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시대다.
삼포, 사포, 오포라고 하던가.
한 세대를, 그것도 창창한 미래를 앞둔
한 세대를 수식하는 말에
‘포기’ 가 빠지지 않는 시대.
수십 장의 자기소개서를 쓰고
수십 명의 면접관을 만났지만
합격통지서는 오지 않는다.
이쯤 되면 자연스레 생각하게 된다.
‘난 안 되는 건가?’ ‘어차피 안 될 텐데 굳이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치열한 경쟁을 통과하고
사회인이 된다고 하더라도
분명해 보이는 것은 하나도 없다.
어디에 도착할지 기약 없는 길 위에
오래 서 있다 보면
이제 그만 포기하자, 그만하자,
하는 마음이 되기 쉽다.
그러나 포기하면 기회는 문을 두드리지 않고,
봄은 이제 꽃피울 시기라고 말 걸지 않는다.
몇 달동안 이어지는 추운 겨울,
죽은 듯한 침묵 속에서도
나무는 한시도 쉬지 않는다.
찬 바람이 불면
가지 끝의 물줄기를 밑으로 당겨
가지가 얼지 않게 하고,
날이 풀리는 기운이 돌면 최선을 다해
가지 끝까지 다시 물을 올려보낸다.
이 모든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겨울 몇 달 동안 나무는 죽은 듯 보인다.
하지만 봄이 다가오면
보이지 않던 지난 노력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40대에
가수로 데뷔하기까지
인생에서 그 누구보다 긴 겨울을 보낸
장사익 선생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겨울이 그냥 겨울이 아니여.
나무들이 수만 개 봄꽃이 될 나뭇가지에
수액의 기운을 주려고 겨우내 엄청난 에너지를 모을
작전을 짜는 게 아니냔 말이요.
그러니 저도 시간을 낭비한 것이 아니라
벽돌을 차곡차곡 쌓듯, 그런 과정을 겪은 것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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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 《문장과 순간》 中에서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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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0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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