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꽤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교만하기도 하고, 고집스럽기도 합니다. 우주 만물의 원리를 다 깨닫지도 못하고, 아주 일부만 알고 있으면서도 꽤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자연 현상을 추측하기도 하고, 그 원리를 깨달아가기도 하지만, 이미 정교하게 짜여진 하나님의 창조 섭리 안에서 움직여가는 것 중에 아주 조금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서도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양 자신만만함을 넘어서서 교만하거나 자만할 때도 많습니다.
시편 기자는 자신은 이 땅에서 나그네로서 살아가고 있음을 고백합니다(19절). 나그네는 안정적으로 안주(安住)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어디론가 떠나야 하고, 그 길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 선택의 기로(岐路)에 서서 결정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 땅에서 나그네로 살아가는 자인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말씀이 정말 필요하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나그네로 살아가는 자이기에 하나님의 후대(厚待)가 간절합니다(17절). “후대”는 히브리어로 께몰(גְּמֹ֖ל)이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는데, 이 단어의 원형은 “까말”(גָּמַל)입니다. 이 단어는 “충분하고도 적절하게 보상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은혜를 베푸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은혜를 베푸셔서 말씀을 숨기지 말고 깨닫게 해주시면, 그 말씀을 그대로 지키며 살아가겠다는 고백입니다. 그래서 “내 눈을 열어서 주의 율법에서 놀라운 것을 보게 하소서”(18절)라고 간구합니다. 이 땅에서 나그네로 살아가고 있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늘 사모할 수밖에 없고, 하나님의 말씀을 너무나 간절히 사모하기에 마음이 찢기는 것 같다고 고백합니다(20절). 너무나 간절하기에 마음이 상할 정도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교만한 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서 제 맘대로 살아갑니다(21절). 그리고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려는 자를 향해 비방과 멸시를 서슴지 않습니다(22절, 23절). 그렇지만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에 따라야만 이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음을 알기에 여전히 말씀을 사모하고, 그 말씀을 지켜 행하며, 그 말씀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묵상합니다(20절~23절). 아무리 사람들이 비방하고 멸시해도,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은 즐거움이며, 삶의 충고자(忠告者, Counselor)라고 고백합니다(24절).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따르면 하나님은 그 말씀을 통하여 깨우쳐 주시고, 보호하신다고 고백합니다.
25절부터 32절에서는 마치 자신의 영혼에 진토(塵土, Dust)에 붙었을 정도로 낙망하고 좌절하며 절망 속에 빠졌을 때, 하나님의 말씀은 자신의 영혼을 소성(蘇醒)케 하신다고 고백합니다. 24절부터 32절의 말씀에서는 힘들고 지쳐서 낙심한 상태를 여러 표현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내 영혼이 진토에 붙었사오니”(25절), “나의 영혼이 눌림으로 말미암아 녹사오니”(28절) 등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영혼이 진토에 붙었다는 것은 거의 죽을 정도가 되어 흙과 먼지, 즉 무덤에 들어갈 정도의 상태라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28절은 엄청난 압박으로 인하여 영혼이 녹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상황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압박과 고통, 좌절과 낙망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의 영혼을 살아나게 하고(25절), 세우십니다(28절). 하나님의 말씀이 이러한 능력의 말씀이란 것을 알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행위를 하나님께 아뢰며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교정(敎正)하고(26절),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길을 깨달으며, 잘못된 행위를 벗어나 하나님의 은혜 안으로 들어가고(29절), 성실한 길을 택하며(30절), 수치를 당하지 않는 삶을 향해 살아가게 되었다(31절)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주께서 내 마음을 넓히시면 내가 주의 계명들의 길로 달려가리이다”(32절)라고 고백합니다. “주께서 내 마음을 넓히시면”이란 말씀은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을 더 잘 깨닫도록 도와주시고, 그 말씀을 그대로 받아 살아가려는 부드러운 마음을 주시면”이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온전히 순종하며 살아갈 수 있으니 주님께서 자신의 마음을 넓혀달라고 기도합니다.
우리는 연약한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입니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이 땅에서의 인생을 가장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입니다.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비천한 지식으로 고집을 피우지 말고, 마음을 넓혀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며, 그 말씀을 묵상하며, 그 말씀의 진리를 깨닫고 그 말씀대로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 오늘도 그러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며, 그 말씀을 의지하여 승리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 제3연: 17절~24절
* 제4연: 25절~3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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