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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청소년백일장 운문 입상작품
✦운문부문 대상 : 이 세 은 ( 경주여중 2학년4반 )
등대
한 걸음
내 딛기 힘든
기억 저편에서
함께 걸어온 친구같은 등대
빛바랜 봄날,
바람에 벚꽃 날리던
작은 섬 외로운 등대에
앉은뱅이 꽃 같은
키 작은 아저씨
굽은 등으로
매서운 세상지고 다니던 모습
아버지를 닮았기에
기억은 추억이 되지 못했다.
이제는 되돌아 갈 수 없어
그리운 이야기들로
서로 괜찮다 토닥이며
등대 불빛이 향하는
그곳을 말없이 바라본다.
초등,저학년 운문부문
장원 ( 금장초등 2학년4반 변서영 )
장화
비오는 아침
학교 가는길
빨강,노랑,파랑
웅덩이에
알록달록 무지개가 떴어요.
조심스레
한 발을 물에 넣었더니
시∼원
두발로 첨벙첨벙
신나게 뛰어봐요.
야! 지각이다.
친구 목소리에
깜짝 놀라 후다닥
학교 운동장으로
무지개가 뛰어가요.
우수상 ( 나원초등 1학년1반 임수진 )
장화
하늘에서 쏴아∼쏴아
도깨비 같은 소나기 내렸다.
체리 같은 빨간색
장화를 신고
학교 웅덩이 뛰고 간다.
웅덩이는 거울되어
내 얼굴, 푸른 하늘, 하얀 구름,
바람과 춤추는 나뭇잎이 보인다.
난 장화신고
거울 속 나라로 풍덩!
그 나라는
초콜릿 나라.
난 내 장화 속에
초콜릿 가득 담아간다.
우수상 ( 유림초등 3학년5반 김채민 )
장화
노란 색깔 예쁜 장화
빨간 색깔 꽃무늬 장화
비가 오는 날이면
장화들 세상
노란우산 빨간우산
색깔에 맞춰 신는 장화
비오는 날이면
빨간 노란 세상
햇볕 쨍쨍한 날에는
이리뒹굴 저리뒹굴 천덕꾸러기
비가 오는 날이면
빨간 노란 장화들 세상
아! 또 있다 눈오는 날이면
하얀 눈 위를 노란 장화가 간다.
눈 오는 날이면
빨강노랑 우리들 세상.
우수상 ( 포항 장원초등 1학년1반 김명진 )
장화
작년에 신었던
장화가 작아졌어요.
그래서 엄마가 버린대요.
엉엉
안되요.
퇴근한 아빠가
흙을 채워 넣고
나팔꽃을 심어
짜잔∼
멋진 화분으로 변신.
가작 ( 포항 장원초등 1학면3반 김명찬 )
장화
내 장화에
물이 들어갔다.
찰박찰박
동생 장화에
물이 들어갔다.
뽀각뽀각
아빠 장화에
물이 들어갔다.
뿌드득 뿌드득
그럼
엄마 장화에선
무슨 소리가 날까?
가작 ( 금장초등 2학년6반 함지현 )
장화
장화는 소리가 나
폭폭
장화는 걸을때도
톡톡
장화는 가만히 있어도
푹푹
장화는 뛸때도
픽픽.
가작 ( 황성초등 1학년5반 고민서 )
장화
똑! 똑! 똑!
빗방울이 창문을 두드리네요.
엄마가 사주신 개구리 장화가
같이 놀자고 불러요.
비가오면 개구리 장화가
제일 좋아해요.
나도 개구리 장화 신고 싶어
비가 오면 제일 좋아요.
엄마가 사주신
개구리 장화를 신고
놀이터에 놀러가요.
놀이터에 가면
개구리 장화가 뛰어다녀요.
작은 웅덩이에서 폴짝 첨∼벙
큰 웅덩이에서 폴짝 개∼굴.
폴짝 첨∼벙
폴짝 개∼굴.
가작 ( 유림초등 1학년7반 조현정 )
장화
주룩주룩 비 오는날
풀 냄새도 더 푸른 날
신발장에 자는 장화
그만 자고 산책가자.
장화 위에 빗물들이
미끄럼을 타고 논다.
물웅덩이 발견!
돌진하여 첨벙!
웅덩이 속 개구리
깜짝 놀라 펄쩍!
지나가던 달팽이
목 쭉∼빼고 쳐다보네.
가작 ( 용황초등 2학년1반 박채윤 )
장화
비오는날 학교가는 길에서
장화들의 행진을 보았습니다.
힘찬 발걸음에 빗물이 튀어도
장화 속 내발은 뽀송뽀송 합니다.
알록 달록 장화들의 행진은
손에든 우산과 예쁘게 잘 어울립니다.
비오는날 장화들의 행진이
학교가는 길을 더 즐겁게 합니다.
장려상 ( 황성초등 2학년1반 박정은 )
장화
똑똑 또도독
주륵주륵 주르륵
비가 오네!
장화를 신고 나가볼까?
첨벙첨벙 톡톡
정말 재미있다.
차밥차박
물웅덩이가 어디에 또
있을까?
