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네다 공항(羽田空港)
일본 도쿄도 오타구에 위치한 국제공항. 일본 최대이자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북적이는 국제공항이다. 보통 '하네다 공항(羽田空港)'으로 불린다.
2017년 스카이트랙스에서 센트레아 나고야 중부국제공항과 함께 일본 최초의 5성급 공항으로 선정되었다. 세계 공항 순위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공항이며, 2019년부터는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이어 세계 최고의 공항 2위에 랭크되었다. 일본 국내선 네트워크의 허브로, 동시에 일본 국제선 기능도 상당 부분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공항이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중국 상하이 훙차오 국제공항, 대만 타이베이 쑹산 국제공항과 단거리 국제선 셔틀 노선이 연결되어 있다. 나리타 국제공항 및 김포국제공항과 달리 국제선 터미널 및 C, D활주로의 24시간 운영이 가능하여 심야에는 미주 및 유럽 등지로 향하는 국제선 노선도 상당수 존재한다. 단, 국내선 터미널은 이전과 같이 0시부터 5시까지 개관하지 않는다.
여러모로 한국의 김포국제공항과 비슷한 포지션에 있었던 공항으로 나리타 국제공항 개항 이후 한동안 국내선 전용 공항을 지향했으나, 1978년에 나리타 국제공항이 개항하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국내선 수요, 나리타 국제공항의 여러 문제점, 나리타 국제공항 건설 당시보다 크게 발달한 토목 기술 등의 요인으로 기존 레이아웃을 싹 갈아엎을 만큼 크게 확장하였으며 국제선도 본격적으로 취급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구 국내선 터미널을 허물고 현 국제선 터미널을 신축하는 등, 현재의 하네다 공항은 거의 구 하네다 공항의 앞바다였던 부지라고 보아도 별 무리가 없다. 애초에 국내선만 놓고 비교해도 김포국제공항은 한참 앞서고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이제는 국제선까지 상당수 취급하면서 시설 규모나 노선, 접근성 등 모두 하네다 공항이 앞서가는 모양새다.
다만 이렇게 좋은 공항이지만 아쉽게도 대한민국에서 하네다를 오고가는 항공편은 운수권 쿼터가 제한되므로 피치 항공의 야간 항공편을 제외하면 죄다 값비싼 김포-하네다 노선뿐이다. 반면 나리타행은 2013년 3월에 운수권 제한이 없어져 저가항공이 다수 취항해 있다.
하네다 공항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도쿄도 오타구의 예전 지명이었던 도쿄부 하네다에도미마치에서 따 왔다. 이름에 깃털(羽)이 들어간다고 해서 공항이라 붙여진 이름이 아니고, 원래부터 그런 이름이었던 것. 개항 이전 하네다는 모래만 잔뜩 있었던 곳으로 일부 토지가 일본항공대학교의 비행훈련시설 전용으로 되어있었을 뿐, 말 그대로 허허벌판이었다.
그러던 중 물류 운송을 위해 일본 정부가 이곳의 부지를 개인으로부터 매입하여 공항 개발 계획을 세우게 되면서 1931년에 민간 공항으로서 '도쿄 비행장'이 정식 개항하였다. 개항이라고 해 봤자 당시 항공 산업은 초창기인 데다 변변한 시설장비도 없었으며, 운임도 매우 비쌌기 때문에 승객 수요는 매우 적었다.
1930년대 후반의 일본은 전시 체제로 돌입하게 되면서 그나마 좀 돌아가던 민간 수송은 사실상 모두 중단되었고, 하네다 공항은 일본군 관리하에 군용 비행장으로 이용한다. 종전까지 하네다 공항은 추축국과의 연결이나 식민지로부터의 수송을 담당하게 되었고, 일본군의 비행훈련 기지로서도 사용되어 후반에는 연합군의 주요 폭격 대상지로 떠오르게 된다.
