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선진적인 의료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의사의 2014년 연봉이 공개되었다.
의사와 의료인을 위한 웹사이트 Medscape는 'Physician Compensation Report 2015'를 통해 미국에서 진료 중인 26개 전문과 의사(Physician) 19,657명을 조사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는 작년 12월 30일부터 올해 3월 11일까지 약 70일간 진행되었으며, 표본 오차는 +/-0.69%였다.
미국 의사 연봉은 얼마고, 어떤 과 전문의가 가장 많이 벌까?
조사 결과 미국 PCP(일차진료의사, Primary Care Physician)의 평균 연봉은 195,000 USD였고, 전문의는 284,000 USD였다. 이것은 '진료' 수입만을 집계한 것으로 미국 의사는 법적인 증언(expert witness duties)이나, 상품 판매(product sales) 등의 진료 외 행위의 댓가로 많게는 29,000 USD (정형외과), 적게는 6000 USD (영상의학과)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 (진료 수입의 약 5~10%).
전문과별 수입을 살펴 보면 정형외과가 421,000 USD를 벌어 가장 많은 수입을 올렸고, 심장 내과 전문의는 376,000 USD로 그 뒤를 이었다.
소아청소년과는 189,000 USD로 가장 적은 수입을 올렸으며, 가정의학과가 6000 USD를 더 벌어 최소 연봉을 면했다.
대체적으로 내과의 세부 분과가 고수입에서 저수입까지 고루 분포하고 있었으며, 수술을 하는 전문과들은 대부분 평균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정형외과, 영상의학과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상위권에 포진되어 있었고, 마취과(국내 : 마취통증의학과)가 상위권에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미국의사연봉을 한국네트월봉으로 환산한 표
미국 의사의 세금 : 미국은 우리와 세금 체계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연방세(Federal Income Tax), 주세(State Tax)의 의무가 있어서 두 번 납세한다. 사회보장(Social Security Tax)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같은 연봉을 기준으로 미국 의사의 실수령액이 한국 의사보다 훨씬 적다.
네트 환산 월급 : 미국 의사 급여를 한국 의사가 직관적으로 보기 위해 환산했다. (예 : 미국 피부과 의사 연봉 339,000 USD은 한국에서 네트로 1,950만원을 받는 의사의 연봉과 같다.)
PCP(Primary Care Physician) : 일차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를 아우르며, 전문의 자격증이 없는 일반의, 그리고 가정의와 세부 분과가 없는 일반 내과 및 소아청소년과를 포함한다. 우리 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일반의(GP)의 범위와 다소 차이가 있다.
환율 : 4월 27일 네이버 환율을 기준으로 1USD = 1075원으로 계산하였다.
2014년 미국의 1인당 GDP : 54,678 USD, 2014년 한국의 1인당 GDP : 28,739 USD, 미국1인당GDP/한국1인당GDP = 1.9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과는 HIV감염내과(HIV/ID)로 전년도보다 평균 연봉이 22% 상승했고, 류마티스 내과는 4% 하락해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PCP와 전문의를 다시 봉직의/개원의로 분류해서 집계하면 개원 전문의(329,000) > 봉직 전문의(258,000) > 개원 PCP(212,000) > 봉직 PCP(189,000) 순으로, 전문의는 봉직의를 하더라도 개원한 PCP보다 수입이 더 많았다.
인구학적 분포 :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교
주(state)별 분포를 살펴보면 North Dakota 의사들의 수입이 가장 높게 집계되었고(330,000 USD), District of Columbia 의사는 North Dakota의 60% 수준(186,000 USD).으로 평균 연봉이 가장 낮았다. 뉴욕 주의 의사 연봉은 249,000 USD로 비교적 낮은 편에 속했다.
여의사는 남의사보다 개원한 경우(여:259,000 VS 남:324,000)나 봉직한 경우(여:203,000 VS 남:249,000) 둘 다 연봉이 낮았으며,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비율(남:24% VS 여:13%)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성 전문의 비율은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가 50%로 가장 높았고, 비뇨기과가 8%로 가장 낮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파트타임의 비중이 낮아 65세 이상에서 26%인데 반해 35세 미만에서는 6%만이 파트타임 진료를 했다.
의사, 직업에 대한 만족도 : 피부과 만족도 가장 높아
'본인의 일이 공정하게 보상받는(Fairly Compensated?)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전문의가 PCP보다 약간 더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50% VS 47%)
긍정적인 대답비율은 전문과 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는데, 피부과 의사가 가장 긍정적이었으며(61%), 안과 의사는 40%만이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만족도 조사(Career Satisfaction)는 다소 재미있는 양상이 나왔다.
PCP인 가정의학과와 일반내과의 '의사 선택에 대한 만족(Satisfaction of choosing medicine)'은 비교적 높게 나왔지만(각각 73%, 71%), 경제적 수입(48%, 45%)과 '전문과 선택에 대한 만족도(Satisfaction of choosing specialty)'가 타과에 비해 낮아(각각 32%, 25%) 전체 만족도(Overall Satisfaction) 역시 낮았다. (일반내과는 최하위)
전체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과는 역시 피부과였고, 정신건강의학과가 그 뒤를 이었다. 두 과는 모두 수입에 대한 만족도, 의사 선택 만족, 전문과 선택 만족 부문에서 골고루 높게 나왔다.
다시 현재와 같은 상황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I Would Choose 'something' Again)에,
의사라는 직업(Medicine)을 다시 선택하겠다는 대답은 64%였고, 같은 전문과(Specialty)의 선택은 45%, 현재와 같은 근무 형태를 다시 선택하겠다는 대답은 24%였다.
이 질문을 다시 전문과별로 세분화시켜 보면, 다시 의사를 하겠다는 대답은 가정의학과가 가장 높았고(73%), 영상의학과가 49%로 가장 낮았다.
지금 전문과를 다시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피부과가 73%로 가장 높았고, 일반내과가 25% 가장 낮았다.
전체적으로 피부과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았으며, PCP과들은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만족했으나 해당 전문과를 선택한 것에 상대적으로 불만이 많았다.
진료 시간
PCP의 절반 이상(57%)이 주30~45시간(6~9시간, 주5일제 근무 시)을 진료하는 데 할애했고, 10%는 30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가정의학과 의사의 80%는 환자 1명당 9~20분의 진료 시간을 할애했고, 20분 이상은 전체 18%로 27%의 내과 의사보다 낮았다.
개원의의 68%, 봉직의의 61%가 주 10시간 이상을 문서작성이나 행정작업에 할애하고 있었다.
미국 의사가 행정적인 업무에 할애하는 시간이 비교적 많은 것을 감안하더라도(한국의사들은 보통 행적정인 문서업무에 시간을 따로 할애하진 않는다), 주5일 8시간 근무하는 한국의사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근무 시간은 한국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 '신뢰할 만한' 한국 의사 연봉 평균에 대한 자료는 없지만, 한미간 1인당 GDP 차이와 미국의 세액을 고려할 때 무조건적으로 한국의사의 연봉이 적다고 표현하기는 힘들 것 같다.
단 근무시간을 고려하면 얘기는 달라지는데, 한국 의사들이 받는 연봉은 가족과의 주말을 반납하면서까지 진료시간을 늘려 쥐어짜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의 의사처우에 대해 논의할 때도 의사 급여의 크기보다는 처우개선에 포커스가 맞혀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