 다 사라지고
但看西風送客舟 ~ 西風에 손님 떠나보내는 작은 배만 보이네.
(7) 梨花
滿樹初成雪 ~ 나무 가득 눈이 내린 듯하더니
辭枝便逐風 ~ 가지를 떠나면서는 바람을 좇네.
亂鋪溪上下 ~ 溪谷 위 아래를 어지럽게 뒤덮더니
殘點屋西東 ~ 남은 몇 點은 東西로 흩날리네.
自惜蜂房廢 ~ 할 일이 없어진 벌도 哀惜하지만
誰憐蝶路窮 ~ 다닐 곳이 없어진 나비는 누가 可憐히 여겨주리오?
一春花事盡 ~ 한 철 봄 꽃의 일이 끝나고 나니
山月謾䑃朧 ~ 山 위의 달이 흐릿하구나.
(8) 幽居雜興
(其 三)
夕陽下幽岑 ~ 저녁 놀 비낀 疊疊 山中을 내려오는데
黃昏僧掩門 ~ 黃昏이라 스님네는 절間 門을 닫는구나.
俄然山吐月 ~ 아뿔싸! 갑자기 山이 달을 吐해내니
宿鳥驚飛飜 ~ 자던 새도 놀라 깨어 자리를 뜨는구나.
微風時送音 ~ 실바람은 때맞춰 그 소리를 보내와
慰我春夢魂 ~ 봄꿈 속에 빠진 내 넋을 어루만진다.
聒聒喧竹幹 ~ 괄괄한 소리에 대숲은 시끄럽고
冷冷動泉源 ~ 冷冷한 샘물 흘러 그 소리 차가워라.
自歌而自悅 ~ 내 노래 내가 불러 스스로 즐기나니
知音何必論 ~ 내 노래 알아 줄 이 무엇 하러 기다릴까.
(其 四)
淸晨吸甘井 ~ 이른 새벽이면 甘露水 길어다
薄暮烹良茶 ~ 해질녁 어스름엔 좋은 茶 끓인다.
飮之迺沃喉 ~ 그것 마셔 내 목구멍 축이려하니
釅味何其多 ~ 그 놈의 津香淸味가 어찌 그리 좋은지.
千峰忽回首 ~ 어쩌다 머리 들면 겹겹이 두른 봉우리마다
屹立高峨峨 ~ 높기도 하려니와 奇奇妙妙 威勢 좋다.
白石點苔蘚 ~ 흰 돌에는 이끼가 點點히 아롱지고
蒼崖垂藤蘿 ~ 푸른 絶壁엔 넝쿨이 얼키고설키 었다.
浮生有終極 ~ 이 놈의 뜬구름 같은 生 終局엔 끝이 있을 터
奈此風光何 ~ 어찌할까나 아름다운 이 風光을.
(9) 臨水臺
臨水臺前臨水坐 ~ 臨水臺에서 물을 가까이 마주하고 앉아
棲雲山上望雲歸 ~ 棲雲山 위에 돌아가는 구름을 바라보네.
水自澄淸雲自白 ~ 물은 절로 맑고 구름은 절로 희니
與吾無是亦無非 ~ 나에겐 옳음도 없고 그름도 없다네.
(10) 壺亭 鄭斗源(1581 ~ 1642. 當時 宰相)의 草堂에서 지은 詩이다.
(비에 醉한 풀)
峽路經春沮 ~ 좁은 길은 봄 지나 막히고
溪堂盡日空 ~ 시냇가 草堂 終日 비어있네.
草憾堤上雨 ~ 둑에 내리는 비에 풀은 醉했고
花笑檻前風 ~ 꽃은 欄干 바람에 웃고있다.
睡熟身仍穩 ~ 졸음 깊자 몸은 이내 平安하고
詩成句亦工 ~ 詩가 되려면 글句 또한 巧妙하지
一樽無事酒 ~ 일 없는 한 盞의 술
斟酌與誰同 ~ 누구와 함께 주고 받는담.
(11) 題盤石 (盤石에 對하여 몇 字 적는다)
石恰三人坐 ~ 돌은 세 사람 앉기에 恰足하고
溪纔數尺深 ~ 시내는 겨우 서너 자의 깊이라네.
相看兩無語 ~ 서로 바라보나 둘 사이 말이 없는데
斜日鳥歸林 ~ 해질녘 새들은 숲으로 돌아가네.
(12) 出山 (悟道頌)
步步出山門 ~ 걸음걸음 山門을 나오는데
鳥鳴花落溪 ~ 시냇가에 꽃 날리고 새가 우는구나.
烟沙去路迷 ~ 안개는 골 가득 길을 잃었고
獨立千峯雨 ~ 千 峰 저 빗줄기 속에 외로이 서 있다.
🍎 白峯居士 (1908 ~ 1985. 號 白峯. 本貫 金海. 俗名 金基秋. 釜山 出生. 獨立運動家, 佛敎指導者)
(1) 悟道頌
忽聞鐘聲何處來 ~ 忽然히도 들리나니 鐘소리는 어디서 오나
廖廖長天是吾家 ~ 까마득한 하늘이라 내 집안이 分明허이.
一口呑盡三千界 ~ 한 입으로 三千界를 고스란히 삼켰더니
水水山山各自明 ~ 물은 물은, 뫼는 뫼는, 스스로가 밝더구나.
(2) 涅槃頌
(白峯居士가 하얀 천 위에 써서 禪院 入口 대나무 長대 위에 걸어둔 當身의 偈頌 ‘最初句’가 涅槃頌이 된 셈이다)
無邊虛空一句來 ~ 가이없는 虛空에서 한 句節이 이에 오니
案山踏地大圓鏡 ~ 허수아비 땅 밟을새 크게 둥근 거울이라.
於此莫問知見解 ~ 여기에서 묻지 마라 知見풀이 가지고는
二三六而三三九 ~ 二三이라 여섯이요 三三이라 아홉인 걸.
🍎 栢庵性聰 (1631 ~ 1700. 法名 性聰. 俗姓 李氏. 南原 出身)
(1) 途中春暮
落花千片萬片 ~ 꽃잎은 千 조각 萬 조각 떨어지고
垂柳長條短條 ~ 길고 짧은 버들가지 늘어졌는데
悄悵天涯獨客 ~ 속 타고 슬퍼하는 天涯의 외로운 나그네
不堪對此魂消 ~ 이를 對하여 견디어 내지 못하는 靈魂은 녹아 없어지누나.
(2) 挽人 (죽은 이를 哀悼하며)
白日西傾逝水東 ~ 밝은 해는 西쪽으로 기울고 물은 東쪽으로 흘러 가는데
浮生㝎似夕煙空 ~ 뜬 人生은 丁寧 虛空의 저녁 煙氣 같구나.
誰知大造茫茫內 ~ 누가 알리오 아득한 天地 안에서
去住元來一夢中 ~ 가고 머무는 것이 처음부터 한바탕 꿈 속의 일인 것을.
(3) 暮春偶吟 (봄을 보내며)
上是靑山下碧溪 ~ 위로는 푸른 山이요 아래는 玉빛 개울이라
小庵分與白雲棲 ~ 작은 庵子는 흰구름 속에 긷들어 있네.
一春己過無人到 ~ 봄은 이미 가는데 찾아오는 이 아무도 없으니
獨採林花坐石梯 ~ 돌 階段에 앉아 홀로 꽃을 따고 있다네.
(4) 放觸蛛網蝶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놓아주며)
忙忙飛去又飛回 ~ 바쁘게 날아서 왔다 갔다 하더니만
誤觸蛛絲粉翅摧 ~ 거미줄에 잘못 걸려 날개가 꺾이었구나.
戒爾從今其輕薄 ~ 이제부터 너에게 그 輕薄함을 警戒하노니
由來好色喪身媒 ~ 色을 좋아하다가는 몸을 亡치게 된단다.
(5) 別學天上人 (學天 上人과 離別하며)
莫謂有離合 ~ 만남과 離別이 있다고 말하지 말지니
此身無去來 ~ 이 몸은 가고 옴이 없다오.
誰知大道上 ~ 누가 알리오 大道의 위에서는
天地一浮埃 ~ 天地도 하나의 뜬 티끌에 不過함을.
(6) 病中吟
經旬病臥竹方牀 ~ 열흘을 病으로 대나무 寢床에 누워 있으니
辱暑熏蒸苦日長 ~ 후끈후끈 찌는 더위에 긴 낮 보내기가 힘들구나.
安得本空眞妙藥 ~ 어떻게 하면 本來부터 空하다는 참되고 妙한 藥을 얻어서
將身與病一時忘 ~ 몸과 病을 한꺼番에 다 잊어버릴까.
(7) 送春
桃李風流夢一塲 ~ 복숭아와 오얏의 風流는 한 바탕 꿈이 되었고
谷鶯迁木弄淸商 ~ 溪谷의 鸚鵡새가 숲으로 옮겨와 맑은 소리 戱弄하네.
道人不惜春歸去 ~ 道人은 돌아가는 봄을 哀惜해 하지 않나니
只愛禪窓白日長 ~ 다만 參禪하는 窓門에 밝은 낮이 길어짐을 사랑할 뿐.
