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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회 >
7.방안
어둔 방안에 궁복과 두관이 잠들어 있는데..
궁복...잠결에 고통스러운 신음을 토하고 있다.
잠을 자던..두관이 잠에서 깨고..
두관이...방안에 불을 밝힌다.
두관이 궁복을 보면..
궁복..진땀을 흘리면서...고통스러운 표정인데..
두관:(궁복을 흔들어 깨우면서)궁복아..
두관의 손이 궁복의 몸에 닿는 순간..
궁복이 소스라쳐 놀라면서..
벌떡 일어난다.
두관:(놀라서)..너..왜 이래?
어디 아픈거야?
궁복:...
두관:현사에는 왜 불려 다니는거야?
궁복:별일 아니예요.
궁복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나간다.
걱정스런 두관의 표정.
8선창일각(낮)
선창 일각에 두관과 순종이 서 있다.
두관:..데체 궁복이한테 뭔 일이 있는 거야?
현사엔 왜 불러 다니는 거야?
순종:.....
9선창일각
두관이 혼자 상념에 잠겨 있다.
그런 두관의 얼굴위로 도장의 말이 떠오른다.
도장:.조만간 이진포 선창으로 선공 한명을
보내야 되네. 내...궁복이를 보낼테니 그리알게.
이진포 선창은 한해에 십수명은 죽어 자빠지는 험한덴거
자네도 알걸세.
그리고...순종의 말이 떠오른다.
순종:..격검 핑계로..궁복일 죽일 속셈이예요.
이대로 두면..맞아 죽을거예요..
순종의 말을 떠올린 두관..결심을 굳힌 듯..돌아서서
선창 막사 쪽으로 가는데..
10.선창막사안
두관이 선창 막사 안으로 들어오면
도장이 일을 보고 있는데..
두관:도장어른 뜻대로 하겠습니다.
도장:(얼굴이 밝아지고)잘 생각했네.
11.청해관아 전경
12관아일각
관아 일각에 궁복이 있다 창겸을 기다리는지..
긴장된 얼굴로 서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막봉이 오다가 그런 궁복을 본다.
막봉:너 웬일이냐?
궁복:..도련님 뵈러 왔는데요.
막봉:..도련님? 도련님은 이진포에 갔는데..
궁복:....
막봉:늦게나 올테니...그만 가보거라.
궁복..꾸벅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가는데..
막봉:(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궁복아!!
궁복이 돌아보면..
막봉:..나 좀 따라 오너라.
13아 일각(낮)
궁복과 막봉이 관아 일각으로 오면..
한쪽에 정화와 다복이 있다.
한쪽엔..등짐이 있는데..
궁복, 막봉과 정화에게..인사를 하면..
막봉:..너..아가씨 모시고..운암사 좀 다녀 오너라.
(정화를 보고)청해 바닥은 모르는 곳이 없는 놈이니
아가씨..길안내를 하기엔 제격입니다요.
순간 한쪽에선 다복의 표정이 밝아지고..
정화:..(궁복을 보면)...
궁복:(정화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고개를 숙여 예를 갖춘다)..
14길(낮)
등짐을 진채..궁복이 걸어가고..
그 뒤를 정화와 다복이 따른다.
15사 입구(낮)
정화와 궁복이 다복이 산사 입구로 들어간다.
16사 일각(낮)
부는 바람에 처마 끝 풍경이 은은하게 울리고...
궁복, 표주박으로 물을 떠 마시고는...
주위 풍광을 훑어보다...법당 쪽을 보면..
정화가 불공드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궁복, 가만히 그 모습 지켜보는데....
이때..궁복의 등을 툭치는..다복..
다복:..아주 넋을 빼고 보네..넋을 빼고 봐.
궁복:...
다복:(궁복에게 떡을 건네고)먹어.
궁복:됐어.
다복:너...아가씨한테 딴 맘 먹지마.
궁복:뭔 소리야?
다복:선창 노비놈 주제에 현사 아가씨 맘에 둔거 알려지면..
넌...죽은 목숨이야.
궁복:맘에 두긴 누가 맘에 뒀다 그래?
다복:내가 널 모르냐?
니 눈빛만 보면...뭔 생각하는지 다 알아.
궁복:(머쓱한데)..
이때..정화가 두 사람에게 다가오고..
정화:..그만 가자.
다복:예..아가씨.
정화와 다복이..앞장서서 가면..
궁복이 정화를 보는데..
17안길
해안으로 난..산길을 걸어가는..
궁복과 정화..다복..
훤히 바다와 섬들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정화가..풍광을 바라보는데..
아름다운 경치에..감탄을 한다.
한쪽에 궁복이 서 있고..
정화:(눈앞에 보이는 작은 섬을 보면서)...저..섬에 가 보았느냐?
궁복:예..사향도라는 섬입니다.
정화:(혼잣말처럼).사향도.....이름도 곱다.
사람도 사느냐?
궁복:..바다새와...산짐승만 사는 무인돕니다.
정화, 말없이 섬을 바라보는데..
한쪽에서 그런 정화를 보는..궁복의 시선.
다복이..그런 궁복을 보면..
궁복..다복의 시선을 의식하고..
얼른 정화에게서 시선을 거둔다.
18해안 백사장(저물녁)
궁복이 혼자 백사장에서..검술 훈련을 하고 있다.
파도가 치는 백사장에서..허공을 향해서..칼을 휘두르는
궁복..실력이 많이 향상된 느낌인데..