1945년 항복 이후 하네다 공항은 연합군의 관리 하에 들어가게 된다. 당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지휘하에 미군이 전용 비행장으로 사용하였는데, 당연히 일본의 민간 항공사는 하네다에 취항하는 것이 금지되어 일체 영업활동을 할 수 없었고, 이 때다 싶은 연합국의 민간 항공사들만 이 공항에 취항하여 내·외국인을 실어 날랐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만 있었던 일본 정부가 아닌지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 체결된 이후 비로소 일본의 민간 항공사들이 하네다에 재취항할 수 있게 되었다. 당시 일본항공은 하네다 - 이타미(경유) - 이타즈케 간 첫 민간 항공 정기편 운항을 시작하였다.
이윽고 1952년 마침내 하네다 공항은 일본 정부로 반환되었지만, 아직까지 핵심 비행시설은 미군이 관리하고 있어 민간 공항으로서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1950년대 들어 이 공항은 급격한 확장을 겪게 되는데, 6.25 전쟁으로 일본의 경제 상황이 급격하게 호전되어 항공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이 원인. 물론 일본항공뿐만 아니라 외항사들도 대거 하네다에 취항하여 전쟁 특수를 한껏 누리게 되고, 이에 공항은 점점 혼잡해져 갔다.
1960년대 일본 경제는 점차 발전을 이루게 되고 1964 도쿄 올림픽, 해외여행 자유화 바람을 타면서 하네다는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다. 터미널 측에서는 나름 터미널도 확장하고 활주로를 하나 더 추가하는 등의 대책을 세웠으나 예상했던 것보다 항공 발착 횟수는 더 늘어나기만 할 뿐, 확장의 효과도 제한적인데다 주기장이나 유도로도 항공기의 대형화로 매우 비좁은 상황이었다. 이에 국토교통성은 공항 앞바다를 매립하여 하네다 공항을 확장하려 했으나, 당시 토목 기술이 거기에 미치지 못할 뿐더러 미군이 관리하는 요코타 공역이 당시에는 워낙 빡셌기에 더 이상 발착 횟수를 늘리는 것은 무리라 판단하여 할 수 없이 당시 치바현 나리타시에 있던 황실 목장에 신 도쿄 국제공항을 건설할 계획을 세운다.
1978년 5월 나리타 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하네다에 있던 거의 모든 국제선이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이전하게 된다. 다만 실제로는 국제선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았는데, 이는 1974년 일본이 중국과 수교한 후 항공편을 개설하면서 기존에 존재하던 대만행 노선의 취급이 곤란했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중국 측의 압력(단항을 요구하지는 않았으나, 중화항공기가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달고 있는 것이 문제였다.)을 고려해 중국 노선과 대만 노선의 시간대를 엇갈리게 배치하는 수준으로 대응하였으나, 중국민항이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이전한 후에는 중화항공을 하네다에 잔류시켜 아예 엇갈릴 여지를 차단하였다. 사실 중화항공은 이런 처우가 거꾸로 이득이 되어서, 나리타 대신 도심에서 가깝고 국내선 환승이 쉬운 하네다발 중화항공을 타고 출국하는 이용객이 많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중화항공은 아예 하네다 경유 하와이 호놀룰루행 노선까지 만들었을 정도.
물론 국제선이 나리타로 이전했다고 해서 공항 상황이 마냥 여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 들어 일본 경제가 엄청난 호황기를 이룸에 따라 국내선 수요도 대폭 늘어나게 되어 한가할 틈도 없이 또 다시 터미널과 활주로는 포화 상태에 도달한다. 거기다 터미널과 활주로가 주거지와 바짝 붙어 있었던 관계로 소음 문제로 인한 민원도 상당하여 활주로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황도 자주 벌어졌다. 계속 버티긴 힘들었는지, 1984년에 공항 앞바다를 매립하여 공항을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곧바로 공사를 진행하게 되는데...
앞바다를 매립하는 공사는 말 그대로 난항의 연속이었다. 특히 해저 지반이 초연약지반이라 물렁물렁한데 하필이면 항만의 준설토나 각종 찌꺼기를 그 곳에다 처리하고 있었던 바람에 도저히 중장비는커녕 사람도 못 들어가는 그런 상황이었다. 공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하네다 마요네즈층이라고 불렀을 정도. 샌드드레인 공법으로 20년동안 어찌어찌 지층을 안정화시킨 뒤에야 비로소 터미널 공사에 들어갔다. 매립된 토지가 워낙 광대한 터라, 오타구는 기존의 세타가야구를 제치고 도쿄 23구 중 면적이 가장 넓은 구가 되었다.
