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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길잡이
체력 좋고 경험 많은 꾼 아니면 가지 말아야
수정헌이나 가리왕산이야기 펜션 등에서의 송년 모닥불 파티 전후하여 오를 만한 산은 인근에 많다. 그중 계봉과 나팔봉을 골라 취재했다. 계봉은 오르막 내리막 모두 엄청난 급경사로만 이어지는 험산이므로 반드시 산행 경험이나 체력 등에서 자신있고 이런 산행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사람들만 가도록 한다. 송년 파티로 과음을 했다면 반드시 피해야 할 대상지다.
이에 반해 나팔봉은 산행이 한결 쉬운 편이며, 그럼에도 경치는 좋다. 백운산 등행시 점재교 건너 처음 오르게 되는 동강 전망대와 거의 비슷한 고도의 암봉이 연이어지며 조망이 툭 트이는 곳이 여럿 있다. 그러므로 일행 중 경험이 일천한 이들이나 노약자는 계봉 대신 나팔봉을 택하도록 한다<???페이지 나팔봉 가이드 참조>.
이번 계봉 취재 산행은 가탄~970m봉~계봉~690m봉~가탄의 시계방향으로 했다. 그러나 산행해본 결과 그 반대방향이 한결 더 편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반대방향으로 하면 급경사 내리막 구간이 훨씬 더 짧아진다. 가탄 아랫말길 팻말을 따라 계곡으로 들어선 뒤 계곡 왼쪽(북쪽)의 길을 따라 최대한 상류로 거슬러 오른 다음 남쪽 지능선으로 붙기를 권한다.
아직 표지리본도 제대로 붙어 있지 않은 산이므로, 어느 방향으로 하든 독도법에 능한 사람이 산행을 이끌지 않으면 위험하다. 자칫 잘못 내려서면 절벽으로 막히기 쉬우며, 해가 짧은 겨울엔 곧 조난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겨울엔 아이젠과 등산용 스틱 없이는 아예 산행이 불가능한 산으로 알고 가야 한다.
이번 취재 산행은 도상 거리 8km(실거리 약 10km)에 서둘지 않고 꾸준히 걸어서 6시간쯤 걸렸다. 강변 고도는 250m, 주능선 표고는 900m, 정상은 해발 1,028m이므로 650~800m의 만만찮은 고도차를 가졌다. 차량은 가탄 마을 입구의 도로변 공터에 세워두면 된다.
산불예방기간(가을 11월15일~12월15일) 중엔 계봉 등행이 불가하나 기상 조건에 따라 다소 달라진다. 나팔봉은 현재 등산로 개설 중으로, 사전 신고하면 연중 산행이 가능하다. 정선군 산림과 전화 033-560-2330.
교통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정선으로 남하하거나, 아니면 새말 나들목에서 나와 안흥→방림→평창→정선의 순서로 찾아간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정선행 버스 하루 10회 운행(07:10~18:55). 3시간30분 소요, 요금 17,300원.
매월 2, 7, 12, 17, 22, 27일 서는 정선장날에는 정선까지 바로 가는 관광열차가 운행된다. 서울역 7시10분, 청량리역 7시30분 출발, 정선역까지 4시간 소요. 돌아오는 열차는 정선역에서 오후 5시45분 출발한다. 문의 코레일투어서비스 1544-7786.
정선 시외버스터미널 전화 033-563-9265, 시내버스터미널 전화 033-563-1094. 고한 시외버스영업소 033-591-2860.
숙식
수정헌 직역하면 ‘고요함을 지키는 집’이란 뜻인 수정헌(守靜軒)은 한국여성산악회 권혜경(45) 회원이 가꾸고 있는 소박한 민박집으로, 옛 광산 독신자 숙소를 리모델링했다. 말끔하긴 하지만, 그 시설이란 도시민들 성에 차기 어렵다. 그러나 수정헌의 아침 풍경에 주목하라. 비산비야의 둔덕인 수정헌 앞뜰로 나서면 발 아래 회동리 마을 풍경이 고요, 평화 등의 차분한 어휘와 더불어 펼쳐진다. 고요하기 이를 데 없어 멀리 닭 우는 소리가 새긴 듯 선명히 들려온다.