(8) 孰聆天外步虛聲
(밤에 梵唄소리를 들으며. 彩英 魚山에게 주었다)
公山靜夜道心淸 ~ 빈 山 고요한 밤 道心은 맑은데
萬籟俱沈一明月 ~ 萬가지 소리는 고요에 잠기고 달만 밝구나.
無限世間昏睡輩 ~ 世上의 깊은 잠에 醉한 數많은 사람들
孰聆天外步虛聲 ~ 누가 하늘 밖에 虛空 밝는 소리 들으랴.
★ 魚山 ~: 梵唄와 같은 意味로, 부처님의 功德을 讚美하는 노래이다. 여기서는 梵唄를 專門으로 하는 스님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9) 漁父
穿魚換酒渡頭沙 ~ 나루터 모랫벌에서 잡은 물고기를 술로 바꾸어
歸臥扁舟醉放歌 ~ 조각배로 돌아와 醉하여 마음껏 노래 부르네.
楓葉荻花秋色老 ~ 丹楓잎 물억새꽃 가을빛 짙어가는데
一江寒雨滿漁蓑 ~ 온 江에 찬 비 내리어 漁父의 도롱이는 다 젖었다.
(10) 入山
行行過石溪 ~ 걷고 또 걸어 돌 위의 시냇물을 건너니
細徑通踈竹 ~ 좁은 오솔길이 성긴 대숲으로 通하누나.
不覺濕禪衣 ~ 修行服이 젖는 것도 알지 못하였는데
鶴搖松露滴 ~ 鶴이 솔잎에 맺힌 이슬 방울을 흔들고 있네.
(11) 題暉上人房
寺在淸溪上 ~ 맑은 溪谷 위에 절이 있어
烟生碧樹間 ~ 푸른 나무 사이로 안개가 생겨나네.
幽人寂無事 ~ 隱居하는 이는 일 없이 고요하여
終日對靑山 ~ 하루 終日 靑山만 마주하네.
(12) 次庵師韵 (庵 스님의 詩에 答함)
碧樹蟬鳴急 ~ 푸른 나무에 매미 울음 搖亂한데
靑山暮雨踈 ~ 靑山 저물녘에 가랑비 떨어지네.
道人幽寂意 ~ 道人의 깊고 고요한 마음
竹榻臥看書 ~ 대 平床에 누워서 冊을 본다.
衰老仍多病 ~ 늙어지니 病도 많아져
親知日漸踈 ~ 親하던 이도 漸次 疎遠해지네.
閑懷誰與說 ~ 閑暇로운 생각을 뉘에게 말하나
斫樹白而書 ~ 나무를 잘라 흰 面에다 적어보네.
碧岑雲淡淡 ~ 푸른 고개에 옅은 구름 덮이었고
蒼竹雨踈踈 ~ 파란 대숲엔 뚝뚝 비 떨어지네.
無限淸幽思 ~ 無限히 맑고 깊어지는 생각
高聲一讀書 ~ 높은 소리로 한바탕 冊을 읽노라.
(13) 秋夜獨坐
秋夜坐石牀 ~ 가을 밤 돌 寢床에 홀로 앉았으니
露冷虫暄急 ~ 이슬은 차가웁고 벌레 소리 搖亂하구나.
四壁悄無人 ~ 四方이 고요하여 아무도 없는데
虛簷明月入 ~ 텅 빈 처마에 밝은 달만 비춰 드네.
(14) 秋懷
床下草蟲鳴 ~ 寢床 아래 풀벌레 우는 소리
夜深猶未歇 ~ 밤 깊도록 그칠 줄 모르네.
悲酸不得眠 ~ 시린 가슴 잠 못 이루고
倚戶看松月 ~ 門에 기대어 소나무에 어린 달만 바라보네.
(15) 春晴
遠峀收微雨 ~ 먼 山봉우리부터 이슬비 물러가고
高窓引細風 ~ 높은 窓으론 솔솔바람이 불어오누나.
小眠仍隱几 ~ 暫間 잠자다가 그대로 案席에 기대어
殘夢鳥聲中 ~ 새 소리 들으며 남은 꿈을 꾸노라.
(16) 春興
細雨初晴三月時 ~ 보슬비 갓 개인 三月의 어느 날
桃花勝錦柳如絲 ~ 복사꽃은 緋緞보다 낫고 버들은 실과 같구나.
一春無限好消息 ~ 이렇게도 좋은 봄의 消息을
不有幽禽說句誰 ~ 산 새가 아니었다면 누구에게 말을 하리오.
🍎 白雲景閑 (1298∼1374. 高麗 末 大禪師. 號 白雲, 法名 景閑. 全北 古阜 出生. 世界 最古 金屬活字本인 '佛祖直指心體要節' 一名 '直指心經'을 著述한 高僧으로 알려짐)
(1) 居山 (1~25)
1.
夢幻年光過耳順 ~ 夢幻 같은 歲月 六十 年을 지났으니
孤山村塢也相宜 ~ 孤山菴 시골 마을이 適當하리라.
飢來喫食困來睡 ~ 배 고프면 밥 먹고 疲困하면 잠자니
李四張三都不知 ~ 누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지 못하리.
★ 景閑이 金浦에 있는 孤山庵에 駐錫한 것은 71歲 때인 1369年이다.
2.
一念不生全體現 ~ 한 생각ㄷ 생겨나지 않으니 全體가 드러나는데
此體如何得喩齊 ~ 이 本體를 어떻게 比喩할 수 있을까?
透水月華虛可見 ~ 물에 비치는 달빛은 비어도 볼 수가 있지만
無心鑑象照常空 ~ 無心의 거울에 비치는 象은 恒常 空이라.
3.
洞中流水如藍染 ~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쪽빛에 물든 것같고
門外靑山畫不成 ~ 門 밖의 靑山은 그림으로도 그릴 수 없는 것.
山色水聲全體露 ~ 山色과 물소리 全體가 드러나니
箇中誰是悟無生 ~ 그 가운데 누가 無生을 깨달을까?
★ 擧杖云 認着依前 ~: 柱杖子를 들고 이른다. “이와 같이 알면 틀린다.” 還不是
★ 無生 ~: 모든 法의 實狀은 生滅이 없다는 理致.
4.
山靑靑水綠綠 ~ 山은 靑色이요 물은 綠色이며
鳥喃喃花蔟蔟 ~ 새는 재잘거리고 꽃은 모여 피었네.
盡是無絃琴上曲 ~ 이 모두가 줄 없는 거문고의 演奏이니
碧眼胡僧看不足 ~ 푸른 눈 達摩스님도 보고 또 보고 했었지.
5.
黃花翠竹非他物 ~ 누런 꽃 푸른 대가 남의 것이 아니며
明月淸風不是塵 ~ 밝은 달과 맑은 바람은 번뇌가 아니라네.
頭頭盡是吾家物 ~ 世上 萬物 모두가 내 집의 것이니
信手拈來用得親 ~ 손 가는 대로 집어서 便하게 쓰면 된다오.
6.
孤山山下好養身 ~ 孤山 山 아래가 몸을 기르기 좋으니
米賤柴多足四隣 ~ 쌀값도 싸고 땔나무도 많고 四方의 이웃도 넉넉하도다.
無心野老機關少 ~ 無心한 시골 늙은이 純朴하다 보니
家火從他乞與人 ~ 다른 사람에게서 빌린 것 도로 남에게 주네.
7.
黃面瞿曇不良久 ~ 釋迦牟尼도 오랫동안 말 없이 계시지 않았고
室中維摩亦不默 ~ 維摩居士 亦是 沈默하지 않았지.
恰似吹毛新發硏 ~ 恰似 새로 團鍊한 吹毛劍과 같아서
外道天魔覰不得 ~ 外道나 魔鬼따위는 넘보지도 못한다네.
★ 吹毛劍 ~: 털을 갖다대고 불기만 해도 잘려버리는 銳利한 칼.
煩惱를 單숨에 잘라 깨달음의 길로 引導하는 禪僧의 뛰어난 能力을 比喩한다.
8.
結芧於孤山山下 ~ 孤山 山 아래에 띠집을 지어
飢來喫食困來臥 ~ 배 고프면 밥 먹고 疲困하면 누워자네.
冬夜夜寒覺夜長 ~ 겨울밤 날이 차가우니 밤도 길게 느껴져
煨取柴頭三兩箇 ~ 長斫 두 세 個를 더 태워보네.
9.
橫擔櫛入山庵 ~ 柱杖子 비스듬히 메고 庵子로 들어가
行脚多年事罷參 ~ 行脚 生活 數 年에 배움 마쳤네.
欲識山僧親切處 ~ 山僧의 깊은 境地 알고 싶은가?
前三三與後三三 ~ 앞도 三三이요 뒤도 三三이로다.
10.
風吼松窓雪滿山 ~ 바람 부는 소나무 窓에는 山 가득 눈이요
入夜靑燈照寂寥 ~ 밤이 되자 푸른 燈불이 고요히 비추는구나.