여기엔 더 큰 물웅덩이가
저기엔 작은 물웅덩이가
내일도 모래도
비가 왔으면 좋겠다.
오늘은 비와 친해 졌다.
장려상 ( 월성초등 1학년1반 이신후 )
장화
햇님 쨍쨍한 날에
신고 노는
초록 장화
비오는 날엔
오히려
밖에 나가기도 어려운
초록 장화
내가 제일
좋아했던
초록 장화
이제는
내 발이 커져서
작게만 보이는
초록 장화
작아진 초록 장화
귀여운 초록 장화.
장려상 ( 용황초등 2학년5반 강승우 )
장화
주룩주룩 비 오는 날
노란 장화 신고
흑탕물 밟고 첨벙첨벙
소나기 밟고 틱틱틱
쨍쨍쨍 맑은 날
맨발로 장화 신으면
맑은 물 밟고 방귀 소리 삑삑
모래 밟고 발가락 꼬물꼬물
장화는
역시
비 오는 날에
최고의 신발.
장려상 ( 흥무초등 2학년1반 문해윤 )
장화
내 장화는 빨강장화
빗 속을 당당히 첨벙첨벙!
동생 장화는 분홍장화
물러받아 낡았어도
진흙탕도 찰박찰박!
물웅덩이도 퐁퐁!
용감한 동생 장화
언제나 함께하는
신나는 장화 두컬레.
장려상 ( 용황초등 2학년1반 이솔민 )
장화
툭툭 떨어지는
비가 고이면
나는 내 샛노란
장화로 철퍽철퍽
뛰논다.
차가운 빗물에도
끄덕않고 샛노란
내장화
비가오나 눈이오나
끄덕않는 샛노란
내장화
찌르릉 자전거가
꾹 눌러 버려도
여전히 튼튼한 내 장화.
초등,고학년 운문부문
장원 ( 포항 포항초등 4학년2반 김상은 )
우산
주르륵 주르륵
빗방울이 우산에
드럼을 친다.
투둑 투둑 후두둑
비오는 날이면 들을 수 있는
우산과 비의 드럼 연주
그 연주 소리에
나도 신이나서
발로 첨벙 첨벙 첨벙
장단을 맞춘다.
비오는 날이면 들을 수 있는
우산과 비의
멋진 드럼 연주
나는 그 연주가 참 좋다.
우수상 ( 유림초등 5학년8반 이하늬 )
우산
착착착.
토닥토닥.
땅과 우산이 노래를 한다.
둘 다 비를 맞으며 연주 하지만
이상하게 소리는 달라.
땅은 착착.
우산은 토닥토닥.
우산은 우리가 억지로 하라고
시켜서일까, 더 잔잔하게 토닥.
혹시 모르지.
심술난 먹구름에게
안마해주는 건지.
비가 올 때마다 먹구름에게
토닥토닥 안마해주는
착한 효자 우산.
우수상 ( 나원초등 5학년2반 임경우 )
우산
하늘은
긴 장맛비로 인해
흐르고,
내 마음엔
짜증난 마음으로
흐리고
이런 날,
굵은 장맛비로
내 마음 속 흐림을
씻어 주었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옆 친구가 떠들어서
나 까지 혼나고
내 마음 속이
우르릉 쾅쾅
으르렁 거린다.
굵은 장맛비로
이 마음 씻고,
내 무지개 우산을 펼쳐
친구 미워하는 마음,
화나는 마음
못 들어오게
막아 주었으면 좋겠다.
우수상 (화랑초등 6학년1반 김세은)
우산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가 가고
찾아온 무더위 속 작은 우산
이제 지나간 비의 날이 가고
다시 찾아올 비의 날이 올 때
언제나 우리를 지켜주시는
부모님의 사랑처럼
다시금 우리들을
비로부터 지켜주렴
우리의 즐거운 하루를
우리의 밝디밝은 미래를
무고하게 상처입고 희생되지 않도록
너의 든든함으로 우리를 보호해주렴.
가작 (경주초등 6학년4반 오선우 )
우산
친구 없이 집에 가는 길
힘없이 터덜터덜 걷는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서러움이 북 받친다.
우산도 없는데 ...
거짓말처럼 머리 위에 나타난 우산
해맑게 웃고 있는 친구가 있다.
자기 옷 다 젖는데
내 어깨 젖을까 애쓰는 친구
비 맞아도 기분은 최고다.
슈퍼맨처럼 나타나
기쁨과 위로 주는 친구
빗속의 우산보다 반갑다.
가작 ( 유림초등학교 5학년2반 박대규 )
우산
비 오는 날 등굣길
수호자 우산
나를 지켜야 할 시간
비라는 놈 가버리네.
짐이 되어버린 내 우산
터덜터덜 짜증난 발걸음
검은 물체 씽
수호자 방패 되어
나를 위해 희생하네.
웅덩이 속 모인 빗물
내가 좋은가 봐
절뚝절뚝
수호자 지팡이 되어
나를 위해 부축하네.