백사장 한켠에서 그런 궁복을 바라보는 염장..
입가에 희미한 미소.
궁복이..염장을 본다.
궁복:어때?
염장:..그만하면...목검에 맞아 죽진 않겠다.
궁복:(씩 웃는다)..
염장:..난 이제...청해를 떠난다.
궁복:..어디로 가는데?
염장:..당나라로 갈 거야..
궁복:(문득 무슨 생각에 들었는지)나도 상단에 들어갈 수 없어?
염장:....
염장:(고개를 젓는다)..대인어른께서 안받아 주실 거야.
궁복:넌? 넌 어떻게 들어간 거야? 부모도 없다면서?
염장:아주 어릴 때부터...대인어른이 날 키워 주셨어.
대인어른이 내 부모님이야..
궁복:...
염장:(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궁복을 바라보는데)인연이 되면 또 만나자.
궁복:...
19선창일각(밤)
바닷가에..두관이 있고..두관 혼자서 죽통에
담긴 술을 마시고 있다.
이때 한쪽에서 궁복과 정년이 오는데..
정년:아저씨..궁복이 성..데려 왔어요.
두관이 돌아서서 궁복과 정년을 본다.
두관:.잠시 후에 비금도로 가야 되니 채비 하거라.
궁복:비금도는 왜요?
궁복과 정년..의아한 얼굴인데..
두관..잠시 말이 없다가..
두관:..오래전부터...도장어른하고..중달이는..
상선을 수리해주고 뒷돈을 챙겨왔다.
정년:(놀란 얼굴)우리 선창은 군선만 만들고 수리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두관:맞다. 관아에서 알면 큰일 날 일이지..
내 그동안 여러 번 제안을 받고도 안했다만..
이젠...할 수 밖에 없다.
궁복:....
두관:당나라로 가자면...공험 이란 게 필요하다고 들었다.
그걸..만들자면...돈이 있어야 된다는구나.
궁복:아버지!
두관:한시라도 빨리 여길 뜨지 않으면
궁복이 넌...이진포 선창으로 가거나..
현사에 끌려 다니며 맞아 죽게 될게다.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어.
궁복:.....
20.막사 앞(밤)
막사 앞 한켠에 두관과 궁복 정년이 있는데..
잠시 후..막사 안에서..선공 두어 명과 도장, 중달이 나온다.
두관과 궁복..정년 앞으로 오는데..
도장:여운포로 가면..비금도로 들어갈 배편이 준비되어 있을 걸세..
궁복과 두관..정년..그리고 두어 명의 선공들..
긴장된 얼굴로 듣고 있는데..
도장:..다시 한번..말하지만..
이 일이..현사에 발각되면...자네들과 난..죽은 목숨일세.
(중달에게)..여운포까지..인솔해..
중달:예.
21.여운포(밤)
인적이 없는 포구에
쪽배 두 척이 정박되어 있고..
궁복, 정년과 선공들 긴박하게 쪽배를 밀어 바다에 띄우는데..
중달..품에서 나무로 만든 징표 하나를 꺼내 두관한테 내민다.
중달:살주(선장)한테 전하슈. 우리 선창 선공이라는 징표요.
늦어도 묘시까진 돌아오시우.
두관:...알았네.
배를 타는 두관.. 쪽배 두 척이..어둔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배를 바라보는 중달의 시선.
22바다
궁복과 정년 두관 일행이 쪽배를 타고 비금도로 간다.
다들 긴장된 얼굴로 말이 없는데..
23비금도 일각(해질녁)
궁복과 일행들이..있는데..
일각에서.. 선원 둘이 온다.
두관, 징표를 꺼내 건네고..
두관:청해 선창의 도장이 보냈소.
선원:(징표를 맞춰보고)...따라 오시오.
선원들이 앞서면..
궁복 일행이 뒤를 따른다.
24비금도 일각(밤)
선원들 뒤를 따라 오는 궁복 일행..
주위를 살피며 긴장된 얼굴로 오는데..
해변가 일각에..
곳곳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두 척의 배가 정박해 있다.
선원이 정박해 있는 배 쪽으로 궁복 일행을 데리고 가면..
한쪽에..대치와 선원 두엇이 배를 둘러보고 있다.
선원이, 대치한테 예를 갖추고..
선원:데려왔습니다.
궁복 일행을 보는 대치.
대치:출항 날자가 시급하오.
빠른 시일 안에 수리해 주시오..
두관:우선..수리할 곳부터 둘러보겠습니다.
배를 둘러보는 두관..
삼태기에서 망치를 꺼내..삼판(외판)을 두드려 보고..
저판을 살피는데..이를 지켜보는 선원들...
대치:암초에 부딪혔소.
삼판(외판)과 저판(배 밑)까지 손 봐 주시오.
두관:배금삼판을 뜯어내고..이물비우까지 손보자면..
아무리 빨라도..사나흘은 걸릴 겁니다.
대치:우린 열흘 안에 당나라 유산포로 돌아가야 하오.
시일을 당기면..사례는 곱절로 하겠소..
두관:...해보긴 하겠습니다만..장담 할 순 없습니다.
대치:...
대치..일각으로 가면..수하 선원들이 뒤따르는데..
두관, 궁복과 일행을 보고.
두관:(선공들을 보고)자네들은 삼판을 수리하고..
궁복이와 연이는..나를 도와 저판을 수리해야 한다.
묘시까진 돌아가야 하니 서둘러라.