衲衣蒙頭休萬事 ~ 萬事를 쉬고 누더기를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있으니
此是僧山得力時 ~ 이것이 바로 山僧이 힘을 얻는 때로다.
11.
飢來喫食因來眠 ~ 굶주리면 밥을 먹고 避困하면 잠을 자니
一種平懷萬境閑 ~ 平穩한 생각에 萬 가지 境界 閑暇해지네.
莫把是非來辨我 ~ 옳고 그르다는 생각으로 나를 判斷하지 마시길
浮生人事不相干 ~ 뜬 구름같은 人生의 일에 서로 關與해서 무엇하리.
12.
向上機關何足道 ~ 깨달음의 方法을 어떻게 말할 수 있으리
困來閑臥渴卽茶 ~ 避困하면 閑暇롭게 드러눕고 목 마르면 차 마시지.
臨濟德山特地迷 ~ 臨濟와 德山은 단단히 迷惑되었으니
枉用功夫施棒喝 ~ 엉뚱하게 放할 따위의 工夫를 베풀었도다.
13.
白日江山麗 ~ 대낮의 江山은 아름답고
靑春花草榮 ~ 靑春의 花草는 繁盛하였네.
何須重話會 ~ 거듭 말할 것 무엇 있겠나
萬物本圓成 ~ 萬物은 本來 圓滿하게 이루어져 있는 것을.
14.
三界上下法 ~ 三界의 모든 法은
我說識所變 ~ 모두가 識이 變한 것이다.
念體本來空 ~ 생각의 本體는 本來 空한데
所變何有實 ~ 變해서 된 것이 무슨 實體 있으랴.
15.
若欲忘前境 ~ 눈 앞의 境界를 잊으려 하면
先當忘汝心 ~ 먼저 네 마음을 잊어야 하리.
心若不强名 ~ 마음이 萬若 억지로 이름붙이지 않는다면
境物從何起 ~ 境界의 事物이 어디로부터 일어나리오?
16.
推眞眞無體 ~ 眞을 찾아도 眞은 本體가 없고
窮妄妄無蹤 ~ 妄을 찾아도 妄은 자취가 없다.
眞妄了無殊 ~ 眞과 妄은 全혀 다르지 않고
平等同一體 ~ 平等한 하나의 本體이니라.
17.
白日不照夜 ~ 환한 해도 밤을 비추지는 못하고
明鏡不照後 ~ 밝은 거울도 뒤를 비춰주지는 못하네.
焉得如我心 ~ 어떻게 하면 내 마음과 같을 수 있을까?
圓明常寂照 ~ 두루 밝고 恒常 고요히 비추네.
18.
釋迦不出世 ~ 釋迦는 이 世上에 나오지 않았고
達磨不西來 ~ 達摩는 西쪽에서 오지 않았더라도
佛法遍天下 ~ 佛法은 天下에 두루 퍼져 있으니
春風花滿開 ~ 봄바람에 꽃도 활짝 피었네.
19.
孤山山下寺 ~ 孤山의 山 아래 절
冷落似村居 ~ 衰落하여 시골집같네.
隔林聞犬吠 ~ 숲 너머로 개 짖는 소리 들리니
慙愧道人居 ~ 道人이 사는 집으로서 부끄럽구나.
20.
孤山山下寺 ~ 孤山의 山 아래 절은
居僧亦是常 ~ 중이 살아도 또한 別다른 게 없어라.
土砌隨高下 ~ 섬돌은 제멋대로 높고 낮게 널려 있고
芧茨任短長 ~ 띠 지붕은 마음대로 길기도 짧기도 하네.
21.
一物先天生 ~ 한 物件이 하늘보다 먼저 생겼으니
無名亦無相 ~ 이름도 없고 모습도 없도다.
應緣能屈伸 ~ 因緣따라 굽혔다 폈다 하니
方便號爲智 ~ 方便으로 智慧라 부를 뿐이네.
22.
本色住山人 ~ 本來 모습은 山에 사는 사람인데
貌古語亦少 ~ 모습은 예스럽고 말 또한 적도다.
相逄不苟顔 ~ 서로 만나도 體面치레 하지 않고
論心秋月皎 ~ 마음을 論하니 가을 달이 밝구나.
23.
了知諸法空 ~ 모든 法이 다 空함을 確實히 아니
無一法當情 ~ 하나의 法도 執着으로 對하지 않네.
是諸佛用心 ~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마음씀씀이니
汝等勤修習 ~ 너희들도부지런히 修行하게나.
24.
一切有爲法 ~ 一切의 有爲法은
如夢幻泡影 ~ 꿈이나 幻想, 물거품이나 그림자와 같은 것.
佛語雖眞實 ~ 부처님의 말씀이 비록 眞實하지만
錯會觀者多 ~ 엉터리로 보는 者가 많도다.
25.
天生石師子 ~ 하늘이 돌獅子를 낳았는데
背上松風聲 ~ 등 위에는 소나무 바람 소리가 들려오네.
好箇西來意 ~ 이것이 바로 훌륭한 法文이니
諸禪子細聽 ~ 여러 修行者들은 잘 들어보게나.
★ 右一頌 在成佛菴作 南山有大石 形如師子背生大松 故作此偈書其石
(위 마지막 篇의 詩는 成佛菴에 있을 때 지은 것인데,
南쪽 山에 큰 돌이 있어 貌樣이 獅子와 같고,
등에 큰 소나무가 있었던 까닭에 이 偈頌을 지어 그 돌에 썼다)
(2) 寄懶翁和尙入金剛山
(金剛山에 들어가는 懶翁和尙께 드림)
奉別尊顔又一年 ~ 尊顔을 받들어 離別한지 또 한 해가 되었는데
喜聞山裏且安禪 ~ 山 속으로 들어가 參禪하신다는 消息 기쁘게 들었나이다.
三家村漢疎慵甚 ~ 窮僻한 시골 사람은 허술하고 게으름이 甚하여
飢卽加飡困卽眠 ~ 배 고프면 밥 먹고 避困하면 잠이나 자지요.
(3) 悼亡人.
漚生漚滅一何速 ~ 물거품 일었다 사라지듯 가시다니
法燈已滅法梁傾 ~ 燈불은 꺼지고 大들보는 기울었네.
因思舊請當年事 ~ 지난날의 일들을 생각해 보니
哭不成兮笑不成 ~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네.
(4) 無心歌
白雲澹靜泞 ~ 깨끗한 흰구름은 便安하고 맑아
出沒於大虛之中 ~ 虛空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流水潺湲 ~ 潺潺히 흐르는 물은
東注於大海之心 ~ 東쪽의 큰 바다 한복판으로 흐른다.
水也遇曲遇直 ~ 물은 曲線이나 곧은 곳을 흘러도
無彼無此 ~ 너도 없고 나도 없으며
雲也自卷自舒 ~ 구름은 스스로 뭉치고 스스로 흩어져도
何親何疎 ~ 親함도 疎遠함도 없네.
萬物本閑 ~ 萬物은 本來부터 고요하여
不言我靑我黃 ~ 나는 푸르다거나 누렇다고 말하지 않네.
惟人自鬧 ~ 사람들이 스스로 시끄럽게
强生是好是醜 ~ 좋으니 나쁘니 하는 마음을 내는구나.
觸境心如雲水意 ~ 境界에 부딪쳐도 마음이 구름이나 물 같으면
在世縱橫有何事 ~ 世上에 살더라도 무슨 거리낌이 있으랴.
若人心不强名 ~ 사람 마음에 억지로 이름 짓지 않으면
好醜從何而起 ~ 좋고 나쁜 것이 무엇을 좇아 일어나리.
愚人忘境不忘心 ~ 어리석은 사람은 境界는 버리되 마음은 비우지 않고
智者忘心不忘境 ~ 智慧로운 사람은 마음을 비우되 境界는 버리지 않네.
忘心境自寂 ~ 마음을 비우면 境界는 저절로 고요해지고
境寂心自如 ~ 境界가 고요해지면 마음은 스스로 참답와지리니
夫是之謂無心眞宗 ~ 이것을 이른바 無心의 참뜻이라 하느니라.
(5) 答鄭偰宰臣詩韻
(宰相 鄭偰의 詩에 答함)
無爲大化門大開 ~ 無爲의 큰 矯化門을 크게 연 것은
意在金鱗透網來 ~ 그 뜻이 金빛 물고기가 그물을 뚫고 오는 것에 있었네.
莫道水寒魚不食 ~ 물이 차가와 물고기가 물지 않는다고 말하지 말라
如今釣得滿船廻 ~ 只今같이 잡으면 배 가득히 채워 돌아오리라.
古也逼塞虛空 ~ 옛날에도 虛空을 꽉 채웠고
今也逼塞虛空 ~ 只今도 虛空을 꽉 채웠네.
縱然逼塞滿虛空 ~ 비록 虛空을 가득 채워 있건만
看時不見如虛空 ~ 바라보면 虛空처럼 보이질 않네.
(6) 復答請法以五言示之
(法을 請하기에 다시 五言詩로 答함)
本來眞面目 ~ 本來의 眞面目은
髣髴若虛空 ~ 虛空과 거의 비슷하고
又如一點雪 ~ 또 한 點의 눈이
落在烘爐中 ~ 불타는 火爐 속 떨어지는 것 같네.
