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꿍
크레파스는 36색이었습니다..
크레파스통도 아주 멋졌습니다..
손잡이가 달려있는 가방을 펼치면
양쪽으로 나뉜 플라스틱 집에 36가지 색갈의
크레파스들이 서로 빛깔을 뽐내며 들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금색,,은색도 있었습니다..
내 크레파스는 8색이었습니다..
조그마한 직사각형의 종이 상자에
골판지 이불을 덮고 옹기종기 누워있는 내 크레파스,,
내짝꿍이 36가지의 색 중 어떤색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난 8가지색을 골고루 칠하고도
비어 있는 도화지를 어쩔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엄마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난 짝꿍처럼 엄마손에
금반지를 그려 드리지는 못할지라도
엄마가 제일 좋아하시는
보라빛의 블라우스를 입혀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보라색이 없어서 할 수없이 파란색으로 칠했습니다..
엄마는 너무 추워 보였습니다..
다시 따뜻해 보이는 빨간색으로 그 위를 덮었습니다..
그 순간,,
블라우스는 보라빛으로 변해 있었고
엄마는 눈부시게 웃고 있었습니다..
너무 신기 했습니다..
빨간색과 노란색을 섞어
주황색깔도 그릴 수 있었고,,
초록색과 노란색으로는
파릇파릇 연두빛도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는
짝꿍의 크레파스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나에게는 요술쟁이 크레파스가 있었으니까요...!!!
그날 난,,
못나게만 보였던 내 8색의 크레파스를 통해서
소중한삶의 비밀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지금 내 삶에도
화려한 빛깔의 많은 크레파스는 없습니다..
하지만,,
내게있는 자그마한 빛깔로
소박하지만 따사로운색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난,,
내가 가지고 있는 나의 빛깔로
삶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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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귀한 글 주셨네요
늘 만사에 감사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행복한 연휴 되세요
이글 오랫만에 담아보았어요
정말마음 따스해 지는글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