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풍산 마이크로텍 근로자분들하고 약속이 되서 서울에서 온 기자입니다.
보시다시피 동행중이구요."
"아, 됐고, 명함주세요."
"저는 기자다보니 맞교환아니면 못드리는데요."
"그럼 내 신분증 찍으세요. 명함 주세요!"
서울에서 취재를 위해 어렵게 도착한 풍산 해운대 공장 취재는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약속된 풍산 마이크로텍 노조 관계자와의 동행이었음에도 (주)풍산의 살벌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경계를 받았다.
풍산 회장 류진은 풍산 마이크로텍(PSMC)을 매각하여 이미 경영진은 다른 사람이 되었지만 (주)풍산의 경비원은 PSMC의 취재약속으로 진입하는 기자에게 고압적 태도를 보였다.노조관계자들은 이 사건이 워낙 부산에서는 커서 제2의 한진사태라 불리우는 만큼 본사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본사 보고를 위해 저렇게 하는 것일 것이라고 본지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말해주었다.
예전 정현준 게이트에 연루되어 실형을 살았던 강 모 씨에게 팔렸다는
(참조 http://www.amn.kr/sub_read.html?uid=5659§ion=sc7§ion2=사채업자에 회사를 팔아먹는 경영자 있다, 없다?!)풍산 마이크로텍은 방위산업단지로 지정된 (주)풍산, 풍산 홀딩스 이 회사들과 함께 한 부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방산지역이라는 이유로 사진을 찍는 것도 상당한 제지가 있었는데 "아니 방산 지역이라는데 회사를 게이트에 연루되었던 비도덕적인 인물에게 팔면 국가 보안이나 기밀차원에서도 좀 그렇지 않을까요?" 라는 본지 서울의소리 기자의 갸우뚱한 질문에 풍성노조 노조관계자들은 알듯 모를듯한 쓴웃음만 지었다.
기습매각.. 회사실세 내려와 고기회식 시켜주며 잘해보자더니바로 회식한 그달 29일 휴가중 회사 매각.. 사원들 충격
▲ 풍산 마이크로텍 사내 농성 천막 © 서울의소리 | |
안내를 받아 들어간 풍산 마이크로텍(PSMC) 농성 부스에서 지친 기색의 조합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에게서 그간의 투쟁상황과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에 따르면 PSMC는 2010년 12월29일, 경영진에 의해 노동자 동의없이 기습 매각되었다고 한다. 매각되기 전부터 매각설이 돌아 흥분한 노동자들에 본사 실세 2인자라는 류목기 라는 인물까지 와서 양산의 분위기 좋은 고깃집에서 회식을 하며 "절대 매각은 없다. 이것이 2011년 비전이다. 우리 잘해보자" 라고 노동자들을 사측에서 달랬던 것이 당해 12월 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기회식으로 괜찮겠더니 하고 직원들을 안심시키고는 바로 그 달 12월 29일, 그것도 그것도 휴가중에 회사를 경영진측에서 일방적으로 매각해버린 소식은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고 한다.
이후 주인이 여러차례 바뀌고 회사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흉흉한 소문은 그치지 않았고, 고용승계 및 단체협약을 준수한다고 경영진들은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현재의 파업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불과 1년전까지 1700원하던 주식이 300원대.. 우리사주의 눈물그러나 개미의 반발은 없었다.. 미스테리
▲ 풍산 마이크로텍의 주가현황. 1년만에 1/5토막이 났다 © 네이버 실시간 증권정보 | |
현장에서 관련 주식 피해자를 어렵지 않게 만날수 있었다.
2001년 우리사주로 PSMC 주식을 1490원에 배당받아 매입하였던 한 노조원이었다.
그는 사측에서 2011년에는 1만원 넘을거라고 했다고까지 했다고 했다.
회사가 여러차례 주인이 바뀌었지만 사측에서는 "합법적으로 팔린 것" 이라 했기에
피해자는 가격이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나 1490원에 샀던 우리사주는 이제 1/5토막이 나 300원대.
불과 1년전까지 1700원에 육박하던 주식이 이제는 300원이 되었다.
"천원 이하로 떨어진 이후로는 (주가를) 안봤습니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죠..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다 팔았고, 300원대인 지금도 상장폐지되기 전에 일부라도 건지겠다고 많이들 팔았지만 저는 우리사주인데 게다가 미혼인 제 결혼자금도 넣어서 샀던 주식이라 아직은 미련이 남습니다. 회사가 다시 언젠가는 노름 대상이 아닌 생산을 위한 일터기능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 때 다른 한 노조원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미스테리인게 류진 회장이 지분 57%를 240억에 매각하면서 이렇게 가면서 그전 일 거래량이 10만주 미만(상장 총 주식수 3600만주)이었는데 갑자기 주식거래가 상장된 주식수 만큼 움직인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주가가 이렇게 갑자기 폭락하였으면 요번 3월 주주총회때 분명히 손해본 소액주주들이 나타나 항의를 하는 등의 소동이 있었을 텐데 의외로 아무런 분란이 없었습니다. 혹시 소액주주들에게는 무언가 다른 식으로 손을 쓴 것은 아닐까, 우리사주 가진 사원들만 바보가 된 것은 아닐까 이것도 미스테리 입니다."
해고자 51명, 비고해고자 51명 농성부스 참가 힘겨운 투쟁..해고자의 100여만원 실업급여 반반 나눠 생활..
