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키와 커피.
알바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낯선 사람에게서도 라키 한 잔 하실래요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작은 잔에 담겨 나오는 라키는 포도나 과일을 발효해 만든 알바니아의 전통 증류주입니다.그러나 알바니아 사람들에게 라키는 그저 독한 술 한 잔이 아닙니다.먼 길을 찾아온 손님을 반기는 마음입니다.처음 만난 사람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인사입니다.오래된 친구와 지난 이야기를 나누는 따뜻한 정입니다.라키 한 잔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혀준다면 커피 한 잔은 그 시간을 천천히 머물게 합니다.알바니아의 아침은 커피 향으로 시작됩니다.작은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진한 에스프레소를 앞에 두고 사람들은 서두르지 않습니다.친구를 만나도 커피 한 잔을 마십니다.잠시 쉬어갈 때도 커피 한 잔을 마십니다.식사를 마친 뒤에도 다시 커피 한 잔을 주문합니다.그들에게 카페는 커피만 마시고 떠나는 곳이 아닙니다.사람을 만나고 세상 이야기를 나누는 곳입니다.때로는 아무 말 없이 거리를 바라보며 하루의 일부를 보내는 생활의 공간입니다.라키가 환영의 술이라면 커피는 기다림의 음료입니다.라키에는 알바니아 사람들의 따뜻한 정이 담겨 있습니다.커피에는 서두르지 않는 그들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그래서 알바니아를 여행할 때는 유명한 관광지만 찾아 바쁘게 걷지 않아도 좋습니다.골목 안 작은 카페에 앉아 현지인처럼 진한 커피 한 잔을 마셔보세요.저녁 식사 뒤에는 주인이 건네는 라키 한 잔도 받아보세요.낯선 나라가 조금은 편안해지고 말이 통하지 않던 사람의 미소가 오래된 친구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여행의 기억은 언제나 거대한 풍경으로만 남는 것이 아닙니다.작은 잔에 담긴 라키의 향과 따뜻한 커피 한 잔 사이에서 나눈 짧은 이야기가 때로는 그 나라를 가장 깊고 오래 기억하게 합니다.알바니아를 만나는 가장 따뜻한 방법입니다.라키 한 잔으로 마음을 열고 커피 한 잔으로 그곳의 시간에 머물러보는 것입니다.
출처: 배낭길잡이 카페여행 원문보기 글쓴이: 카페 지기
첫댓글 여행을 많이 했다는 것보다 이렇게 선명한 순간들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더 부럽습니다.그때의 빛과 공기까지 아직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첫댓글 여행을 많이 했다는 것보다 이렇게 선명한 순간들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더 부럽습니다.
그때의 빛과 공기까지 아직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