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비운 ‘고무 다라이’에 머리 누이고 장난스럽게 웃는 아낙네.
하루 벌어 살지만 그 하루하루가 모여 내일을 만든다.
1968년 부산. [사진제공=최민식] / 중앙일보
유럽인이 만든 작은 사진기에 미국 코닥사의 흑백 필름을 넣어 어깨에 둘러메고
50년대 중반부터 조국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내가 카메라라는 도구를 눈에 들이댔을 때
망막을 통해 들어온 피사체는 다름아닌 상처입은 동족의 슬픈 얼굴이었다.
거리의 모퉁이에서 호옥..숨 한번 쉬고 국숫발을 빨아올리는 어떤 여자아이
단지 살아남기위해 이중삼중 뼈 휘는 노동을 해야하는 여인
조국의 변영을 말하는 선거벽보밑에서 막 잠이 든 가난뱅이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당장 먹을 것도 없어
골목 어귀에 쪼그리고 앉아 그대로 죽고 싶을 따름인 가장
하루종일 일 나간 부모를 기다리다 해질녘 기어코 슬픔을 못 이겨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
자선을 바라는 눈 먼 걸인
조악한 식사, 굵은 주름이 이마를 덮은 지친 노동자
이들의 슬픈 모습이 카메라 앵글을 통해 나의 머리에 읽혀지고
또 가슴을 두드리는 멍으로 전해져 왔다.
사진작가 최민식
사진작가 최민식 홈페이지 http://www.kcaf.or.kr/art500/choiminsick사진작가 최민식, 시인 조은이 엮어낸 감동적 사진에세이
전업 사진작가라지만
2005년 부산시립미술관이 사진 30점을 1400만원에 일괄 구매하기 전까지
제대로 사진을 팔아본 적이 없었던 '그'라합니다.
첫댓글 영화배우와 이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