가작 ( 용황초등 6학년1반 이나영 )
우산
투둑,툭 비오는 날,
나와 친구를 같이가게 해준
우산.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우산 아래
나와 친구가 도란도란,
투둑,툭 비오는 날,
내가 친구를도와주게 했던
우산.
저멀리 비 맞으며 오는 친구에게,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우산을 씌어주어,
나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던
우산.
가작 ( 유림초등 4학년1반 조경훈 )
우산
우산은 나의 방패
주룩주룩 비가 와도
나를 지켜주네.
햇볕이 뜨거울 때
그늘을 만들어 주지.
우산은 엄마다.
힘들 때 지칠 때
항상 날 위해 함께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우산이 되었으면...
가작 ( 화랑초등 4학년1반 이희진 )
우산
비가 왔다.
쏴쏴
엄마가 비 안 온다고 했는데
친구와 우산을 같이 쓰고 갔다.
고마운 친구,
미운 엄마.
그래도 나쁘지만은 않다
그 친구와 친해졌으니까.
장려상 ( 용강초등 5학년1반 이상진 )
우산
아침에 비가 왔다가 말았다.
오락가락 날씨
“우산 가져가라” 엄마의 잔소리
귀찮고 짜증나는 내 마음
수업중에 빗소리 주륵주륵
‘집에 갈 때 어떡하지?’
난 창문만 바라 본다.
비 맞으며 나오는데
우산을 들고 기다리는 엄마모습
‘휴! 다행이다.’
장려상 ( 경주초등 6학년6반 손예은 )
우산
갑자기
만난 소나기
나의 발걸음을 잡는다.
뛰어 갈까 말까
망설이며
길가 모퉁이에 움츠리고 있는 내게
양손에
우산쥐고 걸어오고 있는
아빠가 보인다.
아빠가 오고 있다.
나의 영원한 우산인 아빠가 오고 있다.
장려상 ( 경주초등 5학년3반 이가솔 )
우산
오늘도 비가 내린다.
기억에서 지울 수 없는
할아버지가 하늘로 돌아가신날
그때도 천지는 울었었다.
할아버지가 생일 선물로 사 주신
우산을 들고 따라간다.
떼스던 말광양이 꼬맹이가
이젠 소녀가 되어
오늘도 나는 우산을 들고
거리를 나선다.
웅덩이에 고인 물에
비친 내 모습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얼굴이
겹친다.
어느덧 천둥비는 조용히
이슬비 되어 내가슴에
사랑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장려상 ( 용황초등 5학년8반 권수연 )
우산
내 우산은 투명우산
하늘에서 주륵주륵
비가 내릴 때 마다
나를 따라다니는
투명우산.
친구들 우산은 분홍우산 노랑우산
내 우산은 투명우산
친구들 우산위에는 분홍비,노랑비
내 우산위에는 투명비.
분홍비 노랑비 투명비가
모두 섞여도
나는 투명비,투명우산이 제일좋다.
장려상 ( 동천초등 6학년7반 손우영 )
우산
어느 집이나
하나씩 꼭 있는 우산
알록달록 한 것부터
찌그러져 못생긴 우산
햇님 있을땐 필요 없지만
비가 내릴땐 꼭 필요한 우산
거친 비바람 막아 주며
나를 보호해준 우산
우산은 비올 때 내 위에 꼭 붙어
나를 보호해준다.
중등 운문부문
장원 ( 계림중 1학년7반 최하늘 )
등대
무엇을 그렇게 애타게 기다리는지
시선을 한 곳에 두지못하네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는곳
잡아먹을 듯한 바다와 싸우고 있네.
살려달라고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한 줄기의 빛으로
바다를 잠재우네.
고요하고 평온한 바다를 보며
난 오늘도 무지개가 되어
너를 기다리네.
우수상 ( 포항 포항여중 1학년6반 김진주 )
등대
캄캄한 밤하늘
반짝이며 밝히는
별빛처럼
뭍 한켠에 조용히 자리잡고
밤바다를 비추며
모두의 벗이 되어 주는 너
한줄기 빛따라
반가워 손 흔들며
항구로 향하는 고깃배들
그 웃음이
그 손 흔드는 모습이
너무 따뜻해
오늘도 등대는
조용히 밤바다를 비추며
거기 서 있다.
우수상 ( 계림중 2학년8반 박채연 )
등대
정적이 흐르는 까만밤
그저 자연이 주는 소리만
귓가에 맴도는데...
저멀리 말이 없는 등대는
그저 환한 빛으로 우뚝 서 있다.
바다와 함께 살아온
어부의 삶은...
등대와 함께 희노애락을 느끼며
힘찬 삶을 살아간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환한 빛으로
바다의 길을 열어주는 등대
어부의 한을 품기도 하고
흥을 돋기도 하면서
늘 그 자리에 우뚝 서 있다
우수상 ( 문화중 2학년5반 김균환 )
등대
방향을 잃고
세상을 표류하는 자
이곳으로 오라.
밤이 내리면
위태롭던 길은 모두 사라지고
바다가 열린다.
