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너를 지키시는 분
주님은 너의 그늘
네 오른쪽에 계시다.
(시편121,5)
(자양동 성당 2015/04/12 교중미사후)
"제 마음의 반석,제몫은 영원히 하느님이십니다."(시편73,26)라고 한 시편 말씀은
우리 삶을 생각하게 해줍니다.시편 작가는 하느님께 의지하는 기쁨에 찬 신뢰를
드러냅니다.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기쁨이란 삶의 모든 순간에,특히 커다란
어려움이 있을 때 똑같이 드러나지는 않지만,'한 줄기 빛으로라도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이는 끝없이 사랑받고 있다는 개인적인 확신에서 생겨납니다'
(복음의 기쁨,6항). 하는님께 사랑받는다는 굳건한 확신이 여러분 성소의 중심에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2014년8월16일.한국 수도 공동체들과의 만남 연설)
예수를 담은 증인과 순교자,남녀 그리스도인이 우리가 예수를 생각하도록,
예수안에서 생각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칼 라너'는 자신의 습관적인 천재성
을 발휘하여'인간은"그리스도라는 존재를 부족한 모양으로 살아가는 존재"
라고 말했다.'부족한 모양으로'라는 표현은 희망을 품고 채워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그리스도 라는 존재를 살아야 하는 존재'인 실제 인간이 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도 인격적인 생활에서,그리스도론을 쓰려는 이론적인 작업에서
고마운 일이다.(본문27쪽에서 발췌)
(인왕산 2015/05/01오전)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지는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바람의 말/마종기)
(인왕산 2015/05/01오전)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 한 살 나이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득료애정통고)
- 얻었도다, 애정의 고통을
失了愛情痛苦(실료애정통고) - 버렸도다, 애정의 고통을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5월은/피천득)
(북한산 2015/05/02오전)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5월
하늘이 잘보이는 숲으로 가서
어머니의 이름을 부르게 하십시요
피곤하고 산문적인 일상의 짐을벗고
당신의 샘가에서 눈을씻게 하십시요
물오른 수목처럼 싱싱한 사랑을
우리네 가슴속에 퍼올리게 하십시요
말을 아낀 지혜속에 접어둔 기도가
한송이 장미로 피어나는 5월
호수에 잠긴 달처럼 고요히 앉아
불신했던 날들을 뉘우치게 하십시요
은총을 향해 깨어있는 지고한 믿음과
어머니의 생애처럼 겸허한 기도가
우리네 가슴속에 물흐르게 하십시요
구김살없는 햇빛이 아낌없는 축복을
쏟아내는 5월
어머니. 우리가 빛을 보게 하십시요
(5월의 시/이해인)
누군가 말했지요,
"가슴 떨릴 때 다녀야 돼요,
다리 떨리면 못 다닌다고"
행복한 5월!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