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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은 빛나고, 삭풍은 사라지고....
억새풀 하나 흔들리지 않는 양지바른 무덤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돌담 아래 고양이 졸 듯 살살 졸음이 옵니다.
채취하고자 하는 백수오가 많으면야 이렇게 한가히 쉬고 있을 틈이 어디 있겠으며,
채취하고자 하는 약초가 많으면야, 이렇게 졸 사이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루 수만평의 산을 휘돌아 다녀서 잘 하면 서너 뿌리요, 못하면 당연히 꽝인 나날들...
그런 날들을 오늘도 이렇게 만나고 있습니다.
그래도 즐거웁나니,
아는 식물들을 만나는 것도 정겨워 즐겁고,
모르는 식물들을 만나는 것도 호기심이 생겨 즐겁습니다.
또한 그들이 지닌 어떤 작용과 어떤 이야기를 생각하는 것도 즐겁고,
그들로부터 얻어지는 인생과 삶의 활력소가 생기는 것도 즐겁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만난 [꽃향유]는 내게 언제나 즐거움을 줍니다.
한 해의 산고를 끝마친 채 메마른 껍질만을 남기고 있는 [꽃향유]이지만,
성스러운 산고의 향기랄까....
그 향기만은 여전히 남아 제게 아로마요법을 취하게 해 줍니다.
[꽃향유]만 보이면 톡 따서는 코에 콕 찔러 넣으면,
[꽃향유] 특유의 달콤한 향기가 엔돌핀을 팍팍 불러일으키는 것입니다.
비슷한 종류로 [향유]와 [배초향(곽향)/방아잎]가 있지만,
[향유]는 꽃이 줄기의 한쪽 방향으로만 쏠려 피고,
[꽃향유]와 [배초향]은 줄기를 동그랗게 감싸며 피니 금방 구별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꽃향유]와 [배초향]의 구분인데,
한 창 꽃을 피우며 자랄 때인 여름에는 이 역시 금방 구분할 수 있지만,
색이 바래고 잎이 다 저버린 이 한겨울에는 긴가민가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잎자루 쪽이나 꽃모양이 달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꽃이 약간 큰 모양을 하고 있고, 비스듬히 위쪽으로 향해 있으면 [배초향],
꽃이 자잘한 모양을 하고 있고, 사진처럼 평평하게 솟아있으면 [꽃향유]인 것입니다.
(제 견해가 틀리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번 제 산행기에서 [산옥잠화]를 선보였지만,
이번엔 봄의 밥상이 절로 그리워지는 [참비비추]입니다.
<비비추국>.....
옛 사람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비비고 또 비비면 거품이 나고,
그 거품을 빼낸 뒤 국을 끓여 먹으면 미역국보다도 더 부드럽고 맛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저는 창포물로 머리를 감는 여인네들처럼 [참비비추]를 비벼낸 거품물에 세수를 하곤 합니다.
뽀득뽀득 매끈매끈 기분이 상쾌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실제로 [비비추]는 기미와 주근깨, 부스럼이나 여드름, 피부궤양 등에 좋다고 하지요.
즉 피부세포와 어떤 연관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니더래도 [비비추]는 ‘자옥잠’이라는 엄연한 약초.....
인삼의 약초성분이 사포닌이 있어 기의 허실을 보하고, 각 종 통증과 염증을 다스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이 역시 담금주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산골짜기 계곡이면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산수국].....
이곳에도 어김없이 고운 자태 그대로 말라있는 [산수국]을 볼 수 있습니다.
꽃잎이 매끈한 것으로 보아 [산수국A]로군요.
[산수국B]는 꽃잎 끝이 세 갈래의 결을 이루고 있으나 흔치 않습니다.
그나저나 한여름 계곡의 신비를 더해주던 연청색의 고운 빛은 다 어디로 갔을까?
빛바랜 얼굴로 누구를 기다리고 있을까?
산도둑놈 같은 나는 절대로 아닐 테고....
살랑살랑 남풍 불어오는 봄인가, 얼음을 헤치고 나타나는 졸졸 흐르는 개울물인가,
아니면 윙윙 부채질 해주는 벌들의 날개짓인가?
그 무엇이던 그리움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삶의 이유는 충분하건만.....
이것도 저것도 기다림 없고, 그리움 없는 나는......?
[산수국] 있는 곳엔 [백수오]없나니,
다시 실실 메마른 황산을 찾아 산비탈을 오르니
있기는 있지만,
내 찢어진 바지자락 기우라고 가는 실타래만 길게 풀어놓고 있는 [백수오]...
기웃거려보나마나 국수가락, 파보나마나 라면가락....
떡국가락 정도만이라도 나와 줬으면 싶건만,
설 지난 때라고 떡국 한 점 보이질 않습니다, 그려..... ㅠ.ㅠ
욕심 털털, 미련 털털~~
털 것 다 털고 털털 내려오는 길.....
털어도 너무 털어버린 바람에 다리에 힘까지 털어버렸으니 그만 비탈에서 주르르르....
경황없이 미끄러지는데, 하필이면 거시기에 나무둥치가 스쳐버리네요.
힝~~~ 아퍼라~~
디게 소중한데..... ㅠ.ㅠ
따지고 보면 다 이 거시기 때문에 [백수오]를 찾는 셈인데,
오히려 망쳐 놓으려다니..... 쩝~~
하긴 다행인 것은 나는 별로 쓸데가 없다는 것..... 그 사정은 홀로 사는 나만이 알고.....???
문제는 [백수오]를 찾는 님 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찾을 만 하다는 것.....
간장에 닿으니 피와 근육을 보하여 양기를 북돋우고,
신장에 닿으니 정(호르몬)과 골을 보하여 음기를 북돋우니,
양기와 음기가 살아나 기력이 충만해지고,
그로써 춘정지절을 맞이하니 어찌 찾지 않으리오.
또한 [백수오]는 양기만을 보하는 [복분자]의 성질과 음기만을 보하는 [음양곽]의 성질을 고루 갖추었으니,
[백수오]는 그 한 몸이 곧 회춘지절의 지름길이라.....
내 님들을 위하야 오늘 비록 꽝이지만, 내일 또 산비탈에서 나뒹굴리라! 험~~~ ^^::
그나저나 아직도 아푸네~~~~ 힝~~~ ㅠ.ㅠ
첫댓글 즐거운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산행기와 약초에 관한 설명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재밌는산행기 잘보고 웃다갑니다~~
멋진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건강 하세요.............아참..그곳? 조심 하셔야죠...ㅋㅋㅋ
편하게 잘 쉬다 갑니다
산행기 잘~보고 갑니다^^
산행기 잘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