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짜장면 집에서 짬봉으로 점심을 먹고 발걸음 가는대로 '세상살이 기행'을 나섰다. 나의 세상살이 기행은 복장은 우선 80년대 복고풍의 이웃집 아저씨를 골목에서 본 것 같은 최대한 편한 옷차림을 한다. 그리고 모자를 쓰거나 때른 지팡이를 집기도 하며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호주머니에 넣으면 된다.
오늘은 요 며칠 보다 적게 불어 햇살이 따스하다. 어디로 갈까 생각을 해 보다 우선 산으로 가기로 했다. 그긴 항상 마다않고 나를 반겨주고 마음이 편한 곳이기 때문이다.
누구의 흔적인가? 산으로 올라가던 중 어느 주택가 앞 누가 드셨는지 족히 20여병은 되어 보였다. 나도 때론 소주 2병으론 서운해서 머뭇 거리는데, 정말 위대(?)한 분인지, 아니면 사람이나 휫수가 많았는지는 보지 않았으니 알수가 없다.
산에는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다른 날에는 가끔 과수원에서 라듸오를 크게 틀어 놓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내가 점심을 빨리 먹고 올라와서 그런 것인가?
요즘 날씨는 몇십년만의 추위라고들 하는데 그래도 나무들은 열심히 인간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영하의 날씨에도 꾸꿋하게 꽃을 피우는 순서들을 의논하고 있는 듯 하다.
세상 만물들은 다 차례를 기다리며 준비를 하며 살아가는데 인간들은 서로를 질시하며 자신을 내세우고 살아간다. 과연 누가 더 위대한 것인가?
산 중턱에 시민들을 위한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다. 몇가지 운동기구들을 두어번씩 번갈아 가며 운동을 하였다. 산을 타면서 또 무슨 운동이냐고? 그래도 그냥 지나치면 서운하다? 공짠데...
한시간이 조금 넘게 산을 한바퀴 돌고나서 내려오는 길목이다. 매번 지나는 길인데 사진에서 보는 것 보단 경사사 심하다. 무슨 영화에서 나오는 재미있을 것 같은 장소라서 지날 때마다 눈여겨 보다 오늘은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고개너머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언젠가 넘어 보았는데 아름다운 집이 있었는데, 내가 아는 사람 집이어서 마냥 부러웠다. 위치도 좋고...
이건 또 뭐냐구? 지나다 보니 오늘이 진주장날 이었다. 서부시장을 지나게 되는데 또 반 장똘뱅이인 내가 그냥 지날 순 없지 않은가? 오늘은 설명절이 가깝고 날씨가 조금 풀려서인지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아마 오늘 같으면 정부에서 재래시장 활성화란 머리아픈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보였다.
이것 저것 물건 가격도 물어보고, 가격흥정 하는 것도 눈요기하며 지나다 보니 지난 주 완사장날에애 엄마가 사려다가 사지 못한 장독뚜껑이 있어 10,000원 주고 샀다. 옹기를 파는 아저씨는 나더러 무공해 제품인데 제대로 알고 흔쾌히 잘산다며 공치사를 하고 상당히 친절하게 대하였다.
그런데 지난 주 완사에선 애 엄마가 물건을 사려는데 한참동안 사람이 없어 기다리다 옆 자리의 할머니에게 주인이 어딜 갔느냐고 물었더니 고스톱 치는 중이라고 해서 혀를 차고 말았었다.
엠명할??? 그러면 뭐하려 힘들게 시장바닥에 물건을 실고 나오는지? 그리고 마누라에겐 저녁에 뭐라고 거짓뿌렁을 해는지, 아마도 그 양반 지금 이시각에도 고스톱 치고 있을 거다. 에라이...
장독뚜껑을 사고 바로 옆에 찐빵가게가 있어 2,000원치를 샀는데 3개에 1,000원이었다. 어쩌다 지나치며 사먹곤 하는데 그냥 지나치기가 서운하여 사들고 식기전에 먹는다며 봉지에서 꺼내 입에 물었다.
그런데 웬차 사진이냐고?
글쎄 이놈의 차가 인도를 턱 가로막은 것 까진 좋은데 차도까지 삼분의 일이나 걸치고 있어 신경질이 났다. 예전에 써먹던 발차기라도 한번 해버리고 싶었지만 참기로 했다. 나이가 있는데ㅎㅎ
시장을 거쳐나와 얌전하게 집으로 향하는데 골목길 차가 주차된 옆에 전지 한장 크기의 크다란 종이에다 쓴 무엇인가가 떨어져 있었다. 그기서 다 읽어 보기도 뭣하고 해서 카메라로 찍어서 사진을 올렸는데, 올리는 순간 까지도 다 읽어 보지 못했다.
카페에 우선 올리고 읽어 보아야겠다. 도대체 뭐라고 쓴거야...사랑편지는 아닌지???
집에 다와 가는데 길가에 서 있길래 올려본다. 여기다 두고 쉬는 곳이 아니고 판매 목적으로 가져다 놓은 듯...
집에 거의 다와서 서장대를 쳐다보니 운치가 있어 보인다. 날씨는 이젠 바람에 제법 불어 스산하다.술 한잔 걸치고 집으로 오는 날이면 항상 나를 내려다보며 정신 차리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만...어째든 자주보니 친숙해진것 같다.
집에다 짐을 두고 다시 집을 나섰다. 추운데 무슨 청승인가? 하연간 나란 팔자는 가만히 있질 못하는 것이다. 빌려온 것을 돌려주려 가는 길에 휘날리는 태극기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그 얼굴 잘 생긴 장동건이 나왔던 영화도 생각났다. 고소영인 애를 낳았다던가? 뭐라던가?
사람들이 태극기처럼 저렇게 더우나 추우나, 어떤 상황에도 견디는 지조가 강했으면 좋겠다.
돌아오는 길에 저 앞의 도로위를 보니 쓰레기 봉지가 도로 한폭판에 터져 있었다. 사진을 찍고 다가가니 어느새 왔는지 자전거를 타고가던 여학생이 자전거를 세우고 쓰레기 봉지를 치우기 위해 서성인다. 그러자 차들도 지나지 못하고 학생의 행동을 지켜보는데...
근처의 교대생인 듯 하다. 아무튼 착한 학생이다. 진정 배움을 제대로 실천하는 저런 학생들이 많아야 나라의 장래가 보일 것이라 생각하며 지나쳐 오는데 어리론가 전화까지 한다. 아마도 시청이나 동사무소로 전화를 하는 것 같았다.
정말 착하고 예쁜지고...
마지막으로 로타리 근처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가계 유리창에 붙은 것을 찍어 보았다. 살기위한 몸부림이다.
휴일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람있게 보낼까 항상 생각해 보게되지만, 아직은 내가 남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할 지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세상살이를 배운답시고 방황 아닌 이곳 저곳을 다녀보는 것이다.
그래도 무엇이든 부딧쳐보고 느끼는 것이 상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지나치는 것보단 간접경험이라도 느낌을 가지는 것이 삶을 사는 의미를 더하게 될 것이다.
세상사는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올해는 훨씬 나아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첫댓글 항상잘보고갑니다 왠지모를미소랑
세상살아 가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요.
일단은 세상살이와 사물을 여러각도에서 조명해 보는 것이고,
우린 그냥 단세포적인 생각에서 시작해가면 모든 것이 쉽게 풀리겠네요.
바라보는 사물이 서민적으로 보이네요..세상사는 맛을 이 글에서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