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미우라 아야코의 소설 『빙점』은 1964년에 출간된 이후 4,300만 부 이상 판매된, 시대를 초월한 초대형 베스트 셀러입니다. 『빙점』은 시대와 계층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강력한 힘을 가진 작품입니다. 사랑과 유혹, 배신과 복수, 희생과 용서를 통해 인간의 연약성과 원죄를 말하고 있습니다. 본서 『빙점 해동』은 ‘미우라 아야코 문학관’ 전문 연구위원이 쓴 소설 『빙점』의 첫 평론집입니다. 『빙점 해동』은 소설 『빙점』의 줄거리와 요소에 담긴 의미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우라 아야코가 남긴 기록과 그녀의 삶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빙점 해동』은 마치 『빙점』의 전과(全科)와 같아서, 문학으로서의 『빙점』과 작가이자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의 미우라 아야코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는 흥미롭고 새로운 길로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빙점』과 미우라 아야코를 이해하는 훌륭한 안내서가 출간되었습니다.
출판사 리뷰
한국어판 서문
미우라 아야코(결혼 전까지 홋타 아야코)는 1922년 홋카이도(北海道) 아사히카와(旭川)시에서 태어나 1939년 봄, 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만 16세로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이미 중일 전쟁이 시작되었고 2년 후에는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려는 시대였습니다. 16세였던 홋타 아야코는 그 당시 대부분의 모든 일본인과 같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녀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어린 학생들에게 이 전쟁은 성전(聖)이라고 가르쳤고, “여러분들은 나라와 천황 폐하를 위해 전쟁에 나가 목숨을 바쳐야 해요. 그것이 일본인으로서 가장 훌륭한 것이에요.”라고 가르쳤던 군국 교사였습니다.
그러나 1945년 8월, 일본이 무조건 항복하고 패전합니다. 그래서 GHQ (General Head Quarters, 연합국 최고 사령관 총사령부)가 일본을 지배하고 문부성(한국의 교육부에 해당-역자 주)의 지령에 따라 교과서의 군국주의적인 문장 모두를 학생들의 손으로, 먹물로 지워 말소시켜야만 했습니다. 홋타 아야코는 자기가 가르쳤던 것이 보편적인 진실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모두 부정되고 마는 것을 위해 목숨을 걸도록 가르쳤던 자신을 되돌아보았을 때, 사실은 나라가 전쟁을 계속하기 위해서 아이들을 도구로 만들려고 했던 그것을 교육시키는 일에, 말하자면 자신이 ‘앞잡이’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허무감과 죄책감으로 교사를 계속할 수 없었고, 결국 당시 죽음의 병이라고 하는 결핵에 이어 척추 카리에스(결핵성 척추염, pinal caries)에 걸려 13년간 투병 생활을 합니다. 그 도중에 어릴 적 동네 선배이고 크리스천이었던 마에카와 다다시(前川正)의 목숨 건 사랑에 이끌려 신앙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에카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에 나타난 미우라 미쓰요(三浦光世)에게 힘을 얻고, 1959년 만 37세에 완치된 후 미우라 미쓰요와 결혼하여 미우라 아야코가 되었습니다. 5년 후인 1964년 소설 《빙점》으로 작가 데뷔 이후 1999년 소천할 때까지 35년간에 걸쳐 계속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기독교 전도 문학 작품을 썼습니다.
1980년대 전반에 쓴 《파란 가시》에서는, 한국에 매춘 여행을 가는 일본의 대기업 투어에 대해서, ‘또다시 이웃 나라를 유린해 가는가?’라며 전쟁 시대와 똑같은 행태를 비판하고, 6.25 전쟁의 근저에는 일본의 점령이 근본 원흉으로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을 통해 전쟁 중에 일본이 했던 일들에 관한 역사를 배우게 합니다.
미우라 아야코는 생전, “한국이나 중국에 가게 된다면, 저는 그 나라를 발바닥으로 밟고 걸어갈 수가 없습니다. 무릎을 꿇고 얼굴을 땅에 대고 기어갈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우라의 집을 방문하는 한국과 중국에서 온 방문객들에게 먼저 머리를 땅에 대고 엎드려, “이전에 당신 나라에 대해 일본이 했던 침략과 폭력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용서를 빌고 난 후에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야스쿠니 신사 문제나 역사 교과서 문제 등의 시사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전쟁에는 절대 반대의 입장을 선명하게 표현하였으며, 비밀보호법의 전신인 ‘스파이방지법’이 나왔을 때도 확실하게 반대 의견을 표했습니다. 또한 유언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지막 소설 《총구》에서는 전쟁 시대를 묘사하며 치안유지법의 폭력성과 전쟁 쪽으로 쏠려 가는 일본의 문제를 날카롭게 추궁합니다. 한국인 청년 ‘김준명’을 주인공의 한 사람으로 등장시켜 작품 속에서 민족과 나라의 적의(敵意-총구)를 이기고 평화를 만드는 ‘위대한 참인간’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이 항일 의용군 대장 김준명과 주인공인 일본인 기타모리 류타(北森太)의 누나 미치요(美千代)의 연애, 또 김준명에게 구출되어 일본에 무사히 귀국하는 류타가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해협을 지날 때 선상에서 맞는 아침의 아름다운 정경에는, 동아시아의 평화에 대한 미우라 아야코의 마지막 기도가 담겨 있습니다. 연극으로도 만들어진 《총구》는 한국에서도 상연되었습니다.
이때 남편 미우라 미쓰요는 이미 소천한 아내를 대신하여 극단과 함께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총구》라는 소설 때문에 우익 세력으로부터 위협도 받았지만 미우라 부부는 굴하지 않았습니다. 미우라 아야코는 이미 자신과 일본의 전쟁에 대한 책임을 참회하며 평화를 위해 계속 집필해 온 작가였습니다.
이번에 저의 졸저 《빙점 해동》이 한국의 여러분들에게 소개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기쁘고 감사합니다. 이 책을 통해 미우라 아야코의 마음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길 바라고, 미우라 문학이 쓰임을 받아 미우라 아야코가 기도하며 추구했던 진정한 평화와 우정과 하나님 나라가 한국과 일본 사이에 그리고 동아시아에 실현되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번역의 수고를 담당해 준 권요섭 선교사와 출판을 수락해 주신 세움북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자 모리시타 다쓰에
첫댓글 꼭 읽어보시길....
역자가 총신 90 동기 선교사님입니다.