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 수필 문단의 현주소
곽 흥 렬(경주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
대구 MBC수필창작반 지도수필가
도서출판 북랜드 편집주간
계간 <<문장>> 편집장)
1. 들어가는 말
아시다시피 일찍이 프랑스의 문예비평가인 아나톨 프랑스가 21세기를 일러 ‘수필의 시대’라고 공언한 바 있다. 굳이 그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문단 안팎의 많은 이들이 작금의 상황을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을 줄 믿는다. 그만큼 수필 작가와 독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또 좋은 수필들도 많이 창작되고 있는 중이다.
필자는 이러한 현상의 출현을 사이버 시대의 도래와 결코 무관치 않다고 본다. 인터넷이라는 사이버 공간은 일방향 소통이던 작가와 독자의 관계를 쌍방향 소통으로 바꾸어 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 중심축에 수필이 있다. 수필에 대한 접근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쉬워졌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이전엔 그저 수용자에만 머물던 이들이 이제는 직접 생산자의 입장에 서다 보니, 그로 인해 수필에 대한 일반인들의 창작욕이 한층 높아진 결과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시대적 추세가 경북 지역의 수필 문단 현황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 흐름을 개략적으로나마 짚어 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일 성싶다.
2. 경북 지역 수필 동호인 단체들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수필문학 단체들은 셀 수 없이 많다. 1968년 수필동인회로는 한국 최초로 결성되어 40여 년의 연륜을 자랑하는 영남수필문학회를 위시하여 부산수필, 경남수필, 울산수필, 전남수필, 광주수필, 무등수필, 대구수필, 제물포수필, 경기수필, 전북수필, 충청수필, 충남수필, 계룡수필, 충북수필, 강원수필, 제주수필, 부천수필 등 지역을 대표하는 수필문학 단체들이 결성되어 나름대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북 지역에서도 각 시․군 단위의 수필문학 동인회가 만들어져 서로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수필문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즉 경주의 서라벌수필과 경주수필 그리고 동목수필, 포항의 형산수필과 보리수필, 경산의 경산수필, 구미의 구미수필, 안동의 안동수필 등이 그것이다. 이들 동인 단체들은 정기적으로 월례회 또는 분기별 모임을 갖고 세미나를 여는 등의 활동을 통해 각자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
그리고 굳이 수필문학 동인회를 결성하지는 않았더라도 각 시․도의 한국문인협회 지부가 결성되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수필 분과가 편성되어 있다. 거기서 나름대로의 목소리를 내며 문단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이들도 많다.
경북 지역은 전국 어느 지방 못잖게 수필의 인기가 대단한 곳이다. 특히 북부 지역보다는 남부 지역에 속하는 경주, 포항을 양대 축으로 하는 수필 창작의 열기는 짧은 시기에 눈부신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포항의 정옥자가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경주의 문서정(춘희)이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역시 경주의 조현태는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 외에도 신라문학대상, 공무원문예대전 그리고 대구은행 백일장을 비롯한 각종 백일장에서 수상한 이들도 여럿 있다. 여기에는 작가의 산실이라고 일컬어지는 문예창작대학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하겠다. 대학의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를 비롯해서 동리목월문학관 부설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과 경주향교 부설 경주문예대학은 그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각 지역별로 활발한 수필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가칭 ‘경북수필’이라는 통합단체가 결성되어 있지 않아 경북 수필의 위상이 그리 높다고 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수필 인구의 팽창과 창작의 성과로 따지자면 어느 지역에도 뒤지지 않을 이곳 경북 지역에 여태껏 통합적인 수필단체가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아쉽고도 부끄러운 일이다. 앞으로 빠른 시일에 그러한 시도가 나타나고,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져야 하며 또 반드시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다.
3. 경북 지역 활동 작가
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경산수필의 허남진, 김성한, 박도일, 이원우, 최영애, 경주수필의 공월천, 배단영, 김옥희, 조현태, 김종렬, 문서정, 이진대, 서라벌수필의 권윤식, 황순희, 김귀현, 김영제, 김일용, 박완규, 안병태, 김형섭, 최태호, 채종한, 안동수필의 최유근, 이상춘, 장두강, 구미수필의 임수진, 권현숙, 박순이, 형산수필의 김규련, 서상은, 성홍근, 이삼우, 김삼일, 박이득, 서강홍, 성정애, 윤영대, 이상윤, 보리수필의 김희준, 손달호, 박장원, 정옥희, 조향옥, 동목수필의 전옥선, 이유희, 진해자, 김해자, 황서임, 장영은 등이다. 특히 경주의 경우는 동인회 활동의 범위를 넘어서서 수필가협회까지 결성이 되어 있어서 더욱 움직임이 활발한 편이다. 경주수필가협회의 회원으로는 황순희, 박원, 안병태, 박완규, 최태호, 장명희 등이 있다.
그리고 지역에 따로 수필문학 동인회가 결성되어 있지 아니하거나 결성되어 있어도 굳이 거기에 참여하지 않고 각 시도 문인협회 지부의 수필 분과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경주의 손경호, 권덕출, 경산의 윤근택, 고령의 곽흥렬, 우종률, 김영순, 신노우, 영천의 안재진, 박정, 김천의 정장림, 포항의 정혜숙, 홍성학, 상주의 박순혜, 청도의 김무룡, 영주의 박성철 등이 대표적인 경북 지방의 수필작가들이다.
4. 나오는 말
지금까지 경북 지역의 수필 문단 현황에 대해 대강 수박 겉핥기식으로 살펴보았다.
각 지방에서 나름대로 생의 의미를 걸고 열정적으로 수필 창작에 매진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 언급된 이들 이외에도 누락된 작가들이 한두 분이 아닐 줄 안다. 필자의 과문의 소치이다. 미흡한 부분들은 훗날 보완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첫댓글 교수님, '경북지역 수필문단의 현황',잘 읽었습니다. 추석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꾸벅^^) 9월 마지막 주 수업때 반갑게 뵙겠습니다.
곽흥렬 교수님
경북지역 수필문단의 현주소 잘 읽었습니다. 교수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