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탁이 그것을 똑바로 보니, 자신의 열쇠와 똑같은 모양이었다.
태훈을 노려보자 태훈은 하하- 하고 쾌할하게 웃으며 넘겨 버린다.
정말 어물쩡넘기기는 선수다.
“깜빡했죠.”
솔직히 깜빡했단 말은 핑계에 불과할 것이다.
일부러 가지고 있었을게 뻔하다.
너무 빤히 표가 나 웃음이 난다.
어쨋든 지금은 그것덕분에 집에 들어갈수 있었으니 넘어가 주기로 했다.
들어와- 란 민탁에 말에 태훈은 그제서야 민탁의 현관으로 몸을 옮겼다.
그리웠다.
이 공기가.
태훈은 마음껏 숨쉬었다.
대기의 공기는 거기서 거기라지만 태훈은 이 집은 뭔가 틀린것 같았다.
맡으면 맡을수록 청량해지는 느낌이었다.
이 느낌이 그리웠다. 그리고 민탁이 그리웠다.
밤에 잠도 못잘만큼 그리웠다. 뒷모습을 끌어안고 싶었지만 억눌러 참았다.
그녀는 필시 안좋은 일이 있었던게 분명하고, 강원이란 남자가 연관돼 있는것도 분명했다.
바보같은 여자.
그런 여자를 사랑하는 자신은 더 바보일까.
민탁은 냉장고를 뒤적거렸다.
샤워 뒤 마시는 맥주의 시원한 맛이 좋아 냉장고 안은 언제나 맥주로 그득하다.
오늘따라 이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술이란 술을 몽땅 꺼내었다.
오늘은 정말 끝장을 볼 생각이었다.
“태훈아.”
“네?”
“술 한잔 하고 가라. 혼자서 먹으면 쓸쓸하잖아.”
“알았어요.”
술친구까지 마련했으니 첨상첨화다.
태훈을 생각해 안주꺼리를 내보려 했지만 마땅한게 땅콩밖에 없었다.
부실한 안주지만 이거라도 있는게 어딘가 싶어 그릇에 남아 내었다.
맥주병 하나를 따 컵에 그득 따랐다.
술은 잘 못해요- 라고 밝힌 태훈은 캔 하나만 따서 조금씩 조금씩 마셨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술을 못한다는 태훈.
생긴것과는 다르다.
목줄기로 알코올이 타고 내려갔다.
꿀꺽꿀꺽- 소리 내어 한잔 넘긴뒤, 태훈이 따라 주는 술도 입에 털어 넣었다.
태훈은 묵묵히 땅콩만 집어 먹으며 민탁을 주시했다.
“안주는…?”
“안먹어.”
나름의 걱정이다.
벌써 맥주 한병이 비어져 갔다.
“일찍 취하고 싶거든.”
안주 없이 원샷하는데다가,
요 몇일새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더니 벌써부터 취기가 돌았다.
젠장. 엉망이구만.
속까지 울렁거리고.
속으로는 안돼- 하고 말하지만 계속적으로 술을 들이켰다.
남자와 대작해도 지지 않을만큼 상당한 주량을 자랑하는 터인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누. 민탁이 소리없이 웃었다.
태훈은 더 이상은 안돼겠다 싶은지 술병을 뺏들었다.
이미 취했다. 눈이 풀렸다!
처음 만났을 그때와 같다.
“그만 마셔요.”
“일찍도 말린다. 내놔.”
“흥- 누가 내 놓을줄 알고.”
태훈은 술병을 나발을 불고선 꿀꺽꿀꺽 들이켰다.
나머지 남은 술을 몽땅 마신것이다.
으, 써-!!
태훈은 혀를 내밀며 소리를 질렀다.
이렇게 쓴걸 어떻게 먹냐며 재빠르게 술병을 치워 버렸다.
