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하프프라자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궁금해 하던중.. 그에 대한 기사가 하나 있어 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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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터 정보가전제품까지 몽땅 반값판매…하프플라자 유혁수 대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8월 중순. 유혁수(31) 사장과 창업 멤버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댔다. 가진 돈은 거의 다 떨어져가는 상태였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이었다. 그들은 앞선 몇 번의 실패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하나 떠올린 참이었다. ‘하프플라자’. 시중가격의 절반에 상품을 판매한다는 컨셉이었다.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그들은 이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고, 곧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당시 서울 명동의 허름한 사무실을 사용하던 이 회사는 현재 충무로의 극동빌딩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충무로에서 가장 큰 건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 빌딩의 한 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으며, 윗층 일부를 교육장, 건너편 건물을 고객상담실로 사용하고 있다. 10명 내외이던 직원도 3백20명으로 크게 늘었다. 불과 5개월만의 일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반값 쇼핑몰’ 하프플라자(www.half plaza.com)의 진실을 알아본다.
실패에서 아이디어 떠올려
유사장은 인터넷 컨설팅업체인 ICG와 캐스트 미디어, 아이윌비 등 몇몇 인터넷 기업을 거쳐 2002년 1월 창업했다. 사업 초기만 해도 모바일 솔루션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 시도했던 것이 휴대폰으로 명함을 전송할 수 있는 솔루션이었습니다. 이동통신사로 들고 들어갔죠. 물론 퇴짜맞았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것과 비슷한 서비스가 시행되더라구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몇 달만에 모바일 솔루션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후 몇몇 웹사이트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웹사이트 구축 경험을 토대로 소원 경매라는 독특한 컨셉의 자체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리아텐더 서비스의 컨설팅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힌트를 얻었죠. 상품 대신 서비스를 경매로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하프플라자의 전신인 위시옥션(wishauction)이다. 일명 소원 들어주는 경매 서비스. 하나의 소원을 걸고 여러 사람이 돈을 낸 다음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미국 유학’이라는 소망에 대해 1억원의 비용으로 경매를 시작한다. 입찰자는 1인당 1만원씩 낼 수 있고, 1만명이 모이면 자동으로 경매가 중단된다. 그리고 입찰자 중 한 사람을 뽑아 그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다. 물론 1만명에서 단 한 명이라도 모자라면 경매는 성사되지 않고 입금한 돈은 모두 환불한다.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문제는 홍보였다. 아무리 광고를 내고 경품을 걸어봐도 좀처럼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다. 몇천만원씩 경품을 걸고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막상 인원이 차지 않아 경매가 성사되지 않는 일들이 이어졌다. 경품만 고스란히 날리는 상황이 반복됐다.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경품을 줘야 사람들이 모일 것 같았다. 하지만 가진 돈은 제한되어 있었다. 몇몇 사람에게 경품을 몰아주는 것보다 금액은 적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경품을 골고루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때 떠오른 게 반값 판매라는 아이디어였다. 마침 용산 전자상가에서 LCD 모니터 3백대를 75%에 공급해주겠다는 업자가 나타났다. 마지막 남은 돈을 긁어 모아 대규모 경품 이벤트를 기획했다. 하지만 공급받은 물건을 검토하는 중에 문제가 발생했다. 정상 제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대부분 진열품이거나 하자가 있는 제품이었다. 당장 업자를 만나 물건을 돌려주고 경품 이벤트도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미 경품 공지가 나간 상태라 반값에 LCD 모니터를 구매하기로 했던 사람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1만통이 넘는 메일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1.5배로 환불을 해주겠다고 해도 막무가내였어요. 심지어 기다릴 테니 상품을 구해달라는 사람들까지 생겼습니다. 일단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습니다.”
용산 전자상가를 이 잡듯이 뒤졌다. 한 점포에서 몇 대씩 구입하는 방식으로 모두 3백대를 구입했다. 소매가격으로 구입한 제품을 반값에 공급한 것이다. 여기서 가능성을 확인한 유사장은 반값 판매라는 초유의 인터넷 쇼핑몰로 아이디어를 확대시켰다.
8월 말의 일이었다. 모두가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막상 2천만원짜리 자동차를 1천만원에 사고, 5백만원짜리 프로젝션 TV를 2백50만원에 사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이용자수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주문이 폭주했다. 하지만 너무 빠른 속도로 사이트의 규모가 커지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 주문을 받고도 상품을 제대로 배송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돈을 입금하고도 상품을 받지 못한 일부 이용자들은 하프플라자에 대해 경찰서와 소비자보호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직접 이 회사를 고소, 고발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안티 사이트 수십개 생겨
현재 다음카페를 비롯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하프플라자와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토비즈그룹에 대한 안티 사이트가 수십개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만도 1만명을 넘는다.
이들의 불만은 하나다. 돈을 입금하고 상품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달은 기본이고, 11월 초에 주문한 상품을 아직도 못 받았다는 사람들도 있다. 결혼을 앞두고 주문한 혼수용품을 받지 못해 타격을 입었다는 신혼부부들이 있는가 하면, 가족과 상의 없이 주문한 상품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주부들도 있다.
