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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가든 부엌데기 화가 김영숙씨의 민물고기 전문 식당
식당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는데 그림 한 점이 눈을 자극한다. ‘괜찮은 그림인데…’ 하며 식당안으로 들어갔다. 웬걸! 식당안 벽면 곳곳에 여러 점의 그림이 걸려 있다. 1960년대, 광주나 전주 여행길에서 보았던 식당 안 모습이다. 그렇지만 여긴 전라도가 아니잖아! 식탁을 잡고 자리를 정했는데 주방캡을 쓴 미모의 여인이 유리컵에 담긴 차를 갖고 온다. 궁금했다.
“그림들이 참 좋네요.”
했더니 여인도 뜻밖이었던지, 소이부답(笑而不答), 웃기만 한다. 다시 말을 걸자, 그제사 여인이 입을 열었다.
“그림 괜찮습니까?”
놀라웠다. 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것도 아니란다. 18년 전 경남 창원에서 이곳으로 시집 와서 그 해 식당문을 열었다고 한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과 충남 금산군 제원면을 잇는 68번 지방도, 18년 전인 1991년에는 지금과 달리 집앞 길은 포장도 되지 않았고 한적하기만 했다고 한다.
손님도 많지 않았던 식당일이 끝나면 저녁시간, 어릴 때 꿈이었던 그림공부를 처음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훌륭한 스승 한 분을 만나 제대로 된 그림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이나 자신의 그림을 내세울 처지는 아니지만 “열심히 살았고 또 열심히 살겠다”는 것만이 자신의 자산이라고 한다. 식당 주방일이 본업인 자신을 굳이 ‘그림 그리는 여인’으로 소개를 해 주시겠다면 ‘부엌데기 화가’란 표현이 가장 적합할 것이라며 곱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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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시부모님 두 분을 모시고 고교생 아들, 중학생 딸 남매를 키우며 작은 규모도 아닌 식당 주방일을 도맡아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였다. 이토록 20년 가까운 세월, 생업이 아닌 그림 그리는 취미활동을 묵묵히 외조해준 남편 김만석씨에게도 늘 고마운 마음을 지니고 산다고 한다. 옛날, 호랑이 등에 업혀 강을 건너 영동까지 약을 구하러 갔던 그 효부가 환생하여 오늘을 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져 취재길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오아시스가든(영동군 양산면 호탄리 25-6. 043-744-8736)은 호탄천이 금강본류로 유입되는 곳, 호탄교 남단에서 금산방향 250m 지점인 갈기산(595m) 북쪽자락 68번 지방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천태산 자락은 금강 맑은 물이 흘러 내리는 지역이라 민물고기를 식재료로 한 음식을 차려내는 집들이 많다.‘오아시스가든’도 이들 중의 한 곳이기는 하지만, 두 차례 들러 깊이 있게 알아보니 예사로운 집이 아니었다. 안주인 김영숙(44)씨의 음식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는 소문을 듣고 찾아 갔지만 사실은 식당경영에 더 천부적인 자질이 있어 보였다. 운동선수로 말하자면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한번 찾아 갔던 손님은 반드시 다시 찾아 가게 된다는 말들이 과장만은 아니었음을 보여 주었다.
식재료가 되는 민물고기는 100% 집앞 금강에서 내수면 어부 장부웅씨가 잡아 올린 것을 공급받아 쓴다고 했다. 어부들이 말하는 ‘검은 고기’ 쏘가리를 위시, 빠가사리 등 고급 어종으로 매운탕을 끓여 낸다.
농어과에 속하는 40~50cm 크기의 쏘가리는 민물고기의 으뜸으로 손꼽힌다. 피라미 등 다른 작은 어종을 잡아 먹는데 머리와 등에는 보라색 무늬가 많아 황홀하기까지 하다. 쏘가리매운탕 4만~5만 원. 빠가매운탕 3만~4만 원.
오아시스가든은 현지의 여느 집들과 마찬가지로 어죽(5,000원)도 차려내고 ‘도리뱅뱅이’와 튀김(각 7,000원)도 차려낸다. 당연한 이치로 영동이나 금산 등 인접한 지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은 금강에서 잡힌 민물고기 요리보다 다른 지역에서 갖고 온 장어나 바다에서 잡힌 아구요리를 선호한다고 했다. 그래서 외지에서 이 집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일년 사계 어느 때나 금강에서 잡힌 고기들로 음식을 차려낼 수 있다고 한다.
옥호 ‘오아시스’는 개점 당시 업소 위치가 사막 속의 오아시스처럼 홀로 선 외딴 집이었기에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도 그 상황에는 큰 변화가 없다. 식당 마당인 넉넉한 주차공간 앞, 길 건너편으로 시원하게 들판이 펼쳐지고 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금강 너머로는 1년 365일 화폭에 옮겨 담을 수 있는 365폭의 자연이 매일매일 변화무상하게 색깔을 바꾸어 가며 업소 안주인의 그림 소재가 되어 주고 있다고 한다. 연중 무휴, 11시에 문을 열고 밤 10시까지 영업. 15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영일식당 “올갱이국 맛있다” 외지까지 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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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 양산면 송호리에는 송호국민관광지가 조성되어 있다. 양산을 꿰뚫고 남에서 동북으로 흐르는 금강상류 연안에 위치, 자연경관이 매우 아름다운 명승지다. 양산면 일대 금강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덟 절경을 ‘양산팔경’이라 하는데 이들 팔경 중 제6경인 여의정과 제8경인 용암이 송호국민관광지에 있다. 여의정은 관광지 솔밭 속 바위 위에 세운 정자고, 용암은 금강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기암이다. 그리고 제2경인 강선대가 강 건너편 기슭에 6각 정자로 세워져 있다.
