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와 바람꽃 5
1.
십년의 긴 세월, 트로이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헬레네와 아프로디테, 파리스 라고 공언을 했는데..그 다음을 쓰려니 머리가 아프고 쓰기 싫어 , 뜸을 드리다가 다시 씁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도 계실것 같기도 하고요 .. 어쨋든 간에 헤로도투스의 역사에 보이는 지중해 문명은 대단함니다. 트로이 전쟁이 기원전 1400년대쯤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기원전 2000년 이전까지 이야기가 소급될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당시 그리스인이 배를 타고 지중해를 가로지르며, 아프리카북부, 서지중해안, 북쪽으로 흑해까지 교역을 한 것이지요.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헬레네 왕비 납치사건을 빼고,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흑해의 동쪽 초원지대 즉 스키타이 유목민의 주거지역이나 그 지역의 특산물, 북으로 우랄산맥 지역의 황금이나 의약품 가죽 보석류의 특산물들이 그리스인의 주요한 생필품이었습니다. 그런데 트로이가 그 뱃길을 막고 막대한 세금을 징수한다면.. 전쟁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인 귀결이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중국이나 인도 역사에 비교해보면 훨씬 앞선 선진문명입니다. 중국의 최초의 왕조, 하나라 유적으로 추측되는 이리두, 이리강 문명도 기원전 2000년까지 소급되고, 인도의 원주민 드라비다족들의 원시문명도 그 이전까지 유추되고 있지만, 그리스문명만큼 찬란하지도 화려하지는 않았습니다. 인도는 문헌 기록이 전무하고 고고학자료에 의거해보면 유럽아리안계열의 민족들이 인도 북부를 침입하기 전까지는 동기나 청동시대 초기 단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하나라 이전, 즉 삼황오제 시대나, 삼황시대 등 전설시대의 기록들은 풍부하지만 그것을 뒷밭침 할만한 자료는 없고, 그래도 최초 왕조로 여겨지는 하나라까지는 문헌이나 고고학적 자료로 뒷밭침되고 있습니다. 그 이전의 역사는 역시 부족사회나 씨족사회의 유전이요. 전설로 밖에 취급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인류의 최고 선진문명은 아프리카 문명이었던 것입니다. 지중해 문명도 결국은 아프리카 문명의 영향하에 발전한 문명이었던 것이지요. 영어나 희랍어의 기원이 아프리카 페니키아 문명에 있었다는 것은 그 증거입니다. 더구나 고이짚트의 문명은 기원전 7000년까지 소급되고 있고, 현생인류의 기원을 추적하는 고생인류의 발견이 아프리카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 그 증거겠지요.
즉 남아공에서 인류가 발생하여 진화해가면서 아프리카 동부해안을 따라 이동해 오다가 아프리카 북부지역에서 현생인류로 진화하며 문명을 일르컸다. 그리고 각각의 일파들이 지중해 지역으로,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지역으로, 이란을 경유하여 인도로, 실크로드나 초원의 길, 해로로 중국 ,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전파되었고, 일부는 베링해협을 건너 북아메리카 건너가 인디안의 조상이 되었다고 보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학계의 정설입니다. 콜럼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햇다는 유렵인의 시각은 참으로 웃기는 이야기죠
물론 다른 설도 있기는 합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모두 아프리카 흑인들의 후예인 것이지요. 현생 인류의 시조로 불리우는 흑진주, 루시의 자손이 지중해 지역으로 건너가서 그 지역의 환경에 적응하면서 백인종으로, 동양으로 건너와서 황색인종으로 진화한 것입니다. 언젠가 고생물 유전자 연구 학자들이 미국 뉴욕시에서 무작위로 600명을 표본으로 디엔에이 유전자 지도를 추적햇는데요..거의 대부분이 오늘날 북아프리카인들의 디엔에이로 귀결되고 있더랍니다..우리가 피부가 검다고 하여 흑인을 경시하는 것은 잘못이고, 우리가 그들에서 분파되어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박한 애정으로 바라볼수도 있을것입니다. 아프리카 열락한 자연환경이나 정치 경제의 후진성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인에게 식량, 의료, 백신을 지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인류애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의 뿌리요 우리의 먼 조상이기 때문입니다
2
우리 트로이 전쟁으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전남편 메넬라오스와 파리스가 싸운 다는 말을 듣고 방에서 뜨게질을 하고 있던 헬레네는 울면서 성의 망루로 달려나갑니다.
이 때, 성위에 있던 트로이의 원로원들의 숙덕이는 말입니다. "우리가 그리스인과 저와 같은 여인을 두고 기나긴 시간을 고생했다 해도 비난할게 없오. 정말 놀랍소 그녀의 눈을 보시오, 죽음을 모르는 여신을 꼭 닮지 않았는가 ! "
또 ..망루로 달려나온 헬레네를 보더니 옆자리에 앉히며, 시아버지 즉 파리스의 아버지, 토로이의 왕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 아가, 이리 오너라 내 앞에 앉아 네 전남편과 친구들과 친척들을 보도록해라. 네게는 잘못이 없다. 잘못은 그리스인과의 피눈물 나는 전쟁을 내게 보내준 신들에게 있다"
헬레네를 원망하는 말은 어디에도 볼수없습니다. 왕은 파리스가 자신의 아들이니 그렇다쳐도, 십여년 동안 고통받으며 굶주리며 싸워온 귀족들이나
백성들조차도 일리아드 어느 구석에도 헬레네를 비난하는 소리는 없다. 참 신기하지 않은가?
