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근처인 수원에 외근업무가 있어, 오랜만에 칼퇴근을 할 수 있었다. 평소 같으면 금요일
이시간에 회사에 있거나, 집으로 오는 차안에 있을 시간에 일찌감치 샌드위치와 우유 한잔
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만석공원으로 향한다.
간혹 지나가면서 6월 하순부터 만석공원내 야외음악당에서 "우리가락,.... " 란 타이틀로 10월
하순까지 매주 금요일 상설공연을 한다고하는 현수막을 보긴 했는데, 이 시간에 만석공원에 올
형편도 안돼,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오늘 그 공연을 볼 기회가 생겼다.
마침 시간도 한참 워킹족으로 붐빌 시간이라 1시간 남짓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이번에 공연하는
그룹은 창립이 5년정도되는 그룹으로, 우리 악기(대금, 피리, 가야금,거문고,해금,아쟁)와 전자
악기(신디사이져, 전자기타, 전자타악기)를 혼합한 퓨전음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그룹의 공연
이었다.
처음에는 내 취향에 맞지 않으면 자리를 뜨려고, 뒤쪽에 자리잡았다가 어느새 중간 앞에 위치해
있는 나를 발견했다. 2시간 정도의 공연이었던 모양인데, 1시간 동안만 자리를 같이 했지만 이날의
음악회는 나에게는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유명 연예인들이 야외음악당에서 공연을 하고 갔을
때보다, 공연이 끝난 후 더 짙은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역시 우리가락은 좋은 것이야.
나중에 사회자의 소개와 자막을 통해 우리국악기와 서양악기를 이용한 퓨전음악을 하는 그룹이라고
소개했다. 그들 중 지휘자가 서정적인 음악을 주로 연주하는 그룹이라, 이런 야외음악당 보다는
실내에서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야외에서의 공연도 생각보다는 화음이나 효과가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날씨도 남쪽에서 올라오는 태풍의 영향인지(일본으로 비껴간다고는 해도) 시원한
바람이 솔솔불기도 해서, 편안한 상태에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공연중에 해금을 중심으로 한 공연이 있었는데, 참으로 애절한 가락이 야외음악당을 쥐 죽은듯이
조용하게 만들었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은 눈을 감고 애절한 가락을 음미하고 있는 듯했고, 젊은이
들은 젊은이대로 나는 나대로 한주간 분주하게 사람과 부대끼며 지내온 심신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우리 전통악기와 전자악기가 조화를 이루어 최근 상영한 영화 음악을 3~4곡 연주하고, 왕의남자의
주제곡인 "인연"을 애절한 가락을 반주로 여자 씽어가 부를때는 어느새 의자를 당겨 중간 앞쪽에 가
있는 나를 발견했다. 대금의 그윽한 소리, 피리의 쟁쟁한 울림. 신디사이져의 경쾌하기도 하고, 중후
하기도 한 반주. 전자타악기의 신나는 반주와 어울려 1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몰랐다. 마지막에
타악기의 신나는 리듬(주악기)과 모든 악기가 어우러져 피날레를 장식할 때는 시간의 짧음을
아쉬워했다.
시원한 바람과 야외음악당의 조명과 시끄럽지 않은 관객,우리가락과 현대악기를 조합시켜 현대
감각에 맞게 연주해내는 젊은 그룹의 연주에 1시간 남짓 자리를 지켰지만(그때 난 런닝복 차림),
1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가는 줄 모르게 지나갔고, 헤어질 때는 무대에서 연주한 그룹이나 관객
모두 깊은 여운이 남았다. 자기 그룹은 다음달 24일 금요일에 이자리에 다시 올테니 그날 다시
보자고 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열정을 가진 뮤지션과 문화적
공감을 나눌 수 있는 관객이 있는데, 왜 그동안 이곳에 와 볼 여유가 없었던 것일까.
만석공원내 야외음악당이 생기니(수원에는 인계동과 북수원권역인 만석공원내 야외음악당 2곳이
있다.) 이런 문화적 혜택도 누리는 구나. 만석공원에서 5분 거리에 집이 있음은 큰 행운이고,다시
한번 고맙게 생각했다.
1시간이 지난 후에도 공원에는 워킹족과 한쪽 구간에 공사로 길이 고르지 못해 달리기는 불편했으나,
1시간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내서 그런지 사람이 부대껴도, 길이 고르지 못해도 10바퀴를 뛰는 동안
행복한 마음으로 뛰었다. 시간이 지나자 주로 조건도 점차 나아져 마지막 2바퀴는 조금 빠른 속도로
마무리...
첫댓글 좋았겠네 나두그리 이사가야겠다........................
복받은겨...
~~ 문화적 혜텍이랄까 ? 만석지기가 만석공원에서 ~~좋다 ~~~`즐 달~~~
오랜만에 나두 화요일에 인계동 야외음악당에서 "보니엠" 공연을 보았는데..모두들 같이 박수치며 흥이나서 좋았지^^ 가끔은 필요한거 같아.. 음악이던, 연극, 전시회 등등.. 요즘은 볼거리들도 많으니 가끔은 시간내 가보는것두..
선진경기! 수원~함 놀러가봐야 되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