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의
위대한 발명, 피뢰침
안녕하세요! 정환도 기자입니다. 벌써 날씨가 굉장히 후덥지근하죠? 조만간 천둥·번개가 치는 장마철이 다가올 것 같은데요.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낙뢰(落雷)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피뢰침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피뢰침이 왜 필요한가요?
피뢰침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낙뢰의 특징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낙뢰란 대지와 구름 사이에서 발생하는 방전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평균적으로 매년 14만 건 정도의 낙뢰가 발생하는데요. 최근 기상이변이 심화되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그 발생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네요. 나사(NASA)에서는 지구 대기 온도가 1℃ 상승할 때, 낙뢰의 발생 가능성이 약 5~6% 정도 증가한다고 말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1세기 전보다 지구 전체의 낙뢰 발생 가능성이 약 30%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답니다. 한국에서도 낙뢰의 강도가 평균적으로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낙뢰, 얕보다간 다쳐!
일반적인 낙뢰의 강도는 5GJ입니다. J(줄)은 ‘에너지 또는 일의 국제단위’인데요. 1J은 물체를 1미터 이동하였을 때 필요한 에너지를 뜻한답니다. GJ은 ‘Gigajoule’의 약자예요. 10의 9승, 다시 말해 10을 9번 곱한 J(줄)을 뜻하지요. 1GJ은 10,000,000,000J. 즉 100억 J을 의미하겠네요.
일반적인 낙뢰의 강도인 5GJ은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67TJ 급 원자폭탄의 만 분의 1에 해당되는 에너지랍니다. 원자폭탄의 파급력을 생각해본다면 만 분의 1크기라 해도 힘이 어마어마하겠죠? 그러니 건물이나 장비, 사람이 낙뢰를 맞는다면 피해가 매우 크답니다.
낙뢰는 간접적인 피해가 훨씬 크다
낙뢰로 인한 피해 유형은 직접 피해 및 간접 피해로 나눠집니다. 직접적인 피해로는 낙뢰로 인한 감전사고, 가옥과 삼림의 화재, 건축물과 설비의 파괴를 들 수 있어요. 간접적인 피해란 낙뢰로 인한 2차적인 피해를 뜻하며, 전력설비의 정전과 통신 설비의 연락 두절, 교통시설의 불통, 공장 및 빌딩의 조업중단 등이랍니다.
직접적인 피해는 국소적으로 발생하므로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없습니다. 그러나 국가기반 및 산업시설 등의 대형시설에 간접적인 피해를 준다면, 그 여파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영향을 주겠지요. 따라서 간접적인 피해 발생 시 사회의 혼란과 경제적 피해, 크게는 치안 붕괴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벤저민 프랭클린은 생각했다.
이런 낙뢰의 피해를 막기 위해 많은 이들이 고민했는데요. 가장 큰 업적을 세운 사람으로는 벤저민 프랭클린을 들 수 있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죠? 맞습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 중 한 명이자 미국의 초대 정치인이지요. 그는 프랑스 군과의 동맹에 중요한 역할을 해서 미국 독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그 공로를 인정받아 현재 미국의 100달러 지폐에 얼굴이 새겨졌답니다.
그는 뛰어난 정치가, 외교관이었을 뿐 아니라 과학자이기도 했습니다. 1740년대 초기에 ‘프랭클린 스토브’라는 난로를 발명하기도 했지요. 이 난로는 아직도 생산되어 사용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답니다. 그 외에도 복초점 렌즈 등 다양한 발명품을 선보였는데요. 그중 가장 유명한 발명품이 바로 피뢰침입니다.
프랭클린 당대의 사람들은 낙뢰가 그저 ‘빛만 내는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했는데요. 평소 호기심이 많았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낙뢰(번개)도 전기가 아닐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평소 전기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유리 막대를 명주천으로 문지르고 마찰 전기를 일으키는 실험을 좋아했는데요. 실험 도중 문득 낙뢰의 실체가 전기일 거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답니다.
