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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14
프레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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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서 가장 큰 프레스코화인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일부. /브리태니커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열린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가 지난 6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2000년 전 고대 로마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어요. 폼페이 젊은 여성의 석고상과 젊은 디오니소스의 거대 두상, 프레스코화 등이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프레스코화는 생생한 색감을 뽐냈는데요. 마치 어제 그렸다고 해도 믿을 정도였어요. 프레스코화는 어떤 그림일까요?
프레스코는 인류 회화사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 기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어요. 벽화에 그림을 그리는 기법이죠. 프레스코는 이탈리아어로 '신선하다'는 뜻입니다. 벽의 회반죽이 마르기 전, 축축하고 신선할 때 물에 녹인 안료로 벽화를 그린다고 해서 '프레스코'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회반죽은 석회 가루에 모래 등을 섞어 만든 것을 말해요.
프레스코화 제작 과정은 다음과 같아요. 먼저 벽에 회반죽을 칠하고 그 위에 밑바탕을 그려요. 그리고 채색할 때는 그날 완성 가능한 부분에만 회반죽을 칠하고, 그 위에 안료를 덧칠해 그립니다.
만약 시간이 부족해 색칠을 완료하지 못하고 회반죽이 말라버렸다면, 해당 부분의 회반죽을 긁어내고 다시 작업해야 해요. 또 회반죽에 한 번 색칠하면 수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굉장히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기법이에요.
이처럼 제작 과정은 까다롭지만 벽 자체를 예술적인 그림으로 꾸밀 수 있다는 점이 프레스코화의 장점입니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큰 프레스코화는 무엇일까요? 바티칸 시국에 있는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1508~1512)입니다. 우리에게는 '천지창조'로 잘 알려져 있죠. 이 천장화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당시 교황의 명을 받아 성당 천장에 그린 그림이에요.
가로 41.2m, 세로 13.2m의 거대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미켈란젤로는 높은 작업대에서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천장에 회반죽을 바르고 물감을 칠했어요.
미켈란젤로는 이 작업을 4년 동안 혼자서 수행했습니다. 쉬지 않고 작업한 미켈란젤로는 허리와 눈, 목덜미 등 안 아픈 곳이 없었죠. 그의 피 나는 노력 덕분에 수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구약성서의 여러 이야기들이 담긴 위대한 걸작을 볼 수 있게 됐답니다.
그런데 프레스코화의 단점은 생활하는 공간에 그려졌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손이 닿는 벽화는 물론이고 미켈란젤로의 천장화 역시 먼지, 촛불 그을음 등 때문에 점차 훼손됐죠.
500여 년 동안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는 여러 차례 덧칠을 해오다가 1980년대에 최첨단 기법으로 본래 화려한 색채와 형태를 되살리는 복원 작업이 이뤄졌어요.
황은하 상경중 역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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