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맨눈으로 구분 안되는 나뭇잎 지뢰 폭우에 남쪽으로 내려올 수도 있다.
국민일보, 권민지 기자, 2024. 7. 17.
북한이 최근 맨눈으로 구분이 어려운 ‘나뭇잎 지뢰’를 매설하고 있는 것으로 군이 파악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대북 전단에 반발해 거론한 ‘새로운 대응 방식’이 폭우를 이용해 이같은 지뢰를 남쪽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7월 1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4월쯤부터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 수만 발에 달하는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 이전까지 DMZ 일대에 매설된 북한 지뢰는 수십만 발 수준으로 추정됐다.
특히 군은 나뭇잎처럼 생겨 오해하기 쉬운 ‘나뭇잎 지뢰’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나뭇잎 지뢰는 가로 75㎜, 세로 145㎜ 정도 크기로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다. 나뭇잎 지뢰 폭약량은 약 40g으로 일반적인 대인지뢰(약 20g)와 목함지뢰(약 70g) 중간 정도의 폭발력을 지녔다.
군은 최근 북한이 나뭇잎 지뢰를 살포하는 동향을 포착했다. 합참 관계자는 “나뭇잎 지뢰는 맨눈으로 보면 구분이 쉽지 않다”며 “호우 종료 이후 물이 빠질 때 물가에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북한에 폭우가 내리면 북한이 수위 조절을 이유로 황강댐 등 수문을 기습적으로 열면 어설프게 묻혀있던 지뢰들이 남쪽으로 떠내려올 가능성도 있다. 나뭇잎 지뢰 외에 목함지뢰가 떠내려올 수도 있다. 목함지뢰는 금속 탐지 회피를 위해 나무 상자에 들어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6일 담화에서 “(대북전단이) 계속될 경우 우리의 대응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대북 전단에 오물 풍선으로 대응해왔지만 앞으로는 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특히 폭우가 예상됨에도 북한이 유실 방지를 위한 조치 없이 지뢰를 땅에 파묻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지뢰 유실로 대응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사방공사 등 유실 방지 조치 없이 허술하고 마구잡이로 (매설을) 한다”며 “의도적이든 자연 유실이든 하천을 따라 내려올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높다”고 하천 주변 활동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군 당국은 지뢰 유실에 대비해 북한에 우려를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은 연락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남북 군 통신선은 북한이 차단했다. 합참 관계자는 “UN군사령부에 지뢰 유실 위험성을 얘기해 북한에 전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북한이 연락을 잘 안 받는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