離念眞如性 ~ 생각을 떠난 眞如의 性品은
如日處虛空 ~ 해가 虛空에 있는 것과 같고
六根才一動 ~ 六根이 한 番 움직이면
如日入雲中 ~ 해가 구름 속 들어간 것 같네.
本來淸淨道 ~ 本來부터 淸淨한 道는
其量等虛空 ~ 그 量이 虛空 같아서
乾坤在其內 ~ 하늘과 땅 그 속에 있고
日月處其中 ~ 해와 달 그 가운데 있네.
靈光色非色 ~ 神靈스런 色이면서도 色이 아니요
神用空不空 ~ 神秘로운 쓰임은 空이면서 空이 아니니
徧現周沙界 ~ 널리 온 世上에 두루 나타나면서
收攝一塵中 ~ 하나의 티끌 속 거두어 잡네.
靈知一段空 ~ 神靈스런 앎이란 一段의 空이니
寂照含虛空 ~ 虛空을 머금고서 고요히 비추네.
萬相影現中 ~ 萬 가지 모습 그 속에서 나타나고
獨露萬相中 ~ 萬 가지 모습 속 홀로 드러나네.
無生亦無滅 ~ 나지도 않고 滅하지도 않으면서
一物鎭長空 ~ 하나의 物件이 높고 먼 하늘을 누르고 있네.
施爲渾大有 ~ 드러나고 크게 渾沌함도
逈脫根塵中 ~ 塵中의 根本을 벗어나네.
無始塞大虛 ~ 始作 없이 큰 虛空에 充滿하고
無終塞大空 ~ 끝이 없이 큰 虛空에 充滿하네.
縱然塞大空 ~ 設令 큰 虛空이 充滿하다 해도
如鳥跡空中 ~ 空中을 나는 새의 자취와 같네.
(7) 思大和尙
可笑思大老古錐 ~ 可笑롭구나, 늙은 思大 和尙이시여
三世諸佛一口呑 ~ 三世의 여러 부처를 한 입에 삼켜 버리네.
若有可呑之諸佛 ~ 萬若에 삼킬 여러 부처가 있다면
豈無可度之衆生 ~ 어찌 濟度할 衆生이 없으리오?
(8) 謝道號白雲 (白雲이란 號에 感謝하며)
元來卓卓靑山父 ~ 元來 우뚝 솟은 靑山이
下笑白雲隨處飄 ~ 이리 저리 떠도는 흰 구름을 굽어보고 웃는도다.
跡雖隨處飄然去 ~ 자취는 비록 여기 저기 떠돌아 다니지만
心與靑山常寂寥 ~ 마음은 靑山과 더불어 恒常 고요하도다.
(10) 四威儀頌
(四威儀~: 다니고, 머물고, 앉고, 눕는 等의 行動에서 修行者로서 지켜야 할 法度)
闃寂安居餞殘生 ~ 조용히 安居하며 남은 人生 보내나니
興來時隨意上山行 ~ 興이 일면 氣分 따라 山 위로 올라가네.
衲衣蒙頭休萬務 ~ 누더기로 머리 뒤집어쓴 채 萬事를 잊으니
正得力不依有無住 ~ 바로 힘을 얻어 有無에 依存하지 않고 머무르네.
一切善惡都放過 ~ 一切의 善惡일랑 모두 내팽개치고
須彌山兀然無事坐 ~ 須彌山처럼 꼿꼿한 모습으로 일 없이 앉았네.
靑山綠水藤蘿下 ~ 靑山 綠水 넝쿨 아래로
放四大飢食困來臥 ~ 四大를 내버려두고 배고프면 먹고 疲困하면 누울 뿐이라.
★ 四大 ~: 佛敎에서는 모든 物質이 地 · 水 · 火 · 風의
네 가지 要素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11) 偈頌
流水出山無戀志 ~ 흐르는 물은 山을 나가도 山을 그리워하지 않고
白雲歸洞亦無心 ~ 흰 구름은 골짜기로 돌아와도 또한 無心하다네.
一身去來如雲水 ~이 한 몸 오고 감도 구름과 물과 같아
身是重行眼是初 ~ 몸은 다시 와도 눈은 처음 그대로 보고 있네.
(12) 小艶詩
(閨房에서 애만 태우는 女人의 마음)
一段風光畵不成 ~ 고운 맵시 그리려도 그리지 못하리니
洞房深處說愁情 ~ 깊은 閨房 앉아서 애 타는 心情
頻呼小玉元無事 ~ 자꾸 小玉을 부르나, 일 있음이 아니라
只要檀郞認得聲 ~ 오직 님께 제 소리를 알리려는 짓이지.
(13) 送人洛迦山
(洛迦山으로 가는 사람을 보내면서)
妙體由來無處所 ~ 妙한 本體는 元來 있는 곳이 없는데
觀音豈在海門東 ~ 觀音이 어찌 海門의 東쪽에 있겠는가.
何處靑山不道場 ~ 그 어느 푸른 山이 道場이 아니기에
何須特禮洛迦山 ~ 무엇하러 特別히 洛迦山을 參拜하랴.
(14) 呈似指空. 六
吾心似秋月 ~ 내 마음 가을 달 같아
任運照無方 ~ 어느 곳이나 마음대로 비추네.
萬相影現中 ~ 이 現狀의 온갖 그림자 속에
交光獨露成 ~ 그 빛 홀로 드러나 있네.
(15) 呈似指空. 八
平常心是道 ~ 이 마음 이대로 道의 境地요
諸法體眞 ~ 보이는 모든 것은 이대로 참이네.
法法不相到 ~ 事物은 서로를 侵犯하지 않나니
山山水是水 ~ 山은 山이요 물은 물이네.
(16) 呈似指空. 九
道本無形色 ~ 道 그 自體는 形色이 없어
不在內外中 ~ 안과 밖 그 中間에도 있지않네.
佛眼覰不見 ~ 부처의 눈으로도 敢히 엿볼 수 없거니 (覰. 렷볼 처)
凡愚豈易明 ~ 눈 멀고 어리석은 이 어찌 알 수 있으리.
(17) 呈似指空. 十一
石女忽生兒 ~ 돌 계집이 문득 아이를 낳자
木人暗點頭 ~ 나무 사람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네.
崑崙騎鐵馬 ~ 崑崙山이 무쇠 말을 타자
舜若着金鞭 ~ 수냐가 黃金 채찍을 휘두르네.
★ 石女 ~: 아이 못 낳는 女子. 維摩詰經의 飜譯된 이름.
★ 舜若 ~: 수냐(sunya). 空, 絶對眞理.
(18) 呈似指空, 十二
兩個泥牛鬪 ~ 두 마리 진흙소가 얽혀 싸우다
哮吼走入海 ~ 큰 소리로 울면서 바다로 달려가네.
過去現未來 ~ 過去, 現在, 未來 어느 곳을 찾아봐도
料掉無消息 ~ 只今껏 아무 消息이 없네.
(19) 又作十二頌呈似
平常心是道 ~ 平常心이 그대로 道일 때는
諸法體眞 ~ 모든 法은 本體 그대로 眞理인 줄 알리라.
法法不相到 ~ 온갖 眞理는 서로 어긋나지 않나니
山山水是水 ~ 山은 山이요 물은 물이로다.
無爲閑道人 ~ 하릴없는 閑暇한 道人에게는
在處無跡 ~ 어디 있으나 그 자취가 남지 않네.
經行聲色裏 ~ 걸어가거나 소리와 事物 속에 있어도
聲色外威儀 ~ 소리나 事物을 超越한 威儀를 지니노라.
(20) 出州廻山
(다른 地方에 갔다가 山으로 돌아오며)
去時一溪流水送 ~ 갈 때에는 溪谷의 흐르는 물이 餞送을 하더니
來時滿谷白雲迎 ~ 올 때에는 골짜기 가득 흰구름이 맞아주네.
一身去來本無意 ~ 한 몸이 가고 옴에 本來 뜻이 없었더니
二物無情却有情 ~ 두 事物은 情이 없는 듯하면서도 情이 있구나.
流水出山無戀志 ~ 흐르는 물은 내가 山을 나가도 思慕하는 마음이 없고
白雲歸洞亦無心 ~ 흰 구름은 내가 골짜기로 돌아와도 또한 無心하구나.
一身去來如雲水 ~ 한 몸이 가고 옴이 구름이나 물과 같으니
身是重行眼是初 ~ 몸은 거듭 다녀도 눈은 처음 보는 것같네.
(21) 臨終揭
人生七十歲 ~ 人生 七十 年이
古來亦希有 ~ 古來에 드무나니
七十七年來 ~ 七十七 年 前에 와서
七十七年去 ~ 七十七 年 되어 돌아가도다.
虛濫皆歸路 ~ 모두 다 비어 있는 돌아갈 길에
頭頭是故鄕 ~ 모두가 바로 故鄕이로다.
我身本不有 ~ 이 몸 本來 있지 않았고
心亦無所住 ~ 마음 또한 머물지 않으니
作灰散十方 ~ 재로 만들어 시方에 뿌리고
勿占檀那地 ~ 남의 땅 占하여 묻지 말아라.