상품을 못 받은 고객들 중에는 환불받은 고객들도 있지만 이들 역시 한달 이상 상품을 받지 못해 생긴 정신적 피해 등을 호소하고 있다. 안티 커뮤니티 회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하프플라자 측에서 고객들에게 성의 있는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선금을 받고 한달 후에 상품이 단종됐다거나 구할 수 없다는 식이다. 자세한 설명 없이 무조건 안되면 환불해주겠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전화가 안되기로도 유명하다. 하루 종일 전화기를 들고 있어도 통화 한번 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많다.
“어린아이가 갑자기 어른의 몸으로 커버린 격입니다. 고객들에겐 죄송하지만 물리적으로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프플라자로 걸려오는 전화는 하루에 약 2만5천통 가량. 70명 규모의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콜센터 직원 한 명당 하루에 1백통 정도를 소화하고 있습니다. 전체 통화 수의 5분의 1 수준이죠. 최근 1월 15일부터 2백석 규모로 콜센터를 확장했습니다. 이제 전화 연결에 숨통이 좀 트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화가 안되다 보니 회사로 직접 찾아오는 고객들도 많다. 한창 많을 때는 하루에 80명 정도의 고객이 회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요즘도 하루에 30∼40명 정도 매일 회사를 찾아와 회사 관계자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문제는 폭주하는 주문을 소화할 능력이 없으면서도 무리하게 선금을 받고 주문을 받았다는 것이다. 1월 초까지 배송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주문 받은 금액만 1백억원 정도인 것으로 밝히고 있다.
유사장은 “배송이 안되는 물량에 대해서는 1.5배로 환불해주고 있다”며 “인력 보강과 새로운 시스템 구축을 통해 1월 15일부터는 정상 배송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주문받은 물량에 대해서는 1월 31일까지 완전 배송을 실시하고, 그때까지 배송이 안되면 두 배로 환불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반값 쇼핑몰은 어떻게 가능한 걸까. 소비자가격의 평균 75% 정도인 도매가격에 상품을 매입해 50%의 가격에 판매하더라도 25% 정도의 손해가 난다. 이 손해를 회비나 아이템 판매로 메우는 방식이다.
창업 초기에는 월 1만원의 회비를 받는 유료 회원제로 운영했다. 그 이후는 회비 대신 아이템 구매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꾸었다. 하프몰을 한달 이용할 수 있는 아이템, 예약 아이템 등으로 세분화해 아이템을 판매한 것이다. 회비나 아이템은 상품을 살 수 있는 자격을 말한다. 자격이 있다고 해서 모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값 판매하는 상품이 제한되어 있어 선착순 판매하기 때문이다.
반값 쇼핑몰 사실상 포기
유사장은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상품판매 대금으로 1백93억원을 받아 실제 구매대금으로 2백43억원을 지출했고, 회비 및 아이템 판매수입으로 50억원, 아직 발송되지 않은 상품 선수금으로 1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상품 매출로 인한 손실과 아이템 판매로 인한 이익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 배송하지 않은 상품에 대한 선수금이다. 1백억원의 선수금을 가지고 있다면 실제 구매대금은 1백25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당장 주문받은 상품을 모두 배송하려면 25억원 정도가 모자라는 것이다. 이것이 배송이 늦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하프플라자는 17일 투자설명회를 갖고 1백50억원 정도의 자금을 투자받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투자를 통해 자금이 유입되면 그동안 문제가 됐던 배송 적체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자금이 유입된다고 해도 문제다. 반값 쇼핑몰이라는 컨셉으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수익 구조를 가져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하프플라자는 지난 1월 15일 전면적인 사이트 개편을 통해 사실상 반값 할인몰에 대한 컨셉을 포기했다. 우선 아이템 판매를 없앴다. 이미 아이템을 구매한 사람들은 계속 그 자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더 이상 신규 아이템 판매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하프몰을 뒷면으로 돌린 대신 할인형 종합 쇼핑몰을 전면에 내세웠다. 유사장은 “우리 사이트에서는 하프몰이 메인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는 종합 쇼핑몰에서 일정금액 이상의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하프몰을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우수 고객들에게는 특별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며 “하프몰 역시 우수 고객들을 위한 일종의 프리미엄 서비스 형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프플라자는 투자설명회에 이어 조만간 코스닥 등록기업 중 한 곳과 M&A를 통해 코스닥에 우회 등록하겠다는 뜻을 비추며 현재 거의 확정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합 쇼핑몰로서도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가미한 커머스 포털 사이트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인력을 확충하고 시스템을 완전히 정비했기 때문에 앞으로 완전한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프플라자는 그동안 2백억원이 넘는 상품을 판매했고, 이 과정에서 고가의 상품을 반값으로 구입하는 행운을 누린 사람들도 많다. 서비스에 만족하며 아무리 배송이 늦더라도 끝까지 기다리겠다는 충성스런 고객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소수라고 해도 파행적인 영업으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으로 피해를 본 고객들에 대해 좀더 진지한 사과와 해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상품 배송을 미루면서 선지불한 고객의 돈을 담보 삼아 회사를 운영해왔고, 그 대가로 투자를 유치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유혁수 대표 약력
1973년생/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졸업/ 광운대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ICG 컨설턴트. 캐스트미디어 사업본부장.아이윌비그룹 인터넷팀장 토지즈 그룹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