켜켜히 쌓인 꿈의 부스러기는
나이테처럼 파도되어
땅끝으로 밀려나고
무한히 꿈꾸며
끝없이 나아가도
둥근 바다가 만나는 곳은
언제나 여기
세상을 등지고
바다를 향해 선 채로
눈을 밝히고 귀를 열어
길잡이가 되어줄
나는 남십자성
오라
삶에 흔들리며
아침을 기다리는 자
이곳으로 오라.
가작 ( 경산 삼성현중 1학년2반 김수지 )
등대
외로움으로 가득 차버린
내 가슴속에
반가운 친구가 되어주오
눈물로 글썽이는
내 눈동자에
가득한 웃음 되어주오
절망의 바다에 빠져있을
나에게
손 내밀어 꺼내줄
작은 희망 되어주오
혼자 눈물 흘리고 있을
나에게
포근한 코스모스향 흘리며
눈물 닦아줄
아빠의 손길이 되어주오
어둠에서 떨고있을 나에게
홀로 날 비추는
환한 등대가 되어주오.
가작 ( 경주중 3학년1반 박성민 )
등대
밝아진다,그리고 비춰진다.
바닷물에 세상의 일면이 비춰진다.
그 비춰진 일면에 녹아든 것은
이 세상의 부정,흑백, 차별
등대는 방향을 돌리며
비웃는 듯 나를 비춘다.
그리고 나는 희망안에 숨어있는
절망을 느꼈다.
이제는 걸어가야겠다.
또 다른 등대가 비춰주는 길을따라
진실된 희망을 보여주는 길을따라
나는 걸어가야겠다.
가작 ( 화랑중 1학년7반 임수정 )
등대
소리없는 고요한 바다위에
별빛만이 흐르고
하얀 등대는 입을 다문 채
제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어리석은 이의 실수로
바닷속 아이들은 돌아올줄 모르고
밤이면
추위와 무서움에 떨고있을
어린 영혼들을 위해
조용히 불을 밝힌다.
서러운 시간들은
하염없이 흐르고
암막같은 어둠이 옅어질 쯤
등대 옆
애처로운 여인의 어깨는 들석이고
오늘도
시리도록 푸른 바다는
여인의 가슴에
아픈 멍되어 남아있다.
가작 ( 신라중 2학년5반 이효성 )
등대
어둠이 짙어지고
빛을 내는
그의 모습
푸른 바다위
하얀 돛단배일줄 알았던
그의 손 끝에
감춰진 어둠속
나를 인도하는 검은손
사라져가는
그 빛아래
커져만가는 검은손.
가작 ( 경주중 1학년1반 김도훈 )
등대
홀로 길을 잃고 해매는
나를 인도하는 님은
나의 등대이오.
선박을 찾으러 다니는
배를 인도하는 등대와 같이
나를 인도하는 님은
나의 등대이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를 따뜻한 품속으로
들려 보내주는
님은 등대이오.
장려상 ( 경주중 1학년3반 김태경 )
등대
외로운 섬의 등대
참으로 외로워라
밤마다 뱃길 밝히는
외딴 섬의 등대
바다손님 찾아올까
기다리고 기다리는
외로운 등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한다네.
장려상 ( 게림중 3학년6반 최별이 )
등대
적막한 바다 한 가운데 홀로 방황하는 배
무리에 홀로 뒤쳐져
같은 곳을 돌고 도네
배 주위로 검은 빛 찾아오네
그 검은 그림자를 몰아 내기라도 하는 듯
물 안개가 피어오르네
저 멀리 희망의 한줄기 빛이 나를
이끌고 잇네
폭풍이 휩쓸고 간 뒤 눈부신 빛이되어
내 곁에 있겠다고 애기하네.
장려상 ( 월성중 3학년1반 손민욱 )
등대
해는 이미 저버렸고
높은 파도가 일렁이는 넓은 바다
서리처름 차가운 바닷물 위
길 잃은 나는 작은 배
물고기 한 마리 못잡은 채
방향도 못잡은 채
저가는 해만 보며 길을 잃은 작은 배
내가 바다 저편으로 사라지더라도
바닷속으로 가라 않더라도
신경쓸 사람 하나 없는 나는 작은 배
저멀리 솟아있는 커다란 등대만이
꺼져가는 불빛으로 나를 비춰준다.
행여나 저 불빛이 꺼지진 않을까
걱정속에 석인 희망 안고
등대 향해 나아간다.
장려상 ( 경주중 2학년6반 최민우 )
등대
넓고 넓은 바다위의 등대
배를 위해 밝은 빛을 빛춰주네.
캄캄한 어둠아래에 밝은빛을 비추네.
어부들은 그 빛을따리 따라가네
길을 잃지 않도록 그 빛을 따라가네
앞이 보이지 않는곳을 빛을 찾아가네.
밝은 태양이 비추면 그 등대는
비추지 않는다.
길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그 등대
참 고마운 존재이다.
장려상 ( 경주중 1학년3반 정경수 )
등대
등대는 밤만되면 부둣가 끝에서
홀로 서서
밝은 빛을 내뿜는다.
어두운밤, 어두운 바다에서
배들이 등대 불빛을 보고
바른길을 찾는다.