선공,궁복:예.
25비금도 일각(밤)
일각에..동굴이 있다.
동굴 초입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
사내 두엇이 경계를 서고 있는데..
한쪽엔 열댓 명의 사내와 아녀자들이
입에 재갈이 물린 채 포박되어 있다.
남루한 몰골에 잔뜩 겁에 질려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횃불을 들고..동굴 쪽으로 오는
대치와 선원들..
경계를 서는 사내들..대치를 보고 예를 갖춘다.
대치..포박되어 있는 사람들을 일별하고..
26동굴 안(밤)
동굴 곳곳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
이도형을 필두로 너댓명의 해적들이
탁자에 가죽 지도를 펼쳐 놓고
회의를 하고 있다.
염장이 나무 봉을 들고 설명을 하면..
얘기를 듣고 있는 이도형.
염장:(위치를 짚으며)청해 수군 청사가 있는 장도립니다.
훈련된 수부(해군)들이 상주해 있고...(위치를 짚으며)
대신리..정도리에 잔여 병력이 있습니다.
이도형:잔여 병력 숫자는?
염장:본진만 치면 염려할 바 없습니다.
이도형:청해에서 가장 가까운 군진은 어디냐?
염장:(위치를 짚으며)돌산도 병탄진입니다.
연락을 받고 달려와도 이틀은 걸립니다.
이도형, 잠시 생각하는 얼굴로 있는데
대치가 들어온다.
이도형한테 예를 갖추는 대치.
대치:선공들이 와서 배를 수리하고 있습니다.
사나흘을 걸린다고 합니다.
도형:(고개를 저으면서)사나흘이면 늦다..
이틀 안에 끝내.
대치:예..
사내1:입단속은 했는가?
대치:걱정 마십시오.
놈들은 상선으로 알 것입니다.
27비금도 일각(새벽)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감도는데..
해안가 곳곳에 횃불을 든 선원들이 경계를 서고 있고..
궁복 일행이 횃불을 밝힌 채 배를 수리하고 있다.
이때, 일각에서 두관이 온다.
두관:오늘 일은 대충 끝났다.
곧 날이 밝을 것이니..속히 돌아갈 채비를 하거라.
궁복,정년:예.
궁복과 정년, 연장을 챙겨..삼태기에 담는데..
궁복..계속 곳곳에 경계를 서고 있는 선원들을 유심히 본다.
28여운포구(새벽)
푸르스름한 새벽빛이 감도는 해안가..
포구로 쪽배를 타고 오는 궁복 일행.
29선창 막사(아침)
도장과 두관이 마주 앉아 있고 한쪽에 중달이
서 있는데...
도장:어찌 됐는가?
두관:저판에 파손이 심해 사나흘은 걸릴 겁니다.
도장:...애썼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일이 잘못되면
자네나 나는 죽은 목숨이야.
궁복이, 연이 입단속 단단히 시키게.
두관:....예..
30선창 일각
두관이 막사에서 나오는데..일각에 궁복이 있다.
궁복:드릴 말씀이 있어요.
31바닷가
선창에서 조금 떨어진 바닷가에 궁복과 두관이 있다.
두관:무슨 일이냐?
궁복:우리가 수리하는 배가..상선이 아닌 거 같아요.
두관:그게 무슨 소리냐?
궁복:당나라 상선엔 깃발이 있어요.
노란깃발은..휘주상인..청색은..영파상인..
붉은색은..산동상인..
깃발로 각 상단을 구별한다고 들었어요.
두관:...
궁복:비금도에 있는 선원 말이..
당나라 유산포로 간다고 했는데..
돛대에 걸린 깃발이..산동 상인 깃발이 아니였어요.
두관:니가 그런 것들을 어찌 알아?
궁복:그동안 청해 포구에 들어오는 상선을 눈여겨봤어요.
당나라로 가자면 그 정도는 알아둬야 될 거 같아서....
두관:당나라에 상단이 청해포구에서 본 상단뿐이겠냐?
엉뚱한 생각 하지 말거라.
두관,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로 일각으로 가는데..
궁복은 여전히 개운치 않은 얼굴이다.
이때, 한쪽에서 막봉이가 급히 오고..
막봉:궁복아..
궁복:(막봉에게 예를 갖추면)..
막봉:도련님이 찾으신다.
궁복:...
32.청해관아전경
33청해관아 일각
궁복과 창겸이 목검을 들고 마주하고 있다.
긴장된 얼굴로 서로를 응시하고 있는 궁복과 창겸..
창겸이 궁복을 공격하면..
궁복 능숙한 솜씨로 창겸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창겸..궁복의 실력에 내심 놀라는 눈치고..
창겸이 연이어 궁복을 공격하면..
궁복이 공격을 막아내고..역공을 취한다.
창겸, 당혹스러운 얼굴로 뒤로 물러나면서..
궁복의 공격을 막아내는데..
궁복..창겸에게 일격을 가하면..창겸 헉하는 신음과
함께..쓰러지는데..
궁복이 얼른. 창겸을 잡고..
궁복:도련님..
창겸:(거칠게..궁복의 손을 뿌리치고)..
일어나서..궁복을 노려보더니..
옆에 있는 진검을 들어서 궁복의 목에 겨눈다.
창겸:네 놈 입으로 격검을 배운 적이 없다 하지 않았느냐!!
궁복:....살려고 배웠습니다.
창겸:닥쳐라!! 네놈은 날칠려고 작정을 한 것이 틀림없다.
