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호비결 메모 (1)]
원래는 호흡했던 과정들을 용호결을 통해서 체계적으로 묶어서 설명하려고 했는데,
그러려다보니 품이 많이 들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해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메모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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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용호결(혹은 용호비결)을 읽는 사람에게는 우선, 주석보다 본문을 먼저 중점적으로 읽길 권하고 싶다. 왜냐하면 본문의 흐름들을 먼저 이해해야, 전체적인 체계가 더 잘 잡히기 때문이다. 본문이 이야기하는 전체 과정을 여러 번 읽어 숙지한 후, 주석들을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전체 얼개
1. 용호결에서는 공부의 첫 시작이 '폐기(閉氣)'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2. 그 후, '폐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2-1. 마음을 고요히 할 것. 다리를 포개어 앉을 것. 약간 비스듬히 내려보는 자세로, 눈은 코의 흰 부분을 대하고 코는 배꼽 둘레를 대한다.
(손을 ㅣ 자로 펴서 얼굴을 세로로 반 나눈다고 생각하고, 코에 가져다대보자. 그리고 앞을 보면, 손이 투명하게 비춰서 화면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눈이 코의 흰 부분을 대한다는 것도 같은 의미로 이해된다. 대신 이 경우는 시선을 비스듬히 내려야 할 것이다.
즉 눈은 비스듬히 내려, 투명한 코 부분을 보듯이 하고, 코의 흰 부분은 고개를 조절해 단전부위에 겹치게 놓으면 된다. 단전부위에 겹치게 놓는다는 의미가 어렵다면, 코 아래에 손가락을 ㅡ 자로 가져다대보자, 이때 고개를 조절해서 '배꼽 아래 안쪽 단전부위'가 손가락에 가려지게 놓으면 되겠다. 그러면 그 자세에 가깝게 만들어진다.)
(그럼 마음을 배 안쪽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집중이 흐트러지면 자세를 반복하자)
2-2. 들이쉬는 숨은 면면히, 내쉬는 숨은 미미하게.
(면면은 '가는 실'의 의미다. 가는 실을 밀어넣듯이 가늘면서도 '끊어지지 않게'에 초점이 맞춰저 있는듯 하다. 반대로 미미하다는 것은 그보다 더 미미하게 '내쉬는 듯 내쉬지 않는 듯' 하는 것인 듯하다. 이렇게 되면 들이쉬는 숨과 내쉬는 숨의 질의 차이로 숨이 더 몸에 머물러있는듯하게 되는데, 다만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검토가 필요해보인다. 최근의 연구이기 때문이다.
다른 무난한 방식은 1. 마음을고요하게 하여 자연스럽게 숨이 가늘어지게 두는 방법 2. 들이쉬고-내쉬는 초수를 일정하게 하면서, 조금씩 더욱 가늘게 쉼으로써 초수를 늘려가는 방법이 있겠다.)
(몸에 머무른다고 하였는데, 그것보다는 코 안 쪽에 머무는 느낌이 더 적절하겠다. 내쉴때는 필터가 있는 것처럼 내쉬면 코에 머무는 느낌이 확연하다. 들이쉴 때는 실을 넣듯이 집어넣는다는 느낌으로 하면, '코 안쪽에 숨을 머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느낌적으론 그렇다.)
(다만, 단전에 의식을 보내거나 머물게 하는데 집중해서 호흡이 사라진듯한 경우, 혹은 호흡을 잊어버린 경우는 가장 1차적인 목표가 단전에 의식을 보내는 것이기에 그대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이는 집중이 안되서 딴 생각으로 호흡을 놓치는 것과는 다르다.)
(결국 핵심적인 목표는 단전에 의식이 머물수 있게 하는 것이다.)
2-3. 항상 정신과 기운이 하단전에 서로 머물게 해야한다.
(사실상 폐기요령의 가장 핵심이다. 뭐가 됐든, 폐기는 의식과 기운이 하단전에 머물게 하면 된다. 위의 요령들은 이것이 잘 되기 위해 돕는 방편들이다.)
(의식이 가면 기운은 따라 간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선 나중에 나올 구절이 필요하다.)
2-4. 폐기의 초기 증상 : 가슴이 답답하거나 · 뱃속이 찌르는 듯 하거나 · 우레 소리처럼 무언가 내려가거나 한다. 삿된 기운(풍사)이 올바른 기운(정기)을 만나 쫓겨 내려가는 것. 단전까지 길이 나면 평안해진다. 가슴앓이, 배앓이에 좋다.
(체험 : 실제로 일어났었다. 단전호흡은 가슴앓이나 배앓이에도 체험상 정말 좋다.)
(그 밖의 명현 현상들도 위의 구절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몸의 특정 부위가 찌르듯이 아프거나 하는 경우, 거기로 피해있던 풍사가 정기에 쫓겨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즉 기운의 길이 다져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실제 경험으로 예를 들자면, 어깨에 대침 같은게 박힌 것 같은 통증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이 때의 요령은 단전에 집중하면서 그런 통증이 일어나는 부위를 다독여주는 것이다. 어떤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냐면, 어머니가 아이를 업고 집안일을 한다고 할 때를 가정해보자. 아이가 칭얼거리면 어머니는 아이를 자연스럽게 다독여주면서도 집안일에 집중할 것이다. 아이가 칭얼거린다고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증오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요령으로 접근한 결과 훨씬 수월하게 명현 현상이 해결되었다. + 카페의 '여름모시'님의 글들을 보시면 어떤 요령인지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추가로 목 쪽에 기운이 뚫고 올라갈 때, 근질거리는 경우에도 제법 효과가 있다.)