등대는 홀로 서서
이들을 지켜본다
이들은 등대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또, 등대는 이들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등대는 오늘도 어두운 바다를
바라본다.
장려상 (계림중 1학년5반 최정우 )
등대
바다위를 환히 비추는 등대
길 잃고 떠돌아 다니는 배를
안내해 주는 등대.
한 밤중에 외롭게 잔잔한 바다를
비추는 등대.
장려상 ( 월성중 3학년4반 김지혁 )
등대
바닷가의
밤 등대는 하염없이
불빛만 비춰준다.
위험에 처한 배를 구해준다.
이렇듯이 부모님은
우리가 위험에 처했을 때
따뜻한 사랑의 불빛을
비춰주신다.
등대처럼 든든해서
좋은 부모님.
장려상 ( 경주중 3학년4반 이상민 )
등대
등대는 먼 바다를 비춘다.
망망대해에서 보다 더 먼 바다에 있는 배들은
비추지 못한다.
스스로 헤쳐가는 배도 있지만
혼자 길 잃은 배들도 있디.
등대가 꼭 모든 배들을 비추지는
못한다.
고등 운문부문
장원 ( 대구 경상여고 3학년1반 김민혜 )
파도
깊은 심사가 들어차는 밤
방안엔 파도가 밀려온다.
행간 사이 물살이 갈라졌다 사라진지도
몇일째, 여전히 한 사유의 피력에
부표처럼 떠올라 맴돌고 있다.
한 장의 종이 위에 가둔 심해의 파도
수면 위로 빛나는 소금빛 은유들이 녹아들며
짠 내음을 풍겨댔다.
자모들이 물살에 허둥대며 떠다니는 시간
언제나 웅크려 구겨진 종이 뭉치들은
책상 한켠에 돌무더기처럼 쌓여갔다.
지난 과거를 토해내고 창백해질 때쯤
파도는 모든 상흔을 쓸어내기 위해 꿈틀댄다
손끝 밑으로 쳐대오는 종잇살들
뭍으로 올라온 단어들은 소금만 남기고
다시금 실패에 손때를 묻혀 달아나는데
겹쳐지는 애상 너머로 사연은 늘어져간다
닫힌 방문의 문고리를 돌리는 낙제작들
매일 밤마다 방문을 두드리곤 하는데
새로운 습작으로 새벽을 피워낼 쯤에야 사라졌다
넘실대는 밤은 언제나 짠 내음이 난다.
우수상 ( 광주광역시 금호중앙여고 3학년4반 이소연 )
파도
손목에 찬 아버지의 늙은 회중시계
시침과 분침의 은밀한 대화소리에
잔잔했던 파도가 몸을 일으켜요
아른거리는 수평선 위로 날린 종이비행기엔
비린내가 아닌 아버지의 향기를 담았어요
환부와 동통을 구분하는 법을 몰랐던 아버지는
어머니의 늦바람 앞에 눈을 감았어요
밤마다 들려오는 잦은 기침소리
파도는 그게 아버지의 슬픔이란 걸 알아요
파도 위에 떠다니는 별들의 익사체
동생은 그 별이 무엇인지 몰라요.
굽어진 아버지의 허리를 펴게 해 준 저 별
약했던 불빛 마저 잃어 하나의 소금이 되네요
어머니가 집을 비울 때면
한얀 종이비행기를 접어 침몰해가는 태양 위로 날려요
어린 동생과 나란히 서서 아버지를 기다려요.
발목 위로 얕은 파도가 일렁여요
길 잃은 아버지의 손금 같아요.
내일 아침이면 우리는 또 다시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릴거에요
푸른빛 선이 어두은 장막을 걷어내요
푸르스름한 파도가
조용히 우리의 뒤를 따라와요.
우수상 ( 서울 경일고 3학년3반 김은진 )
파도
파랑이 가득 돋아난 자리에
노란 깃발을 단 집 한 채가 잠들어 있다
먹빛 해안선이 서럽게 울다 사라져 가고
큰 배가 정박하던 새벽에도 잠잠하던 부표
연신 자맥질하는 마음을 모르는 걸까
물 찬 묘지에 누이를 묻고 오는 아버지
-아비야, 울질 말아라
폭풍처럼 한순간에 함몰되는 마음이
소라게의 빈 집을 찾아 긴 눈을 숨긴다
해안선 너머 낯선 뱃고동 소리가
둥글게 말아놓은 빈틈을 비집곤 울리는데
아직 깃조차 마르지 않은 교복이
파르르 떨려온다.
빈 몸으로 돌아오던 여선의 나날들
폐항되는 항구의 마지막 모습처럼
뱃머리가 육지로의 항구를 그린다
누이의 다급한 발길질에도
물갈퀴만 까맣게 피어나던 소리
집어등처럼 발등을 내리찍던 빨간편지에
아비는 바다 안으로 스스로의 육신도 몰아넣는데
딸애의 마지막 생애를 부여잡으려는 악력
잔잔했던 파도가 서서히 고개를 돌리고
물살은 바다 쪽으로 부등호를 그린다.
가계도를 거꾸로 감아
아비 대신 눈을 감았던 여생이 떠밀려온다.