천한 노비놈 주제에 그따위 앙심을 품다니..
그냥 두지 않겠다.
창겸의 진검의 궁복의 목을 향하는데..
정화:오라버니!!
창겸이 돌아보면..정화와 다복이 서 있다.
정화:..칼을 거두세요.
창겸:..너는 상관하지 말거라!!
정화:오라버니가 자청한 대결입니다.
신분을 따지는 것은 장부의 체신에 맞질 않습니다.
그만두세요.
창겸:....
창겸..참담한 얼굴로 있다가..칼을 거두고..
한쪽으로 간다.
궁복..정화에게 예를 갖추면
정화:사향도에 가보고 싶은데...날 데려다 줄 수 있겠느냐?
정화의 말에 다복이 놀라고..
34해안가
작은 쪽배가 있고..궁복과 정화 다복이 있다.
다복:아가씨...현령어른께서 아시면..큰일납니다.
정화:.못 본 척 못 들은 척 하거라.
정화가 배에 오르면..궁복도 배에 오르는데..
정화:다복이..넌...현사에 돌아가 있거라.
다복:(걱정스러운)아가씨...
정화:가자.
궁복이 노를 젓기 시작하는데..
바다로 나아가는 배...
다복이 속상한 얼굴로 멀어져가는 배를 본다.
35사향도
배가..해안가에 닿으면..배에서 내리는 궁복..
정화가 배에서 내리는데...정화의 손을 잡아준다.
36사향도 일각
정화와 궁복이 사향도를 둘러본다.
아무도 살지 않는 아름다운 무인도 전경.
정화..밝은 얼굴로..섬을 둘러보는데..
37사향도 일각
언덕에..정화와 궁복이 있다.
정화:청해를 떠나 본적이 있느냐?
궁복:..떠나고 싶었으나..한번도 뜻을 이룬 적은 없습니다.
정화:...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두고..어딜 가고 싶더냐?
궁복:...아가씨 눈엔 아름다운 청해지만 선창 노비인 제겐
서럽고 아픈 곳입니다.
정화:..그게 무슨 소리냐?
궁복:...여기 사는 사람은..평생을...거친 바다에서 일해도
늘 허기져 삽니다..
혈육 중에...누군가는 해적들의 의해 죽었거나..
노예로 끌려가고 없습니다.
정화:...네 혈육도...그리 됐느냐?
궁복:어머니가..해적들한테...죽었습니다.
정화:...
궁복:...
정화:..나도...어머니가 안 계신다.
궁복:.......
두 사람 말없이...바다를 보는데..
정화가 벼랑 끝에 피어 있는 들꽃을 바라보다가.
정화:저 꽃 이름이 뭔 줄 아느냐?
궁복:..모릅니다.
궁복이 자리에서 일어나서...벼랑 끝에 있는 들꽃을
꺾어서 정화에게 준다.
정화:이 꽃이...서글픈 섬사람처럼 생겼구나.
궁복:....
정화:그만 가야겠다.
38선창막사
도장이 있는데..중달이 두관을 데리고 급히 들어온다.
중달:아버지..데려왔습니다.
도장:(두관을 보고)앉게.
두관:무슨 일입니까?
도장:지금 바로 청해포구로 해서 비금도로 가야겠네.
두관:(놀란)...청해포구는 군졸들 검색이 삼엄합니다.
도장:미리 손써뒀으니..걱정 하지 말게.
군선을 수리하러 간다고 현사에 고했으니..
청해 포구로 나가도..아무도 의심하지 않을게야.
두관:...
39청해 포구
포구 곳곳에..군졸들이 경계를 서고 있고..
군졸들이 포구를 드나드는 사람들의 통행증을
검속하는데..
궁복 일행이 연장 삼태기를 지고..급하게 온다.
두관..차례가 오면..군졸한테 통행증을 제시한다.
두관:군선을 수리하러 가는 길이오.
군졸:수고들 하게.
두관:...
두관, 선공들을 이끌고
포구 일각에 정박해 있는 쪽배 쪽으로 간다.
40비금도 일각
도형과 대치..염장 그리고 사내들이 오는데..
이때 선원 하나가 급하게 오고..
선원:선공들이 당도해서 배를 수리하고 있습니다.
대치:내일까지는 끝내야 한다. 차질 없도록 해라.
선원:예.
도형이..동굴 쪽으로 들어가는데..
동굴입구 한쪽에..열댓명의 사람들이 입에 재갈이
물리고 포박을 당한채로 있고..
그 옆으로..사내들 두어명이 지키고 있다.
포박을 당해 있는 사내중 한명이..
사내들의 시선을 피해서..포박을 풀려고 애쓰는데..
41비금도 해안가
선원으로 보이는 사내들이 해안 곳곳에 경계를 서고 있는데..
궁복 일행이 배를 수리하고 있다.
두관과 궁복, 정년, 선공들.
분주히 망치질을 하고 대패질을 하고, 톱질을 하는데..
일을 하고 있던 궁복이 선원들의 모습을 주시하고..
깃발을 다시 본다.
정년:뭘 보는 거야?
궁복:너..(말을 하려다가 말고)아니다. 일해.
궁복, 상념에 잠긴 얼굴로 일각으로 가는데..
그런 궁복을 의아한 얼굴로 보는 정년.
궁복, 한쪽에서 배를 수리하고 있는 두관한테로 간다.
궁복:아버지..
두관:(궁복을 보면)...
