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주일)
요한계시록 3:7~13
약한 힘으로도 말씀을 지키는 교회
오늘 새벽, 성도들과 함께 빌라델비아 교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빌라델비아 교회는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예수님의 말을 지키며 그분의 이름을 배반하지 않은 교회입니다.
실제로 빌라델비아 교회는 연약한 교회였습니다. 성도 수도 적고, 재정도 약하고, 그럴싸한 건물도 가지고 있지 못한 교회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빌라델비아 교회는 우리 교회와 닮아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매달 교회당 임대료와 관리비를 내느라 헉헉거리는 아주 연약한 교회입니다. 목회자의 사례비도 조금 책정해 놓았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지출되지 못하는 연약한 교회입니다.
이런 교회에서 목회하는 목사는 차량운행부터 청소, 식사 준비처럼 누군가는 감당해야 할 일을 도맡아 해야 합니다. 매 주일 설교 준비와 새벽예배, 수요예배, 금요기도회를 이끌기에 버거운 환경입니다.
그래도 교회가 작다고 사랑까지 작지는 않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신앙 생활하는 성도들이 행복을 덜 느끼는 것도 아닙니다. 물론 큰 교회에 비교해서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부분은 얼마든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만큼 성도들이 인내하고 기다려주고 함께 하려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8절)”
주께서는 빌라데비아 교회에 가능성의 문을 열어 두셨습니다.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예수님의 말씀을 지킨 빌라델비아 교회 앞에 주께서는 열린 문을 두셨습니다. 작은 일에 충성한 자에게 주님은 큰 것을 맡기실 것입니다.
저는 최근에 설교 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공유하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저에게는 나름 큰 도전입니다. 설교하는 일에 자신감도 없고, 무엇보다 영상을 찍어 만들만한 장비와 인력과 기술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일은 무모하게 느껴졌습니다.
주변에서 설교 영상을 공유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일단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음향 전용 마이크도 없어서 스피커 소리를 받아 영상을 찍었습니다. 물론 음향이 알아듣기 어렵게 녹화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서 무선 마이크를 하나 구입해서 녹음하니 예전보다 음향 문제가 개선되었습니다. 서투른 영상 편집으로 불필요한 군더더기들을 잘라내고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서툴고 부족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조금씩 좋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가 할 수 있는 일이 고만고만하다 보니, 대단한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주님을 위한 일이라면 작은 능력이라도 감당하고자 합니다. 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교회에서 잘하는 것에 박수쳐 주고, 내가 못하는 것 부끄러워하지 않고 감당하려고 합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려고 합니다.
우리교회가 빌라델비아 교회를 닮고 싶습니다. 다른 것은 못 해도 작은 능력을 가지고 예수님의 말을 지키고 예수님의 이름을 배반하지 않고 싶습니다. 분명 우리 앞에 열린 문이 있습니다. 주께서는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고 약속해 주셨습니다. 소망을 가지고 열린 문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