🍎 浮雪居士(? ~ ? 新羅僧侶. 姓 陣. 名 光世. 慶州出生. 字 宜祥. 法名 浮雪)
(1) 八竹詩
此竹彼竹化去竹~이런대로 저런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竹浪打竹~바람 부는대로 물결 치는대로
粥粥飯飯生此竹~粥이면 粥, 밥이면 밥 생기는 대로
是是非非看彼竹~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그런대로 보고
賓客接待家勢竹~손님 接待는 집안 形便 대로
市井賣買歲月竹~市場 物件 사고 파는 것은 歲月대로
萬事不如吾心竹~世上萬事는 내 마음대로 되지않으니
然然然世過然竹~그저 그렇고 그런 世上 그런대로 보내리.
★ 金笠의 詩라고도 한다.??
(2) 四虛浮偈. 其一 ( 四首 끝이 虛浮浮라서...)
妻子眷屬森如竹~妻子眷屬들이 竹林같이 빽빽하고
金銀玉帛積似邱~金銀寶貨며 幣帛이 언덕 같이 쌓였어도
臨終獨自孤魂逝~臨終時엔 홀로 외로운 魂靈으로 가나니
思量也是虛浮浮~헤아려 보면 이 또한 諸行無常(虛望한 일)이구나.
(3) 四虛浮偈. 其二
朝朝役役紅塵路~暫時도 쉬임없이 世上속을 헤쳐와서
爵位纔高已白頭~이제 겨우 높은 벼슬오르니 머리는 白髮이 되고
閻王不怕佩金魚~閻羅大王은 金魚도 怯내지 않나니
思量也是虛浮浮~헤아려 보면 이 또한 諸行無常이구나.
(4) 四虛浮偈. 其三
錦心繡口風雷舌~能爛한 말솜씨로 바람과 천둥을 부르며
千首詩輕萬戶侯~一千의 詩句로 萬戶諸侯 嘲弄하고
增長多生人我本~오래도록 삶을 營爲하고자 함은 人間들의 本心이나
思量也是虛浮浮~헤아려 보면 이 또한 諸行無常 이구나.
(5) 四虛浮偈. 其四
假使說法如雲雨~假令 說法을 잘해 雲雨造化부리며
感得天花石點頭~하늘이 꽃비 내리고 돌도 고개를 끄덕여도
乾慧未能免生死~結局 보잘것 없는 智慧라 生死를 免치 못하니
思量也是虛浮浮~헤아려 보면 이 또한 諸行無常아닌가.
(6) 涅槃頌
日無所見無分別 ~ 보는것이 없으니 分別이 없고
耳聽無聲絶是非 ~ 듣는것이 없으니 是非가 일지않는다.
分別是非都放下 ~ 分別 是非 다 내려놓고
但看心佛自歸依 ~ 내 마음 부처님께 歸依할 뿐.
🍎 浮休善修 (1543 ~ 1615. 姓 金. 南原出身. 號 浮休. 法名 善修)
(1) 感懷
玉殿苔生沒路頭 ~ 아름다운 집에 이끼가 끼어 길이 다 덮여버리니
進前無力意悠悠 ~ 앞으로 나아갈 힘이 없어 생각이 아득하구나.
可怜不把金剛劍 ~ 불쌍하게도 金剛劍을 잡지 못하고
空向雲山暗度秋 ~ 구름 낀 山에 부질없이 歲月만 다 지나버렸네.
浮生冉冉水東流 ~ 뜬 人生이 江물처럼 흐르고 흘러
不覺秋霜已落頭 ~ 어느 사이에 머리에 가을 서리가 내렸네.
事與心違身又老 ~ 일과 마음이 서로 어긋나고 몸도 늙어
斜陽獨立不堪愁 ~ 기우는 해에 홀로 서니 슬픔을 견디기 어렵구나.
(2) 感懷
尋眞誤入是非端 ~ 眞理 찾으려다가 是非의 실마리에 잘못 끌려들어가
不覺多年作笑端 ~ 여러 해 동안 웃음꺼리가 된 것도 알지 못하였네.
夢罷始知身世幻 ~ 꿈 깨자 비로소 이 몸과 世上이 다 헛것임을 알고
誓心終老白雲端 ~ 늙도록 흰 구름 곁에 있기를 마음에 盟誓하였네.
(3) 警世 (世上사람을 警戒시킴)
百歲光陰如過隙 ~ 百 年이란 時間도 門틈을 지나는 것과 같으니
何能久住在人間 ~ 어찌 能히 人間 世上에 오래 머물 수 있으리오?
宜隨强健須勤做 ~ 젊고 健康할 때 부지런하게 해야 하니
生死臨時不自閑 ~ 生死에 臨할 때에 스스로 閑暇하지 못하리라.
虛負光陰眞可惜 ~ 헛되이 歲月을 저버리는 것이 참으로 哀惜하니
世間人老是非中 ~ 世上사람들은 是非 속에 늙어 가도다.
不如端坐蒲團上 ~ 차라리 端正히 方席 위에 앉아
勤做功夫繼祖風 ~ 부지런히 工夫하여 祖師의 氣風 잇는 것이 나으리.
(4) 寄松雲 (松雲에게 드림)
★ 松雲 ~: 惟政의 號.
朝採林茶暮拾薪 ~ 아침에는 숲 속에서 茶를 따고 저녁에는 땔나무를 하며
又收山果不全貧 ~ 山 과일을 따오기도 하니 完全히 가난한 건 아니라오.
焚香獨坐無餘事 ~ 香을 피우고 아무 일 없이 홀로 앉았으니
思與情人一話新 ~ 情다운 사람과 對話 나누고 싶은 생각이 드는구료.
(5) 挽松雲章 (松雲의 入寂을 哀悼하며)
高臥蓬萊杳靄間 ~ 蓬萊山 아지랑이 속에 自由롭게 살다가
聞兇入境出深山 ~ 兇徒가 들어왔다 하니 깊은 山을 나와서
忘身爲國輸忠節 ~ 몸을 잊고 나라 爲해 忠節을 지키었고
渡海和戎濟世難 ~ 바다 건너 和親 맺어 世上을 救濟하였네.
長在轅門心自適 ~ 軍門에 있으면서도 마음은 平穩했고
常遊宦路意猶閑 ~ 벼슬길에 노닐어도 생각은 閑暇로왔네.
死生有數存亡隔 ~ 죽고 사는 일 運命이라 生死가 갈렸으나
相見唯期換舊顔 ~ 다시 서로 만날 때면 옛 모습 바뀌었으면.
半百年間逢世亂 ~ 半 百 年 歲月 동안 世上의 亂離 만나
戎衣幾夜宿江村 ~ 軍服 입고 江村에서 지낸 것이 몇 밤이나 될까.
親臨矢石心無劫 ~ 화살과 돌을 보고도 怯을 내지 아니하니
功被生民德益尊 ~ 功勞가 百姓에 미쳐 德望 더욱 높아라.
已矣海幢從此倒 ~ 바다의 깃발 넘어지고 말았으니
嗟哉密旨向誰聞 ~ 아아, 奧妙한 뜻 누구에게 물어보리.
秋天相見君知否 ~ 가을 날 서로 본 걸 그대는 아는가
又送門人慰遠魂 ~ 다시 門人을 보내어 먼 靈魂을 慰勞하노라.
★ 松雲 (1544 ~ 1610) ~: 休靜의 弟子로, 壬辰倭亂이 일어나자
僧兵을 이끌고 出戰하였고, 日本에 使臣으로 가서 捕虜를 送還해
오는 等 많은 功을 세웠다. 法名은 惟政이며, 號는 四溟堂 或은 松雲이라 하였다.
松雲과 浮休堂은 當時 佛敎界를 代表하는 僧侶로서 恪別한 交流를 나누었다.
(6) 望鄕
千里望家鄕 ~ 千 里 故鄕을 바라보니
歸心日夜忙 ~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밤낮으로 바쁘구나.
故山何處在 ~ 故鄕의 山은 어디에 있는지?
雲水更茫茫 ~ 구름과 물은 아득하고 아득하네.
(7) 無餘物 (남길 물건 없다) / 獨坐
獨坐深山萬事經 ~ 홀로 앉은 깊은 山 世上事 홀가분하고
掩關終日學無生 ~ 無生을 배우려 門 닫고 歲月을 보낸다네.
生涯點檢無餘物 ~ 生涯를 點檢하니 남은 物件 아예 없고
一椀新茶一卷經 ~ 한 砂鉢 새 茶와 한 卷의 佛經 뿐이로고.
(8) 別天池
一笑卽相親 ~ 한 番 보고 한 番 웃고 親해지니
切磋又日新 ~ 서로서로 갈고 닦기 나날이 새롭다.
忽從雲外去 ~ 어느 날 문득 구름 따라 가버리니
腸斷楚山春 ~ 내님 없는 이 봄은 애肝腸은 끊어진다.
(9) 病吟
一身多病臥床頭 ~ 이 한 몸에 病이 많아 寢床에 누워
自夏沈吟又過秋 ~ 여름부터 끙끙 앓다가 또 가을까지 지나네.