궁복:삼판 곳곳에 불 탄 자국이 있어요.
모양을 보니까.. 불화살에 맞은 거예요.
두관:상선을 노리는 해적이 한 둘이냐?
해적한테 당했겠지..
궁복:분명 암초에 부딪혔다고 했는데..
선저(배의 밑바닥)에는 아무런 흠집이 없어요.
두관:...
궁복:상선은 상판과 용골을 크고 무겁게 해서
짐을 많이 싣게 만든다고 들었는데
이 배는 상판과 용골의 무게를 줄이고
빠르게 갈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아무리 봐도 상선이 아닌 거 같아요.
두관:....
42배 일각
두관과 궁복, 한쪽으로 급히 온다.
삼판의 불판 자국을 보는 두관..
황급히 난파선을 둘러보는데..눈가가 가늘게 떨린다.
두관:(탄식과 함께 낮게 터져 나오는)사략선이다!
궁복:...
두관:(암담하고)...해적선이야.
궁복:(놀라는)...
두관:(탄식을 하듯)..내가 경황이 없어...사략선을 알아보질 못했다..
궁복:.....
43배 일각
두관과 궁복이 있다.
궁복:....
두관:....
두관..착잡한 얼굴로 말이 없는데..
궁복:..아버지..
두관:..연이나..다른 선공들은 눈치 못채 게 해라..
우린 예정대로 배를 수리하고 여길 떠야한다.
궁복:해적선을 수리한 게 발각되면 참형이예요.
두관:여기서 발각되면 해적들 손에 죽는다.
궁복:...
두관:..무사히 일을 끝내고..받는 돈으로 공험을 구하면 된다.
당으로 떠나면....아무 문제없을게야.
궁복:......
이때 해안가 숲 속에서..궁복을 바라보는 염장의 시선.
염장이 궁복을 바라보다가..
한쪽으로 사라진다.
44해안가 일각(새벽)
대치와 사내들이 배 쪽으로 오면..
일을 끝낸..두관과 궁복..정년..선공들이 서 있다.
두관:수리를 끝냈습니다.
대치:(두관을 보고)애썼소.
대치가..사내에게 눈짓을 하면..
사내가 들고 있는 묵직한 은자 주머니를
두관에게 건넨다.
대치:그만 가도 좋소.
두관과 궁복..정년..선공들..대치에게 인사를 하는데..
이때, 사내하나가. 급하게 온다.
사내:큰일났습니다.
대치, 사내를 보며...두관을 의식하라는 눈짓을 보내는데...
그런 대치의 표정 놓치지 않고 보는 궁복.
사내가 은밀하게 대치한테 귓속말을 하는 모습을 본다.
45해안가 일각(새벽)
궁복과 두관 일행들이 삼태기를 짊어 메고
쪽배가 있는 해안 쪽으로 이동을 한다.
두관이..빠른 발걸음으로 앞장을 서고..
두관:서두르게...
46바다(아침)
쪽배를 타고 오는 두관과 궁복, 정년, 선공들.
두관과 궁복은 걱정스런 얼굴로 말이 없다.
배가 점점 청해에 가까워지면...
포구에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는 군졸들의 모습이 보인다.
봇짐 속에서 은자 주머니를 꺼내 궁복한테 주는 두관.
두관:등짐 속에 넣어두거라. 혹 검속하더라도
너희들 등짐은 뒤지지 않을게다.
궁복:...예.
궁복, 등짐 속에 은자 주머니를 넣는다.
초조한 얼굴로 청해 포구를 바라보는 궁복과 두관.
47청해 포구
배에서 내린 사람들 길게 열을 지어 있는데..
길게 늘어선 줄에 두관과 궁복, 정년, 선공들이 있다.
군졸들, 일일이 봇짐과 포구 출입 허가 증서를
검사하고 포구를 통과시키는데...
군관이 한쪽에 서서 주시하고 있다.
두관의 앞줄에 선 사내, 침을 바닥에 뱉고는...
사내:우라질...
두관:왜 이리 검속이 심해진거요?
사내:해적이 출몰할 조짐이 있다고 청해가 난리요.
두관:...
두관과 사내의 얘기를 듣고 있던 정년..궁복에게..
정년:(겁먹은 얼굴로 은밀하게)성..
궁복:(긴장된 얼굴로)아무 내색말고..침착해.
궁복, 담담하게 말하지만 긴장된 얼굴이다.
두관의 차례가 오면...통행증서를 보이는 두관.
두관:청해선창에 선공인데 군선을 수리하고 오는 길입니다.
군졸:등에 진 봇짐은 뭐요?
두관:연장입니다.
두관, 봇짐을 풀어 연장을 보이면..
다시 한번 통행 증서를 보는 군졸.
긴장된 얼굴로 군졸을 보는 궁복과 두관, 정년.
군졸:통과! 다음!
두관, 궁복과 정년, 선공들을 데리고 일각으로 가려는데...
그런 궁복 일행을 보는 군관, 궁복을 보고..
군관:너!
두관과 궁복, 정년, 선공들...긴장된 얼굴로 군관을 본다.
군관:등짐을 풀어라!
궁복:...
군관:뭐 하는 게야! 어서 풀지 않고!
궁복:...
애써 태연한 채 등에 멘 봇짐을 내리는 궁복.
정년과 두관, 선공들이 초조한 얼굴로 보는데..
궁복은 담담하게 봇짐을 풀려고 한다.