1993년 제1여객터미널이 완공되었고 노선 문제로 남아 있던 중화항공을 제외한 모든 국내선 여객기가 제1여객터미널로 이전했다. 당시 이 터미널에 붙인 이름이 빅 버드(Big Bird)인데 2004년 제2여객터미널이 완공되면서 오늘날에는 하네다 공항을 지칭하는 총칭을 뜻하기도 한다.
2010년에는 신 국제선 청사가 텐쿠바시역 인근으로 확장 이전함에 따라, 컨테이너 가건물 수준이었던 옛 국제선 청사를 허물고 그 자리에 국내선 제2여객터미널 보딩브릿지 3개를 증축했다.
2018년부터는 제2여객터미널에 탑승용 새틀라이트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버스로만 오갈 수 있으므로, 2터미널 46~49번 게이트를 이용하는 승객은 유의해야 한다.
2020년 3월 29일부터 드디어 요코타 공역 제한이 완화되어 하네다 신 루트가 개통된다. 나리타 국제공항을 포기하면서부터 일본 정부의 염원이 되었던 요코타 공역의 민항기 진입에 대해 미군이 반대해왔기에 그동안 서쪽에서 도쿄에 진입할 때에는 요코타 공역 위를 비행하고 공항에 내리꽂는 수준의 급하강을 하거나 크게 우회하다가 도쿄 만에서 급선회하는 루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어느 쪽이든 공항의 경쟁력을 깎아먹는 주요 요인이 되었다. 그런데 2020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공역 제한이 완화되기로 결정되었고, 이미 영향평가를 위해 일부 항공편이 2월 2일 오후부터 요코타 공역을 통과하기 시작하였고, 그동안 볼 일이 없었던 비행기 창밖으로 도쿄 타워가 보이는 사진 등이 올라오고 있다. 다만 요코타 공역에 대한 민항기 접근은 남풍이 부는 오후 3~7시 사이로 제한된다. 다만 도심을 저공으로 가로지르는 형태의 루트라 소음과 얼음 등의 낙하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여기까진 다른 도심 공항과 크게 다르지 않으나 착륙 난이도가 높다는 조종사들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착륙각이 3.0도에서 3.45도로 가파라지는데 한 항공안전 전문가는 카이탁 국제공항보다 난이도 높은 루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하네다행 주요 노선은 서울(김포)-하네다 노선이 있으며, 일본항공, 전일본공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에서 각각 매일 3편씩 운항 중이다. 아침, 점심, 저녁편으로 나눠서 운행하는데 총합 주 84편에다 10분 차이로 각각 띄우고 할인도 매우 인색한데 사시사철 너나 할 것없이 꽉꽉 채워가다 보니 운수권 경쟁이 제일 치열한 하네다 행을 동아시아권에서 가장 많이 띄우는 공항이 김포일 정도로 승객과 항공사 모두 선호하는 노선이다. 이용객 대다수는 시간과 다투는 비즈니스맨이나 여행 일정을 조금이라도 더 활용하고 싶은 관광객들이다. 인천 - 나리타 대비 확실한 우위가 있어 김포 - 하네다 노선을 많이 찾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뛰어난 도심 접근성
김포공항에서는 서울 주요 지역을 25 ~ 50분 안쪽으로 이동이 가능하며, 마찬가지로 하네다에서도 도쿄 23구 주요 지역 어디든 50분 안에 도착이 가능하다. 그리고 김포 하네다 양쪽 모두 궤도 교통의 배차간격이 6~8분 수준이라 최대 1시간의 배차인 나리타 쪽과 비교해 압도적인 교통 편의성을 자랑한다. 거기다 인천은 김포공항 대비 최소 50분, 나리타는 도심지를 기준으로 하네다 대비 30분 이상을 이동시간으로 더 소모한다.