▲ 투쟁 천막에서 쪽잠에 빠진 한 근로자 © 서울의소리 | |
회사의 파행적 매각, 소송 등의 혼란속에 경영진과 노동자들간의 불신과 불화의 골은 깊어보였다. 현재 약 200여명 정도가 회사에 남아있고, 그 중 102명의 투쟁참가자들이 있는데 그 102명은 51명은 해고자, 51명은 비해고자인데 파업투쟁에 함께 참가하고 있다고 했다.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회사 방침으로 수입이 없어, 해고자들 51명이 실업급여로 받는 100여만원을 투쟁에 참가하고 있는 비해고자 51명과 동지의식으로 나누며 회사가 정상화되는 그날만 기다리며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했다.
▲ 일용할 양식. 시래기 국수에 김치반찬 © 서울의소리 | |
"처음에는 도시락도 배달시켜먹고 뭐 좀 먹고 그랬는데, 투쟁이 길어지니 돈이 없어서.. 지금은 이렇게 국하고 간단하게 떼웁니다."시래기 국에 말아 나온 국수와 김치 조금. 그것이 그들의 식사였다.그러나 이것도 감사하며 아껴서 먹고 있다고 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기습매각 등의 사건이 있었음에도 전사원이 아닌 절반정도만 참여하는 것은 사측의 협박과 회유 때문이라고 했다. 기습매각 이후.. 파행적 공장가동 생산율 저하사무직을 무리하게 생산파트 넣었다가 손 절반가량 절단 사고까지.. "(휴가중 기습매각 이후)처음에는 사원의 90%이상이 같이 싸워야 한다고 했는데 회사에서 '너도 짤릴래?' 가족들에게 징계 통보서 날리고 그래서 결국은 다시 들어간 사람들.. 이런걸로 똘똘 뭉치지도 몬하고 사실 핵심기술자들은 다 밖에 나와있어요. 생산율은 떨어지고 인원들이 해고되고 파업에 참여하다보니 파트별로 자기 자리 아닌데도 가고 자기 장비 아닌 것도 돌리다보니, 예전에는 불량율이 10%내외였는데 지금은 몇배로 늘었다는 얘기도 있어요. 게다가 사측에서 생산에 급급하다보니 관리사무실 사람까지 생산파트에 투입했는데, 그만 기계에 손이 들어가서 한 손을 상실한거예요. 결혼한지 1년도 안된 새신랑이었는데 그런 사고 당하고.. 산재처리 받고 손이 뭉텅 잘린채로 사무파트로 복귀했습니다." 부산 시청앞에서 190여일째 노숙 농성중..부산시청, 우리는 관계없다며 부서마다 다른 부서 가보라며 빙빙 돌려..
▲ 부산 시청과 의회 구석에서 스티로폼을 깔고 지내는 풍산 노조원들 © 서울의소리 | |
투쟁은 풍산 내에서 뿐 아니라 PSMC(풍산 마이크로텍의 새이름)를 관할하는 부산시청으로 까지 이어져 있었다. 벌써 190여일째 노숙투쟁 중이었다.
그러나 근로자들의 애타는 마음과 달리 상황은 좀처럼 쉽게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기자가 풍산마이크로텍 사태에 대해 "부산시청의 입장을 듣기 위해 왔다. 밖에서 사람들을 190여일이나 노숙하게 만든 심각한 사안인데 저분들도 안심하고 회사로 복귀하실 수 있게 근로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한 의혹을 풀 수 있게 해당부서를 연결해달라"고 안내를 요청하자 인포메이션에서는 경비라인에 연락하고 들어오게 해라 마라, 어디로 보내라 마라 약 20여분 가량이나 실랑이가 있었다.
결국은 고용정책과, 홍보팀, 도시계획과의 일반 실무자들과 간신히 면담을 할 수 있었다.
사실상 PSMC 근로자들이 불안에 하는 원인 중 일부가 부산시가 상정했다 지금은 수면에 가라앉은 '풍산자리를 전부 개발하여 돔구장, 쇼핑몰 등의 위락시설을 설계한 해운대 2030발전계획안' 임에도 부산시청 관계자들은 대부분 '그들의 노사분쟁일 뿐이다, 부산시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린벨트 해제가 그렇게 쉬운 일인줄 아냐. 법률로 정해져 있다'와 같은 대답만을 들려주어 기자로서는 좀더 확실한 대답을 듣고 싶은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이 문제가 부산시와 관계없다고 하시는데, 이것이 부산시의 공식적인 입장이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시 공식입장을 말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아는 선에서는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아는 선에서는 그렇다.윗분들 생각이야 우리야 모른다"라는 대답을 주었다.
실상 문제의 발단이 된 부분 중 하나는 부산시가 공표했던 '풍산 일대를 전부 개발하고, 돔구장까지 건설한 해운대 2030' 인데 부산시 실무진들은 'PSMC노조가 말하는 돔구장, 개발 등과 부산시는 전혀 관계없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이 해운대2030 발전안의 내용은 지금은 수면아래로 가라앉은 상태이지만 매일경제, 부산일보 등의 언론에서는 위의 조감도를 공개하고, 돔구장에 관한 내용까지 게재하여 부산의 핑크빛 미래와 풍산의 의혹 등을 보도했던 바가 있다.
참고: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409735 매일경제, 해운대 드림시티2030 신성장 동력 육성
http://news20.busan.com/news/newsController.jsp?newsId=20120207000153부산일보, 돔구장 풍산 해운대 미래까지 주물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