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동향
1 Soft Wearable Robot 기술동향
서울공대지 2018 Spring No. 108
신민기 박사 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연구센터 선임연구원
흔히 외골격(Exoskeleton) 로봇이라 불리는 강체기반 하드 웨어러블 로봇은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인간 관절의 고유 자유도를 제한하여 불편함과 이질감이 있어 실제 일상생활에는 사용되지 못했다. 이런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최근에는 많은 웨어러블 로봇 연구들이 유연한 연성 소재를 활용한 옷과 같은 형태의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 연구로 전환되고 있다.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은 연성 소재가 가지는 무한한 자유도와 대변형 특성에 의해 복잡한 인체 움직임을 제한하지 않고 상호작용시 높은 안전성과 자체 뼈대를 가지기 않아 소형·경량화가 가능한 특성으로 인해 실용적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솔루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런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의 대표적 연구 성과물에는 서울대학교에서 개발된 Exo-Glove Poly와 하버드에서 개발된 Soft Exosuit가 있다.
일반적으로 하드 웨어러블 로봇과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은 소재 특성의 차이만 있을 뿐 착용형 로봇이라는 동일한 기술의 연장선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로봇은 근본적 개념에서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하드 웨어러블 로봇은 하나의 독립된 로봇으로 인간과 떨어져 개별적으로 동작/기능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사람이 타고 사용하는 도구에 가까운 로봇이며 구동방식 역시 인체의 움직임과 다르다. 하지만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의 근본 원리는 인체 보강에 가깝다.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은 로봇 자체의 뼈대는 없이 사람의 골격을 그대로 구조물로 활용한다. 그리고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의 근간을 이루는 와이어/텐던, 웨빙벨트 등의 구조는 인체 표면에서 인공 근육, 인공 인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생물체가 움직이는 방식을 그대로 모사한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점들에 의해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에서는 기존 로보틱스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고유의 이슈들이 많이 발생한다. 대표적으로는 소재의 변형성으로 인한 동력 전달의 비효율성, 인체의 soft tissue로 인한 anchoring 불안정성 및 뼈대의 부재로 인해 전단력이 사람의 관절에 그대로 전달되는 등의 문제점들이 있다.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 기술은 아직 태동기라 할 수 있고 그렇기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많이 산재되어 있다. 그리고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 분야의 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비정형적 골격구조, 혈관과 신경의 분포를 포함한 인체에 관한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고 쉽게 모델링되지 않는 유연소재 및 의복 구조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공대 이외에도 의학, 의류학, 스포츠 공학 등의 많은 분야 연구자들과의 융합 연구가 필수적이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은 서로간의 이해와 소통에도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해 단기간에 가시적 결과물을 보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포괄적 융합 연구는 연구과정에서 보다 향상된 기능성 의류 및 스포츠 보조기기, 높은 물리적 투명성의 증강현실 구현장치와 같은 많은 파생 기술과 기술 확장성을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8. 소프트 웨어러블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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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동향
2 소프트 센서 및 전자피부 기술 동향
변정환 박사 인간중심 소프트 로봇기술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인간 및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각 반응에 따라 지능적인 결과를 내는 시스템은 필수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센서 기술이 수반되어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형태의 규정되지 않거나(unstructured) 또는 실시간으로 변형하는 유동적인 표면(ex. 인체의 피부)에 대해 충분한 적응성을 보여주며 성능이 떨어지지 않는 소프트한 형태의 센서 기술에 대한 연구 분야가 크게 각광받고 있는 추세이다. 2004년 동경대 T. Someya 교수 연구팀의 대면적 유연성 능동구동 압력 감지 전자피부 기술을 필두로 하여 현재까지 인체의 생체신호 감지, 유비쿼터스 건강 진단, 의수 및 소프트 로봇 분야의 핵심 요소 기술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피부와 유사한 변형에도 시스템의 전기·기계적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 신축성 전자 기술(stretchable electronics)과 매우 가볍고 유연하여 착용감이 뛰어난 웨어러블 전자 기술(wearable electronics)의 발전과 더불어 소프트 센서 기술은 (i) 인체 피부 감각 모사와 (ii) 다양한 생체신호를 감지하는 방향으로 연구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인간의 피부는 통각, 압각, 촉각과 같은 기계적 자극과 냉각, 온각과 같은 온도 자극을 받아들이는 수용기들이 소프트한 형태로 집적된 가장 완벽한 소프트 센서 모델이다. 기계적 수용기를 모사하는 방법으로는 보편적으로 압력·전단력에 의한 소프트 센서의 구조적 변형을 기반으로 저항(압전 저항식), 정전 용량(정전 용량식), 전압(압전식, 마찰전기 방식) 등의 전기적 신호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신소재와 마이크로/나노 구조를 적용하여 민감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온도 자극 수용기를 모사하는 방법으로는 전도성 복합체의 열저항식 반응을 이용하거나 온도 민감성 트랜지스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보고된 바 있다.
소프트 센서는 인체의 다양한 중요 생체신호를 감지함으로써 만성 질환 또는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 가능하게 하며, 더 나아가 빠른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심전도, 혈압, 동맥 산화도, 땀 성분 등을 측정하는 동시에, 기존에 상용화된 의료기기들보다 훨씬 우수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최소한의 선(wire)들만을 사용하여 환자의 실시간 상태를 병원 외부에서도 장기간, 지속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long-term ubiquitous monitoring). 이 경우 센서 어레이로부터 들어오는 생체신호 정보들을 처리하고 전송하기 위한 복잡한 형태의 신축·유연성 전자회로의 집적이 필수적이며, 향후의 연구 동향은 소프트 센서 및 회로 기술이 통합된 형태로 구현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9. 대표적인 소프트 센서 및 전자피부 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