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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타가 있는 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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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영화 (하길종과 이장호) 1974년 이장호 감독은 소설로 크게 히트했던 최인호 원작의 <별들의 고향>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서울고 출신인 작가 최인호와 이장호는 이 영화에서 힘들지만 스스로 결정한 험한 삶의 길을 가는 경아라는 여인으로 안인숙을 택했다. 아역배우 출신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지녔던 안인숙에게는 좀 의외의 배역이었지만 이 영화는 <어제 내린 비>와 함께 그녀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또 한사람의 서울고 출신 가수 이장희의 음악과 노래로 인하여 더욱 오래 기억되고 있다고 하겠다. 이장희는 전유성과 함께 이 영화에 까메오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잔의 추억', '한 소녀가 울고있네', '촛불을 켜세요', '나는 열 아홉살이예요'처럼 아름다운 노래로 이 영화의 격을 한층 높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70년대 청년 문화의 극점이었던 1975년에 들어서면서 바로 그 영화 <바보들의 행진>으로 이어지는데, UCLA 시절에는 'Star wars'의 조지 루카스보다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던 하길종은 귀국후 아직도 한국 영화의 보석으로 평가받는 <바보들의 행진>을 만들게 된다. 주로 연대와 신촌을 배경으로 했던 이 영화는 칼날 같던 긴급조치 시대를 살던 어느 젊음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에서 그룹미팅을 통해서 만난 Y대학 철학과에 다니던 주인공 병태(윤문섭)와 H대학 불문과에 다니던 영자(이영옥)는 한없이 구가하던 캠퍼스의 낭만과 숨막히는 시대 현실 사이에서 방황한다. 이 영화의 전편에 흐르는 김상배 작곡의 '날이 갈수록'은 그 당시 대학가에 짙게 깔렸던 허무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고, 장발 단속 장면에서 부르짖던 송창식의 '왜 불러'는 공륜이 발표한 금지곡 판정에 대한 이유로 오랫동안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었던 노래였다. 또한 이 영화는 조연으로 출연했던 신인 하재영을 단숨에 스타로 만들었는데, 영화에서 언제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영철(하재영)은 술만 마시면 마음 속의 잃어버린 예쁜 고래를 찾으러 떠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시간이 흐르고 공허하게 끝난 사랑과 군입대 신체검사에서의 탈락 등 주변의 모든 것들로부터 버림받은 영철은 송창식의 '고래사냥'이 행진곡처럼 꽝꽝 울리는 가운데 동해바다 절벽 위에서 자유와 꿈을 찾아 떠난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이 장면에서의 동해 물빛은 유혹 그 자체였다. 또 다시 송창식의 '날이 갈수록'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드디어 병태가 머리 깎고 입대하는 날, 영자는 떠나는 입영열차 창문에 매달려 병태에게 말한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기다릴게 꼭 돌아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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