이때, 일각에서 일단의 군졸들이 달려오고.
군관:무슨 일이냐?
군졸:풍랑에 쓸려 온 사내가 있습니다.
속히 가보셔야 겠습니다.
군관:알았다.
군관, 서둘러 일각으로 가면...군졸들이 뒤따른다.
순간..안도하는 눈빛
48도장의 막사안
도장과 중달, 두관이 있는데..
두관의 말을 들은 듯 놀란 얼굴의 도장과 중달.
도장:사략선이라다니?!
자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두관:분명 상선이 아니라..해적선이었습니다.
중달의 눈가가 가늘게 떨리는데..
중달:허면..우리가 해적과 내통이라도 했단 말이요?
도장:..조용히 하거라!
중달:...
두관:(도장을 보고)어찌된 일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중달:돈이 궁하대서 돈벌 방도를 일러줬더니..
지금 뒷돈이라도 뜯어낼 작정이요?
대체 무슨 속셈으로 그딴 헛소리를 하는거요!!
중달, 탁자를 치며 흥분하는데..
그런 중달을 제지하는 도장.
도장:입닥치고 있으라니까!!
(두관을 보고)자네가 잘 못 본 걸세.
나는 모르는 일이야.
두관:...
도장:그만 나가보게.
두관..착잡한 얼굴로 나가면..
도장..중달을 매서운 눈으로 본다.
도장:어찌 된 일이야?
중달:저..그게.... 워낙에 큰돈을 준다해서..
도장:(중달의 뺨을 후려친다)이놈이..죽을려고 환장을 했나.
중달:상선을 수리하다..적발 되도 큰 벌을 받기는 마찬가집니다.
도장:닥쳐!!
도장, 난감한 얼굴로 어쩔줄 모르는데..
49선창일각
궁복과 정년이 있는데..
궁복은 침울한 얼굴이고..정년은 그런 궁복의 눈치를
보다가..
정년:성..무슨 일 있는거야?
궁복:...
정년:(답답하고)성...
궁복:..비금도에서 우리가 수리한 배...
해적선이다..
정년:(경악)예?
이때 한쪽에서 두관이 오는데..
궁복:어찌 됐습니까?
두관:모르는 일이란다.
궁복:....
정년:해적선이 틀림없다면..관아에 고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우리는 상선인 줄 알았다고..
두관:(고개를 젓는)상선을 수리했다고 한들..
죄가 가벼워지겠느냐?
두관과 궁복, 정년..착잡한 얼굴인데..
50관아 전경
51현사 마당
현령이 집무실에서 나오면...
일각에 군관과 막봉이 있고...
마당에 군졸들한테 끌려온 초췌한 몰골의
사내(비금도에 붙잡혀 있던 사내)가 있다.
군관:(사내를 보고)현령 어른께 니가 보고 들을 것을
소상히 고하거라.
사내:소인놈은 목울도에 사는데..
해적 침탈로 끌려갔습니다요.
해적선에 갇혀 어딘가로 끌려갔는데...
도착해 보니..섬이었습니다.
군관:(현령을 보고)이자의 말을 듣고 위치를 파악해 보니 비금도 쪽입니다.
현령:...
군관:계속 고하거라!
사내:해적들이 그 섬에서 배를 수리하는 사이에..
소인은 천신만고 끝에 도망을 쳤습니다.
군관:(현령을 보고)이틀 만에 배를 수리한 것을 보면..
선창에 소속된 선공들이 분명합니다.
현령:(사내를 보고)놈들의 용모를 보면
알아볼 수 있겠느냐?
사내:소인..섬을 빠져나오면서..
배를 수리하고 있는 선공들을 봤습니다.
현령:지금 즉시 청해 일대의 선창을 뒤져
근자에 포구를 드나든 선공들을 모두 잡아 들여라!
군관:예.
52관아일각
군관과 사령들 분주하게 움직이고..
53청해포구 일각
군관과 사령들..분주하게 움직이며..
경계태세를 갖추는데...
한쪽에서 긴장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정년..
54선창 일각
두관과 궁복이 선공들이 군선을 만들고 있는데..
정년이 선창으로 뛰어온다.
정년:아저씨..성.
두관 주위를 의식하고..궁복과 같이 한쪽으로 가는데..
두관:(일각으로 가서)무슨 일이냐?
정년:비금도 해적들한테 잡혀 있던..사람이.
도주를 해서..지금 청해 현사에 있데요.
두관과 궁복 놀라는 얼굴..
이때, 일단의 군졸들을 끌고 선창으로 오는 막봉.
두관과..궁복..정년이 그 모습을 보고 긴장하는데..
도장과 중달이 굳은 얼굴로 막봉을 보는데..
막봉:나 좀 보세.
도장:무슨 일입니까?
막봉:선창 기록 좀 보세.
도장:현사에 선창 기록을 올리는 날은 사흘 뒵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막봉:어떤 놈들이..
해적선을 수리했다는구만.
막봉의 말을 듣고 도장과 중달 당황한 얼굴인데..
막봉:청해 선공들이야 그럴리 없겠지만
검속하는 시늉이라도 해야하니..기록 좀 보세.
뭐하는가?
도장:알겠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막봉과 도장, 중달이 일각으로 가면..
두관과 궁복, 정년 굳은 얼굴로 눈치를 보는데..
55관아일각
궁복이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순종이 온다.
궁복:어떻게 됐어?
순종:우리 아버지한테 알아봤는데..