“수정헌은 제가 돈 버는 곳이 아니라 살아가는 곳이에요. 그저 살아갈 만큼만 벌면 된다는 생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권혜경씨는 쇠약해진 몸을 추스르고자 여러 해 전 이 외진 정선 산골짜기로 들어 이 집을 찾아냈다. “여기 머물며 건강이 부쩍 좋아지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남편까지 만났으니 정선 와서 얻을 것은 이미 다 얻은 셈이며, 나머지는 덤이라 생각한다”고 권혜경씨는 말한다. 내 것 아닌 덤을 나누는 그 태도는 늘 넉넉하여 단골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무엇보다 권씨가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자 직접 작물을 재배하여 담그는 간장, 된장, 나물장아찌 등은 늘 수요 초과다.
수정헌에선 매식도 된다. 무농약 야채와 산나물로 이루어진 깔끔한 식사가 1인분에 5,000원. 미리 주문하면 ‘수정헌 쥔장의 필살기’ 바베큐를 곁들인 저녁식사(1인 25,000원)나 황기닭백숙·전골(1마리 30,000원) 등도 가능하다. 손님이 직접 해먹는 것도 권씨가 적극 협조해준다.
수정헌은 방이 7~8인용 큰 것 하나, 작은 방 5개로 20명 정도 모임이 하루 전세를 내면 좋다. 소박한 시설답게 숙박료는 싼 편. 3~4인용 방이 여름엔 20,000원, 겨울엔 난방용 기름값이 더 들어서 30,000원이며, 주말이라고 해서 더 받지도 않는다. 굵은 벚나무, 단풍나무들이 선 널찍한 앞뜰에서 오래된 큼직한 가마솥을 놓고 그 안에 모닥불을 피우며 놀 수 있다. 땔나무는 힘 좋은 바깥주인 김두중씨(40)가 해놓은 것을 거저 제공한다. http://www.sujunghun.com 전화 033-563-8860.
가리왕산이야기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입구 오른쪽 둔덕에 위치한 멋진 펜션으로 캠프파이어장, 야외바비큐장 등 시설이 돼 있다. 캠프파이어장 사용료나 화목 값은 따로 받지 않는다. 해오라비난초방, 달맞이꽃방 등 19㎡(6평형)~49㎡(15평형) 객실과 66㎡(20평형) 단체동, 전통농가초가집 등으로 다양하게 객실을 갖추었다. 12월15일~1월31일은 성수기 요금 적용. 방 크기에 따라 80,000~27만 원. 전화 033-562-1665.
동강펜션 조망과 시설 등이 뛰어난 펜션. 바로 앞에 동강이 흐르며, 바베큐 틀을 이용한 모닥불 놀이가 가능하다. 전화 378-6075.
임씨네농장 동강변 노미 마을 안 아늑한 곳에 널찍하게 자리 잡은 가족형 농원이자 펜션. 30~40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모닥불터를 갖추었으며, 산악회 단체 투숙인 경우 회의실도 제공한다. 벽체와 바닥에 모두 황토를 쓴 4인용 방 40,000원, 침실이 하나 따로 있는 방이 70,000원으로 연중 같은 요금을 받는다. 부속식당 녹용삼계탕 25,000원, 직접 만든 재료를 쓰는 된장찌개·청국장찌개 4,500원. 전화 562-4346. www.deerfarm.co.kr
정선읍내 맛집들 두메산골(오가피영양밥 등 생약초 전문음식점·563-5108), 춘천황기닭갈비(생약초 전문음식점·562-9945), 정선골식당(황기보쌈 전문점·563-8114), 동광식당(황기족발집·563-3100). 정선황기숯불(황기 양념을 쓴 삼겹살을 바베큐 전문점·563-5292), 동박골식당(곤드레나물밥 전문점·563-2211), 짐포리식당(민물고기매운탕 전문점·563-2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