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 because you did not keep
That deep-sworn vow have been friends of mine;
Yet always when I look death in the face,
When I clamber to the heights of sleep,
Or when I grow excited with wine,
Suddenly I meet your face.
(깊은 맹세)
그대 깊은 맹세 지키지 않아
나 - 다른 이들과 벗하였다.
허나 죽음에 직면할 때
잠의 언덕을 기어오를 때
또는 술 마셔서 마음이 격앙될 때면 언제나
나 - 갑자기 그대 얼굴을 만나느니. (Jane 譯)
사춘기 때, 아니 대학 때에도 가끔 나는 다음 생에는 남자로 태어나보고 싶었다.
과묵하고 학구적인 타입의 인상 좋은 얼굴에 마음이 따뜻하고 뿔테 안경을 쓴 목소리가 좋은 남자였으면 했다.
많은 아가씨들의 마음이 그를 향하지만, 그는 일별도 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일에 매진할 뿐이라 그녀들의 가슴은 아프고, 그러면 너무 멋있을 것 같았다.
지극히 유아스러운 발상이지만, 누군가의 짝사랑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정말 괜찮은 일로 보였다. 그러나 짝사랑을 하는 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정말로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으리라.
예이츠의 이 시에는 실연(失戀)을 당하고도 평생 사랑했다던 Maud Gonne이라는 여인에 대한 지극한 감정의 응축이 엿보인다. 그녀를 잊고자 다른 이들과 친해지고자 하지만, 감정을 억누르는 이성(理性)이 무장 해제될 때는 번번이 그대의 얼굴을 떠올리는 어쩔 수 없는 한 사나이의 아픔을 목도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신춘문예 등단 시부터 강렬한 느낌을 주었던, 기형도 시인의 시에도 짝사랑에 우는 아픈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시가 있어 소개해본다.
빈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라는 시인을 생각하면, 아니 그의 유년시절이 드러나는 그의 시들과 더불어 그를 생각하면, 너무나 여린 듯한- 착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의 어떤 전형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와 비슷하게 착한 몇몇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지난날의 내 모습이 떠올라 미안해진다.
얼마나 힘들게 마음을 떨며, 얼마나 어렵게 망설이며 흰 종이를 대했을 텐데- 그 마음을 꼭꼭 가두어놓아야 했을 시인의 아픔이 전해오는 듯하다.
앞으로 착한 사나이들을 울리는 깍쟁이 아가씨들이 적어졌으면 좋겠다.
짝사랑을 받아주어 예쁘게 온사랑을 만들어가는 맘씨 고운 아가씨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첫댓글 정말 그랬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