저 바다 끝에 돌아오는 길은 없는데
젊은 날의 안녕도
머나만 태평양 너머로 떠밀려가나
거센 파도가 자꾸만 모래성을 옮기고
방문 앞으로 녹조 낀 발자국이 기득 쌓이고 있다.
누이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우수상 ( 경주여자정보고 3학년7반 이현정 )
파도
서슬푸른 달빛이 떠오르는 밤이 개관되면
액자 뒤편에 짙은 어둠으로 새겨진
별들이 하나 둘 씩 떠오른다
허리가 한껏 휜 채
가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지친 몸을 이끌고 나간 세월 앞에
힘차게 파고 들어오는 주름살이
밀물처럼 들어온다
처자식만을 생각하며
주어진 삶을 소란스럽게 뒤흔들고
억척스레 삶을 붙잡고 사는
아버지의 탁한 한숨 소리는
별들의 묵고 시린
기침 소리보다 가득하다
가슴 속 깊이 밀려들어오는
아이들의 그림자가
눈 앞에 펼쳐진 따스한 온기 위로
별들이 하나 둘 씩 떠오른다
가작 ( 경주여고 1학년6반 김무경 )
파도
모래 한 알 모래 두 알
밟으며 걸어본다
생각뒤엔 또 생각
뒤이어 따라온다
처얼썩 처얼썩
묻어뒀던 어린소녀
처얼썩 처얼썩
지나쳤던 작은 조개
살며시 고개를 든다
복잡한 마음 비집고 들어온다.
나에게 다가오는 물결과
저 멀리 일렁이는 수평선이
지쳐 요동치는 나를 잠재운다
보아도 보아도 마음은 편안하다
가작 ( 문화고 3학년4반 최성필 )
파도
하나의 불이 켜진다
열개의 불이 켜진다
백개의 불이 켜진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바뀌지 않는다
천개의 불이 켜진다
만개의 불이 켜진다.
걷잡을 수 없는 수의 불이 켜진다.
할수있다 하면된다.
수십의 불은 물이 되어 깎아내린다.
그렇게 깎고깎은 모습은 하나의 절경이 되어 내 비친다
그런 절경은 하나의 거대한 파도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셀 수 없는 무수한 파도만이 탄생시킨다
가작 ( 대전 구봉고 3학년8반 김근아 )
파도
아빠의 산소통이 어떤 날 보다도 무겁다
모두가 잠든 새벽녘, 잠수복을 챙겨
문간을 나서던 아빠의 뒷모습
오늘따라 작아 보이던 그 뒷모습을
나는 애석하게도 바라봤었다
그물을 찢고 해일을 타고 넘던 배가
끝내 물살을 이기지 못하고
바다 속으로 침식 되었단다
산소통에 우리 가족의 내일을 태우고
깜깜한 심해로 뛰어들던 아빠의 수경엔
쉽사리 기포가 끼지 않는다.
배가 커다란 멍을 품고 심해를 헤아리던 밤
바다 속으로 점점 희미해져 가는 자맥질에
뭍에서 동동 발만 구르던 사람들과
바다거북 보다도 빠르게 심해를 가르던 아빠에게
연신 손을 가로짓던 나
나는 오늘도 수경의 지문을 더듬어 간다
잠수복의 물때가 소름끼치게도 미끄럽다
벗어 놓은 잠수복을 내 몸에 맞추어 본다
오리발을 끼고 아빠의 발자취를 따르려던 내게
목숨을 담보로 일 한다며 아빠는
다시금 해안가로 나를 데려가지 않으셨다
하지만 나는 그날 밤 꿈속에서
딱딱한 등껍질을 타고 놀았다.
바다거북이 등 위에서 숙박을 꿈꾸던 내가
어느새 아빠의 물갈퀴를 따라 걷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내 귓바퀴 안에도
잘 접은 파도 한 척이 철석이고 있다.
가작 ( 경주여고 1학년1반 이은주 )
파도
해는 짙어지고 바다는 뒤엉켰다.
가시덤불처럼 질척대던 모래는
끝내 나를 빠뜨렸다.
발버둥 칠수록 더욱 깊어져
나는 그렇게 달을 보았다
어느덧
해가 떠밀리듯 뜨고,
가시덤불 떼들은 언제 있었냐는 듯,
바다는 맑아져있더라.
나는 보았다, 너를,
말도 없이 가려는 듯
하얗게 요동치며 저 끝으로 사라져만
가는 너의 뒷모습을.
끝내 내손에 잡히지도
잡을 수 도 없는 너를.
가작 ( 문화고 2학년1반 정지웅 )
파도
눈물로 쓴 편지
쓰라린 이야기 담아
유리병에 고이 담아
파도에 흘려 보낸다
누군가 나를 알아주기를
이 외딴 섬에서
파도에 오고가는 편지로
섬이 육지가 되기를
파도에 흘려 보낸다.
