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만난 사람
우리나라 애국가에 나오는 가사중 가을 하늘 공활한데 구름 한 점없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요즘 날씨는 변덕이 심하고 한번 오기 시작한 비는 주일을 다 채우기가 허다하니 구름 한점없는 가을 하늘을 보는 일이 일상은 아닌듯 하고 영국사람들 햇볕보기나 마찬가지로 힘드네요.
오늘은 지하철에 만난 사람 얘기를 할까합니다.
지난 토요일이었나 봅니다. 친구와 점심 약속을 해서 점심 먹기위해 우리집에서 동래전철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간적이 있습니다.
부산대역쯤에 도착했을 때 차량을 연결하는 쪽 문이 열리고 키는 약 1m쯤 되는 작은 체구에 머리는 온통 은백색으로 도배를 하였으니 연세가 조금은 된 못생긴 얼굴을 한 장애우가 한명 나타났었지요.
그는 말없이 가운데 까지 와서는 손에 작은 물건 하나를 꺼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여섯명의 장애인들이 모여서 만든 물건이 있습니다. 이것을 팔아 먹고 살고 있습니다. 허지만 일부러 부러뜨리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쓸수 있을겁니다. 필요하신분은 1000에 사주십시오” 라는 짧은 멘트을 하고는 그냥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서 할아버지 한분이 천원짜리 한 장을 내밀며 물건을 갖지 않겠다고 했을때 그 장애인은 그 돈도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구걸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필요하면 사는 거구 필요하지 않으면 안사셔도 됩니다”라고 돌아섰습니다.
지갑에 천원짜리가 있나 싶어 뒤적여보니까 없어 포기하려했는데 그냥 구개 넣어둔 돈 천원이 생각나서 귀이개를 구입했습니다.
참 예쁘고 단단하게 만들어진 물건이었습니다.
그 장애우는 내가 준 돈 천원과 자신이 가진 물건을 교환하고는 또 앞으로 전진하고 있을때 사람들은 이상한 장애우라고 바라보는 사람도 있고 측은하다는 생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노인네가 준 천원은 차안에서 바람에 이리 저리 뒹굴고 있고,
어떤 아주머니가 장애우에게 “저돈 주어가라”며 말했을 때 그 장애우는 격양된 목소리로 “저 돈은 나의 돈이 아니니 주어가지 않겠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지나쳤고 그리고는 동래역에서 내렸습니다.
그 장애우는 키가 작은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무릎 아래쪽을 다 절단해서 무릎아래가 없어 작은 키를 가졌지만 자신의 노력에 의하여 살고 싶은 강한 집념이 있어 보여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어쩌면 그분은 말하고 싶었는지 모릅니다.
‘여러분과 같은 생각으로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나를 이상한 눈길로 동정하려 하느냐’고 말입니다.
그분은 상당히 마음에 상처를 받은듯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오면서 참을수 없는 분노같은 것을 되세기고 있는 듯 했습니다.
계단을 내려가기란 참으로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나서 잠시 멈춰서서 그분에게 물었습니다.
“저가 조금 도와드릴까요”하고요
그러자 그분은 지하철 안에서의 표정과는 다르게 할 수 있다고 하며 작고 주름진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띄우고 있었습니다.
간단한 목례만 하고 그냥 내가 가기로 약속한 장소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갔었답니다.
그런데 한동안 그 분이 생각나는 것은 우리가 가진 생각들이 얼마나 무서운것 인가에 대해 생각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지하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장사를 하기도 하고 구걸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그 많은 사람 중에 대부분의 장애우들은 구걸을 하지요. 이러한 생각들이 가끔은 그 사람의 생각과 다른 생각으로 인하여 고통을 주고 아픔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련히 저 분도 혹은 저 사람도 장애를 핑계로 구걸하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이다. 라고 판단한 사람의 몫이 불편한 사람의 육체보다 정신을 더 아프게 만들어 버린다는 사실입니다.
우린 항상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부로 자신의 입장에서 판단하고 내밷는 말 때문에 그 당사자는 깊은 상처를 받고 오래동안 아파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동래 시장에서 2000짜리 칼국수 한 그릇이 우리네가 먹기로 약속한 점심약속의 전부였지만 얼큰하게 말아주는 아주머니의 손맛에 탄복하면서 작은 정성이 맛있는 맛을 만들듯이 비록 몸은 장애지만 정신은 올곧아 멋있어 보였던 그 장애우가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우린 정신이 올바른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우리네가 가진 어떤 아름다움보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표출되는 것이랍니다.
흔히 아름답다고 하는 것을 생긴 모습으로만 판단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진실로 아름다운것은 우리의 모습이 아닌 그 모습에 어울리어 표출되는 정신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말하지 않습니까?
모습이 아름답다고 할 때 그 모습에는 이미지라는 것이 표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모양에 관점을 두고 들으려 하지만 모양과 모습의 차이는 분명있습니다.
즉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지만 마음이 아름답지 못한 사람의 모양은 아름다울 수 없는 것입니다.
묻혀있는 부분이 많아 아름다워 보이는 사람이 많을 때 세상은 아름다워 보일 것이고 조금은 정이 넘치고 사랑이 넘치는 세상으로 변할겁니다.
내가 가진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은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곁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내 마음속에 좋은 생각과 좋은 느낌을 가지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때 모습은 아름답게 변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부모에게 물려받은 모양에 대한 걱정쯤은 두고 다녀셔도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우린 너무 쉽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흔히 눈이 바라보는 작은 착시 때문이겠지만 어떤 모양을 보고 판단하는 오류를 줄이고 모습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 때 조금은 성숙한 인간으로 커가고 늙어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겁니다.
그 사람의 어떤 모양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사람이 가진 사고방식과 생각이 올곧다면 우린 그 사람을 사랑해도 후회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 모두 옳다고 믿는건 크다란 착각일수 있다는 것과 여러분의 생각을 너무 맹신하여 판단한다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사셨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우린 신이 아니기에 완벽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나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은 하면서 살아야 하겠지요.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주위에서 배우고 익히면 참 좋은 모습으로 발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넉넉함을 가진다면 아름다운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으리라는 생각입니다.
가을은 풍성한 계절이라고 합니다.
농사일을 하시는 분들은 더더욱 실감나겠지만 텔레비전의 화면 속 풍경에서도 넉넉함이 묻어나오니 왠지 아직 먹지 않았지만 배가 부르고 기분이 좋은 풍요로운 계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내가 가진 작은 것 하나쯤은 이웃을 위해 배려하고 나누어주면서 풍요속에서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정을 함께 나누는 계절이길 기원합니다...
첫댓글 모양과 모습이라... 만들어 진것과 만들어 가는 상항이 아닐까요, 알듯 말듯 생각케 하네요
미남 미녀란게 얼굴의 외양을 말하지 않고 내면과 잘 어울려서 말 그대로 아름다운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어유~~~
알듯 말듯해야 사람들이 읽고 또 읽죠 한번 읽고 이해 다되면 글 쓰는 사람 재미없잖아요.. ㅎㅎㅎ 명품님은 이해를 하고 계시구먼 뭐가 알듯 말듯이래요..쉽게 설명까지 해두었네요.. 만들어진것과 만들어 가는 것 정답입니다. ㅎㅎ
가슴 따뜻한 지기님..닮겠습니다..장애의 구분은 사람의 맘에서 오는 행동일겁니다..버젓한 사람도 정신장애를 안타깝게들 많이 가지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