관광지에는 먹거리집이 빠질 수가 없겠는데 인근에는 몇 곳 식당이 손님을 맞고 있다. 이들 식당 중 오랜 전통의 영일식당(043-743-9064)에 가면 메기매운탕을 비롯해 민물고기로 차려내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안주인 유말남(58)씨는 올갱이국을 맛있게 끓여낸다는 소문이 외지로 널리 퍼져 송호국민관광지를 찾아오는 외지 사람들이 단골로 이용한다는 집이다. 올갱이국밥 7,000원.
선희식당 68번 지방도 가선리 어죽의 명업소
금강이 흐르는 지역에는 소문 난 어죽집이 많다. 그렇지만 이 지역을 잘 아는 사람들은 “경주돌이라고 다 옥돌인가” 하는 말로 선희식당(043-745-9450)을 추천했다.
선희식당은 이 식당 어죽을 찾아 외지에서 오는 손님이 가장 많다는 집이다. 식탁이 비는 경우가 드물다는 선희식당은 “전국 대도시 어느 곳에 내놓아도 빠질 것이 없을 것”이라며 추천을 해준 사람의 설명에 전혀 과장이 없었음을 금방 알게 되었다. 줄을 잇는 손님 행렬과 5,000원에 차려내는 어죽 한 그릇에 18가지나 되는 식자재가 들어간다고 하니 음식에 대한 설명이야 더 이상 필요치 않겠다.
안주인 손이선(59)씨의 손님들에 대한 정성이 대단하다는 것은 금상에 첨화로 보였다. 17년이란 긴 전통을 쌓았고 이제는 2세인 아들 김정대(34)씨가 가업승계를 위해 현장에서 어머니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12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식탁에 주차공간이 넉넉하다.
장선골 산장 ‘충북 설악’ 천태산 속의 캠프
영동쪽에서 오르는 천태산 산길, 온통 바위로 된 벼랑과 기암괴봉을 타고 정상에 올라 보면 어찌하여 천태산이 ‘설악’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 이해가 된다. 무엇보다 정상에서의 동서남북 360도 조망이 그 이유를 충분하게 설명을 해 주기도 한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아무래도 산자락이 구름에 휘감긴 이른 아침이 좋겠다. 그렇다면 하룻밤을 천태산 속에서 자야만 한다. 자연휴양림도 없고 공식적으로 지정해 놓은 캠프사이트도 없는 천태산, 어디에서 자야 하나. 좋은 곳 한 곳이 있었다. 장선골 산장(043-743-8978)이다.
68번 지방도에서 금강을 건너서 가선리로 들어가면 300여m지점에 편안하게 꾸며 놓은 장선골 산장이 있다. 천태산 정상까지는 멀지 않은 지점, 본채 1동에 방갈로가 4동으로 하룻밤 머물면서 바비큐도 먹고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단합대회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취사도구가 비치되어 있고 마당에는 족구장도 마련되어 있다.
본토박이인 산장주인 주용진(42)씨는 인천체육대 출신으로 메마른 인정과 공해에 찌든 도시생활이 체질에 맞지 않아 지금처럼 고향땅 산속에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혼자 사는 몸이라 많은 친구들이 늘 찾아와서 돕기도 하고 함께 생활한다고 했다. 친구들은 빨리 결혼할 것을 권유만 할 뿐, 짝을 짓게 되면 자신들이 소외될 것으로 믿는지 신부 될 사람을 소개시켜주질 않는다나. 순박하고 건장한 총각 산장지기가 친구들에게 ‘고약한 사람들’이라고 애교 있는 불평을 할 만도 했다.
뒷골집 영동읍내 올갱이 음식 전문점
좋은 물이란 다슬기가 살 수 있는 정도의 물이라고 치부하면 틀림이 없겠는데 영동일대의 강물 어디에서나 다슬기가 산다. 이런 사유로 영동 일대는 맑은 물에서 건져 올린 다슬기로 음식을 차려 내는 식당이 많다. 영동 읍내 계산리에 있는 올뱅이국밥 전문점 뒷골집(043-744-0505)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업소다. 알맞게 익힌 다슬기에 집에서 담근 된장과 약간의 고추장을 풀고 부추와 파, 연한 배춧잎을 넣어 끓인 올뱅이국은 개운한 맛이 특징이다. 특히 빈혈에 좋고 간에 좋아 눈이 밝아진다고 알려져 식탁이 빌 틈이 없다고 한다. 술꾼들이 초고추장에 비빈 올뱅이무침을 술안주로 삼아 멋지게 술 한잔 걸치는 낭만을 즐기는 집으로도 크게 알려져 있다. 올뱅이국밥 6,000~ 7,000원. 올뱅이무침 2만 원.
아바이순대 옥천역전의 편안한 집
옥천역전 옥천읍 금구리에는 산꾼들이 많이 이용하는 순대전문점 ‘아바이 순대(043-732-8813)’가 있다. 주말 오후가 되면 등산복 차림의 손님들이 쉽게 눈에 띄는 업소다. 안상태·조영아 주인 내외는 등산복 차림의 손님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갖고 특별한(?) 대우를 한다는 소문이다.
일반순대 5,000~7,000원. 왕순대 1만2,000원. 공포의 막국수 5,000원.
/ 글·사진 박재곤 대구시산악연맹 고문 www.sanchonmirak.com
/출처 : 월간 산 2009. 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