보름에...당으로 가는 상선이 포구로 들어올거래.
궁복:..보름이면...
순종:..사흘 남았어.
궁복:....
56선창일각.
궁복, 두관이 있는데..
궁복:..사흘 후에..청해 포구로 당나라 상선이 들어온다 합니다.
두관:..사흘 후면 늦다.
언제...현사로 잡혀 갈지 모르니...오늘 밤이라도..
청해를 떠야겠다.
궁복:....
57산중일각(밤)
멀리 해안가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
군졸들이 순시를 도는데...
어둠 속에서 다급하게 움직이는 세 사람.
두관과 궁복, 정년..등짐을 메고 은밀하게 온다.
일각으로 급히 가다가..
군졸들이 순시 도는 횃불이 보이자
어둠 속에 몸을 숨기는 두관과 궁복, 정년.
58해안가 일각(밤)
해안가 절벽 사이로 쪽배가 정박해 있고..
해적선을 수리한 선공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59해안가 일각(밤)
어둠을 틈타 다급하게 오는 두관과 궁복, 정년.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주위를 살피는데..
먼 시선으로 해안가에 선공들이 보인다.
두관:다 왔다.
궁복,정년:예.
두관과 궁복, 정년, 일각으로 가려는데..
이때, 갑자기 일각에서 군졸들의 소리.
군졸:웬놈들이냐!!
급히 어둠 속에 몸을 숨기는 궁복과 정년..두관.
궁복이 돌아보면..
멀리서 군졸들의 횃불이..점점 가까이 오고..
곧 발각될 위기상황인데..
두관, 등짐을 궁복한테 주고.
두관:먼저 가거라.
궁복:아버지..
두관:이대론 모두 잡히고 말아!
이진포여각..물주 양천이를 찾아라.
이틀 후에 공험을 받기로 약조를 해뒀다.
궁복:(눈물이 그렁한데)..아버지..
정년:아저씨...
두관:...당으로 건너가면..양주에 있는 신라방으로 가거라.
거기 가면..신라사람이 하는 선창이 있다고 들었다.
너희 둘 다...선공 기술이 있으니..밥은 굶지 않고 살게다.
궁복:....아버지...
두관, 눈물 그렁한 눈으로
궁복과 정년을 보다가..
반대쪽으로 달려간다.
군졸들:저쪽이다..!
어둠 속에서 군졸들의 횃불이
두관이 간 쪽으로 몰려가는 것이 보이는데..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궁복과 정년.
60해안가 일각
달려가는 두관...두관을 ?아가는 횃불..
이때..화살이 날아가고..
두관의 등에 꽂힌다..헉...하고 쓰러지는 두관.
61해안가 일각
해안가를 달려가는 궁복과 정년..
궁복..이상한 예감이..두관이 달려간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62해안가 일각
화살을 맞고 쓰러진 두관..
그런 두관의 주위로..횃불을 든..군졸과 군관이
모여드는데...
63해안가 일각(밤)
어둠 속으로 궁복과 정년이 등짐을 지고 달려오는데..
배가 보이지 않는다.
정년:성! 배가..배가 없어.
궁복, 주위를 둘러보는데..
밤바다에 쪽배를 타고 가는 선공일행이 보인다.
안타까운 얼굴로..바다를 바라보는 궁복과 장년의 시선..
이때 한쪽에서..
군졸들:웬 놈들 이냐?
궁복과 정년이 보면..
군졸들이 몰려오고 있다.
절망적인 궁복과 정년의 얼굴.
64관아 마당
현령과 막봉, 창겸, 현리들이 있고..
그 앞에 거적으로 덮어 놓은 죽은..사내의 시선이 있고..
이때 한쪽에서 사령들이 포박을 한 궁복과..
정년을 끌고 온다.
사령 하나가..거적을 치우면..
죽은 두관이 모습이 보이는데..
궁복..경악한다..
궁복:....아버지..
정년:..아저씨..
현령:끌고 가라..
궁복:(몸부림치면서 절규하는데)아버지!!
사령들 궁복과 정년을 끌고 간다.
65관아마당.
포박을 당한 궁복과 정년이 무릎을 끓고 있고..
현령과 현리..군관 사령들이 있다.
한쪽에..비금도에서 도주한 사내가 있는데..
현령:(사내를 보고)사략선을 수리한 놈들이 맞느냐?
사내:(유심히 보는)...맞습니다.
분명 어린 두 놈이 있었습니다.
정년:해적선인 줄 몰랐습니다. 살려주십시오.
군관:닥쳐라!!
현령:(궁복을 보고)해적과 내통한 정황이 명백하다.
비금도 일대를 뒤졌으나..해적을 찾지 못했다.
해적의 소굴이 어딘지 고하거라.
궁복:해적과 내통한 적이 없습니다.
현령:닥쳐라 이놈!!
입을 열지 않으면..참형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해적들의 소굴이 어딘지 말하거라.
궁복:모릅니다..
현령:저놈들이 실토 할 때까지 문초를 하라.
사령들:예...
사령들, 궁복, 정년을 끌고 가는데...
이때 관아일각에 서 있던 정화와 시선이 마주치는
궁복.. 정화, 궁복을 보고 놀란다.
66현사 일각
막봉, 황급히 일각으로 가는데...
그런 막봉 뒤를 졸졸 따라오는 순종.
순종:아버지 아버지...
궁복이하고 연이 좀 보게 해 줘요.
예? 아버지..
