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반 동안 도예실 생활을 하고 마지막 한 학기를 시작하는 날, 이제는 도전의 때가 왔노라며 선생님은 어려운 과제를 제시하셨다. 손놀림이 어눌한 나는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다. 몇번의 실패를 경험해 1개월여 만에 한 개의 기물을 완성했다. 이름하여 가우디의 파밀리에. 나의 정복은 기쁨이고 희열이었다. 이제는 일주일에 한 개의 탑을 쌓을 수 있다. 가우디를 꿈꾸며.”
진주혜광학교 전공부 도예과 작품전이 25일까지 마산 대우백화점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정신지체·지체부자유 특수학교인 진주혜광학교는 초·중·고등부 과정을 거쳐 직업훈련을 위한 심화과정으로 전공부를 두고 있다.
도예과와 원예과 2개반씩 총 4개반에 40명이 배우고 있는 전공부 중 도예과 학생들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1년동안 배운 솜씨를 풀어낸다.
전등과 열쇠고리·차도구 등 200여점이 반짝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장애인의 잔캄라는 선입견을 단번에 날려버리게 된다.
도예과 김석희 교사가 소개하는 에피소드 하나.
“2년전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 때 중년의 장애인 한 사람이 입구에서부터 굉장히 화를 내며 들어오셨어요. 이런 좋은 작품은 분명히 장애인들이 만든 게 아니라는 거죠. 비장애인이 만들어놓고 장애인의 이름을 팔고 있을 뿐이라고 화를 내셨습니다. 그래서 차분히 설명을 해드리고 학생들이 직접 만드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드렸더니 미안하셨던지 조용히 나가시더라고요.”
물론 교사들의 손이 전혀 가지 않을 수는 없다.
쌓아올리는 것은 잘하지만 작품을 구울 때 열을 받으면 어떤 작용을 일으키는지 등을 학생들이 잘 몰라 작품이 갈라지고 터져버리기 때문에 마무리에는 교사의 손길이 덧붙는다.
김 교사는 “세밀한 작업과 지구력이 필요한 도예 작업을 통해 학생들이 배우는 것도 많지만 이러한 전시회를 통해 얻는 효과는 굉장하다”며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기 때문에 그 성취감과 사회와의 소통, 그리고 작품 판매를 통해 자신이 돈을 버는 경제활동을 했다는 뿌듯함은 큰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오후 6시 열린 개막식에서는 혜광학교 학생들이 <에델바이스> 등을 종연주를 통해 들려줘 참석자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또 도자기를 만드는 모습과 학교 생활을 하는 모습 등 지난 1년간을 담은 동영상을 방영해 눈길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할 수 있다’고들 말하는데 이 말은 맞지 않다”며 “‘아이들이 아주 잘 할 수 있다’고 바꿔 말해야 한다”고 축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