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늙은이’. ES리조트의 이종용(68) 사장은 스스로 이렇게 불렀다. 현직에서 물러나 노후를 설계할 나이지만, 그는 아직도 현장을 누비며 열정적으로 일에 매달린다. 그는 제천과 통영을 오가며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리조트에서 보낸다. 가벼운 캐주얼 복장에 검은색 베레모를 쓰고 늘 한쪽 주머니에 전지가위를 넣고 다니면서 리조트 안의 나무와 풀을 다듬는다. 나뭇가지 하나를 다듬는 데도 경관에 어울리도록 어찌나 정성을 기울이는지, 정원 한쪽에 쪼그리고 앉아 반나절을 보내기도 한다.
그가 나타나면 리조트 직원들은 초긴장 상태다. 워낙 꼼꼼한 성격 탓에 관리가 소홀하거나 손님들이 불편해하는 곳을 발견하면 직원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는 것은 다반사다.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안하무인격의 손님들과는 일전도 불사한다. 고성방가를 하며 이웃을 괴롭히는 손님들에게는 퇴실조치를 내리기까지 한다.
“이런 열정은 내가 꾸고 있는 ‘꿈’이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내게 리조트는 성이고, 나는 그 성을 정성을 다해 가꾸는 영주인 셈입니다. 그 고된 수고의 보상은 성을 찾는 사람들의 탄성과 편안한 휴식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통영리조트의 레스토랑에서 마주앉은 이 사장은 “벽의 두께를 보라”고 했다. 한눈에도 벽체의 두께가 80㎝는 돼보였다. 왜 이리 두껍게 벽을 쌓았을까. 이 사장은 “이렇게 두껍게 벽을 쌓아야 얄팍한 겉멋이 아닌 건축물의 풍부한 질감과 표현이 가능하다”고 했다. 비용대비 효율성 면에서 보자면 0점이지만 그는 “효율성만을 찾자면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테라코타풍의 리조트 지붕을 곡선으로 올린 것도 마찬가지다. 손으로 일일이 곡선을 이어가며 지붕을 올린 탓에 자재비는 물론이고 시공시간도 몇 배나 걸렸다.
그는 리조트를 운영하면서 늘 원칙을 강조해왔다. 그래서 ‘고집불통’이란 평가도 받긴 하지만, 이런 고집이 이제 믿음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매년 수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제천 리조트에 비회원의 숙박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도 이런 고집의 일환이었다. 혜택은 회원에게 돌아갔다. 회원권을 구입하고도 정작 성수기에는 숙소 예약이 되지 않는 다른 리조트와 달리 ES리조트는 예약이 쉽다. 회원권 거래업소에 ES리조트 회원권 매물이 나오지 않고, 나오더라도 비싼 값에 금세 팔려버리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통영 ES리조트의 건축을 마무리한 이 사장의 꿈은 이제 국경을 넘어 남태평양의 피지로 향하고 있다. 네팔에 9채의 별장형 ES리조트를 건립한 데 이어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피지에 ES리조트를 세울 예정이다. 자신의 영지가 될 영토 50만㎡(15만평)를 99년 동안 임대하는 조건으로 이미 계약을 했다. 그는 “앞으로 피지의 리조트를 세계 리조트와 당당히 경쟁하는 ‘최고의 공간’으로 만들어 보겠다”며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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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오래전 여행길에 제천 ES리조트가 너무 예뻐 하루 묵으러 들렀다가
회원이 아니라 돌아나온적이 있습니다.
이제 그이유와 이 리조트의 아름다움 유지 비결을 알거 같군요.
외국휴양지 못지않은 리조트 풍경. 그리고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여행을 갈때 미리서 예약 또는 인터넷 답사를 하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여행을 할 수 있지요.
물론 솔설님이야 여행전문가 이시니 더 잘 아시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