장려상 ( 경주여고 1학년2반 임소현 )
파도
햇빛이
쨍쨍하게 비치던 날,
백사장을
따갑게 달구던
그 뜨거운 마음을
감싸주려
한걸음에
달려오는
어머니
나무가
나뭇잎을 떨쳐내고
바람이
쌩쌩하게 내려와도
그 차가운 기운을 녹이려고
따뜻하게 포옹하는
친구야
장려상 ( 문화고 3학년4반 오수웅 )
파도
파도가 해안을 적시면
지나온 시간 너머
잊고있던 추억이 밀려옵니다.
곁에 있어 고마웠던 이들의 얼굴과
날 화나게
또, 슬프게한 일들도
오늘의 파도가 되어
내 마음을 적셔옵니다.
장려상 ( 문화고 3학년2반 김호원 )
파도
누가 그의
쉬는 모습을
보았다 할 수 있겠느냐
한평생 쉬지 않고
절벽을 깎는 그 모습을
그 누가 부질없다 말하겠느냐...
한평생 쉬지 않고
사명을 다하는 그 모습을
그 누가 아둔하다 말하겠느냐...
한평생 쉬지 않고
한곳에서 일하는 그 모습을
그 누가 집착이라 말하겠느냐...
아 아,
그렇게 일하는 파도에게서
지친 아버지의 등을 발견한 건 무엇이오.
그 고달픔을 없애는
담배 한 개피가 생각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처얼썩, 처얼썩...
일 소리가 들려온다.
여태까지 쉰 적 없는 그의 일 소리가...
장려상 ( 신라공고 1학년3반 심강현 )
파도
갈매기 노래하는 여름 바다
소라게 춤을추는 여름 바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닷바람
함께 흔들대는 푸르른 파도
흔들대는 파도 보며
나도 몰래 따라하는 몸짓
철썩철썩 박수치는 파도 보며
나도 몰래 올라가는 입꼬리
술렁술렁 속삭이는 파도 보며
나도 몰래 말 건네는 입술
웃는 듯 하며 퍼져가는 파도 보며
나도 몰래 올라가는 입꼬리
스르륵 밀려 가는 파도 보며
나도 몰래 잠이 들고
스르륵 다가오는 파도 소리
귓가에 자장가처럼 맴도네
이렇게 저렇게 봐도 봐도
흐뭇하게 보이고 들리는 파도
나도 몰래 스쳐가는 바다축제
풀리지 않는 파도의 수수께끼.
장려상 ( 신라공고 2학년4반 김상혁 )
파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거친
물살을 헤쳐 나아가야 한다.
열심히 가고 있을 때 파도를
만나게 되고, 그 파도는 우리를
원점으로 되돌릴 것이다.
허우적 거리며 눈을 떴을 때,
자신의 위치를 보고는 포기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다시 한 번
출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몇 번이고 다시 도전하는 사람의
눈에는 비로소 고난을 넘을 지혜가 보이고,
파도를 겨우 넘어서 거친 물살의 끝을 향해 나아갈 때,
한 발짝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학, 일반 운문부문
장원 ( 경주시 충효동 이은경 )
부채
예고 없이 찾아오는 고난
늘 무게보다 힘겹다.
정해진 기말시험이야
준비 할 수 있지만
소나기 같은 일들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자연의 바람조차
오락가락하는 요즘
부채 준비라도 해야겠다.
기념일처럼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무더위는 올 것이니
언제일지는 몰라도
갱년기도, 퇴직날도 올 것이니
마음에 부채라도 준비 한다면
그 무게
힘겹지마는 않을 것이니.
우수상 ( 경주시 황성동 조수영 )
부채
굳고 곧은 의지로
손잡이 삼고
사람 사귐은 고르고 넓게
부채살처럼
희고 넓은 마음으로
하나 되어 감싸안으니
세상살이 힘들어
땀방울 맺힐 때
부채질 몇 번에
위안을 얻는다.
우수상 ( 경주시 소금강로 이산옥 )
부채
이손저손 다니면서 바람이 전하는
말.
부채의 속살이 고와라.
여인네들이 매듭짓는 부채는
옛 선비들의 도포자락을 일렁이고
콧수염 실룩거리게 하는
바람결이 좋아라.
부채에 이는 바람은
한 여름 밤하늘에 수놓은 여인네들의
속살같이 부드러워라.
우수상 ( 포항시 북구 우현동 김형규 )
부채
그 옛날 우리 할아버님
평상에 걸터앉아
하얀 모시옷 챙겨입고
한손엔 펼쳐 쥔 너
여름이면 항상 너를
손에서 놓지 않으셨지
할아버지님 지금
먼 곳에 가고
안계시지만
넌 아직도
추억을 품고
내 곁에 머물고 있네
가작 ( 경주시 동천동 임정신 )
부채
새벽부터 해님은
일찍도 나오셔서
이슬을 보내고
뜨거운 사랑을
대지에 내리쏟고
매미들은 목청 높여
나뭇잎을 전율케 하며
나무도 나무도
하늘로 하늘로
울음소리 드높아 가는데
한들한들 낭창낭창
너의 몸짓에
또!
한 세월이 흘러간다.
