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못해본 소심한 당신, 손끝·발끝부터 시작하세요
진부하지만 그래도 빨강이다. 여전히 많은 연말 모임에서 '붉은색'을 드레스 코드로 내걸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지 클리닉 연구소 강진주 소장은 "빨간색만큼 사람을 화사하고 화려하게 보이게 하는 색도 없다"고 말한다. 채도가 높고 색이 강렬해 피부 결점을 감춰주고, 여성스러움을 돋보이게 하는 데도 빨강은 제 몫을 톡톡히 한다고. 따라서 들썩이는 12월 분위기를 옷으로 표현하고 싶다면, 그래도 역시 한 번쯤은 빨간색으로 멋을 부려보는 게 좋다. 문제는 대놓고 빨간색으로 차려입는 건 부담스럽다는 사실. 스타일리스트 서정은씨는 "붉은색 드레스나 새빨간 롱코트가 예쁘긴 하지만 사실 실생활에선 다른 옷과 섞어 입기가 쉽지 않다"며 "블라우스·바지·치마 같은 단품만 빨강으로 입거나 액세서리 일부만 빨강으로 꾸미는 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빨강으로 꾸미는 법, 쉬운 순서부터 소개한다.
- ▲ 각선미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볼 만한 크리스털이 박힌 새빨간 하이힐. 치마보다 새까만 가죽바지 아래 신는 게 더 멋지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가장 쉬운 방법은 가방과 목도리만 빨강으로 고르는 것이다. 아담하게 쥘 수 있는 작은 클러치 백, 호피 무늬가 살짝 들어간 목도리가 빨강이면 가장 자연스럽다. 대신 클러치가 워낙 손을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아이템인 만큼 손끝에도 신경을 쓸 것. 진한 빨강 에나멜 매니큐어를 칠해주면 금상첨화. 아예 검정으로 칠해도 어울린다.
- ▲ 가장 쉬운 방법은 손끝₩발끝₩머리부터 꾸미는 것이다. 헤드폰, 클러치백, 글리터가 붙은 신발에 차례차례 도전해볼 것. /제품협찬=닉슨, 코데스컴바인, 러브 모스키노, 더슈.
빨간 신발을 고를 땐 소재를 신경 써야 한다. 번쩍번쩍 광나는 에나멜 신발은 지나친 느낌. 그보단 부드러운 붉은 계열의 스웨이드 신발이 낫다. 빛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빛깔이 달라 보이는 붉은 큐빅이 박힌 힐이나 글리터(반짝이)가 붙어 있는 옥스퍼드 슈즈 등이 때론 더 재치 있어 보인다. 눈 오는 날엔 빨간 레인 부츠를 시도하자. 크림색 코트 아래 신고 털방울이 달린 빨간 모자를 써주면 사랑스러움이 배가된다.
- ▲ 1.새빨간 스커트와 카멜색 실크 블라우스는 어디서도 실패하지 않는 조합이다. 2.까만 코트, 회색 스웨터 안에 다홍색 블라우스를 입었다. 3.무뚝뚝한 무스탕과 가죽바지엔 러플 블라우스로 반전을 준다. /촬영 협조=타임·구호·쥬시 꾸튀르·빌라봉·스테파넬·더슈·바이커 스탈렛·스와로브스키 엘리먼츠.
치마가 빨강이라면 웃옷은 하양·검정·회색 또는 올해 유행색인 카멜이나 베이지를 고를 것. 이 중에서도 빨강과 카멜은 가장 우아해 보이고 여성스러워 보이는 조합이다.
블라우스는 아예 새빨간 색보다는 조금 동동 뜨는 듯한 다홍 색깔을 골라도 좋고, 작은 꽃무늬가 박힌 것도 괜찮다. 여기에 무채색 조끼나 스웨터를 덧입어주면 더욱 세련된 느낌. 검정 망토를 함께 걸쳐줘도 어울린다.
다른 건 전부 검은색으로 입고 큼직한 조끼나 재킷, 스웨터만 빨강으로 입는 방법. 멋지지만, 그만큼 소화하기도 어려운 방법이다. 선이 말끔하게 딱 떨어지는 옷은 오히려 역효과다.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가 만들었을 법한, 컷이 독특하고 헐렁하면서도 전위적인 스타일을 찾아낼 것. 그 위에 검정 코트를 걸치고 스키니 바지를 입어주면 모델이 부럽지 않다.
그래도 못한다는 왕소심녀!
헤드폰, 이어폰, 휴대전화 케이스, 귀고리 등을 살짝 빨강으로 바꿔볼 것. 양말만 빨간색으로 신어줘도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