막봉, 훽 돌아서 순종의 멱살을 부여잡고
사람이 없는 일각으로 간다.
막봉:(작은 소리로)야이놈아.
이미 저승길 반은 간 놈들이야..
만나서 뭐할려고?
순종:(눈물이 글썽해서)그래도...그래도..
막봉:(순종의 머리를 쥐어박으며)으이구...망할 놈.
자식이 아니라 웬수다 웬수야..
67옥사
궁복과 정년이..옥사에 갇혀 있다.
문초를 당한 듯...얼굴에 피멍이 들어있는
궁복과 정년..
두사람 모두 처연한 얼굴로 앉아있는데..
궁복.. 시체가 되어 누워 있던..
두관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궁복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68옥사 안(밤)
궁복, 정년이 망연한 얼굴로 있는데..
옥사장이 막봉과 순종 다복을 데리고 들어온다.
순종:궁복아..연아.
정년:성님.
순종과 다복..정년, 눈물이 글썽한데...
옥사장:현리어른..금방 나와야 됩니다.
막봉:그..사람 참..걱정 말래두 그런다.
옥사장, 밖으로 나가면...
다복이, 들고 온 보자기를 풀어 음식을 풀어 놓는다.
닭다리를 찢어 궁복과 정년한테 내미는 다복.
순종:좀 먹어봐.
정년:.....
막봉:이게 무슨 꼴이냐?
어쩌자고 그런 짓을 했어.
정년:몰랐어요. 우리는 그냥...상선인줄 알고...
막봉:사사로이 상선을 수리해도
죄가 되는 걸 몰랐어?
순종:(눈물을 흘리면서)궁복아...연아....
정년:(따라 눈물이 글썽)성..
다복도 눈에 눈물이 그렁한데..
궁복:....(애써 의연하게)..아버지는...어찌 됐습니다.
막봉:..해적과 내통한 혐의를 쓰고 있으니
까마귀밥이..되는 것이 현사의 법도지만.
내가...군관을 설득해서..무량산 자락에 묻었다.
궁복:..(눈물이 핑 돌고)...고맙습니다..
막봉:..(안스러운 눈빛으로 궁복을 보고).
너흰 날 밝는 대로 강진으로 압송 될 게다.
애비 무덤에 가 볼 날이 있을지 모르겠다.
궁복:....
69밤바다(밤)
칠흑 같은 밤바다 전경위로..
서걱서걱 물살을 가르는 소리가 들린다.
십수 명의 해적들이 밤바다를 헤엄쳐 오고 있다.
70청해 해안가(밤)
해안가 곳곳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
군졸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는데..
순식간에 군졸의 목을 따는 해적.
여기저기서...퍽퍽 군졸들이 쓰러진다.
군졸들을 기습하는 해적들. 해적들 속에 대치가 있다.
대치, 화살에 불을 붙이고..바다를 향해
불화살을 쏘아 올린다.
71산길(밤)
이도형과 염장..그리고..수십명의 해적들이..햇불을 들고
산길을 달려간다.
72청해포구마을.
포구..마을을 기습하는 해적들..밤하늘에 불화살이 날고..
도형과 염장..대치를 포함한 해적들이..
포구 마을을 침탈하고 있다.
불에 타는 초가들. 도망가는 사람들을 도륙하는 해적들의 모습.
73옥사안
정년은 누워서 잠들어 있고..
궁복이 한쪽에 기대어 앉아서 상념에 잠겨 있는데..
이때 밖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운 소리.
군졸:(소리)해적이다!! 해적이 침탈했다!!
궁복..놀란 얼굴로 옥 창살 쪽을 보는데..
누워있던 정년이 벌떡 일어난다..
군졸:(소리)해적이다..해적이 출몰했다..!
궁복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옥문 앞으로 나서는데..
이때, 순종이 다급하게 옥사로 들어온다.
순종의 손에는 큼지막한 망치가 들려있는데..
궁복:순종아!
정년:성!
순종:해적이야! 해적이 쳐들어왔어.!
순종..들고 있는 망치로 옥사 자물통을 사정없이 내리치는..
74관아 일각(밤)
순종이 앞장서고..궁복과 정년이 몸을 낮춘 채..
현사 일각으로 오는데..혼란에 휩싸인 관아 곳곳에
횃불을 든 군관과 군졸들이 다급하게 움직이고..
활과 창을 든 군졸들이 한쪽으로 몰려간다.
순종:(궁복과 정년을 보고)빨리 도망가.
궁복과 정년.. 순종을 보는데..
순종:빨리..
정년:..성..
궁복:...
순종:(눈물을 그렁해져서)빨리 가란말이야!!
궁복과 정년.. 일각으로 다급하게 간다.
그런 궁복과 정년을 눈물을 흘리면서 보는 순종.
75청해 일각(밤)
마을 곳곳은 불길에 휩싸여 있고..
혼란에 휩싸인 사람들이 이리 저리 도망치는데..
해적들이 무참히 도륙하는..아비규환이다.
궁복과 정년.. 그 모습을 보는데..
옛날..궁복의 어린시절 해적이 침탈했을 당시의
모습이 떠오른다.. 불타는 초가들..
해적들에 의해 도륙되던..사람들..
그리고..해적들에 의해 끌려가던 어머니..
한곳에 숨어서 어른 궁복의 입을 틀어막고
있던 두관의 안타까운 눈빛..
그런 옛날을 떠올린 궁복..멍한 얼굴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