할머니 무릎 배고 누운 평상에
옛이야기 재미나게 쏟아지고
밤하늘 별도 쏟아지고
바람은 소식도 없더니
너는 그렇게
여름내음 바람을 몰고와
나를 잠들게 해주었지
한들한들 낭창낭창
너의 몸짓에
또!
한 세월이 흘러간다.
바람이 일지 않아도
밤하늘 은하수처럼
시간은 흐르는데
그리움은 그대로 거기에 서 있네
이슬 보낸 풀내음
매미 노래소리 그대로 인데
할머니의 옛이야기는
멀어져만 가네
한들한들 낭창낭창
너의 몸짓에
또!
한 세월이 흘러간다
가작 ( 경주시 충효동 박양주 )
부채
칼바람 추위에 움츠리던 몸
지나는 미풍에 온기를 느끼기도 전에
숨막히는 더위가 왔다.
귀바퀴를 파고드는 매미 울음 따라
여름은 제자리 찾아 드는데
준비 안된 나만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어린 날개를 퍼덕이며
비행을 준비하는 아이
빠르게 돌아가는 선풍기같은 세상에서
자기만의 바람을 찾아가는
부채같은 사람이 되길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서
부채로 더위를 쫒으며
엄마의 바람은 보태어 진다.
가작 ( 경주시 충효동 공용순 )
부채
푹푹 찌는 여름
부채질 한 번
삼릉 솔숲 다녀오고
부채질 또 한 번
보경사 폭포 구경
마지막 부채질
푸른 동해바다 속에 풍덩 빠지네.
빨간부채, 파란부채
요술부채
가작 ( 경주시 충효동 김은미 )
부채
장롱 깊숙한 어둑어둑한 숲길 너머로
꽃이 피어나고
나비가 날아오르면
손에 반가운 손님이
턱하니 앉아 있다.
뜨겁게 달아오른
내 얼굴 보자마자
이리저리 날개짓 하며
시원한 숨결을 내뿜는다.
답답한 여름 나들이에
가끔 그늘도 만들어 주는
귀한 친구와 애기하면
어느 새
내 얼굴은 웃음을 머금고 있다
가작 ( 경주시 용강동 박선심 )
부채
접었다 펼치면
오랜 솔향기를 풍기는 너
손때묻은 남루한 몸체는
한줄기 바람으로
흐르는 땀에 상쾌함으로 살아나누나
어린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너는
바람이 되엇다가
등긁개도 되었다가
그리운 추억을 간직한 향수로
내 손안에 있누나.
장려상 ( 경주시 황성동 서정민 )
부채
고요히 기다린다
때가 왔다
가만히 조용히 제자릴 지키다
색색의 옷을 입고 숨결로 행복을 준다
움직인다 흗날린다 휘날린다
애정을 쏟는만큼
커다란 숨결이 내게로 네게로 향한다.
흐른다 지나간다 차진다
그리고 또
고요히 기다린다
때가 오기를
장려상 ( 경주시 충효동 이정임 )
부채
여름 한 철 땀을 식혀주는
물건인 줄만 알았는데
색이 변하는 수국처럼
여러 가지 맛이 느껴지는 부채
예전엔 부채 하나만으로
멋쟁이가 되고
아녀자를 훔쳐보는 엉큼한
속샘도 숨기던 쓸모 있던 부채
부채하나 장만해
가방에 넣어 두었더니
에어컨 없고 선풍기 없는
어디든 꺼내서 잠시
땀 식히기에 그만이다
해마다 어딘가에서
잃어 버렸던 부채를
올해도 하나 샀더니
제 바람타고 또 사라졌다
여름 더위는 키가 자라는데.
장려상 ( 경주시 현곡면 김태희 )
부채
그 봄, 바람이 불었다.
새벽 안개 그윽한 그곳에
그가 들어갔다.
온몸 구석구석
귀 기울일 소리가득 담고
유유히 그 속으로 들어갔다.
속에서 세포세포 울어보지만.
밖에서 뜨거운 눈물 보이지만.
그는 그렇게 들어가 보이지 않는다.
큰 태풍 불어,
바다가 뒤집혀도
마음 열어,
노란 손수건 흔들어도
바람소리만 들리고
그들의 소리가 없다
장려상 ( 포항시 북구 우현동 김신아 )
부채
한 여름 무더위
손바닥만한 종잇장 펼쳐
멀리 내치고
시원한 바람결에
내 몸과 내맘을 맡기니
신선이 따로 없네.
에어컨바람 선풍기바람
아무리 시원타한들
멋과 운치 있는
부채를 따라올소냐.
오늘도 부채바람 일으키며
더위를 날려보낸다.
장려상 ( 경주시 성건동 변원철 )
부채
공원벤치에 앉아계신 노인들이
주름진 얼굴처럼 구겨진 부채를 흔들어 대신다
더위도 힘겨웠던 날들도 날리시려나 보다
집에오니 화단에 어머님께서
아이보듯 정겹게 물을 주신다.
더운날씨에도 새끼들 밥 먹이듯이
즐거워 하신다
함박웃음 가득한 수학여행길이
마지막이 된 아이들을 보낸
그들을 위해 눈물 말려 드리려
좋아하지 않는 부채질을 해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