그리스쪽도 마찬가지였다.
스파르타에서 시작된 전쟁의 불길이 미케네, 아르고스 ,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넘어 그리스전역으로 번져갔지만 누구하나 전쟁의 주역, 야밤에 딸을 버리고 연인과 함께 도주한 헬레네를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헬레네는 파리스가 죽은 후에, 사랑의 묘약, 디테의 허리띠 효능이 살아졌는지.. 트로이성으로 목마를 집어 넣을 때나 마지막 전투에서 몰래 성으로 잠입한 오디세우스를 보고도 못본척 하며 그리스군을 지원하여 그들이 목적을 달성하게 도움을 주고 있다. 어쩌튼 전쟁이 끝나자, 이 여인은 수많은 희생을 뒤로 한채 아무런 처벌도 야유도 받지 않고 스파르타로 다시 귀국한다. 뿐만아니라 훗날 그녀를 기리는 신전이 세워지고 여신이 되어 숭배의 대상이 된다.전쟁의 주역인 총사령관 아가멤논이나 미케네 문명이 그 전쟁의 댓가로 소멸의 단계로 들어서는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고 이이러니하다
아프로디테는 어떤가?
그녀가 지원하고 응원한 파리스는 죽고 트로이는 패망했지만 그녀의 미와 명성은 더욱 빛나게 된다
트로이측에서 헥토르가 죽고 군대를 통솔한 장수는 아이네이아스이다.
그의 아버지 앙키세스은 여신 아프로디테와 동침을 하였는데, 비밀로 하라는 디테의 경고를 무시하고 아프로디테와 사랑한 것을 세상에 자랑하고 떠들다가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평생불구가 된 토로이 왕족이다.어찌되었던 아이네이아스는 디테의 아들이다. 그는 앙키세스와 그의 가족 그리고 남은 부족들을 데리고 탈출하여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가서 로마를 건국하였다고, 로마 역사가 베르길리우스는 그의 저서에서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로마의 개창자 로물루스는 아이네아이스의 후손이요. 디테는 로마제국의 성모가 된다. 로마시대에 디테가 비너스로 불리우며 열열히 숭배되었던것은 이러한 전설에 그 뿌리가 있는지도 모른다. 실제 로마시대에는 디테의 신전이 있는 그리스 코린토스에 그녀를 숭앙하는 로마인의 발길이 끊어지지않고 줄을 셨다고 한다. 고전 그리스 시대의 디테의 그 유명한 바람기는 하나의 작은 유희로 묻히고, 새로운 건국의 성모로 화려하게 고상하고 우아하게 재탄생되고 있는 것이다
루벤스가 그린 "파리스의 심판" 이라는 그림을 보자..
막대를 쥐고 사과를 들고 있는 남자가 파리스요. 그옆에 서 있는 남자가 제우스의 전령으로 세 여인을 데리고온 전령의 신, 헤르메스다. 사과를 받으려는 동작을 하고있는 가운데 여자가 아프로디테이고 그 뒤에 잔디에 놀고 있는 영악해보이는 아이가 사랑의 화살, 에로스( 로마의 큐피터) 즉 디테의 아들이다. 왼쪽, 괴물이 그려진 방패 옆에 있는 여인이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 맨 오른쪽 여인, 흰소와 공작새깃털로 상징되는 제우스의 부인 헤라이다. 그림 전면에 헤라의 흰소가 풀을 뜯으며 서 있다.
파리스는 대상의 미를 기준으로 분명히 세 여인을 객관적으로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그가 좋아하는 그대로의 주관적인 선택을 했다.
헤라는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을, 아테나는 전쟁에서 이기는 힘과 지혜를 약속했지만.. 그는 그녀들을 선택하지 하지않았다. 권력을 가지거나, 전쟁에서 이기는 힘과 지혜를 가지면 미인은 자동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닌가? 나였다면, 헤라를 선택했을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절대권력을 가진다면 가장 아름다운 연인은 덤으로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파리스는 멀리 바라보는 혜안을 갖지 못했는지 모르지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약속한 아프로디테의 손을 들어준다. 잔머리를 굴리지않은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순진무구한 순결성을 볼수 있다. 헬레네의 전남편 메녈라오스와 싸우다가 도망쳐나온 동생을 보고, 그의 형 헥토르가,
"가증스러운 파리스여! 외모만 멀정하고 계집에 미친 유혹자" 라고 욕을 하자, 형님! 나를 꾸짖는 것은 이해하지만, "황금의 아프로디테의 사랑스런 선물을 비방하지는 마시오 신들이 내린 영광스러운 선물은 절대로 물리쳐서도 안되고, 원한다고 얻을 수 있는것도 아니다" 라고 항변한다. 그에게는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인간 본연의 순수한 열망과 진실이 내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찌질이, 파리스도 비록 전쟁에 패하고 용맹도 적략도 없이 죽었지만 헬레네와 함께 불멸의 영웅이 되었으니 전쟁에서의 승자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