誰道須臾人命在 ~ 누가 사람의 목숨 暫時라고 했던가?
延年不死亦多愁 ~ 죽지 않고 時間을 끄니 이 또한 큰 근심이네.
冷熱交侵胸腹痛 ~ 冷氣와 熱氣가 交代로 侵擄하고 가슴과 배가 아프니
千謀無計可安身 ~ 千 가지로 생각해도 몸을 便安히 할 方法이 없네.
不如星火闍維盡 ~ 流星처럼 속히 茶毘를 하여 다 태우고
還合眞如本自身 ~ 眞如의 本來 몸으로 돌아가는 것이 나으리.
(10) 山居
風動果頻落 ~ 바람 불자 山 나무 열매 자주 떨어지고
山高月易沈 ~ 山이 높으니 달이 벌써 지려하네.
時中人不見 ~ 내 곁에는 아무도 없고
窓外白雲深 ~ 窓 밖엔 흰 구름만 자욱하구나.
(11) 山居雜詠
山色映人衣 ~ 푸른 山빛은 사람 옷을 물들이고
秋光送夕輝 ~ 저녁볕에는 가을빛이 어린다.
風淸松自響 ~ 맑은 바람에 소나무 절로 울고
霜落雁初飛 ~ 내리는 서리에 기러기 처음 난다.
錦繡堆風岸 ~ 바람 부는 언덕에 丹楓잎이 쌓이고
烟霞富翠微 ~ 푸른 山허리에 안개와 노을이 짙다.
徘徊吟獨賞 ~ 서성거리며 홀로 感賞하다가
日暮掩柴扉 ~ 해가 저물어 사립門을 닫는다.
★ 翠微 ~: 山꼭대기에서 조금 내려온 곳. 파란 山 氣運.
(12) 山中閑詠 (山中에서 閑暇로이 읊다)
掃地焚香晝掩關 ~ 마당을 쓸고 香을 피워 낮에도 門을 닫고 있으니
此身孤寂此心閑 ~ 이 몸은 외롭고 寂寞하나 이 마음은 閑暇롭다네.
秋風葉落山窓下 ~ 가을 바람에 落葉 지는 山 속 窓門 아래서
無事常將古敎看 ~ 일 없이 恒常 옛 가르침 읽어보네.
(13) 宿空林寺
雪月三更夜 ~ 흰 눈에 달빛 어리고
關山萬里心 ~ 떠나온 故鄕 생각 아득히 萬 里를 달린다.
淸風寒徹骨 ~ 맑은 바람 뼛속 깊이 파고들고
遊客獨沈吟 ~ 홀로 떠도는 나그네는 詩情에 젖는다.
(14) 一夢身 (꿈 속의 한 몸)
慓渺三山洞 ~ 아슬히 깊은 三山의 골짜기
頹然一夢身 ~ 비스듬히 누운 꿈속의 한 몸.
海天秋欲暮 ~ 가을도 저물어 가는 바다 하늘
千里見情人 ~ 千 里에서 보이는 情다운 사람.
(15) 一禪和求語 (한 禪師에게)
春早梅花發 ~ 봄에는 이른 때에 梅花가 피고
秋深野菊開 ~ 가을에는 늦은 때에 들菊花 피네.
欲說箇中事 ~ 낱낱의 事物에 耽溺하노니
浮雲空去來 ~ 뜬 구름만 부질없이 오락가락 한다오.
(16) 一片閑雲過碧空
(한조각 한가로운 구름 碧空을 지나가네)
江湖春盡落花風 ~ 꽃 떨구는 바람에 江湖에는 봄 다가고
日暮閑雲過碧空 ~ 저물녘 閑暇한 구름은 碧空을 지나간다.
憑渠料得人間幻 ~ 이러한 일들에서 人間 世上 헛것임을 깨닫나니
萬事都忘一笑中 ~ 한바탕 웃음 속에 萬事 모두 잊으리.
(17) 題雙溪寺 (雙溪寺에서)
靑山依舊映雙溪 ~ 靑山은 예前처럼 두 溪谷물에 비치는데
鶴去人亡石逕迷 ~ 鶴도 떠나고 사람도 떠난 바위 사이 오솔길만이 稀微하구나.
獨立傷心思故跡 ~ 傷心한 채 홀로 서서 옛 자취를 생각하니
夕陽歸鳥入雲栖 ~ 夕陽에 돌아오는 새가 구름 속 보금자리로 날아 들어가네.
(18) 嘲士大夫 (士大夫를 嘲弄함)
人間浮命電光中 ~ 人間의 뜬 목숨이 번갯불과 같은데
徒費精神走北東 ~ 헛되이 精神을 써서 北으로 東으로 내닫는다.
退隱林泉貧亦樂 ~ 숲 속에 隱居하면 가난해도 즐겁나니
不知身困是非風 ~ 是非의 바람에 몸이 고단한 일 없다네.
(19) 贈敬倫禪子 (敬倫 스님에게)
平生放浪倚雲邊 ~ 구름 끝에 依支하여 平生을 放浪하며
萬事無心任自便 ~ 萬事를 無心하게 便한 대로 하였네.
何處靑山非我土 ~ 靑山 어디인들 내 땅 아닌 곳이 있으랴
短筇今日又隨緣 ~ 오늘도 짧은 지팡이로 因緣따라 다니네.
(20) 贈某禪子 (어떤 禪僧에게)
尋師學道別無他 ~ 스승을 찾고 道를 배우는 것이 別것아니라
只在騎牛自到家 ~ 다만 소를 타고 自己 집으로 가는 일이라.
百尺竿頭能闊步 ~ 百 尺 長대 위에서 闊步할 수 있으니
恒沙諸佛眼前花 ~ 모래알같이 많은 부처도 눈 앞의 꽃이라.
撥草瞻風無別事 ~ 풀을 뽑고 風貌를 우러르는 것도 別것아니라
要明父母未生前 ~ 父母가 나를 낳기 以前의 나를 밝히는 일이라.
忽然踏着毘盧頂 ~ 忽然히 毘盧遮那佛의 頂수리를 밟게 되면
觸目無非格外禪 ~ 눈에 보이는 것이 格外禪 아님이 없으리.
★ 눈 앞의 꽃 ~: 눈에 헛것으로 보이는 꽃의 存在. 幻想이라는 意味.
★ 풀 뽑고 風貌를 우러르는것 ~: 無名의 거친 풀을 뽑고 祖師들의
修行 氣風을 우러른다는 말.
★ 비로자나 (毘盧遮那) ~: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과 智慧의 빛이
世上을 두루 비추어 가득하다는 뜻으로, 부처의 眞身을 이르는 말.
(21) 贈淳上人 (淳 上人에게 드림)
芧屋三間一夢身 ~ 草家 三間에 꿈 속의 이 한 몸
兀然無事坐經春 ~ 꼿꼿한 姿勢로 일 없이 앉아 봄을 지내네.
有人若問幽居興 ~ 隱居하는 재미가 어떠냐고 누가 묻는다면
楓嶽奇觀雨後新 ~ 丹楓 든 山의 奇異한 風景이 비 온 뒤에 더욱 새롭다 하리.
(22) 贈巖禪伯 (巖 禪伯께 드림)
默坐虛懷獨掩門 ~ 마음 비워 가만 앉아 홀로 門을 닫았는데
一聲春鳥碧山雲 ~ 봄 새의 한 울음 소리 碧山 구름에 잠겼네.
烟霞剩得閑中趣 ~ 閑暇한 맛 안개 속에 실컷 얻어 가졌지만
只自熙怡不贈君 ~ 다만 혼자 기뻐할 뿐 그대에겐 보낼 수 없구료.
(23) 贈照禪和 (照 스님에게)
百歲光陰夢裏身 ~ 百 年의 時間 동안 꿈 속의 몸
豈能長久莫因循 ~ 어찌 늘 하던 그대로만 하리오?
要知格外眞消息 ~ 格外의 참된 消息 알려고 한다면
須向峰頭問石人 ~ 봉우리의 돌사람에게 물어보아야 하리.
(24) 贈峻上人 (峻 上人에게)
參問須宜除我慢 ~ 찾아가 물을 때에는 自慢心을 버려야 하고
修行只合去貪嗔 ~ 修行에는 貪慾과 성냄을 버려야 하네.
雖聞毁譽如風過 ~ 稱讚과 非難 듣기를 바람 지나가듯 하면
萬事無心道自新 ~ 萬事에 無心해져서 道가 절로 새로워지리.
(25) 贈和法師 (和 法師에게 드림)
當機開活眼 ~ 計機를 맞아 살아있는 눈을 열고
應物振玄風 ~ 事物에 應하여 깊은 風趣를 떨치네.
更踏毘盧頂 ~ 毘盧遮那 頂수리를 밟고 지나가면
蓮花出火中 ~ 蓮꽃이 불길 속에서 피어나리라.
萬里乾坤路 ~ 萬 里에 이르는 하늘과 땅
生涯在一囊 ~ 生涯는 하나의 자루 속에 있구나.