병들은 병만 따로 모아놓은 비닐봉지에 넣어놓고,
그릇을 싱크대에 담고,
남은 맥주는 계수대에 콸콸 쏟아 버리고.
모든게 재빠르게 일어나 민탁은 그저 멍하니 태훈을 보는 일밖에 할수 없었다.
태훈이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끼워 일으키는데 군말도 안하는것 보면 꽤
오랜만에 섭취한 알코올의 덕분인것 같았다. 웃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고.
민탁은 인형처럼 가만히 있었다.
욕실로 옮겨져,
치약 발린 칫솔을 넘겨 받았는데도 꼼짝도 안해 태훈이 대신 칫솔질을 해줘야 됐다.
“자, 가글하고. 정신 좀 차려요. 아참 샤워는?”
자연스럽게 샤워라고 말하던 태훈의 얼굴이 붉어졌다.
혼자서 얼른 욕실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
“샤, 샤워 다하면 나와요.”
태훈이 나간뒤에도 민탁은 몇분동안 변기위에 앉아 있었다.
넋을 놓은듯 멍하니 있던 그녀는 ‘샤워…’를 생각해내고는 욕조로 향했다.
욕조에 앉고 샤워기에 물을 틀고는 또 한참동안.
자리에 앉아 있었다.
술을 마시면 모든걸 잊을꺼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부작용이었다. 더더욱 또렷히 생생히도 기억난다.
강원의 아내만이 아른거렸다.
햇살처럼 환한 미소를 가진 여자.
태훈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한번 치고, 아무소리가 없자 다시 한번 쾅쾅- 두들긴다.
그래도 아무 소리가 없었다.
“벌써 30분째에요.”
“….”
태훈은 슬슬 걱정이 되었다.
도대체 왜 아무 동요도 없는건지.
대답이라도 해줘야 안심을 할텐데.
한 마디 말이라도 한다면 마음이 놓일텐데, 그녀는 응. 이란 대답조차 없었다.
40분이 넘자, 저 들어가요-!라는 소리를 힘껏 해보았지만 또 묵묵 부답이었다.
안좋은 예감이 스치고 지나갔다. 태훈은 다급히 문고리를 돌렸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문고리도 잠겨 있지 않았다.
욕조 안에 멍하니 앉아 있는 민탁이 보인다.
옷도 벗지 않고, 차가운 물을 고스란히 맞고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얼마나 이러고 있었는지, 자신이 나간 순간부터 이러고 있었던 것인가-!
온도조절도 하지 않아 찬물을 고스란히 맞고 있었기 때문에 입술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태훈이 조그맣게 욕을 하며, 샤워기의 물을 끄고 민탁을 수건에 감싼 체, 안아 올렸다.
축축하게 젖은 몸은 힘없이 딸려 왔다.
몸의 잔떨림이 계속되었다. 태훈은 안타까웠다.
열도 나고, 요즘따라 먹지도 않은건지 딱딱한 뼈가 부딪혀 온다.
숨이 고르지 못한 민탁을 침대에 눕히고, 속옷이 훤히 비치는 셔츠를 벗겨 내었다.
민탁의 속살을 본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적응하기엔 역시 이른 횟수다.
홀딱 젖은 상의와 하의를 벗겨 내고는 태훈은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속옷도 젖어 벗겨 내야 하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태훈은 민탁의 이불을 목까지 덮혔다.
첫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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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푠 제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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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재미나
ㅠ/ 19금이라면 
역시 태훈과의 썸씽
ㅠ 그럼 강원이는 점점 멀어지는고샤
제가 원하는 쪽으로~~ 작가님 쎈스쟁이~~ㅎㅎ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_-* 힛//
후후후후후 ~ 이런이런
담편.....떨리내여...작가님...민탁이랑 태훈이 멋있게써주세요....^^
이힛...담편 왠지 떨린다는....강원이랑 말고 태훈이랑 됬으면 좋겠다는.........
전 태훈이가 좋아용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