여유로운 트래픽과 짧은 공항 대기시간
한일 국적사 모두 각 공항이 여유로운 시간대에 운항을 하므로 입출국 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다. 택싱 시간과 착륙 대기 시간도 아예 없는 수준이라 하네다행은 1시간 50분, 김포행은 2시간 선으로 최대 3시간까지 걸리는 인천 - 나리타 노선과 비교해 최대 1시간 정도 절약이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하네다로 가는 정기편은 모두 김포국제공항이 커퓨 타임이 걸려있는 심야/이른 아침 항공편뿐이다. 대한항공, 피치항공은 인천 - 하네다는 밤 늦게 출발, 하네다 - 인천은 새벽 2시면 출발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인천발은 21시경 출발이라 그럭저럭 탈 만 한데, 하네다발이 06시 출발 09시 도착이라 공항 밤샘 강제 + 오전 출근 불가 스케줄이므로 선호도가 떨어진다. 그나마 다구간 예약을 통해 나리타-인천이나 하네다-김포 예약이 수월한건 다행. 양대 국적사의 인천-하네다 노선은 한때 여행사를 끼고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그냥 이용하긴 어려웠으나, 지금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도 판매한다. 다만 출·도착 시간이 조금씩 바뀌거나, 운휴를 하는 기간이 있긴 하다.
부산(김해)에서는 나리타 개항 이전에 대한항공과 일본항공이 하네다에 취항한 적이 있었고,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에서 하네다행 부정기 노선을 운항한 적이 있지만, 정기편은 오픈스카이 즉 운수권 제한이 전면 해제된 나리타행과 달리 운수권이 추가로 배분되지 않는 이상 취항이 어렵다. 한일관계 악화로 하네다 운수권을 줄인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다 하네다 운수권은 세계 항공사들이 이걸 얻기위해 피튀기는 싸움을 벌일 정도로 검증된 노선이라 한국에 추가적으로 주기는 앞으로도 힘들어 보인다. 아무튼 현재 한일 양국 간 항공협정으로 대한민국에 배분된 운수권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주간편은 모두 김포 - 하네다에, 야간편은 모두 인천 - 하네다에 쓰고 있다. 일본에 배분된 운수권은 주간편은 일본항공과 전일본공수가 모두 김포 - 하네다에 쓰고 있고, 야간편은 피치 항공이 주 7회 인천 - 하네다에 쓰고 있다. 남은 운수권이라곤 일본에 배분된 야간편 주 7회뿐인데, 이걸 사용하려는 일본 항공사가 없다는 게 문제.
대한항공의 전신인 대한항공공사가 처음 운항한 국제선이 김포-하네다 노선이며, 1968년 7월 25일 DC-9 항공기로 첫 운항을 개시했다. 대한항공이 도쿄에 취항한 지 50년이 된 2018년 7월 25일 이곳에서 취항 50주년 기념식을 진행하였다.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전철은 게이큐 공항선과 도쿄 모노레일 하네다 공항선이 있으며, JR 히가시니혼에서 하네다 공항 액세스선을 계획중이며, 빠르면 2029년 개통 예정이다. 두 노선 모두 급행열차가 운행되고 있어 속달성이 보장되고(게이큐 시나가와역까지 최단 11분, 모노레일 하마마츠쵸역까지 14분), 도쿄 철도망의 핵심인 야마노테선과 직접 환승이 가능. 심야 시간대에는 하네다 공항의 보안 정책상 운행이 불가능한 관계로 심야 운행은 하지 않는다. 자세한 사항은 도쿄 국제공항/철도 항목 참고.
택시는 대부분 정액요금 형태로 운행하며 매우 급하다면 타볼만 하지만 가까운 곳은 최소 6,000엔에서 먼 곳은 최대 1~2만엔에 달하는 요금이라 자칫 잘못하다가는 편도 비행기 삯보다 비싼 요금을 내고 탈 수 있으니 주의. 심야시간대에는 할증요금까지 붙어서 상당히 비싸다.
버스로 가는 목적지도 다양해서 나리타에는 없는 아키하바라역까지 가는 직행버스(930엔)가 존재한다. 게이큐 버스와 에어포트 리무진에서 각각 운항중이며 서로 공동배차하기도 한다. 심야 시간대에는 대부분 버스에 할증 요금이 붙는다. 이외에 카마타역(蒲xx)과 오모리역(森xx)으로 가는 일반 시내버스가 있다. 그 중 蒲95는 공항에서 역까지 논스톱 운행하니 참조할 만 하다. 운임은 카마타역 기준 28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