都忘身世了 ~ 아! 몸과 世上 다 잊고 나면
隨處弄靑黃 ~ 가는 곳마다 靑黃 戱弄하리라.
(26) 贈環師 (環스님께)
道本忘言難指注 ~ 道는 本來 말을 잊은 것이니 說明하기 어렵고
更無形色可思量 ~ 貌樣도 빛깔도 없으니 생각조차 하기 어렵네.
巖前翠竹和雲立 ~ 바위 앞에 푸른 대는 구름과 함께 서 있고
臺上黃花帶露香 ~ 대 위의 누런 꽃은 이슬 머금은 채 香氣롭네.
(27) 次覺林懸板韻
(覺林寺 懸板에 있는 詩의 韻을 따라)
山深野色斷 ~ 山이 깊으니 들도 보이지 않고
溪近水聲連 ~ 溪谷물이 가까우니 물 소리 이어지네.
月隱峰頭樹 ~ 달은 봉우리 나무 사이로 숨고
烟生林下泉 ~ 안개는 숲 아래 샘물에서 생겨나네.
庭松含古態 ~ 뜰 앞의 소나무는 오래된 姿態를 머금었고
春鳥報新年 ~ 봄 새는 새 해를 알린다.
獨倚南軒臥 ~ 홀로 南쪽 欄干에 기대어 누우니
淸風起暮天 ~ 저녁 하늘에 맑은 바람이 일어나네.
★ 覺林寺 ~: 江原道 原州市 雉岳山 東쪽에 있었던 절.
(28) 次寄金生員 (金 生員이 보낸 詩에 答함)
塵世紛紛如火宅 ~ 塵世는 어지러워 불난 집과 같은데
隱淪林下擬亡名 ~ 숲 속에 숨어사는 이는 이름도 없는 듯하네.
閑居無事弄山月 ~ 閑暇로이 살면서 山 위의 달이나 戱弄하고
靜坐焚香尋自經 ~ 고요히 앉아 香을 피워 自身 속의 經典을 窮求하네.
半夜鍾聲添意氣 ~ 깊은 밤 鐘소리는 依支와 氣運을 더해주는데
暮天秋色動詩情 ~ 저녁 하늘 가을 빛은 詩情을 움직이네.
何處幽人吟送句 ~ 隱者는 어디에서 詩句를 보내주나
臨軒一詠眼還明 ~ 欄干에서 詩 한 首 읊으니 눈이 더욱 밝아지네.
(29) 次閔秀才 (閔秀才에게)
干戈四海漲烟塵 ~ 온 世上이 戰爭통으로 煙氣와 먼지 자욱하여
憂國憂民思渺然 ~ 나라와 百姓을 근심하는 생각 끝이 없네.
宗社傾危今幾日 ~ 宗廟社稷이 危殆롭게 된 것이 그 얼마이며
乘輿播越已多年 ~ 수레 타고 避亂한 지 이미 數年이라.
斜陽獨立思良將 ~ 떨어지는 太陽빛 속에 홀로 서서 훌륭한 將帥를 그리워하고
月夜沈吟問上天 ~ 달밤에 苦憫하며 하늘에게 묻는다.
擧義寥寥無一士 ~ 義兵을 일으킬 사람 하나 없이 조용하니
茫茫垂淚白雲邊 ~ 흰 구름 바라보며 아득한 마음으로 눈물 흘린다.
(30) 次邊處士山居韻 (山에 사는 邊 處士에게 答함)
溪水潺湲石怪奇 ~ 潺潺히 흐르는 溪谷물과 奇怪한 바위들
卜居應定百年期 ~ 應當 百 年을 期約하고 여기에 사시겠지.
雲深地僻人誰到 ~ 구름 깊고 땅이 窮僻하니 누가 오리오?
唯有山僧來打扉 ~ 와서 門 두드리는 사람은 오직 山僧뿐이겠지.
(31) 次山影樓題 (山影樓에서)
千年檜影溪邊古 ~ 시냇가엔 千 年 된 노송나무 그림자 예스럽고
半夜疎鍾月下新 ~ 깊은 밤 드문 鐘소리 달 아래 새롭구나.
十里朝烟連海氣 ~ 十 里 아침 안개는 바다로 이어지고
數聲春鳥喚山人 ~ 몇 마디 봄 새 소리는 山에 사는 사람 부르네.
樓前水碧風生面 ~ 樓閣 앞에 물은 푸르고 얼굴에 바람 부는데
檻外雲濃露滴巾 ~ 欄干 너머로 구름이 짙어 이슬이 手巾을 적시네.
終日憑欄多勝事 ~ 하루 終日 欄干에 기대니 이렇게 좋은 걸
胸中如鏡自無塵 ~ 가슴 속이 거울같아 티끌 하나 없구나.
★ 山影樓 ~: 金剛山 楡岾寺 앞의 시내를 건너질러 지은 樓閣.
(32) 次梁生員 (梁 生員에게 答함)
晦迹韜光人不識 ~ 자취와 모습을 숨기어 남이 알지 못하게 하면 되지
何緣目擊認心通 ~ 무엇 때문에 直接 보고 마음이 通해야만 하는가?
儒冠釋服名雖異 ~ 儒學者의 갓과 僧侶의 옷이 이름은 다르지만
語及禪風意亦同 ~ 말이 禪風에 이르면 그 뜻은 한가지니라.
(33) 次右慶樓韻 (右慶樓에서)
含月山有寺 ~ 含月山에 절이 있어
雲深水重重 ~ 구름 깊고 물도 겹겹.
月映庭中塔 ~ 달은 뜰 가운데 塔을 비추고
風鳴樓上鍾 ~ 바람은 樓閣 위의 鐘을 울리네.
夜靜夢魂斷 ~ 밤이 고요하니 잠도 오질 않는데
興多詩思濃 ~ 感興이 넘치어 詩想이 짙어지네.
岸巾吟一絶 ~ 頭巾을 벗고 詩 한 首 읊자니
白髮轉髼鬆 ~ 흰 머리카락은 더욱 헝클어지네.
★ 右慶樓 ~: 慶州에 있던 四天王寺의 樓閣을 일컫는 것으로 생각된다.
四天王寺는 金堂을 中心으로 東塔·西塔이 있고, 北方으로는 左經
樓·右經樓가 있어서 마치 本尊佛이 安置된 金堂을 中心으로
四天王이 配置된 것과 같은 特異한 伽藍形態를 이루었다.
四天王寺는 正確하게는 狼山에 있으나, 詩 內容에 나오는 含月山은
狼山과 隣近해 있는 山이다.
(34) 次月精寺韻 (月精寺에서)
★ 月精寺 ~: 江原 平昌郡 五臺山에 있는 절.
江湖萬里客 ~ 江湖의 萬 里 나그네
落日獨憑欄 ~ 해 떨어져 홀로 欄干에 기대었네.
山影沈江倒 ~ 山 그림자는 江에 거꾸로 잠기었고
春禽帶暮還 ~ 봄 새는 저녁이 되자 돌아오네.
鄕愁天外散 ~ 鄕愁는 하늘 멀리 흩어지고
歸意此中寬 ~ 이곳에선 돌아가고픈 마음 느긋해지네.
縹緲烟霞裏 ~ 아득한 안개 속에
巉巖幾百盤 ~ 數百 個의 우뚝한 바위 봉우리.
五臺山下路 ~ 五臺山 山 아래의 길
日暮步遲遲 ~ 어두워질 무렵 걸음은 더 늦어지네.
入院渾忘世 ~ 절에 들어서면 世上을 모조리 다 잊고
登樓却憶師 ~ 樓閣에 오르면 문득 스승이 생각나네.
鍾聲雲裏寺 ~ 구름 속 절에선 鐘소리 들리고
松影月中危 ~ 소나무 그림자는 달빛 속에 우뚝하구나.
到處心凝定 ~ 가는 곳마다 마음이 禪定에 드니
禪關久不移 ~ 修行의 姿勢 흔들림 없네.
(35) 次李相韻贈文道人 (文 道人에게)
客裏還逢客 ~ 나그네가 나그네를 만나
談懷日欲傾 ~ 懷抱를 이야기하노라니 해가 기울려 하네.
心閑能外世 ~ 마음이 閑暇로와 能히 世上을 벗어나고
年老已忘形 ~ 나이가 늙어 이미 몸을 잊으며
磨業塵緣靜 ~ 업을 消滅시키니 世俗의 因緣이 고요해지고
凝神道眼明 ~ 精神을 모으니 道眼이 밝아지네.
想知常宴坐 ~ 생각건대 틀림없이 恒常 便安히 앉아
返照自心經 ~ 자기 마음의 經典을 돌이켜 비춰보는가 보네.
(36) 次諸賢避亂書懷
(避亂가는 여러 선비들을 보고 懷抱를 적다)
憂國憂民日益深 ~ 나라와 百姓에 對한 걱정 날로 깊어가는데
只緣兵火萬家侵 ~ 戰爭으로 因해 數많은 집들이 侵略 當하네.
滿腔雖有忠情在 ~ 뱃속 가득히 忠情이 있으나
隻手無因露赤心 ~ 한 쪽 손만으로는 붉은 마음을 드러낼 수가 없네.
