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실화 (정화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연옥)
제9장 연옥 영혼을 위로하는 방법
부정한 상속자
부정한 수단으로 재산을 모은 자가 자신의 부정은 아들이 갚아 줄 것이라고 말하고 죽었다.
장례가 끝나고 어떤 이가 아들에게 부친이 죽으면서 한 말을 이행하라고 하자 아들은 냉소하며 말했다.
“만일 아버지가 천국에 계시다면 그것을 갚을 필요가 없다. 또 지옥에 있다면 쓸데없는 짓이다.
만일 연옥에 있다면 언젠가는 구원될 테니까 살아 있을 동안에 저지른 일로 잠시 고통받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저 얼마 동안만 참으면 된다.”
현명한 상인
이탈리아 제노바의 어떤 상인은 자기가 죽은 뒤에 자신을 위한 기도를 청하는 데 대해서 조금도 준비하지 않았다.
돈도 많았고 신실한 신자여서 남을 위해서는 그렇게 자비로웠는데 자신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하고 사람들은 이상히 여겼다. 그런데 장례 후에 보게 된 이 상인의 장부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내 영혼을 위한 미사 예물 10만 리라, 가난한 이웃의 딸 결혼 지참금 50만 리라,
신학생 앞으로 25만 리라, 성당 기부 3리라...."
그리고 맨 끝에 이렇게 적혀 있었다.
“선업을 쌓고 싶은 자가 죽은 후에 남에게 의지한다는 것은 대단한 착오이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선업을 쌓는 것이 가장 즐거운 낙이요 확실한 일이다."
성 안셀모는 말했다.
"살아 있는 동안 한 대의 생미사 봉헌이나 미사 참례가 죽은 뒤 천 대의 미사보다 유익하다.”
이탈리아 속담에도 이런 말이 있다.
“눈앞에 켜진 한 개의 촛불은 등 뒤에 켜진 횃불보다 더 밝다.”
- 연옥실화(정화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연옥)
/ 막심 퓌상 지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옮김 / 가톨릭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