1752년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느 밤, 벤저민 프랭클린은 연줄 끝에 열쇠를 매달은 뒤 하늘로 날렸습니다. 도체(전기가 통하는 물체)인 열쇠를 이용하여 낙뢰가 전기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실험했던 거죠. 시간이 지나 낙뢰가 치자, 열쇠에 불꽃이 튀기 시작했답니다. 프랭클린은 이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고는 낙뢰도 전기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당시 번개가 매섭게 치는 날이면 건물이 무너지거나, 사람들이 다쳐나갔습니다. 이를 목격한 프랭클린은 낙뢰가 건물이나 사람에게 떨어지지 않고 땅속으로 흘러 들어가도록 하는 방법을 궁리합니다. 이를 위해 낙뢰가 치는 날마다 집 밖으로 뛰쳐나가서 낙뢰가 떨어지는 모습이 어떠한지를 열심히 관찰했죠. 오랜 관찰 후, 그는 끝이 뾰족하고 높이 위치한 물체일수록 낙뢰를 많이 맞는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프랭클린의 노력 끝에 드디어 피뢰침이 발명됐습니다. 그는 고층 건물의 꼭대기에 전기가 잘 통하는 소재로 만들어진 뾰족한 막대기를 세운 후, 전기가 잘 통하는 구리선을 땅속까지 연결했습니다. 그 덕에 낙뢰가 치는 날에는 큰 전류가 바로 땅으로 흐르게 되죠. 피뢰침이라는 이름은 바로 이 모양을 본떠서 지어졌답니다. 피할 피(避), 우레 뢰(雷), 바늘 침(針). '우레를 피하기 위해 만든 바늘 모양의 장치'라는 뜻이지요.
프랭클린은 이 발명품으로 큰돈을 벌 수 있었지만, 사람들의 안전을 돈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에 특허를 내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특별한 허가나 비용 없이 피뢰침을 설치할 수 있답니다.
피뢰침의 구성
피뢰침은 돌침부, 피뢰도선, 접지 전극의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돌침부의 돌침은 구리 또는 용융 아연 도금을 한 철 막대기를 사용합니다. 피뢰도선은 구리 및 알루미늄을 사용해요. 피뢰도선을 건물의 외부에 설치할 때는 전등선·전화선 또는 가스관으로부터 1.5m 이상의 간격을 두고 설치해야 합니다. 접지 전극은 아연 도금 철판 등을 사용하여 접지저항이 10Ω 이하가 되도록 지하에 묻습니다.
피뢰침의 미래는?
피뢰침으로 모은 낙뢰의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지구온난화에 따라 낙뢰의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으니, 만약 이런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2010년에 브라질 캄피나대학 연구팀이 이를 시도했답니다. 연구팀은 지붕에 태양 패널과 비슷한 ‘습기 전기’ 수집 패널을 설치하고 낙뢰를 이용하여 전력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런 시도가 많긴 하지만, 아직 확실한 기술이 개발되어있지는 않습니다. 번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경제성 있는 설비를 만드는 게 어렵기 때문이죠. 번개를 전기 에너지로 사용하려는 시도에 관해서는 추후에 심도 깊게 다뤄보겠습니다.
이제 낙뢰가 치는 날이면 벤저민 프랭클린과 피뢰침을 떠올리시겠죠? 이 사실을 알기 전, 저는 번개가 치는 날을 사고 없이 무사히 보내는 게 당연한 일인줄 알았는데요. 알고 보니 인류의 안전을 위한 프랭클린의 연구와 재능 기부(?) 덕분에 이런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이었네요. 이제 번개가 치는 날에는 프랭클린에게 짧은 감사 인사를 보내보세요!
출처: http://blog.kepco.co.kr/1254 한국전력공사 블로그
첫댓글 잘봤습니다 ㅎ
원하면 언제든 대통령이 될 수 있었지만 스스로 대통령이 되기를 거부한 사람이기도 하지요.
잘 몰랐는데 그런 스토리가 있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