移棲避寇入山深 ~ 盜賊을 避하여 깊은 山속으로 들어가 살지만
四境干戈日益侵 ~ 四方에선 戰爭이 더욱 甚해만 가네.
又陷京都人枕死 ~ 서울도 陷落되고 사람도 서로 베고 죽으니
誰能禦敵慰天心 ~ 누가 能히 敵을 막아 하늘의 마음을 慰勞할까.
兇倭渡海陷諸城 ~ 兇暴한 倭敵이 바다를 건너 여러 城을 陷落시키고
兵火屠燒又兩京 ~ 戰爭은 두 서울을 죽이고 불질렀네. (두 서울 ~: 서울과 開城)
中外無人效死戰 ~ 안팎으로 죽을 覺悟로 싸우는 이가 없었으니
事君何處見忠誠 ~ 어디에서 임금 섬겨 忠誠心을 보이리.
湖東湖北暗烟塵 ~ 東쪽과 北쪽 地方이 어두운 煙氣와 먼지에 뒤덮이니
播越東西幾朔旬 ~ 東西로 避亂한 지 몇 달이나 되는가?
賊勢四方如火熾 ~ 盜賊의 勢力이 四方에 불길처럼 번지니
蒼生無處可安身 ~ 百姓들은 安全하게 있을 곳이 없었네.
生斯季運命途薄 ~ 이 어려운 時代에 태어나
身帶窮愁世亦危 ~ 몸도 고달프고 世上도 危殆롭네.
擧國人民交枕死 ~ 온 나라 百姓들이 서로 베고 죽으니
斜陽獨立淚雙垂 ~ 지는 해에 홀로 서서 두 줄기 눈물 흘리네.
(37) 次鍾峰 (鍾峰 스님에게 答함)
★ 鍾峰 ~: 四溟堂 惟政의 別號.
佛法流行不關時 ~ 佛法이 퍼져 行해지는 건 時代와 관계 없나니
卽心便是豈盛衰 ~ 마음이 곧 이것인데 어찌 盛衰가 있으리.
聲前魔外俱腦裂 ~ 眞理의 소리 앞에 魔鬼와 外盜의 腦가 떠지고
句後人天共任持 ~ 眞理의 句節 뒤에 모든 사람 함께 지니네.
法會儼然當處在 ~ 法會가 儼然히 그 곳에 있고
禪風凜爾箇中歸 ~ 禪風이 凜凜하게 그 가운데 돌아올지라.
鳥啼花落眞消息 ~ 새 울고 꽃 지는 그것이 참 消息이니
只自熙怡說向誰 ~ 다만 스스로 기뻐할 뿐 누구에게 說明할까.
今當後五百年時 ~ 只今은 後 五百 年 時節이라
吾道陵夷日益衰 ~ 우리의 道가 낮아져서 날로 衰退하네.
可笑巴歌人共和 ~ 可笑롭구나, 사람들은 流行歌만 서로 부르니
堪嗟了義孰能持 ~ 窮極的 眞理는 누가 能히 지니겠는가.
心猿騰逸難調制 ~ 마음의 猿숭이가 날뛰어 말리기 어렵고
意馬飄馳不復歸 ~ 意知의 말이 마구 내달리어 돌아올 줄 모르네.
叔世若非終南老 ~ 末世에 萬若 뛰어난 道人이 아니라면
法門消息付與誰 ~ 法門의 消息 누구에게 맡길까?
★ 後五百年 ~: 佛法의 傳承 時期를 五百 年 週期로 다섯 時期로 나누는데,
그 마지막 段階를 後 五百 年이라 한다. 이 時期에는 自己 敎說만 옳다 하여 서로 다툰다고 한다.
(38) 次熙師韻 (熙 스님에게)
松花長作食 ~ 松花가루로 늘 食事를 해 왔고
荷葉過殘年 ~ 蓮잎으로 남은 人生 보낼까 하오.
立志如山嶽 ~ 山과 같이 뜻을 세우고
安心似海天 ~ 바다처럼 마음 便安히 했네.
常懷求道念 ~ 恒常 道를 찾는 마음을 품었고
不滯止啼錢 ~ 울음 그치게 하는 돈에 머물지 않았네.
若到心空處 ~ 萬若 마음이 비는 곳에 이른다면
同塵隨世緣 ~ 世俗으로 들어가 世上 因緣을 따르리라.
★ 熙 ~: 浮休堂 善修의 弟子인 熙彦 (1561~1647)을 가리키는 듯하다.
★ 울음 그치게 하는 돈 ~: 어린이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手段으로 누런 나뭇잎을
黃金이라고 속이는 方法. 禪修行에서 하나의 臨時 方策.
(39) 天地心
秋山疎雨過 ~ 가을 山中에 비가 지나갔나니
霜葉落庭苔 ~ 서리 맞은 잎 뜰의 이끼 위로 떨어지네.
白犬通消息 ~ 하얀 개에게 消息을 傳하고
罷禪御鶴來 ~ 禪定에서 깨어나 鶴 타고 온다네.
(40) 秋日感懷
半百年間已白頭 ~ 半 百年 間 이미 머리는 희어지고
病床孤臥意悠悠 ~ 病床에 홀로 누워있자니 생각이 漠漠하네.
不成壯志空成老 ~ 씩씩하던 뜻은 이루지 못한 채 늙어버렸는데
況値千山落木秋 ~ 더욱이 千 山에 落葉 지는 가을이 되었구나.
(41) 吹笛峰
雨後山花照眼明 ~ 비 온 뒤 山에 꽃 華奢하게 피었는데
崔仙陳迹已千齡 ~ 神仙 崔致遠의 옛 자취 이미 千 年이구나.
長生不老何須問 ~ 長生不老를 물을 必要 없으이
雲裏依然吹笛聲 ~ 구름 속에 피리소리 고즈넉하게 들려오니.
★ 吹笛峰 ~: 海印寺가 있는 伽倻山의 여러 봉우리 中 하나이다.
★ 崔致遠(857~?) ~: 新羅 末의 智識人이었던 그는 墮落한 政治에 失望하고 伽倻山으로 들어갔다.
後에 신발만 남기고 神仙이 되어 하늘로 올라 갔다는 傳說이 있다.
(42) 雉岳山上院庵 (雉岳山 上院庵에서)
雁搭庭中古 ~ 뜰에는 이끼 내린 옛 塔이 있고
松風洞裡寒 ~ 솔바람 불어오니 山 속 마을 추운데
鐘聲驚醉夢 ~ 쇠북 소리에 醉한 꿈에 놀라고
燈火報晨昏 ~ 燈불 밝혀 아침 저녁을 알리네.
掃地淸人骨 ~ 마당을 쓸어 뼛속까지 깨끗하고
焚香淨客魂 ~ 香을 살라 나그네 魂은 맑아지네.
不眠過夜半 ~ 잠 못 이룬 채 이 밤 지나가노니
窓外雪紛紛 ~ 窓밖에는 소리 없이 눈이 나리네.
(43) 贈華禪伯 (華 禪伯에게 드림)
解脫非眞寶 ~ 解脫도 참된 보배가 아닐진대
涅槃豈妙心 ~ 涅槃이 어찌 妙한 마음이 되리.
電光追不及 ~ 번갯불이란 따라가도 미치지 못하는데
兒輩謾勞尋 ~ 아이들이 쓸데없이 苦生하며 찾는구나.
佛法無多字 ~ 佛法이란 많은 글字가 必要하지 않으니
忘言須會宗 ~ 말을 잊고 核心을 알아야만 하리.
頂門開活眼 ~ 頂수리에 살아있는 눈이 열리면
魔外自歸降 ~ 魔鬼와 外徒가 스스로 降伏하리.
(44) 紅流洞
雨歇春山草色濃 ~ 비 그친 봄 山에 풀빛이 짙고
花開兩岸映溪紅 ~ 꽃이 핀 兩쪽 언덕 溪谷물에 비치어 붉구나.
徘徊唫賞忘歸路 ~ 詩 읊으며 徘徊하다 돌아가는 길을 잊어버리니
疑是身空物亦空 ~ 내 몸도 空하고 萬物도 다 空한 듯하네.
(45) 黃昏聞喚聲
(黃昏에 사람 부르는 소리 듣고)
新雪飄飄日已沈 ~ 눈발은 어지럽고 해는 이미 잠기고
寒風颯颯起疏林 ~ 찬바람은 쌀쌀히 숲속에서 일어난다
數聲遙撤山門外 ~ 저 山門 밖에서 멀리 들려오는 소리
應是行人喚主音 ~ 아마 어떤 나그네의 主人 부르는 소린가 봐.
(46) 涅槃頌
七十餘年遊幻海 ~ 七十年 꿈 같은 世上을 遊覽하다
今朝脫殼返初源 ~ 오늘 아침 假飾을 벗어버리고 이제 根源으로 돌아간다.
廓然空寂本無物 ~집은 텅비고 寂寞하며 本來 아무것도 없나니
何有菩提生死根 ~ 어찌 깨달음과 나고 죽음의 뿌리가 따로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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