(이것의 타당성과 추가적인 설명도 나중의 구절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 어떻게 해야하는지 -> 하면 어떻게 되는지]
이러한 얼개로 설명이 진행됨을 알 수 있다.)
2-5. 하단전 부위에 두고 늘 마음을 두고 수련한다. 공부가 익숙해지면 '현빈일규'을 얻는다. 그래서 백 구멍 모두와 통하게 된다.
(마음, 의식을 단전 부위에 늘 보내는 것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현빈일규. 현빈은 도덕경에서 보면 깊은 생명의 원천이 샘솟는 그런 지점을 일컫는다. (현빈=검다+암컷) 용호비결에서 현빈은 단전을 일컫는 듯 하다. 일규는 한 구멍을 뜻한다. 단전이 '열리고' 기운이 모이는 때를 의미하던지, 아니면 단전에 모인 기운이 '물꼬가 트이듯이' 움직이게 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결국은 어쨋든 전신으로 기운이 두루 운행되기 위한, 수문(水門)이 열리는 것을 뜻하는 듯 하다.
이 과정은 비유하자면, 물탱크와 파이프라고 할 수 있다. 물탱크가 차면 벨브가 제대로 열리고 물이 제대로 흘러 다른 탱크가 찰 것이다. 단전은 '큰탱크', 그 사이 기운이 머무는 지점들은 '작은 탱크'라고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2-6. 현빈일규에 대한 설명. 이것을 얻는 것으로 태식, 주천화후, 결태를 한다. 이 한 구멍을 얻는데서 모두 시작된다.
(이렇게 보면 단전을 말하는 것도 같다. 혹은 송운도가에서 말하는 단전숨일 지도. )
(1. 현빈일규 = '단전' 을 말한다는 가설
2. 현빈+일규 = '단전 + 한 기운길이 열리는 시점' 이라는 가설)
2-7 병은 풍사가 혈맥에 숨어 몸속을 돌다 사람을 해치는 것. 깊어지면 의사가 와도 못 고친다. 정기와 풍사는 얼음과 숯불과 같다. 서로 용납못한다. 정기가 있으면 풍사는 쫓겨난다. 그렇게 되면 전신의 맥이 자연히 유통된다. 또한 삼단전(상,중,하)의 기운이 자연스럽게 오르내린다. 당연히 질병이 없어지지 않겠냐.
(명현 현상에 대한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는 구절. 명현 현상이란 혈맥, 경락 속에 피신해있는 풍사를 정기로 쫓아내는 과정일 수 있다.)
(얼음과 숯불이라는 비유는 적절하다. 명현 현상 중에, '배가 얼음장 같이 차다가 -> 뱃속에 숯불이 들어선 것 처럼 뜨거워지는' 경우가 있다. 기억하기로는 이때의 증상은, 몸살 같지만 몸은 멀쩡한 거 같은 몸살 · 뼈가 쑤심 · 으슬거림 · 침으로 머리를 찌르는 듯한 간혈적인 통증· 배가 아프지만 변이 나올 것 같진 않거나, 설사가 나오는 경우 등등이 있다. 이 때 위에 언급한 다독이는 법을 잘 활용해서 효과를 보았다. 누워서라도 좋으니 단전에 계속 의식을 주자, 몸에 숯불이 들어앉을 때까지 - 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몇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니까,
1. 단전에 의식을 보낸다.
2. 의식을 보내니 기운이 따라간다.
3. 기운이 모이므로 벨브가 제대로 열리고 호스에 정기가 제대로 공급된다.
4. 풍사는 그 과정에서 쫓겨난다.
5. 그렇게 기운의 통로들이 다져지면서, '주천화후'이라고 이야기하는 '기운의 운행과 전신의 맥에 기운이 가득채워지는 현상'이 제대로 일어난다. 주천은 하늘의 별자리가 '도는' 것을 말하고 화후는 불이 일어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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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계속.
마음 관리를 정말 잘 하시길 바랍니다.
기운이 증폭되면 온갖 생각들도 힘을 받습니다. 그러면 결국 행동하게 됩니다. 나쁜 생각을 관리하지 않으면 결국 자기와 남 모두 다치게 합니다. 반대의 경우가 되게 하셔야 합니다.
풍사와 정기가 기운에 있는 것 처럼, 사이한 생각과 바른 생각도 서로 용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단전호흡이 의식을 단전에 보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어떤 생각을 품었는지는 당연히 중요할 것이고 그에 맞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정 궁금하시면 나쁜 생각을 품고 해보시길 바랍니다. 제가 쓴 관련글 '상기증의 병리학'에서 관련 경우를 소략하게 다루긴 하였습니다.
첫댓글 공감가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처음엔 기운 변화가 주는 즐거움과 호기심이 수련의 원동력이였는데 갈수록 의식변화의 중요성을 깊게 깨닫습니다. 자연스런 조화로움.
백아지님 글 오랜만에 보니 저의 요즘 변화를 쓸까 하는 맘이 일어나는 아침입니다.ㅎ
교과서로 채택할 만한 내용입니다.
한가지....옳고 그름의 분별만 없애는 것이 다음 진화의 키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